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안 정화 기법이라는 호오포노포노가 무언가 했다. 하와이 전통의 용서와 정화의 기법을 개량한 것이었다. 카후나가 중재하는 방식에서 홀로 자기정화를 하도록 개량되는 과정을 거치며 하나의 자기 치유 기법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더라. 기독교도 중 마법 주술 이런 어휘만 나와도 삐딱한 시선이 되는 분들은 마법 체계라기보다는 심리치유 기법으로 받아들이면 거부감이 덜할 것이다.
상의상관성을 고려할 때 홀로 하는 자기치유만이 아니라 중재하는 카후나의 존재가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갈등이 있다면 갈등 당사자들 외에 제 삼자인 카후나가 심리상담가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또 저자가 몇 차례나 강조하던 자신과 마주한 상황은 온전히 백 퍼센트 나의 책임임을 알고 정화하라던데 그건 좀 의아했다.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수원에서 지나가던 여성을 납치해 토막살해한 범죄자가 있지 않았나? 그의 건물 지하에 시신을 화장하기 충분할 법한 화덕이 발견되었고 그가 수원으로 이주한 이후 수원 일대 실종 여성 숫자가 급증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죽은 여성들이 도대체 살해당하는데 백 퍼센트 자기책임일 수가 있는가? 극단적인 예가 아니더라도 인생에 사고나 우환이 스스로 완벽히 대비하고 살아간다고 피해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 사람은 대개 자기 인생에서의 수난마저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서 '자기가 제어 가능한 것이 인생이다 그러니 제어 못한 내 탓이다 이번엔 이랬지만 다음번엔 내 인생 내가 제어하면 된다'라고 생각해야만 안도가 되나 보다.
어쨌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량을 거친 후의 자기치유적 호오포노포노도 제 역할은 충분히 할 것 같았다. 호오포노포노는 상처의 기억을 정화하는 것을 제일 과제로 삼는다고 한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려면 먼저 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호오포노포노에서 중시하는 것 중 하나는 "계획 없이 사는 삶"이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하는 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맑게 정화된 상태에서 신성으로부터 오는 영감Inspiration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의도와 세상이 가르쳐 주는 바가 조화된, 그것을 받아들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무언가 억지스럽게 바꾸고 이루어내려는 과정을 호오포노포노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았다. 『씨크릿』이라는 한국에도 번역된 저작을 비판하며 억지스러운 끌어당김은 부조화를 불러온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중딩시절에 존키호님의 『마음으로 한다』도 읽어 보았는데 『씨크릿』도 아마 같은 류의 가르침을 담은 책이 아닌가 싶다. 부메랑효과는 간과한 메시지가 정말 끌어당길 수나 있는지 모르겠는데 끌어당긴다고 해도 문제가 심각한 거였다. 저자의 말로는 『씨크릿』 독자 중에서 끌어당김의 법칙에 수혜도 받던 사람이 자살한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
이 책은 분량도 적고 읽어가기도 편하면서 짧은 분량에서 다룰 것은 다 다룬 알찬 느낌이다.
호오포노:내면의 관계성을 치유하는 방법
호오포노포노:외부와의 관계성을 치유하는 방법
호오포노포노의 근거 양식인 '후나'에서 '아마 쿠아'(초의식, 아버지), '우하네'(현재의식, 어머니), '우니히필리'(잠재의식, 내면 아이)의 관계를 다루기도 하고, '이오'라는 신성(나로서는 신성 보다는 섭리로 다가서는 게 나았을 것 같은 개념)이 드러난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아카'라는 인연의 고리 같은 것이 우리네 삶에서 마주치는 모든 대상과 이어진다는데 이것이 낮은 차원의 아카를 형성하기도 높은 차원의 아카를 형성하기도 한다고 한다.
낮은 차원의 아카는 의지, 생각, 기억, 판단 등이 개입하는 연결이라고 하는데 부조화와 불균형을 가져오기도 한단다. 높은 차원의 아카는 이오 수준의 연결로서 신성과 이어진 연결이라고 한다. 이렇다 보니 낮은 수준의 아카 연결을 끊고 높은 차원의 아카 연결로 변용시키는 것이 호오포노포노에 중요한 과제이다.
아마쿠아, 우하네, 우니히필리의 관계는 아마쿠아는 우니히필리와 소통가능하고 우하네와는 소통이 불가능하단다. 그리고 우하네는 우니히필리와만 소통 가능하니 신성한 섭리와 접촉하는 것도 내면과 관계상의 불균형, 부조화 등을 처리하는 것도 우니히필리를 정화하며 그에 의존해야 한단다.
이러는 과정은 여러 방법이 있지만 저자가 주지시키는 것은 사미용감이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이 네 마디가 호오포노포노의 정수인듯했다. 타인과의 관계상의 문제를 치유하면서도 자기 내면의 문제를 치유하면서도 이 네 마디 말이 변화의 촉매가 되는 것이다.
조용히 자기 내면 아이의 힘겨움을 느껴보며 그 아이에게 속삭여보자 "사랑해 미안해 용서해줘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