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아이의 아버지는 고철 분류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이는 지상에서 바닥의 쇳조각들을 줍고 있었고
아이의 아버지는 고철더미들이 층층이 쌓인 고철 봉우리 위에서
아래로 분류한 고철을 하나하나 던져대고 있었다.

"퍽!" 아이의 아버지가 조심성없이 던진 고철덩어리가
아이의 머리를 때렸고
아이는 골수와 피를 쏟아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고도 한참을 아이의 아버지는 고철을 아이 주변에 던져대다
뒤늦게 아래를 내려다 봤다. 아이가 쓰러진 곳으로 부리나케
달려온 아버지는 아이를 차에 싣고 어디론가 향했다.

또 다른 아이의 아버지는 또 다른 아이에게 새하얀 무언가를 던졌다.
또 다른 아이는 글러브를 낀 손으로 그것을 받았다.

그들을 조금 지나쳐 다친 아이의 아버지가 차를 세우고는
검푸른 건물 안으로 횡급히 아이를 안아들고와 소리쳤다.

"부서졌어 교체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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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1-01-04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에 묘사된 부자 관계의 모습을 보면서 채만식의 단편소설 <레디메이드 인생>을 떠올렸어요.

이하라 2021-01-04 19:55   좋아요 0 | URL
저는 배움의 발견이란 책을 읽다가 한 장면이 인상 깊어서 위의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채만식님의 단편소설도 같은 인상을 주는군요. 언젠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