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기술
모티머 J.애들러 외 지음, 민병덕 옮김 / 범우사 / 199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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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독서를 포수가 공을 잡아채는 것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대화나 논의로 묘사하기도 한다. 나로서도 독서를 저자와의 대화나 책 자체와의 대화라고 생각해왔고 생각하기에 따라서 독서는 섹스와 임신과 출산의 과정이 다 담겨 있다고 여기기도 한다. 이런 생각의 배경에는 도가의 선도 수행에서 수행의 과정으로 내관에서 양신출신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딸을 임신한 것과 같이 묘사하고 있기도 해서이다. 물론 선도에서는 남종 동파 수행 같은 일부 수행 방법을 제외하고는 금욕이 기반이라 섹스를 대입하는 건 무리지만 선도에서 남자 역시 딸을 임신한 것으로 가정하며 수행하는 것이 독서에서 섹스(이해와 반론과 공론이 교차하고 교감하며 독서하는 것), 임신(그러한 독서와 사유의 결실이 무르익어 가는 것), 출산(새롭거나 견고한 사상이 탄생하는 것)을 연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독서의 기법을 표면 독서, 점검 독서, 분석 독서, 신토피칼 독서의 네 단계로 체계화했는데, 사실 독서가 대부분이 분석 독서까지는 일상적으로 하고 있을 거라고 짐작된다. 다만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여러 권의 저작을 동시에 독서하며 비교 분석하여 그 주제를 깊이 파고드는 신토피칼 독서의 경우 나로서는 여러 권을 동시에 읽고 나름의 대조와 분석하는 독서를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신토피칼 독서법은 참 체계적이라고 생각됐다. 저자의 독서 기술에 대한 저술은 대부분 비문학 독서를 이야기하고 있다. 문학 분야 독서 기술에 대한 내용은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다.

 

본서는 초등 고학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독서를 하는 누구에게나 유익할 내용이다. 간혹 독서법을 다룬 유투브 영상들을 보기도 했는데 본서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속독에 대한 대목도 본서에 등장하는데 손가락 몇 개로 읽은 문장 아래를 짚어서 스쳐가며 눈이 따라가는 속독법은 마크 티글러 씨의 학습법 관련 저작들이나 짐 퀵의 [마지막 몰입]이라는 저작에서도 소개 되고 있는 방식이다. 간단한데 굉장히 효과적인 기법이다. 독서를 다룬 매체들에서 한 번은 만나게 될 내용이 담긴 본서를 책으로 읽어 보고 싶다는 분들에게는 꼭 권해야 할 책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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