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진실을 말하면 믿지 않았다

사실을 말하면 불같이 화를 냈다

모든 것이 거짓이라며 나를 몰아세웠다

그에겐 진실이 필요하지 않았다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그의 안에 있었기에

진실이나 사실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그에게는 고작 어제 들은 이야기일

내게는 먼 시절인 

그날의 수난들에 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타인에게 진실과 사실을 이해받거나 포용되고파 하던

그 시절의 내가 너무도 어렸던 것 같다

어제건 오늘이건 오롯이 고통은 자신만의 것이다

공감이나 위로에 연연한다면 아픈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과거는 과거로 흘려보내야 오늘의 내가 시리지 않는다

시간의 물살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겨우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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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1-06 2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하라님의 글에 제가 감히 위로를 들이기는 어렵지만, 그 아팠던 마음과 다시 돌아보는 힘든 되뇌임에 조그맣게 공감하게 됩니다! 따뜻한 하루되세요!

이하라 2021-01-06 23:4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이렇게 글로 풀어낼 수 있다는 건 무엇이었건 어느 정도 안에서 상처가 아닌 딱지로 아물고 있다는 것이겠죠. 거의 나아가기 때문에 글로도 토로되는 거 같습니다. 공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셨기를 바랍니다.^^

2021-01-07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하라 2021-01-07 12:57   좋아요 0 | URL
실제로 사실이 부정되고 오해가 반복되면 소통이 아니라 단절되기가 더 쉬울 겁니다. 그럼에도 진실을 주고 받자면 더욱 담론이 이어져야 하겠죠. 다들 자기만의 진실이 각자에게 있으리라는 것이 난점이겠지만 그럼에도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도 끊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허망한 것이지만 허망하게만 놓아버리기에는 생이 너무 짧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