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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 불패의 법칙 - 닫힌 마음도 무장 해제시키는 4가지 행동 설계
로런 노드그런.데이비드 숀설 지음, 이지연 옮김 / 다산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본서를 읽으면서야 비로소 비즈니스맨이 아닌 사람들까지 왜 비즈니스 명저를 탐독하는지 왜 비즈니스 명저들을 읽어야 하는지를 알 것 같았다. 사뭇 철학적이고 심리학적인 주제이면서도 이 주제를 실제 마케팅에 PT에 고객 관리에 연구 개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구체화할 수 있다. 인간 심리가 궁금했을 뿐인 사람도 사업가나 기획자와 같은 관점을 엿보게 해주기에 독서의 남다른 맛이 더해지는 저작이기도 하다.
이 책의 주제는 인간 심리를 통찰해 어떻게 기존의 기호를 넘어서 흥미를 일으키고 반발을 적게 하면서 각인되게 하고 행위의 동인으로 작용하게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인식과 함께 흥미를 불러와 지속적인 관심과 기호로 자리 잡게 하는 방법, 행동으로 실천하게 하는 방법을 아우르는 것이다. 그 지식의 여정을 논리나 주장만의 나열이 아니라 각 심리 법칙과 이론, 실제 연구와 사례들을 제시함으로써 이해가 쉬운 서술을 하고 있다.
저자들은 인간의 의사 추진과 실천에 있어 저항이 되어 방해 요소로 작용하는 바를 마찰력이라는 어휘로 정의하고 대표적인 4가지 마찰력과 그 마찰력을 상쇄하기 위한 대안들을 제시한다. 인간이 새로운 주제나 대안에 대해 저항하고 기존의 익숙한 것들에 안주하려는 심리를 ‘제1 마찰력 관성’이라고 정의하는데 이 관성을 낮추거나 무력화하기 위한 전략을 총 7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이 중 일반인들도 일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반복과 유인 효과가 아닐까 싶다. 점진적인 반복을 통해 익숙하게 만들어 기존의 상식처럼 인식을 왜곡시키는 것과 열등한 선택지를 제시하여 제안자가 선택을 유도하는 것이다. 선택지를 단 두 가지 제시하는 것으로 역설적 결과를 가져온다면 선택지를 세 가지로 제시할 때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값싼 A와 비싸지만 월등한 C 사이에서 가격을 이유로 A를 선택하는 고객의 선택을 바꾸려 할 때 중간 가격이고 A보다는 낫지만 C 보다는 모자라기만 한 B를 제시하면 사람들은 B가 아닌 C를 선택하는 경우가 현격히 증가한다고 한다. 이런 인간 심리를 파고든 최초의 매출 증가 사례가 팝콘 판매율이다.
아무리 사소한 수고라도 약간의 수고만으로도 매출에 지대한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제2 마찰력 노력’의 장에서 등장한다. 공짜 사탕이라도 사탕이 손을 뻗으면 닿는 거리에 있느냐 사탕을 먹기 위해 몸을 좀 더 기울여야 하느냐는 단 50cm의 거리 차만으로 대중의 공짜 사탕 선택의 폭은 크게 차이가 난다. 인간은 약간의 불편이라고 감수해야 하면 쉽게 선택을 포기하고 만다는 것이다. 손쉬운 시스템은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리서치나 사소한 부탁에서도 상대의 수고를 최소화하거나 거절할 시에 약간의 불편을 더하는 제안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의사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제3 마찰력 정서’는 제2 마찰력에서의 사례와는 상충하는 다른 예가 등장하기도 한다. 케이크 믹스의 사례인데 간편하게 케이크를 구울 수 있는 케이크 믹스가 등장하고도 사람들의 구매가 저조하자 이를 전문가에게 의뢰해 리서치를 하고는 대안을 찾은 경우이다. 미국 가정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케이크 믹스는 '너를 위해 케이크를 구울 정도의 애정은 없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판매율이 저조했던 거라고 한다. 단지 계란가공가루를 제거하고 고객이 계란을 넣어 휘저어야 하는 수고를 더해줌으로 고객에게 '나는 베이킹을 하고 있다'는 심리를 안겨주어 매상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고객의 심리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이렇게나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가 간단하게 대답을 회피함으로써 불가능해질 수도 있으니 고객의 진정한 심리를 알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질문들로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 해당 제품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파악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 인간 관계에서도 중요한 사안이 아닌가 싶다.
‘제4 마찰력 반발’과 그 대안인 두 개의 장은 인상적이면서도 짧은 장이었는데 대상자의 저항하는 심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예스 세트 질문으로 접근하거나 상대가 적극 참여하게 하는 것으로 스스로 자기 설득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들은 앞서 말한 장들에서도 대중 선동법의 기법들을 사례로 등장시키고는 있지만 이번 장은 무척이나 유효하면서도 소름 돋는 사례가 있었다. 적국에 포로가 된 병사들에게 적들이 고문을 통해 기밀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으나 포로인 병사들 내면으로부터 조금씩 자국에 대한 불만의 요소를 하나둘 일깨우기 시작함으로써 최종적으로 그들이 조국을 배신하도록 만들 수도 있었다는 실제 사례가 등장하기도 한다. 간단하면서도 무서운 심리 기법이 아닐 수 없다. 포로가 된 병사들이 스스로 자기를 설득하고 합리화하도록 유도하는 것만으로 자원입대한 이들이 군과 조국을 배신하도록 만든 것이다.
본서는 독서 하는 기쁨을 알게 해주는 주제로 가득하고 실용성으로 꽉 차 있는 내용이다. 물론 다소 티미한 이 사람이 리뷰를 썼다 보니 본서에 대한 흥미가 일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명저라는 이 책은 비즈니스만이 아니라 인간 사회 어디에서든 반드시 적용될 수밖에 없고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언제나 운용되어 오고 있는 내용이기에 독서 전에 주제에 대한 이해를 굳이 가늠해보지 않고 읽거나 듣더라고 그사이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종이책이든 이북이든 오디오북이든 접하고나면 (독서가) 한 번이 두 번이 되게 하는 저작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다수의 독자가 사업가나 회사원인 것 같던데 사업가나 회사원이 아닌 분들도 인간이기만 하다면 누구라도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을 내용이란 걸 읽거나 들으시는 즉시 깨닫게 될 것이다. 시큰둥한 사람도 독서를 마치면 다시 뛰어들게 될 거라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