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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이 이해하는 지진의 과학
홍태경 지음 / 김영사 / 2025년 4월
평점 :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진과 화산 발생 위험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때이다. 이미 발생한 지진들과 폭발한 화산들을 제외하고도 일본의 후지산 화산 폭발이나 한반도의 백두산 화산 폭발을 비롯한 재앙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매체들도 상당하다. 이러한 시기 본서와 같은 저작의 발간은 사람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알아야 할 지진의 모든 것 지진의 과학]이라는 본서를 대할 때 첫째로 이제까지의 화산 폭발과 지진 발생의 경과 그리고 지진과 화산 폭발의 규모와 영향력, 둘째로 지진과 화산 폭발을 예측할 수 있을 가능성과 체계, 셋째로 지진과 화산 폭발에 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적 대안 등이 무엇보다 궁금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본서에서 부족한 면은 셋째, 지진과 화산 폭발 발생 시의 대응법 등이다. 이런 내용은 상세히 알고 싶다면 생존 매뉴얼이 담긴 책들에서 방법을 구해야 할 것 같다.
지진이란?
지진은 땅속에 축적된 거대한 에너지가 단층을 따라 갑작스레 방출되면서 발생하는 자연현상으로, 저자는 핵실험이나 셰일 가스 개발 등 인간 활동이 지진을 유발하기도 하고 지구와 달 사이의 중력 작용으로 인한 조석 현상이 일본 난카이 해구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도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다만 지진의 대부분은 지구 내부 움직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고 한다. 지구는 지각, 맨틀, 핵의 층상 구조인데 지진의 원인은 지구 형성 초기부터 생성되고 축적된 지구의 열에너지가 맨틀의 대규모 대류 운동을 불러와 지진이 야기된다고 한다.
본서에서는 이런 지진을 크게 유발 지진과 촉발 지진으로 구분하던데 이 둘의 명확한 차이를 저자의 해설을 읽고도 잘 모르겠더라. ‘유발 지진’은 ‘원인 요소의 자극 범위 내에서 발생한 지진’, ‘촉발 지진’은 ‘자극 범위 밖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구분하던데 다시 ‘인간 활동이 직접적이고 지배적으로 영향을 미쳐 발생한 지진’이 ‘유발 지진’으로 ‘촉발 지진’은 ‘외부 요인이 작은 방아쇠 역할을 하여 발생한 지진’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니까 인간이 관여하면 유발 지진이지만 원인으로 보면 촉발 지진인 경우도 있다는 말인 건가 싶기도 했다. 어쨌건 북한의 핵실험 시 지진과 같은 진동이 감지된다고 하는 데 이것과 오일 셰일 개발 시의 진동과 물의 주입이 단층을 확산해 지진이 유발되는 경우 등은 유발 지진이라고 하고 있다. 아마도 인간이 개입하면 유발 지진이고 아니면 촉발 지진인 것 같다.
지진 규모는 1 차이가 날 때마다 방출되는 에너지는 32배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규모 5의 지진은 규모 4에 비해 32배이고 규모 5는 규모 3에 비해 32 X 32 = 1024배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한다.
지진은 어떻게 감지하고 관측할 수 있나?
지진계는 장주기, 단주기, 그리고 광역대 지진계로 구분된다. 그리고 측정 물리량에 따라 속도계, 가속도계로 구분된다. 속도계는 땅의 흔들림 속도를 기록하며 일반적으로 지진 탐지와 분석에 사용되지만 근거리에서 발생하는 큰 지진은 속도계의 기록 범위를 넘어서는 강한 지진파를 발생하거나 파형이 잘리는 경우 분석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한다. 이와 같은 강진동은 가속도계를 통해 기록되는데 가속도계는 땅의 흔들림의 가속도를 기록하며 지역 내 건축물과 시설물에 가해지는 힘도 가속도계 기록으로 알 수 있다. 해저 지진계는 설치 및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 한국에서는 2006년 울릉도 근해에 유일하게 설치했다가 여러 차례 가동을 중단하다 결국 2015년 폐기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겪다가 세계적으로 광케이블을 활용한 지진 탐지기술 DAS이 개발되었다. 구글은 큐리 Curie라는 이름의 해저 광케이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 서부 해안을 따라 약 10,000km에 달하는 이 해저 케이블을 지진 탐사에 이용한다. 1,000km 떨어진 지역까지 지진파가 이동하는 데 약 120초가 소요되는데 빛의 속도로 정보를 전달하는 해저 광케이블은 0.001초면 세계 어느 곳이나 지진 정보가 전달될 수 있다고 한다. 각국이 지진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여 우리나라의 지진의 경우도 지진 감지 몇십 초 내외로 지진을 대중에게 경고할 정도이다.
지진 정말 미리 알 수 있나?
일본에서도 그렇고 세계에서 심해 생물들이 육지 가까이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근래 들어 잦아졌고, 다른 나라를 비롯해 우리나라도 부산과 제주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악취가 발생한 일이 있는데, 이들을 지진 전조로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지진광, 지진운, 동물들의 이상 행동, 라돈 가스 농도 증가, 지하수 변화 등을 지진 전조로 볼 수 있다고 한다. 2020년 12월 17일 교토부 해안에서 심해어 발견 이후 2021년 2월 6일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사례도 있으며, 2008년 5월 12일 중국 쓰촨성의 규모 8.0 대지진과 2009년 4월 9일 이탈리아 라퀼라의 규모 6.3 지진 발생 전에도 지진광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지진광을 목격한 일부 사람들이 대피하여 인명 피해를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2004년 인도양 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서는 지진광이 목격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진 전조로 볼 수 있는 경우들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대비해야겠지만 전조가 없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모든 지진에서 전조를 찾기는 어려워 모두 미리 알거나 대비할 수 있으리라 안심할 수만은 없기도 하다.
한국은 지진에서 안전한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직후, 한반도 동해안은 일본 열도 방향으로 5cm 이동했고 서해안 지역은 2cm 이동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한반도 지각은 동서 방향으로 약 3cm 확장되어 지각의 매질 강도를 약화시켰다. 이후 2013년에만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93회 발생했는데 이는 한반도 연평균 지진 발생 횟수(약 40회)의 두 배가 넘는 수치라고 한다. 1978년 이후, 동일본 대지진 이전까지 한반도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33년 동안 총 5번 발생했으나 동일본 대지진 이후 똑같은 규모의 지진이 5번 일어난 것은 6년 5개월 동안이다. 또한 한반도에서 일찍이 관측되지 않았던 군집형 지진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본서는 부록을 제외하고 전체 5장의 구성으로 지진에 대한 정의에서 시작해 지진을 관측하고 분석하는 법과 지진이 재난이 되는 과정, 한반도와 일본에서의 지진, 지진 연구의 경과 등을 다루고 있다. 부록도 간추린 차트 같지만 흥미로운 구성이다. 한반도 단층 분포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고, 전 세계 대형 지진 목록, 전 세계 규모별 지진 발생 현황과 사망자 수를 도표화하고 있으며, 한반도의 주요 지진, 한반도의 역사지진 분포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본서는 이 분야에 대한 저작이 드문 국내에서 희소한 책으로 더군다나 국내 전문가의 저작이면서 한국인들이 궁금해 할 주제를 담고 있기도 하여 해당 분야에 대해 반드시 필요했던 책이 아닌가 한다. 지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지구과학자들의 전언이 있는 이 시대에 그리고 세계 각지와 일본과 한국의 대지진과 화산 폭발이 경고되고 있는 이 시절에 더욱 필독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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