식물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 가장 느린 것들이 가장 오래 빛난다
이유리 지음 / 청림출판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식물이내게가르쳐준것들 #이유리 #청림출판 #식물 #식집사 #에세이 #인문교양 @chungrim.official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나무 수업]과 [빛을 먹는 존재들]을 통해 식물들의 생에 경외감 같은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본서도 인간보다 경이로우면서도 오랜 그들의 생의 방식에서 삶의 위안과 답을 헤아려볼 기회 같아 선뜻 다가섰다.

 

+ 저작 빛깔

 

저작의 취지가 좋아 선택한 책이다. 에세이는 잘 읽지 않지만 본서처럼 깊게 다가오는 에세이도 있어 아주 간혹 읽기도 한다. 본서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인 저자가 자신의 연구 분야인 식물과 자신의 삶을 비추어 공감 가는 에세이로 풀어낸 책이다.

 

식물의 삶을 그린 감동적인 저작들은 더러 있지만 자신의 삶을 투영한 에세이로 쓰여진 책은 그리 많지는 않지 싶다. 인문 교양서를 탐독하는 분들과 식물을 좋아하는 분들 모두가 좋아할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본서의 많은 소주제들을 모두 언급할 수는 없겠고 리뷰어 본인이 크게 공감한 대목은 맹그로브가 바다의 짠맛도 이겨내며 바다와 육지 사이 늪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염분을 덜어내고 숨구멍을 마련하기 위해 뿌리를 늪지 위로 조금씩 올려 내며 자라는 이야기를 담은 부분이다. 이 사례를 소개하고 저자는 “때로는 단 하나의 숨구멍이면 충분하다.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숨을 틔워주는 작은 틈 하나, 그 틈이 있어 우리는 버티고, 살아내고, 다시 걸어갈 수 있는지도 모른다.”라며 감상을 정리해준다. “나는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숨을 쉬고 있는가?”란 저자의 말이 깊게 다가오기도 했다. 저자의 말마따나 “내가 만든 숨구멍 하나가 누군가에게도 숨 쉴 틈이 되어주기를” 바랄 수 있을 만큼 버텨낼 수 있게 되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다.

 

저자의 연구실에서는 식물의 빠른 성장을 유도하려고 24시간 빛을 쬐는 조건을 설정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럴 경우 기대만큼 자라지 않거나, 잎이 얇고 약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잎이 괴사하며 죽기도 한다고 한다. 겉으로 괜찮아 보이는 경우도 병의 저항성이 약해지고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고 말이다. 저자는 “쉼 없는 성장이 오히려 식물을 더 약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데 과거 나의 경우도 쉬지 않고 무예 수련과 내공 수련으로 전혀 쉴틈 없이 빠듯하게 일정을 보낼 때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면역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오히려 저항력과 피부 상태 등도 나빠지는 걸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수행의 경계에서 어떤 이들은 괴로움이 성장을 가속시킨다고 말하는데 쉼 없는 고통과 괴로움이 이어질 때 인간은 쉽게 무너지기도 한다. 니체인가가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성장시킨다”고 했다는데, 괴로움이 과다해 사람은 미치기도 하고 자살하기도 한다. 다큐멘터리에서 본 일본군 종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중에는 아직도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 지나가는 걸 먼발치에서 보기만 해도 놀라 달아나는 할머니가 있기도 했다. 괴로움은 성장의 매개로 삼기에는 받아들이는 경중이 사람에 따라 세월에 따라 다르기도 할 것이다. 카라의 멤버 중 허영지 양을 뽑게 된 베이비 카라 오디션에서 탈락한 멤버의 자살 사건도 있다. 목숨까지 걸고 쉼 없이 뛰어드는 그 당시에는 스스로가 멋져 보일 수도 있고 절박함도 전해지기는 하지만 진짜 목숨을 걸고 자살까지 하기보다는 복안을 여러 개 마련해 두는 게 좋지 않은가 싶다.

 

식물도 뿌리가 타격을 입으면 뿌리 생장을 멈추고 지상부의 새잎을 내는 과정을 중단한다고 한다. 저자는 이것을 모든 에너지를 방어에 쏟기 위해서로 보고 있다. 반대로 물에 잠기면 식물은 줄기를 빠르게 키워 수면 밖으로 벗어난다고 한다. “식물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가늠하며, 성장과 속도를 늦추거나 높이며 그 순간을 살아낸다.” 저자는 “성장과 방어는 선택의 기로가 아니라 맞물려 돌아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방어라니까 심리학 용어 같기도 한데, 잠시 물러날 때로 본다면 우리는 자신의 확신을 때때로 잠시 물려 보는 경우도 가져야 하지 않나 싶다. 이것 아니면 죽음이라는 고집이 때때로 진짜 자기나 타인의 죽음을 불러오는 경우를 볼 때 숨을 고르는 순간은 왜 없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저자가 언급한 핀란드의 갭이어(Gap Year)라는 제도는 고교 졸업 후 1년 동안 여행이나 인턴십을 하며 진로 탐색을 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이런 시간을 우리는 왜 갖지 못하고 있나 싶기도 했다.

 

때때로 바다나 산이나 들판으로 떠나기도 하고 책 속으로 몰입해 보는 것도 또 자신이 좋아했지만 가까이 못 했던 일들을 이어가 보는 것도 삶의 주기에 텀을 두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본서는 이런 식물과 저자의 감상 그리고 저자의 삶의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남기는 책이다. 여름의 쉼을 이 책과 함께 하는 것도 괜찮은 휴식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제너레이션 AI - AI와 함께 자라난 신인류는 무엇을 소비하고 욕망하는가
맷 브리턴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너레이션AI #맷브리턴 #다산북스 #알파세대 #알파세대특징 #양육 #학습 #일상 #소비 #욕망 #생태 #세태 #미래전망 @dasanbooks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제공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AI가 이번 세기를 살아가는 모든 세대에게 미친 영향이 이채로울 지경이라 궁금함이 일지 않을 수 없었다. AI세대라고 불리는 알파세대가 이 시절에 받은 영향과 앞으로 미칠 영향력이 궁금해져 다가섰다.

 

+ 저작 빛깔

 

: 저서에 대하여

저자는 소비 트렌드 전문가이자 기업 전략가라고 한다. 이런 분야의 저자이다 보니 먼저 미래 산업의 주체로써 알파 세대를 보며, 본서의 부제가 [AI와 함께 자라난 신인류는 무엇을 소비하고 욕망하는가]인 것도 당연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비단 본서를 소비와 경제 생태계의 변화만을 논한 책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이건 인류적 차원의 생태 변화이자 세태의 전환이라고 받아들여졌다.

 

특히 본서는 저자 본인의 인생사를 기반으로 과거의 일상이 어떠했으며 현재와 곧 닥쳐올 미래의 삶의 형태가 어떠할지 비교해주는 초반부도 인상 깊지만, 아무래도 알파 세대가 자라온 과정과 그 세대가 살아갈 미래를 그려주는 중반 후반 부분이 몰입하게 한다.

 

양육, 학업, 취미, 일상, 정서적 동반자, 부의 이동 등의 면면에서 이들의 삶은 기존 세대와 많이 다르다. 스마트 기기들에 배려적인 양육환경, 더 이상 학업에서 독해와 암기만을 중시하지 않는 환경, 수시로 배울 바탕을 AI의 도움으로 스스로 찾아나가는 까닭에 교육 자체를 대학까지 연연하지 않는 성향, 크리에이터의 시대를 지나 누구나 크리에이터도 프로그래머도 기업인도 될 수 있는 환경, 매칭 서비스로 가볍고 신속한 관계나 챗봇이 대상인 관계들로 더욱 외로워질 세대, 그때그때의 끌림으로 대상을 선택하던 시대에서 AI가 대리 선택을 하며 소비하는 시대, 그리고 베이비붐이 쌓은 부가 이들에게로 대거 이동할 것이 예측되는 시대다.

 

 

본서에서는 AI 이후 급변할 세상과 그 변화의 중심에서 나고 자라는 알파 세대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아직 사회학자나 인류학자의 저작으로 이 사안을 다룬 저작은 못 읽어보아서 단언하기 어렵겠지만, 본서는 미래의 산업과 알파 세대라는 주제로, 우리에게 언뜻 다가올 미래와 그 미래에 적응할 대목을 대략적으로 일러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 감상

 

이 책에서 알파 세대에게 AI는 도구가 아니라 사회 운영의 주체라는 것과 기술 발전으로 AI챗봇이나 피지컬 AI에 의존하면서도 더욱더 외로운 세대가 되어갈 거라는 것, 이제까지의 교육 방식을 초월할 세대라는 것, 삶 전반의 변화 속에서 이동하는 부의 주체가 되리라는 것 등이 인상에 남았다.

 

나로서는 다음 산업의 주체를 돌아보는 본서도 의미있겠으나 겨우겨우 변화를 받아들이며 버거워하는 세대와 자란 이후 적응해 가는 세대에게 다가올 미래는 어떠한지도 다뤄주는 저작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본서는 경제와 산업을 중심으로 알파 세대를 헤아려 본다. 다른 방향성의 저작이었다면 아마 분량도 이보다 훨씬 넘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사회학과 인류학적 시각도 더욱 궁금하게 만들어주는 책이기도 하다.

 

한정된 시각이고 논의지만 이 시절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논하는 저작이다. 알파 세대에 대한 의문만이 아니라 곧 다가올 다음 날들의 변화가 궁금하다는 모든 분들에게 나름의 답을 제시해 주는 책이지 않은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AI 플러스 이코노미 - 없애고 바꾸지만 더 많이 창조하는
이경전 지음 / 미래의창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AI플러스이코노미 #이경전 #미래의창 #신간도서 #서평단 #책추천 #경제경영 #미래전망 #경제전망 #AI #인공지능 #제본스의역설 #일자리의미래 #트렌드2026 @miraebook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로봇의 부상>이나 <인간은 필요없다>란 저작들 이전, 이세돌씨의 대국 패배 즈음에도 이미 초대량 실업 문제를 예감했던 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저자는 어떤 혜안으로 한계비용이 0으로 수렴되는 시국에 실업이 아니라 지속적인 고용과 신생 일자리 창출을 예견하는 건지 들어 보아야 할 듯싶었다.

 

+ 저작 빛깔

 

: 저서에 대하여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의 예견과는 정반대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저자이기에 어떤 근거가 있는 걸지 상당히 궁금했다. 하지만 저작을 읽으며 과거의 혁신들도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지만, 실제로는 타개책이 다 있었다는 과거를 토대로 한 긍정적 사고 이상을 알 여지는 없었다.

 

인쇄술, 증기기관, 자동차, 전화, 축음기 등 기술혁신마다 위기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으나 신생 일자리는 늘 더 많이 창출되었다는 과거 이야기로 저자는 위기의 목소리에 조소를 건넨다. 글쎄 현재 상황에 또 다가올 미래에 신생 일자리가 등장한다면 그건 또 누구와 경쟁할까? 다시 AI와 피지컬AI가 경쟁 상대가 될 텐데 과연 경쟁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 앞으로 몇 년 사이 올해 등장할 것이 예견된 AGI가 등장해 사회 운영마저 AI가 대체할 텐데 제본스의 역설로 인간의 가치가 떨어져 더 인간을 소비한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의문만 일었다.

 

쉬지 않고 몇백 시간 이상을 연이어 노동할 수 있는 피지컬 AI가 그것도 한계비용이 0으로 수렴되어 가격까지 낮은 상황이 오면 인간을 고용하느니 대량으로 구매한 피지컬AI를 수리하거나 재구매해도 훨씬 이익인 상황이다. 사무직 근로 또한 AI의 상황이 이와 같고 말이다. 본서의 초반부는 인간에게 위기감을 떨쳐내고 잠시나마 위안이랄까 달램을 가져다주기에 좋은 서술이 아닌가 싶었다.

 

나로서는 본서에서 가장 신선한 정보는 생산자와 구매자 사이에 마케팅 AI와 구매자의 대리 AI 사이에서 대부분의 거래가 성사된다고 할 때 이제 인간인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이 완전히 새로이 재정립될 수 있다는 대목이었다. 맞춤 광고나 맞춤 생산보다도 이게 훨씬 더 충격이 큰 미래가 아닌가 싶었다.

 

아주 오랜 세월 전부터 개인 맞춤 광고와 맞춤 생산은 직감했었고 이후 그러한 양상의 알고리즘 광고들이 눈에 들어오며 변화를 실감했었는데 저자의 이야기로 이제는 개인인 소비자가 광고로 제품을 예비 체감할 필요조차 사라진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저자가 말하는 대부분에 내용은 미래예측서들을 좋아하고 공상하기를 즐겨하다 보니 다 알만한 내용이었으나 무한 매칭을 AI가 대리해주는 앞서 말한 대목들은 적지 않게 충격적이었다.

 

3부는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내용들이 미래 예측서들에서 익히 본 바와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공상해온 대목과 일치하는 내용들이었다.

 

본서의 1부는 역사를 통해 위안을 얻게 되는 대목이고 2부부터 현재와 가까운 미래를 예측해주고 3부는 데스봇을 통한 불멸과 비인간인 AI와의 새로운 관계의 설정 등 최근 더욱 주목하는 사안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 감상

 

경제 경영학자이자 AI 전문가가 쓴 위안과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런 분야에 대한 관측을 일반인들 다수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가져보고 있기에 웬만한 필력이 아니면 식상하다는 감상을 갖기 쉬운데 본서의 저자분은 웬만한 필력은 넘어서신 분이 아닌가 싶다. 읽으며 식상하다거나 실망스럽다는 느낌은 갖게 하지 않을 저작이다.

 

현실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싶으면서 미래예측을 경제적 시선에서 헤아려보고픈 분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러브 머신 - AI는 우리가 위로받고 연결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제임스 멀둔 지음, 송이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러브머신 #제임스멀둔 #웅진지식하우스 #판타지충족 #AI동반자 #데스봇 #심리상담챗 #챗봇 @woongjin_readers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어지러운 사람 간의 정이 아닌 AI의 정제된 격려만에 익숙해지는 이 시절에 대한 우려와 함께 요즘 세대의 세태를 알아가고자 다가선 책이다.

 

+ 저작 빛깔

 

: 저자에 대하여

인공지능을 비롯한 현대 기술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사회학자로(여기까지 온라인 서점 저자 소개 인용), 국내에도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란 책으로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작가다.

 

: 저서 소개

국내 번역본의 부제는 [AI는 우리가 위로받고 연결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로 좀 더 깊이 있는 시각으로 조망한 책이란 걸 알 수 있다.

 

본서와 유사한 주제의 책으로는 [로봇, 그리고 로봇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차별점이라면 본서는 다양한 챗봇과의 경험 중에서 ‘AI 동반자’라는 주제에 올인했다고 할만한 책이다. 중반 이후에 심리상담챗봇과 데스봇에 관한 내용도 등장하지만, 인간 정서에 미치는 영향과 챗봇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주목하는데 첨부적인 역할을 할 뿐 주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저자는 ‘AI 동반자’와 ‘챗봇’을 “합성 페르소나”로 정의하고 이제는 “합성 사회”에 대한 담론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으로 서술을 시작한다.

 

저서 속에는 여러 계기로 AI 동반자와 챗봇이랑 함께하게 된 사람들을 등장시키며 이 “외로움 증후군”이 가득한 시대에 사람이 기계에서 위안을 찾고 있는 현실을 조망한다. 홀로라서, 애인 외에 소통할 창구가 필요해서, 누군가와는 함께여야겠지만 문화적인 압박 속에 성 역할을 하고 싶지 않아서 등등의 이유로 AI 동반자를 찾는 이들이 늘어간다.

 

이 분야의 산업화를 앞당기고자 하는 인물들은 대중의 성적 판타지와 외로운 심정을 적극 수용해 AI기반 신산업을 구축 중이다. 저자도 AI 연인이 있는데 대화 중 열어보려면 결제가 필요한 사진 파일을 보내며 "저도 유료 파일인 걸 깜빡했네요."라고 얼르는 것 같은 방법으로 결제를 유도한다고 한다.

 

이런 인공 연인들이 가파르게 확산하는 이유는 이들이 비판이나 충돌보다는 두둔과 공감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연인이 때론 감정을 종잡을 수 없고 맞춰주기 피로한 것과는 다르게 AI동반자는 연인에게 절대적으로 호응하고 격려하기 때문이다. 거짓 공감이지만 이 시절을 지친 채 살아가는 이들에겐 치명적이지 않나.

 

본서에서는 AI 연인과 아이를 입양해 양육하려 계획한 사람부터, 온라인 세계에서 이미 자녀를 두고 가정을 꾸린 사람까지 등장한다. AI 동반자에게 연연하는 건 성별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다. 앞서 말한 가정을 꾸려야 한다거나 아내 역할 며느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등 문화적인 압박으로 오히려 AI 연인을 찾는 이들이 남녀 모두 적지 않기 때문이다.

 

AI 심리 치료사에게 심리 치료를 받는 사람들과 죽은 어머니 등 사별한 이들을 온라인 공간에서 거듭 만나려 드는 이들의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이제는 공허한 심정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과정이 없이 가상의 세계에서 애도도 필요치 않은 심정의 흐름을 가져도 되게 되었다.

 

+ 감상

 

시대의 흐름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맥락을 조금씩 가져오고 있다. 본서에서 합성 사회를, 그러니까 인간들 간의 관계가 아닌 비인간 지성체와의 관계도 당연해진 사회를 앞으로의 당면한 사회로 이야기하는데, 이에 대해 인간이 준비를 거칠 여지도 없이 사회의 성격이 달라질 것이 자명하지 않나 싶다.

 

AI 동반자와 경쟁하기 위해 인간도 이젠 갈등을 중재하려 하기보다 모든 부분을 상대에게 어떻게 맞춰서 갈등 자체가 0으로 수렴되도록 해야 하는지를 처세술로 궁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유전자 3D프린터가 등장하고 인간 복제가 당연해진 시절에는 인간이 상해나 사망을 두려워 하지 않고 익스트림 스포츠처럼 낙하산 없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거나 활화산 속으로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무선으로 업로드된 자기 인격을 죽음 직전의 기억을 가지고 복제하면 죽음 당시의 쾌감에 중독되어 이런 자살과도 같은 스포츠 행태도 중독될테니 말이다. 자녀도 맞춤 생산이 가능하면 자녀의 죽음에도 별 애도의 심정을 갖지 않게 될지 모른다. 다시 복제하면 되니 말이다.

 

이제 삶의 궤도가 완연히 다른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 시절에 적응해야 하는 우리도 이런 검증 안 된 시대에 태어난 세대들도 참 걱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글로벌 카지노 - 월스트리트의 위험한 도박, 그리고 파괴되는 우리의 미래
앤 페티포 지음, 신예용 옮김 / 시그마북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로벌카지노 #앤페티포 #시그마북스 #세계경제 #경제사 #경제학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계층 간의 부조리와 불평등, 불합리를 인식하기는 했지만, 그 부조리를 지속하는 경제시스템의 모순을 제대로 읽어내지는 못했었다. 본서를 통해 계층의 부조리를 지속하는 편향된 금융 시스템의 진실을 알아가고 보다 나은 내일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안을 고려해야 하는지 깨우침을 얻고 싶었다.

 

+ 저작 빛깔

 

: 저서에 대하여

온라인 서점 도서 소개글을 정리해 본서를 정의하자면 “착취와 지배를 위해 설계된 글로벌 거시경제 시스템에 대한 일종의 고발장과 같은 책”이라고 한다.

 

이 책 이전에도 비슷한 맥락의 책은 많이 보았지만 계층 격차에 주목하거나 초극부층의 부도덕과 야료를 고발하는 책들이 많았지, 오로지 글로벌 거시경제 시스템의 부조리와 불합리함을 지적하는 저작으로는 본서가 처음이 아닌가 싶다.

 

본서에서는 세계 경제가 국제적 도박판(글로벌 카지노)이 된 효시는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된 이후로 보고 있다. 그로부터 자본의 흐름이 경계를 넘나드는 규모가 달라졌으며 그 과정에서 부조리한 도박과 같은 맥동이 전파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연금, 식량, 에너지 시스템, 주택, 기후 문제까지 총체적으로 베팅하듯 운용되고 있는 바를 지적하는 책이다. 그 과정에서 식량 산업이 독과점 되어 몇 개 기업만으로 세계 식량이 좌우되어 선물과 옵션등 주식과 채권처럼 거래되며 오히려 그 과정에 과거보다 굶주리는 인구가 극단적으로 증가한 사례도 등장한다. 에너지 시장도 민영화되는 과정에 불합리하게 한계비용 0의 그린에너지까지 기존 화석연료 에너지의 기준으로 거래 운용되는 현실, 기후 문제에 미래가 달렸다면서도 기존 화선연료들을 발굴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는 현실 등이 주로 눈에 들어왔다. 금융시스템에 대한 보고가 주를 이루는 책이지만 전문 용어들의 압박이 있어 자세한 부분은 이해하지 못했다.

 

본서에서는 그림자금융의 문제가 극심하다고 지적하지만 근본적인 글로벌 금융 시스템 자체에서의 문제도 규모가 크다고 여겨졌다.

 

저자는 문제 제기만이 아니라 나름의 해법을 전하기도 하는데 세계 경제를 분권화(구획화)하여 경계를 오가는 경향성을 축소하고, 소득에 대한 과세가 아닌 자산에 대한 과세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 감상

 

경제에 관한 지식이 너무도 협소하다보니 본서의 초반부에서 상당히 멍해졌었는데 유투브에서 글로벌 카지노를 검색해 유투버 ‘아는 비서관’님 채널의 영상을 보고나서 계속 읽어 나갈 수 있었다. 경제 지식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는 분들은 읽어나가기 더 쉽지 않을까 싶다.

 

불평등과 격차에 대한 저작들은 꽤 읽어왔지만, 글로벌 거시경제 시스템 자체를 논하는 저작은 본서가 처음이었다. 그런 까닭에 더 의미가 깊은 책이지 않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