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대목을 그냥 지나쳤던 것 같다.

세번째 단원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들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논하고 있다. 기성 과학의 낡은 패러다임과 그를 타파하며 자리잡은 양자 물리학의 사례를 들며 패러다임은 새로운 발견이나 깨우침을 통해 새로이 성장하거나 교체될 수 있는 것이라 주지시키고 있다.  

 

그 이후 [현실이란 무엇인가?]라는 네번째 단원으로 들어선다. 

의식이 양자 물리학이 말하는 물질세계의 핵심(그 외에 완전한 비물질 영역, 정보, 확률파 등을 들고 있기도 하다)이라며 에너지와 물질은 의식의 산물이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현실을 보고 있지 않다며 단지 뇌의 신경망이 만들어 낸 현실에 대한 구조물을 보고 있는 것이라 이야기 한다. 사물 그자체는 결코 인식할 수 없다며 과학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것은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 현실의 모델일 뿐이라고 말이다.

 

거시세계를 논하는 천체 물리학적 차원도 원자의 세계도 세포핵의 세계도 존재 한다며 현실은 각기 다른 차원들이 동시에 존재하며 그것들이 모두 실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 아닌가? 저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것들은 모두 진실이다. 이 세계들은 진실의 각기 다른 차원들일 뿐이다라고.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이라는 것은 모두 환상이며 가능성의 합이라고... 우리가 현실과 상호작용할 때만 그것이 딱딱한 현실로 태어난다고. 우리가 현실과 상호작용하지 않을 때, 현실은 가능성으로 존재할 뿐이라고 제프리 세티노버는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섯번째 [시각과 인식] 단원에서에서는 우리의 오감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의 양은 대략 1초에 약 4000억 비트라고 하는데 그 중 우리가 의식을 통해 처리하는 정보는 겨우 2000비트 정도라고 하는 정보로 전개된다.  앤드류 뉴버그라는 박사는 뇌는 외부의 이야기를 창조하면서 동시에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제거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정보로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고 그 중 대다수를 버리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뇌 속에 감각적으로 입력되어 구축된 광대한 신경망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를 보고 있는 것이다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그리고 인식에서 감정의 역할도 절대적일 정도로 중요한데 쏟아져 들어오는 4000억 비트의 정보들 중에서 비현실적인 정보들을 버리고 관계없는 정보들을 없애더라도 여전히 상당한 정보들이 남는데 그 정보들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가 감정을 통해 걸러진다고 한다. 감정은 인식을 손쉽게 하기 위해 조건화된 것이며 또 감정의 특이한 능력 중의 하나는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미 존재하는 기억들과 감정들을 연합해서 현실을 만들어내면서 우리가 새로운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이유는 지식과 경험 때문이라고 한다. 패러다임을 확장하고 가능한 모델을 확장함으로써 우리는 뇌가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들의 목록을 더해갈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새로운 감정들을 경험하며 인식은 그제서야 확장되어 가는 것이라는 말이다.

 

칼 프리브램은 뇌가 본질적으로 홀로그램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발표를 한 학자로 프리브램은 이 이론을 인식모델로 적용해 우주가 본질적으로 홀로그램적이며 우리가 현실을 단지 인식하는 것을 넘어 현실 속에 있다는 감각으로 갖게 된 이유는 뇌와 외부가 홀로그램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인식이 뇌에서 처리되고 있을 뿐 아니라 뇌의 바깥으로 빠져나와 외부와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우리는 완벽한 가상현실 장치를 통해서도 완벽하게 그 현실 속에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단원의 마지막에서는 우리가 감각을 통해 인식하는 모든 것들은 마야, 즉 환상이다. 단지 하나의 관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라고 결론짓고 있다.

 

이 단원들을 읽으며 우리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중요한 정보들을 걸러내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 순간의 내가 감각하는 현실들이 나의 관점의 폭.. 현재의 신념으로 과거에 지나쳐간 무수한 가치있는 순간들을 얼마나 걸러버리고 있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순간 순간 인간의 가치관은 바뀌고 신념은 교체된다 그로 인해 과거에 중요하던 정보들은 다음 순간 무가치한 기억으로 분류되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걸러내는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그런 기억들이 있다. 내게 필요했고 절실했던 체험들을 겪고 나서도 그 중요성에 둔감했던 기억. 그리고 그 절실했던 체험들을 가치를 자각하지도 못한 양 사장해 버리고 있었던 나를 깨달은 기억... 

 

지식과 경험만큼 관점, 신념, 의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본서에서는 패러다임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같은 개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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