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기억 교과서, 유즈클락 기억법 - 한번 읽으면 잊어버리지 않는 법
마크 티글러 지음, 박지현 옮김, 김경섭 감수 / 김영사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기억법이란 어휘가 사용되어 있으면서도 기억법이라기보다 학습능률이랄까 공부법에 관한 책이라는 감상이 드는 책이다. 기억에 관한 일반적인 사람들의 기존 상식을 강화해주기도 하고 상식을 확장해 주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기억법 관련 정보를 찾기 위해 선택한다면 실수가 될 테고 학습능률을 높이기 위해 한 번 정도 읽겠다면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다만 일반상식 이상의 구체적인 학습법을 알고 싶다면 다른 책이 더 나을 거라는 감상이 더 크다.

 

1원칙: 방법이 중요하다

2원칙: 빈 공간 채우기

3원칙: 한 번에 한 가지씩

4원칙: 연관점 찾기

5원칙: 적극적으로 생각하기

6원칙: 이미지 사용하기

7원칙: 창의력 쓰기 사용하기

8원칙: 필요 이상으로 공부하지 않기

 

유즈클락 학습법이라면서 이와 같은 8가지 원칙을 주장하는데 그 내용은 다분히 상식적이다.

 

1원칙의 내용, 학습은 타고난 재능보다는 기술적인 면이 중요하다는 내용은 일반상식을 넘지 않는다.

 

2원칙은 사람들의 읽기 속도는 대개 분당 200단어인데 인간의 뇌는 분당 약 800~1400 단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책이나 정보를 읽는 동안에도 무수한 잡념과 공상이 이어질 수 있다며 이건 프리젠테이션이나 강연을 듣는 중에도 이와 같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럴 때는 단조로운 낙서를 하며 듣는 것이 오히려 기억에 유익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이후 저자가 인간은 멀티태스킹을 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다소간의 차이가 있기도 하다. 또 이 장에서는 속독을 짧게 언급하고 있기도 한데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이 출간되었을 때 앤 존스라는 영국인 여성은 펜으로 시선 처리를 도와 이 책을 471초만에 완독 했다고 한다. 무려 분당 4,251단어를 읽었다는 말이다. [신개념 속독법]에서도 손가락을 이용해 읽기를 권하는 대목이 있는데 일반적인 기존의 대부분에 속독서들은 손으로 책을 훑으며 읽으면 독서 속도가 오히려 느려진다며 말리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앤 존스의 일화는 어떤 상식은 사실과 다를 때가 있다는 걸 깨닫는 사례이기도 하다.

 

3원칙의 내용, 저자가 1200명의 전문가들이 상세하게 연구한 600개의 논문을 5년 동안 비교 분석한 결과라며 인간은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다고 정의하고 있다. 나로서는 다소 이의가 생기기도 하는데 인간의 뇌는 인간의 업무의 활용도보다도 훨씬 더 광범위한 작업을 소화해낼 수 있는 용량과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 번에 하나씩에 맞춰 진화되었다는 게 다소 일반적 상식과는 괴리가 있지 않은가 싶기도 했다. 어쨌든 저자가 학자들의 연구를 천착한 결과 사람이 한 번에 두가지 작업을 할 때 작업의 생산성이 30% 저하되며 각 1분의 시간이 소비될 두가지 작업을 동시에 할 때 최소 4배에서 10배의 시간이 더 소비된다고 한다. 또 학습 후 하루가 지나면 70%를 잊는 게 인간의 망각 시스템이라며 무언가에 대한 학습 후 바로 다른 작업을 하면 3분의 1을 잊을 거라고 장담하고 있기도 하다. 학습 대상을 블록화하라면서 독서도 학습도 작은 단위로 분할하라 이야기하고 있다.

 

4원칙은 일반적인 기억의 상식을 대개 다루고 있어서 굳이 요약할 필요가 없을 듯한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때 큰 그림을 그려 인식하고 기존 지식과 연관 지으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5 원칙은 읽으면 10%를 기억하고 들으면 20%를 기억하고 보면 30%, 보고 들은 건 50%, 토의한 건 70%, 경험한 건 80%, 다른 사람을 가르치며 깨우친 건 95%를 기억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니 단조로운 학습이 아니라 자신에게 질문하고 타인에게 가르치는 등의 다채로운 지식의 활용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도 스스로 질문해 보는 과정을 거친 학생의 시험 성취도와 기억 능률이 더 높다는 것도 고려해 볼 정보 같다.

 

6원칙은 언급할 필요도 없는 상식이다.

 

7원칙은 트리즈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식일 텐데 기존의 정보들을 다각화해 결합하는 양식이 창의력이란 것은 기본상식이다. 발명이라는 것도 없는 걸 창조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대개 기존의 것을 변용하고 결합하는 과정이다. 내 생각에는 그런 까닭에 앞으로의 특허에 대부분은 인간이 아닌 AI의 역할이 클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은 인간과 같은 창의성이 없을 거라는 한 세기 전의 상식은 이미 깨어진 과거의 억측 정도이다. 그리고 이 장을 통해 걷는 것이 창의력을 향상시킨다는 걸 알게 되었다.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 결과라고 하며 짧게 언급되어 있다. 걷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는 게 엄청나게 의외다.^^;

그리고 단정하게 정리된 숙소에서는 집중이 잘 되고 어지러진 숙소는 창의적 발상에 유리하다는 정보도 있다. 이 역시 연구 결과라는 데 저자는 연구의 출처를 밝히지는 않았다.

 

8원칙, 주당 48시간 이하로 일할 때의 작업 능률이 높으며 주당 48시간을 초과할 때 작업 능률이 감소한다고 한다. 적절한 시간이 총생산량과 정비례한다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60분 이상 책을 읽을 경우 이해도가 37%가량 감소한다는 정보도 전하고 있다. 독서 시간은 55분을 초과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집중하는 30분의 학습이 긴 시간을 들이는 학습보다 효율적이라고 한다. 조금씩 여러 번 공부하고 조금씩 여러 번 복습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 그리고 노트 필기의 팁을 전하는데 너무 상식적이라 이걸 팁이라고 알려주나 싶었다. 문장을 적지 말고 요약을 하라는 것이다. 명사만 적으라고. 다들 그러고 있다는 걸 몰랐다는 말인가? 전체 문장을 적었을 때 보다 명사만 적었을 때 빈칸을 채우려 뇌가 활성화되고 기억이 쉽다고 한다. 그런데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외에 기억을 위해 마인드 맵을 권하고도 있다. 나도 아재지만. 아재요. 다들 알고 있어요.^^; 상식과 상식의 확장이 다소 교차하고는 있지만 이 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너무도 상식적인 학습 능률 향상을 위한 제안들이라 조금은 독서의 맛이 안 나는 감상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나서 후회가 남을 정도의 책은 아니라고도 생각된다. 이 이상의 구체화된 학습법을 알고 싶다면 선택할 책은 아니고 두루 읽으며 한 번쯤 접해봐도 좋을 책이라는 감상은 확실히 든다. 그런데 제목은 정말 잘못 지은 것도 확실하다. 기억법을 내걸고 정작 기억법은 잠시 스쳐가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적의 암기법 - 쉽게 외우고 오래 기억하는
정계원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기억력 마스터 도미니크 오브라이언의 [뇌가 섹시해지는 책]을 일독 이후 기억법에 좀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해 기억력 관련 분야 책을 찾다가 읽게 된 책이다. 이 책 직전에 한국인 기억력 마스터 정계원 씨의 [셜록의 기억력을 훔쳐라]를 읽었는데 그 책은 기억법보다는 기억력 스포츠 대회에 참가하고 수상하게 된 정계원 씨의 경험담 위주로 기억법을 알리기 위한 목적보다 기억력 스포츠에 대한 소개에 무게를 둔 책이다. 그래서 다른 기억법 책을 찾았는데 정계원 씨의 기억법 소개서인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찾아보니 국내에 기억법 관련 저작들이 적지 않고 정계원 씨 외에도 다른 한국인 기억력 마스터 조주상 씨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도미니크 오브라이언 씨와 정계원 씨는 모두 기억의 궁전법을 핵심으로 전하는데 조주상 씨는 기억의 궁전법을 그리 중시하지 않는 듯해서 그의 기억법 저작에도 관심이 갔다. 그 외에도 다른 유럽의 기억력 마스터들과 일본인 기억력 마스터의 책들도 있던데 모두 흥미로왔다. 앞으로 주기적으로 기억법 책을 읽게 될 것 같다.

 

본서의 장점이라면 첫째 효과적이면서 핵심적인 기억법 몇 가지를 중점으로 전해 준다는 것, 둘째 기억의 원리를 전함으로써 스스로 기억하는 이치를 깨닫게 해준다는 것, 셋째 각종 시험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용도를 다각도에서 고려해 전해 실제 적용하기 쉽다는 것, 넷째 저서의 내용이 기억하기 쉽도록 문자 전달 보다는 이미지로 기억법과 기억법의 원리를 전달해 이해와 기억과 회상이 유익하다는 것이다.

 

기억법은 각각의 기억력 마스터들이 주로 활용하는 기억법 테크닉이 다 다른 모양인데 왕도가 있다기보다는 자신이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식들이 따로 있는 것도 같고 어느 방식에 더 숙련되었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 같았다.

 

시험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라면 본서만 숙련되어도 좋을 것 같고 다양한 기억법에 호기심이 인다거나 기억력 스포츠 대회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분들은 여러 기억력 마스터들의 저작을 두루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한국인이 실제 적용하고 활용하기에는 그래도 한국어로 전하는 기억법을 익히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외국어로 최적화된 기억법은 한국어로 변용해 적용하기 위한 약간의 노력이 요구되는데 사실 문외한에게 변용하기는 번거롭다기보다 주저되는 게 사실이기도 하다. 기왕이면 한국인이 이미 실제 활용해본 방법을 익히는 것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유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ttps://youtu.be/Qt7dt5am6Wk





이 유투브 영상은 한번쯤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소 방귀세는 개그 같아 보이지만 특권계층이 기후위기설을 통해 

대중의 먹거리까지 제한하는 것만이 아니라 기후위기설을 통해

대중에게 얼마나 불안과 위기감을 심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합니다.


개인의 이산화탄소 배출 제한 뉴스나

탄소발자국 추적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뉴스는

이제 대중이 얼마나 치밀한 통제 사회를 향해 가는지를 예고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생각까지도 읽어내는 기술마저 개발되었다는 뉴스도

앞으로의 인류는 불온 사상을 통제 받던 과거 독재사회나 

1984 같은 소설 속 전체주의 국가에서의 대중통제를 넘어서는 

통제에 놓여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인간의 뇌를 맞춤성형하는 일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불온한 개인은 사회가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상태로

변모 시키기 위한 뇌성형까지도 가능해졌습니다.


하나하나 드러나는 미래상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디스토피아적인지 

소설 속에 살아가는 것만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페어리 웨이 - 다른 세계로의 힐링 여행
Hugh Mynne 지음, 박한진.손인균 감수, 정소연.박기주 옮김 / 성숙한삶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장까지는 페어리의 전설과 관련 일화들로 [페어리 웨이]의 맥락과 대강을 알 수 있게 배려한 장이라면 실제 수행은 5장부터이다.

 

백마법 계열의 수행들 백보좌 명상이나 [에노키안 매직](아직 에노키안은 맥락과 체계만 알고 있다) 등은 융의 적극적 심상화(적극적 명상)과 같은 계열이다. 페어리 웨이도 적극적 심상화와 다름없다고 생각된다.

 

[헤르메스학 입문]10단계까지 수행하면 10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어찌 들어서야 할지 다소 난감한 상황이 되는데 페어리 웨이의 적극적 명상 계열의 접근을 구체화한 대목들이 그런 난감한 상황의 돌파구가 된다.

 

본서는 [헤르메스학 입문]을 수행하는 분들께는 좋은 보강 수업이라고 볼 수 있고 이 자체에 만족하겠다는 분들께도 실제 수행으로 이어진다면 분명 그만큼의 이익이 있으리라 판단된다.

 

이런 심상화 계열의 수행은 마법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도 그 경험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줄 수 있다. 물론 부정적으로 작용할 때의 폐해가 있다면 그건 겪어본 분들만이 아실 것이다. 부정적 영향이 걱정되거나 심상화의 긍정적 작용과 부정적 영향이 궁금해진다면 [융의 적극적 명상]을 읽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사소하게 다행스러운 건 최면 테크닉이면서 동시에 적극적 심상화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을 윌리엄 페즐러 William Fezler 씨의 [이미지 창조 Creative Imagery]를 전 과정을 두 차례에 걸쳐 마친(전 과정-35과정-을 두 차례 마쳤다)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심상화했던 맥락들이 상당히 유용하다고 여겨졌다. (이 책은 현재 국내 번역본은 사라졌고 원서로는 아직도 판매 중이긴 하다.) 당시 이미지 창조를 수행처럼 여기고 마친 게 이렇게 유용하게 작용할지는 예상 못 했다.

 

수행(그중 명상 수행), 마법, 최면이 어느 수준(단계)까지는 길이 같다는 감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근현대 전쟁으로 읽는 지정학적 세계사 - 강대국들은 더 좋은 영토를 위해 어떻게 전쟁을 했는가?
다카하시 요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근현대 전쟁이 지금의 지정학적 현상과 문제를 야기하게 된 역사적 흐름을 알고 싶고 현재의 문제들에 대한 담론을 들어 보고 싶어 선택한 책이다. 저자는 1980년 일본 대장성(2001년 중앙 성청 개편으로 사라진 기관으로 메이지 유신 때부터 존재했다는 일본의 행정 기관이다.)에 입성해 대장성 이재국 자금 기획실장과 이후 내각부 참사관, 내각 참사관을 역임했던 인물로 고이즈미 내각과 제1차 아베 내각에서 활약하고 2008년 퇴임하신 분이다. 그 외의 대학과 사기업 활동 이력은 본서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그의 정치 이력에 본서가 분량과는 달리 상당히 깊이 있는 담론을 담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본서를 선택하게 되었다.

 

우선은 본서를 읽으며 다소간 실망한 부분부터 언급하자면 본서의 역사 기술은 상당히 건조하다는 것이다. 역사가나 역사 유투버가 전하는 내용은 아니다 보니 스토리텔링이 풍부하다거나 몰입도 높게 역사서술은 하지 않고 있다. 저자 자신이 역사에 대한 정보는 세밀히 알 필요가 없고 대략적인 핵심만 알면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한다기 보다는 주제의식을 가지고 역사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로 받아들여졌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역사서술 대목은 보고서 형식으로 간략하며 사건 나열 중심의 보고서 형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다른 실망 포인트라면 역사 해석의 대목 분석과 그 해설이 너무도 상식적이라 실망스러웠다. 남다른 식견이라던가 탁월한 분석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정도 이력을 가지신 분의 저작으로는 다소 빈약한 책이 아닌가 싶었다. 다만 이분이 제시하는 키워드들로 사유를 확장하는 데는 아주 유익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본서에는 기대는 배신당했으나 사유는 좌절당하지 않았다는 감상이 들기도 한다.

 

역사서술 대목은 2장 중국, 3장 러시아, 4장 유럽, 5장 미국의 이야기가 서술되어 있으며 간략히 그 지정학적 중요성을 담고 있다. 중국의 경우는 외세에 의해 중국이 핍박 받았던 역사와 내전 이후의 중국의 타국과의 전쟁이나 전쟁 개입에 역사를 다루고 현재의 양안 간의 문제가 세계적 충돌을 야기할 수도 있을 전망에 대해 간략이 분석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는 무엇 보다 현재의 국경선이 성립된 이후 과거 러시아의 세력권이던 동유럽 지역들이 대거 EU에 가입하게 된 사실과 현재의 러-우 전쟁이 러시아에게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도록전개된다.

 

유럽의 경우는 가장 유익했던 대목은 역사적인 유럽 내 특히 동유럽에서의 분열과 통합을 주목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며 러시아에서 독립한 국가들이 유럽 연합에 가입함으로써 러시아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서방측의 포위망에 러시아가 갇히는 양상이 되어버리는 과정을 알수 있는 기회였다. 또 식민지 시대 이후 중동 지역에서 유럽이 중동의 국가들의 독립과 자존을 보장해 주겠다는 일종의 기만을 통해 중동 각국에서의 내적 분열과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 사이의 분열의 씨앗을 심어주었음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유익한 장이었다. 왜 그토록 급진 이슬람 세력들이 유럽과 미국을 적대시하는지 충분히 알 것만 같았다. 그리고 과연 유럽과 미국 같은 민주주의 진영이 전쟁과는 거리가 먼 국가들인지 아니면 분쟁과 전쟁 비화의 씨앗을 품고 퍼트리는 원인인 것인지 의아해지기도 했다. 

 

미국의 장은 저자가 제시한 현대는 공존공영을 중시하게 되어 국민적 합의 없는 전쟁이 불가능하며 민주평화론이라는 민주주의 세계에서는 전쟁이 없다는 관점이 다소 비틀리며 읽히는 장이기도 했다. 아무리 봐도 공존공영이란 저자가 말한 얕보거나 얕보이거나의 논리에 벗어나 있는 대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사실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은 과거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식민지를 추구하지 않으며 서유럽에서 힘의 균형을 추구하던 시기가 장기화 되자 선왕의 유지와는 다르게 차기 왕은 비스마르크를 멀리했으며 독일 국민 다수가 식민지를 만들라고 요구한 것을 보아도 어떠한지 알 수 있다. 공존공영의 실상은 이 시대가 식민지를 통한 이익추구가 아니라 그만큼의 이익을 무역을 통해 쌓아낼 수 있는 세계화를 이룩했기에 가능한 것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국가 사이에서는 전쟁이 없다는 민주평화론도 민주주의 국가 사이에서 전쟁이 없다는 사실만을 이야기할 뿐 민주주의 국가가 전쟁을 유도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아니라는 것을 현재의 러-우 전쟁과 그와 양상이 비슷했던 아프카니스탄(-아 전)전쟁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란-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배후에서 이라크를 지원했기에 일어난 전쟁이고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주도했다. 베트남 전쟁은 말할 것도 없이 미국의 본색이랄까 미국의 양가성을 드러낸 전쟁이지 않은가? 민주평화론은 아전인수적인 관점이 아닌가 하는 감상이 일었다.


미국과 유럽이 직접적인 전쟁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들이 평화를 추구한 것이 아니란 것은 눈이 있고 뇌가 있다면 알 수 있을 사안이다. 러시아를 포위하는 정책들을 추진하면서 러시아가 강제적인 폐쇄형국에서 벗어나려 전쟁이라는 반강제적인 선택에 놓일 수밖에 없도록 한 것도 미국과 유럽이니까 말이다. 미국과 유럽은 동유럽, 중동, 러시아 등에서의 분쟁과 분열과 내란과 전쟁의 원인을 제공하고 증폭해온 국가들이다. 다분히 사회악이 아니라 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국의 안정과 부의 구축에는 적극적이라 일반 회사원과 최고위직 임원의 연봉 차를 364배가 넘도록 유도해온 나라가 미국이기도 하다. 연봉차가 364배라는 건 대개의 기업에서 일반 회사원 평균 임금으로 CEO가 한 해 동안 버는 금액을 모으려고 한다면 1원 한푼 안쓰고 모아도 364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과연 유럽과 미국과 그들의 우방인 세계 대다수 나라들이 추구해온 모든 것들이 긍정적인 세계를 위한 것인가 싶은 의문도 든다.

 

그리고 미국이 고립주의를 제창하는 먼로 독트린에 입각해 타국을 침략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마어마한 어폐가 있는 관점이 아닌가 싶다. 2013년까지 세계경찰을 자처하던 미국이 얼마나 국제무대에서 타국의 내정에 개입하고 타국의 내란도 일으키기를 불사해왔는지 미국의 역사가나 지성들도 지적하고 있는데 말이다. 세계화가 여러 국가들에 수혜가 되었다면 세계화라는 등쌀에 미국에게 유린당한 몇몇 나라들도 분명 존재하고 그로 인한 참상도 결코 적지 않다. 미국이 개입하고 유도한 전쟁과 분란으로 죽어간 각국 국민들에게 미국은 불량국가만이 아니라 악마의 국가로 인식될 수밖에는 없다는 말이다.

 

현재의 러-우 전쟁만 해도 미국과 유럽의 개입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전쟁은 이미 협상을 거쳐 종결되었을 것이다. 국제 경제의 위기도 세계대전으로 비화되는데 대한 불안도 미국과 유럽의 개입으로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고립주의니 공존공영이니 민주 평화론이니 잘 구운 공갈빵이 아닌가 싶다.

 

전쟁이 민주주의 국가들의 영역 내에서는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중 간의 충돌과 세계대전의 점화선에 언제 불이 붙는다해도 그리 이상하지 않을 시대란 것도 분명하지 않은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