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표로 읽는 불교 교리 - 법상 스님의 해박하고 유려한 필치와 용정운 작가의 도표로 한눈에 들어오는 불교 교리 입문서 도표로 읽는 시리즈
법상 지음, 용정운 그림 / 민족사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교 교리에 관한 책들은 꾸준히 읽어오기는 했지만, 불교 교리에 관한 독서 사이의 텀이 너무 길다 보니 늘 새로운 책을 읽는 것만 같다. 잇따라 읽었더라면 복습 효과가 망각의 효과보다 컸지 않을까 싶다. 몇 년 주기로 읽다 보니 이미 다 이해했던 것 같은 대목도 잊고 말았다.

 

[도표로 읽는 불교 교리] 같은 경우 불교 교리에서 근본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보니 잊고 있던 인간과 마음에 대한 이해가 다시금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삼십칠조도품 중 인간 이해와 마음 이해에 근본적인 내용들이 펼쳐져 있다. 분량이 많고 상세하면서도 학술적인 해설의 책도 보았고 그 책들도 깊이 있게 부처님 말씀을 파고들어 가르쳐 주시는 건 맞지만 살갑기는 이 책만 하지 못한 것 같다. 본서는 딱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남다르지 않나 싶다.

 

부처님 가르침 자체가 서로 유기적으로 이해시키고 마음공부에 들어설 수 있도록 안배하신 가르침이지만, 딱딱하고 학술적으로 풀이하자면 한없이 차갑고 견고해 보이는 것도 사실인데, 이 책은 이해와 다가가기 쉬운 설명에 다시 불교 교리를 접하면서도 반가운 마음이었다. 물론 그럼에도 십이연기에서 행과 유의 차이를 식별하기엔 아직 공부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사실 나는 과거 기독교였던 사람이고 부처님과 부처님 가르침을 사랑한다고는 해도 창조자의 존재를 기독교와는 다른 견해지만 아직 믿고 있는 관계로 불교인이라고는 할 수 없는 사람이다. 더군다나 무분별을 말씀하시는 부처님의 가르침과는 다르게 무분별의 길과 생에 대한 몰입의 길이 공존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인도의 탄트라와 불교의 밀교 가르침과 같은 생의 애와 취를 이용한 방편도 깨달음에 이르는 길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번뇌 즉 보리가 이와 다른 견해는 아니라 여기기도 한다. 무분별의 중도와는 다른 편향의 길, 만끽의 길도 결국에는 하나의 결론에 다다르는 다른 방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불교와 탄트라를 모두 알아야 할 필요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탄트라가 내 심장에 닿은 온도가 너무 강렬했었던지도 모르지만 부처님의 가르침도 그 못지않게 뜨거웠다. 이 두 길에서 중도를 찾고 싶다. 좀 더 걸으며 방법을 찾아봐야겠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