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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진화의 세계 -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발견한 생존의 법칙
이정모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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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찬란한 멸종 이후 차기 저서를 기대하게 됐었는데 마침 출간 소식을 알게 되었다. 이정모 관장님의 필력을 알기에 상당히 기대되었다.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이 극한의 처지라 극한의 상황에서 진화해 살아남은 생명체들에게서 배움을 얻어야 할 듯해 더욱 끌리는 저작이었다.
+ 저작 빛깔
저작은 이정모 관장님의 필력이란 걸 고려하고도 워낙에 흥미롭고 가독성이 높았다. 25 생물군을 다루는데도 모두 생물 자신이 이야기하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저술되어 있고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그들이 어떻게 생존해 가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무엇보다 각 장의 끝에 이정모 관장님이 각 생물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생존의 법칙과 교훈이 너무도 깊은 여운을 준다.
머리만 투명한 심해 어종인 마크로핀나 미크로스토마의 장에서는 “극한은 단순히 견디기 어려운 조건이 아니다. 그것은 기준이 바뀌는 지점이다. 익숙한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때 새로운 방식이 선택된다. 나는 그 선택의 축적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환경이 요구한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라는 정의가 남긴다. 이 책의 주제를 시작하는 바이기도 하면서 여운이 깊이 남는 서술이었다.
우주에서도 살아남는 물곰이란 생물의 장에서는 “생명은 언제나 흐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생명은 흐르기 위해 멈춘다. ... 멈춤은 끝이 아니다. 멈춤은 다음 흐름을 위한 보존이다.”라는 정의가 묵직함을 더해 주었다.
사탄잎꼬리도마뱀붙이의 장에서는 “모든 생명이 자신을 드러내며 살아가는 건 아니다. 어떤 생명은 오히려 드러나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나는 살아남기 위해 나를 없앤다. 그러나 여전히 숲속에 있고 빛 아래에 있으며 다른 생명들 사이에 존재한다.”라는 생의 전역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깊이의 정의를 남긴다.
성체로 좀처럼 변화하지 않으며 남다른 재생능력을 가진 아흘로틀의 장에서는 “나는 끝까지 변하지 않아서 남았고, 끝까지 닫히지 않아서 다시 시작한다.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롭게 완성된다.”와 같은 정의를 남기고 있다.
이정모 관장님의 생물들에 목소리를 담아 전하는 감상이 생에 대한 교훈과 돌아봄을 남기는 듯했다. 이 책의 마지막 편은 인간과 인간 주위의 생물들을 전하는데 인간이 털도 발톱도 이빨도 약하면서도 그 때문에 더욱 뛰어난 생물종으로 남을 수 있었던 까닭을 전하며, 극한을 이겨낸 인간이 다른 생물들에게 극한의 환경이 되어버린 현실을 전하기도 한다.
+ 감상
본서는 생물들의 생존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인간에게 교훈으로 남는 감상을 남기는 저작이다. 삶이 무겁고 뾰족한 다른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이겨낼 기운을 전하는 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토록 가독성이 높은 책이 이런 깊이를 담고 있기가 쉽지 않을 텐데 그 어려운 걸 또 해낸 이정모 관장님의 다음 저작도 기다려지는 책이다. 본서는 휘청이고 쓰러질 듯한 하루하루에 이겨낼 여운을 찾고 싶을 때 읽어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