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신비주의
게르하르트 베어 지음, 조원규 옮김 / 자작나무(송학)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서양 신비주의에 대해서라고는 <<물질의 궁극원자 아누>>통해 처음 접한 오컬트화학이나 <<카발라>>가 고작인 나로서는 저자분이 직접 답변을 남긴 어느 분의 리뷰와는 달리 이 책에서 신비주의의 다양성을 읽기보다 동서양 신비주의의 합일점이 느껴졌다. 

성찰을 통한 一者Hen와의 합일을 의미하는 고대의 에노시스enosis나, 자신으로 돌아가 신과 만나는 길(티쿤)을 추구하는 샤시디즘, 신이 인간이 되는 과정을 뜻하는 러시아 신비주의의 테오시스를 비롯 기독교의 신비적 죽음이라는 자아의 전적인 포기를 통해 하나님과 하나되는 신앙적 목표성취등을보라. 자아의 전적인 포기를 통해 절대자와 하나되려는 인도철학적 전통이나 비로자나부처의 여러 모습의 현현이 바로 우리라는 밀교전승, 我相 人相 壽者相 등 자신을 한정짓고 세계를 한정짓는 상을 초월하여 깨달음을 이루려는 불교의 가르침과 무엇 다른가? 
자신으로 돌아가 신과 만난다는 개념이나 인간이 신이 된다는 개념은, 우리의 본래 성품이 바로 신이라는 측면으로 비약해보자면 동학의 인내천사상과 결코 다른 바를 찾을 수 없으며 진실성을 말한다는 면에서는 불가의 불성론이나 여래장사상과 다름이 아니다.

사랑의 실천을 위해 환희의 절정을 포기해야 한다는 에크하르트의 말은 중생들을 두고 차마 열반에 들 수 없어 결코 우리 곁에서 떠나지 않으신다는 법화경의 부처님 말씀과 전혀 다르지 않다. 또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보리행을 말하는 것이지 않은가!

금욕적 수행을 통해 자신을 변모 시키려하고 ‘情念으로부터의 해방’을 추구 했다는 것도 요가의 금욕과 권계의 실천을 중시하는 부분이나 ‘브라흐마차리아’의 개념과 다르지 않다. 불가나 중국과 한국의 선도仙道 또한 금욕과 계율의 철저한 실천을 필수 사항으로 함은 우리문화에서는 누구에게나 상식이다.

문자와 영혼이 내밀한 상호 관련성이 있다며 성서의 탐구를 통해 하나님께 다가서기를 기도하던 오리게네스의 노력은 지성을 갈고 닦으며 학문의 길을 통해 깨달음내지는 신과의 합일을 추구한 갸나요가( Jnana Yoga )나 불가의 성문승과 한맥락이다. 
신에 대한 전적인 헌신은 박티요가와 같고, 침묵과 평정을 중시하는 면은 선불교와 동일하다. 또한 선도에서도 주천보다는 性(심성,본성,불가의 원성실성)을 중시하는 문파도 있다.

하다못해 영세를 통해 정화와 개명을 추구하였다는 것까지도 불가의 관정, 요가의 관정과도 같지 않은가?

유대인의 카발라 철학 역시 만물이 일자로부터 분화하였음을 말한다는 측면에서는 보자면 우리의 천부경이나 불가의 법성게와 동일하고 또 변화를 읽고자 하는 노력이었다는 측면만으로는 극동의 역철학과도 같다.

항상 지속되는 기도, 마음의 기도라는 것 또한 불교의 염불과 도가의 진언, 요가의 만트라와 그저 이름만이 다를 뿐이었다.

이들이 희구하는 신적 차원의 황홀이라는 것도 삼매와 다름 아닌 것이다.

글쎄, 서양신비주의에 대해 일천한 나로서는 동서양신비주의에서 차별성을 읽고자 한다해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완독하고도 정말 의아스러운 것은 이러한 신비주의적 전통을 간직한 서양이 왜 대중적 종교의 측면에서는 신과 인간을 그토록 철저히도 분리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것이었다. 서양인들로서는 그렇지 않고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의미가 축소된다는 위기의식이라도 느꼈던걸까? 

어쨋건 이 책을 통해 서양의 정신문화를 조금은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동서양이 다른 면 만큼이나 합일되는 면모 또한 있음을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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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17-10-26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06년12월06일 타사이트에 올린 리뷰입니다

cyrus 2017-10-26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중고서점에 이 책을 발견한 순간, 이하라님이 생각나서 구입했습니다. ^^

이하라 2017-10-26 15:05   좋아요 0 | URL
cyrus님이 이 책을 선택하셨다니까 벌써 리뷰가 기대되는군요^^

cyrus 2017-10-26 15:06   좋아요 1 | URL
제가 책을 사면 바로 안 읽고 보관하는 성격이라서 언제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