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속지 않고 숫자 읽는 법 - 뉴스의 오류를 간파하고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가이드
톰 치버스.데이비드 치버스 지음,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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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통계를 통한 거짓말이라거나 거짓 통계를 통한 대중의 판단 착오를 불러오려 시도하는 경우는 아직까지는 현 정권인 문재인 정권 내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초중반의 통계 기준을 호도해서 취업 증가률을 조작한 사례와 얼마전 무역 수지 적자인 상태를 통계 기준을 조작해 무역흑자로 호도한 사례 그리고 부동산가 상승률 통계를 조작한 사례가 대표적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통계 조작의 사례는 문재인 정권에서만 존재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 시절 메르스 대응에서도 이러한 통계 조작으로 우리나라의 메르스 대응이 최적절한 것으로 호도하는 기사가 있었다. 그리고 전두환 정권 시절의 통계만을 보면 대한민국 창건이래 가장 살기 좋고 국민들이 만족하며 살던 시절이 전두환 정권 시절이라는 통계도 존재 한다. 해당 기사는 SNS 등에서 아직까지 유포되며 독재에 가까운 시절이 호도되고 있기도 하다. 

 

문재인 정권은 가짜뉴스라는 프레임을 제시해 대중이 의심해 볼만한 사안에 대해서도 가짜뉴스라는 관점을 견지하며 정권의 주장 외에는 귀를 닫게 대중심리를 통제해 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위의 사례와 백신 관련 가짜 뉴스 프레임은 시간이 지나고 보니 오히려 정권의 주장과 제시가 오히려 가짜였음을 증거하게 되었다. 

 

이 시대는 정권과 대통령의 말도 검증이 필요한 시대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제까지의 정권들 중 검증이 필요없을 정도로 명백한 근거에 입각해 사실만을 전달하고 주장했던 정권이 몇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글로벌 뉴스 등을 보면 이건 비단 한국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기도 하다. 각국 대부분의 정권들이 자기 편향의 주장과 통계조작을 통해 대중심리 통제를 시도하고 그게 또 성공하는 경우도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 시대는 자국의 정부이던 국제기구의 공표이던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통계와 숫자에 대한 세심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본서와 같은 통계와 숫자에 대한 저작들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본서 [숫자에 속지 않고 숫자 읽는 법] 외에도 [위험한 숫자들],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 [다크 데이터] 등이 통계의 오류와 호도, 거짓에 대한 눈을 밝혀주는 책일 것이다.  본서 보다 [다크 데이터] 라는 책을 앞서 읽었는데, 두 권 다 통계나 수학과는 거리가 먼 나 같은 사람에게는 주제에 대한 관심을 독해력이 따라가 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했다. 본서는 전문적인 정보는 박스에 담아 매 장 마다 분리해 다루며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기도 한데, 굳이 안읽을 정도로 어렵게 서술하고 있지는 않다. 

 

필자의 재치와 어려운 개념을 쉽게 전하는 문장력이 책 전체를 평이하고 읽기 쉽도록 서술하고 있다. 다만 서술이 너무도 평이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저자 나름대로는 일상에서나 대중적인 이슈에서 사례를 찾기도 하고 전문적이지만 관심이 갈수 있는 의학 사례를 들기도 한다. 하지만 책에 대한 관심이 전문적인 이야기를 쉽게 전달해 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 주제로 지속되지 않는 느낌이다. 정치, 범죄, 의료, 사망, 경제지수, 파산과 회생, 올림픽이나 월드컵의 사례 등이 좀더 강렬하고 자극적으로 주어졌다면 인상 깊은 통계 오류 저작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과학분야에서 우연히 일어날 확률인 P값을 0.05 이하로 제어하려는 p해킹을 해서 논문 등의 신뢰성을 조작해 내는 사례나 생존자 편향의 예로 든 세계대전 시기의 전투기에 갑피를 덧댄 사례는 인상 깊을만 했는데, 이미 [다크 데이터]라는 저작을 통해 접했었기에 본서만의 특징으로 기억에 남는 문장이 적은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저자는 p값과 충돌편향(이상한 결과를 던져 넣어 상관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거나 가상의 상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기자들이 일반적으로 저지르는 통계실수의 대표적인 경우라고 말하고 있다. 나로서는 통계와 숫자에 대해 관심을 가장 많이 갖는 사람들은 학술서나 전문 연구 결과에서의 오류를 알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정부 발표와 경제지수, 기업공개 등에서의 호도들이 있는가가 더 관심이 있어서라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사례들만 골라서 피해가며 서술하고 있다. 아마도 저자는 정부나 사회에 굉장히 애착이 깊던가 저자가 사는 국가에서는 그런 분야에서 오히려 가짜뉴스가 적기 때문에 그런 분야에 대한 문제의식이 본서에서 크게 담겨 있지 않은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본서의 내용만으로는 저자가 극보수이고 현재 영국의 보리스 총리가 보수당 출신인데다 12년이 되도록 보수당에서 총리들이 연이어 정권을 잡다보니 정당의 정책이나 발표에 만족해서 딱히 정부 발표에 통계조작 등에 대한 사례는 등장하지 않고 있는가 싶기도 했다. 물론 영국이 의외로 정치적인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라여서 마음껏 정부 사례를 들 수 없어서일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저자가 극보수일 거라는 의혹이 든 이유는 저자가 예를 든 자폐스펙트럼을 겪는 아이들의 뇌에서 고농도의 알루미늄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언급하며 대뜸 그런 뉴스는 백신에 대한 반발만을 불러올뿐이라며 분노하는 대목에서 였다. 백신에 알루미늄 성분이 있다는 이유로 자녀의 백신 접종을 꺼리는 사례가 늘어난데 대해 저자는 자폐 상태의 뇌에서 고농도의 알루미늄이 발견되었다는 연구에 대해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그 연구가 백신 접종률을 낮추고자 기획된 연구라는 근거도 없고 연구 내용만 보면 충분히 유의미한 연구이고 연구 결과가 그렇다면 백신에서 알루미늄 첨가제를 제거하는 방법을 찾으려 하는 게 맞을 텐데도 말이다. 학자들의 아집이 더 가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서의 주제와 관점은 충분히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주제 또 누구나 관심을 가져본 주제이기도 할 것이다. 통계의 조작 방식과 통계의 집요한 오류를 읽어내는 눈은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할 것이기에 통계 관련 저작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에게 절대적인 필독서와도 같을 수 있다. 같은 주제의 책들이 다양히 출간되어있으니 비교해가며 두루 읽어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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