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최고의 상태 - 인생의 통증에 항복하는 삶의 기술
스즈키 유 지음, 부윤아 옮김 / 해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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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무는 무아를 이야기한다. 일본의 사이언스 라이터라는 저자는 16세부터 무려 5000편의 논문을 독파하며 그 지식을 바탕으로 과학을 일상에서 유용하게 적용할 방법들을 강연하고 저술하고 있다고 한다. 본서에서도 여러 연구가 저자의 주장을 지지하기 위한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저자는 자기라는 것은 규정지을 수 없이 변화하는 것으로 고정된 나는 없으며 그럼에도 자기를 규정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그것이 원시 시대부터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불안정하고 역동하는 원시 세계에서는 불필요한 정보는 삭제하고 생존에 유효한 데이터만을 처리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여러 대상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한다. 이런 필요에 의해서 나라는 대상에 대해서도 고정하고 규정하는 단순화가 적용되었다는 것이다. 이건 투쟁-도피 반응이 유효했던 원시사회에서는 유효한 방식이었으나 현재는 이런 지나친 단순화가 자신을 더 알 수 없는 존재로 만들고 불안으로 내몰게 된다는 게 저자 주장의 요지 같았다.

 

본서에서는 나라는 상이 만드는 혼란과 투쟁-도피 반응으로부터 야기되는 불안과 두려움을 없애는 다양한 심리기법과 수행방식들이 제시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나라는 상을 타파하기 위한 철학적 논서가 아니라, 무아의 일상에서의 유용성을 주장하고 무아로 돌아가는 실천법이 담긴 실천서에 가깝다. 물론 지적인 대상으로 독서하기에도 적합한 책이긴 하다. 하지만 일상과 업무에서 불안과 두려움과 혼란과 부조리를 크게 느끼는 분들이라면 본서의 실천법들을 통해 삶의 어지러움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감상이 크게 이는 책이다.

 

저자의 말처럼 무아를 연구하고 천착해온 역사는 오래다. 하지만 지금처럼 절대적으로 대중에게 무아가 적용되기 적절할 시대는 그리 길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본서와 또 같은 주장을 담은 여러 저작들과 같은 이 시대의 이점을 잘 활용하셔서 나라는 상이 주는 부담과 불안과 혼란에서 벗어나실 수 있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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