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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다커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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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동기
[히즈 앤 허즈]로 넷플릭스 1위를 한 드라마의 원작자이자 반전의 여왕으로 심리스릴러의 대가로 평가받는 그녀가 그리는 가정이라는 평범한 일상에 이면은 어떠할지 궁금했다. 일상의 실체가 지옥일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시간과 평범함 속에 처절함을 그리는 그녀의 문학적 기교를 배워보고자 다가섰다.
+ 본서 빛깔
: 저작 특징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 센스]를 오마주를 너머 수려하게 아우른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한 소설이다.
: 구성과 줄거리
추리 소설의 고전적 밀실 미스터리와 현대 심리 스릴러를 완성도 높게 결합한 작품이다.
배경이 되는 시글라스는 조수 간만의 차로 만조가 되면 완전히 고립되는 섬에 위치한 저택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할머니가 남긴 시의 구절에 따라 매시간 사망자가 나오는 타임 어택 구조다. 그러나 이런 고전적 추리소설 형식에 갇히지 않고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등장인물인 가족들 한 명 한 명의 비밀과 아동기 트라우마와 소외와 방치 그리고 이기심이 어우러진 비극들이 드러나는 유려한 심리 스릴러이기도 하다. 가족들은 우리 중 하나가 범인이라는데 공포를 느끼며 서로에 대한 의심이 증폭되어 가는 가운데 살기 위해 서로의 추악한 이면을 폭로한다. 사건 중심이 아니라 밀폐된 공간에서 공포에 붕괴되어 가는 관계와 심리를 묘사하는 데 역점을 둔 심리소설이다.
: 작가 필력
고딕풍 무대에서 공간적 고립을 배경으로 한 건 상당히 고전 밀실 미스터리를 계승한 듯 보이지만 타임 어택부터 인물 심리 변화와 갈등을 묘사한 필력은 왜 그녀를 심리 스릴러의 대가라고 하는지 이해되는 대목이었다.
스포일러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화자인 데이지는 상징성과 복선을 완성하며, 그녀와 다른 인물들의 관계 묘사는 결말에서 교묘하고도 치밀한 작가의 지성과 필력을 느끼게 한다.
동요와 시 등으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오마주 하면서도 독자의 심리를 쥐락펴락하는 앨리스 피니는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까지 오마주하며 되려 뚜렷한 개성이 드러나는 소설을 완성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면면은 그들이 느끼는 공포 속 폭로와 함께 사람의 연약하고 잔혹한 면모를 숨김없이 드러내어 준다.
+ 감상 포인트
독자들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리뷰하려다 보니 세세한 기술은 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본서는 미스터리로도 스릴러로도 등장인물의 내적 변화를 그리는 심리소설로도 완성도 높지만, 지성적 재미와 감성적 동요만이 아닌 가정과 삶과 나를 돌아보게 하는 역할도 해 주는 듯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 속 서늘함을 돌아보게 하며, 소설 속에서 앨리스 피니가 그려낸 서글프고 삭막한 일들이 나의 삶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스쳐 갈 때의 심정들을 되새겨보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