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진실을 말하면 믿지 않았다
사실을 말하면 불같이 화를 냈다
모든 것이 거짓이라며 나를 몰아세웠다
그에겐 진실이 필요하지 않았다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그의 안에 있었기에
진실이나 사실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그에게는 고작 어제 들은 이야기일
내게는 먼 시절인
그날의 수난들에 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타인에게 진실과 사실을 이해받거나 포용되고파 하던
그 시절의 내가 너무도 어렸던 것 같다
어제건 오늘이건 오롯이 고통은 자신만의 것이다
공감이나 위로에 연연한다면 아픈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과거는 과거로 흘려보내야 오늘의 내가 시리지 않는다
시간의 물살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겨우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