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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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의 제목과 주제는 그다지 일치하지 않는 듯 보인다. 서장에서 그는 인류가 신이 되는 미래를 그리고 있기도 하며 그를 증거하자면 인류의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긴 한다. 하지만 인류가 지배종이 된 역사를 서술하고 인류가 지배종이 된 계기들을 도구 제작 능력과 이성, 협력 능력(조직력) 그리고 상상을 실체화하는 능력(이미 사피엔스에서 말한 인지 혁명)으로 들고 있지만 간간히 언급하는 행간에서 생물종 전체와 인간 그리고 인간이 만든 문명과 이성의 총체는 모두 알고리즘일 뿐이며 유기 알고리즘인 인류를 그보다 더욱 월등한 전자 알고리즘의 존재가 어찌할지는 그들에게 달렸다는 식의 발언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이 창조한 모든 것들 가운데 전자 알고리즘 이외의 것들과 인간의 마음과 의지, 욕망 같은 것들도 알고리즘의 하나일 뿐이고 신본주의적 입장을 인본주의적 입장이 나와 거의 대체 한 것처럼 아니 그보다 더욱 설득력 있게 데이터 종교(데이터 제일주의)가 압도할 것도 역사적인 순리로 서술하고 있다. 물론 신본주의 이후의 입장인 인본주의는 신본주의와 공생을 하게 되었고 인류가 존재하는 한 데이터교도 그 이전의 것들과 공생할 수는 있다. 기한적으로 한정적으로는 말이다.

 

하지만 나로서는 저자가 말하는 두 번째 인지 혁명의 결과로 인류가 은하계의 주인이 될 가능성보다 인류세가 끝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 보인다. 아마도 인본주의적인 이 세계에서는 대중의 기대와 정서에 입각한 인간이 신이 된 호모 데우스의 시대를 반기고 싶겠지만 데이터가 말해 주는 결론은 조만간에 인류세가 끝난다는 것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인간이 구축한 알고리즘은 모두 전자 알고리즘이 대체하게 될 것이고 인간이 기대하는 것도 모두 전자 알고리즘이 구축할 것이다. 더이상 인간이 개입할 여지는 감소하다 사라질 것이고 저자도 우려를 비춘 것처럼 이 세계에서 인간이 이룬 것들을 통해 전자 알고리즘은 인간을 압도하고 지배하고 존재를 지속시킬지 끝짱내 버릴지 가부를 결정할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인간이 인간 위에 군림하려 만든 인간이 인간을 기만하고 통제하려 계발한 군중심리학, 행동경제학, 사회공학 등을 인공지능이 학습만 하고 활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싶다. 인간의 생업을 뺏어가기 시작하며 동시에 인간 사회의 운영을 제어하기 시작할 것이고 BCI 기술을 역이용하고 인간이 인간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학문들과 기교들을 악용한다면 얼마든지 인간을 가축으로 만들 수 있다. 가축만 만들면 다행일 것이다. 인류세를 끝낼 작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 자신한다면 심각한 코미디라고 생각된다.

 

어떻든 [호모 데우스]라는 본서는 인류의 미래를 논하기 위해 과거부터 현재를 짚어보고 과학과 종교와 마음까지 논하며 여러 학문을 통섭하고 있는 깊은 통찰이 담긴 책이 아닌가 싶다. 유발 하라리가 이 책에서 인류세의 끝을 대놓고 말하지 않고 과학의 발전으로 인류가 신이 되는 시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아마도 WEF의 얼굴마담 역할을 하고 있는 현재의 그를 보면 명확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인류가 끝날 때 끝나더라도 초극부층의 기호에 맞추다 보면 남은 세월은 편안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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