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 넛지? - 똑똑한 정부는 어떻게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가
캐스 R. 선스타인 지음, 박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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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와이넛지》의 소제목이 「똑똑한 정부는 어떻게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가」이다 보니 넛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개입주의의 다양한 사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한 도서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나의 착각이었다. 이 책은 제목인 《와이넛지》에서 연상 가능하듯 넛지로 통하는 개입주의의 정당성을 주장한 강연을 정리한 저작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던 것은 개입주의의 실적용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으리라던 기대가 산산이 무너지는 경험이었다. 다만 개입주의에 절대적 반감을 갖고 있던 나에게 개입주의는 예전부터 널리 통용되고 있었다는 상식과 함께 접근 방식에 따라 긍정적 가치가 있는 개입주의도 있을 수 있다는 중도적 입장을 갖게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점진적으로 반박하며 전개되는 저자의 논리에 모든 면에서 공감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개입주의에 대한 반론의 핵심이 정부가 개인만큼 구체적인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 해서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를 것이라는 생각"이라는 저자의 말에 결코 동의할 수 없었다. 이 대목에서 개입주의에 대한 반론이 대부분의 경우 설득력이 없다는 저자의 말에 반발하게 되었다. 저자야말로 개입주의의 타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사람들이 수긍할법한 식으로만 논지를 전개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웠다. 개인으로서 접근 가능하지 않을 빅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정부측이 개인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리가 있겠는가?


한국의 사례 중 개입주의의 부정적 사례를 언급하자면 18대 대선에서의 국정원 댓글 선동 개입이 있을 테고 최근에 기사화된 청와대 미디어실의 극우편향 글 퍼나르기도 있을 것이다. 이는 의도로는 목적 개입이고 활용 측면에서는 적극적 개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개입주의만으로 평할 것이 아닌 명백한 범죄행위이고. 《Misbehaving》의 역서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을 넛지 관련 서로써 처음 읽을 때도, 이와 같은 방식에 정부의 개입이 분명히 우려되기에 '넛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일부국가의 정부기관에서 새로운 부처를 마련해서까지 행동경제학을 활용한다는 내용이 상당히 걱정스러웠는데 한국은 그런 걱정이 현실화되는 나라가 아닌가?


캐스 R. 번스타인의 개입주의에 대한 반발이 고려될만 하긴 하지만 그건 "행동주의 시장의 실패와 선택설계를" 보다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었다. 아무리 시민의 안전과 안정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위에서 든 한국의 사례처럼 여론과 기호를 조작하는데 명백히 악용 가능한 학문과 제도는 그를 검토하고 감시할 제도적 장치가 확실히 갖춰진 이후에야 적극적 적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옵트인 옵트아웃만이 개입주의의 전부가 아니기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우려 반 수긍 반의 학문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개입주의가 활용되는 실사례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늦었지만 이후에 《심플러》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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