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기가 나를 너무 지치게 해서…
독서 끊으려고 했는 데… 독서를 끊지를 못하는 저주…
비비언 고닉 만나버렸어요, 잠자냥아,
내가 쓴 글인 줄…
이건 자뻑이 아니라 정말로 나라서 그래…

엉켜있고 휘몰아치며 이리저리 튀는 감정과 따로 놀지 않는 생각들을 언어로 갈무리하는 일.
아, 매일 책상 앞에 앉아서 고통 받을 것인가?

구원이 아닌 공부
로맨스나 환상이 아닌 현실 직시
그렇지만 매 순간 나는 또 '잊'는다.


그리하여 다짐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
- 열심히 일을 해, 생각을 다스려, 글을 써, 그리고 구원을 포기해.





갈망은 살인자와 같다. 갈망은 우리를 감상적으로 만든다. 감상적이 되면 우리는 낭만만을 추구하게 된다. 내게 있어 페미니즘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로맨스가 아니라 힘겨운 진실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여전히 힘겨운 진실을 추구한다. - P60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있을까? 끊임없는 투쟁 속에 있다.
나는 세 차례나 구원 같았던 로맨스의 상실을 견뎌냈다. 사랑이라는 환상, 공동체라는 환상, 일이라는 환상의 상실이 그것이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잃을 때 마다 나는 나도 모르게 1970년 11월의 그 계시적이엇던 첫 순간으로 돌아갔다. 초기의 페미니즘은 나에게 투명해지는 통찰의 생생한 번쩍임으로 남아있다. 그것은 나를 자기 연민에서 구하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라는 비할 데 없이 훌륭한 선물을 내게 선사했다. - P61

나는 여전히 사랑 때문에 고심한다. 내 단단한 마음을, 그리고 또 다른 인간 존재를 동시에 사랑해보려고 애를 쓴다. 그리고 나는 일을 한다. 매일의 노력은 여전히 몹시도 고통스럽다, 그러나 노력하는 한, 나는 로맨스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로맨스에 저항할 때,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힘겨운 진실을 꾸준히 바라볼 때 나는 조금 더 나 자신에 가까워진다.
페미니즘은 내 안에 살아있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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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10-15 15: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이 책 나한테 선물한 다락방님 고마워요…🫡🫡🫡

바람돌이 2022-10-15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독서를 끊다뇨. 음 저는 쓰느건 끊을 수 있을 듯요. 쓰는거 너무 힘들어요.
하지만 읽는건 언제나 너무 좋아요. 매일 새로운 내가 태어나는거 같아요. ^^
오늘의 공쟝쟝님은 비비언 고닉을 만난 공쟝쟝님. 어제와는 다른 사람입니다. ㅎㅎ

공쟝쟝 2022-10-16 13:34   좋아요 0 | URL
바람
돌이님
어쩜 이렇게 *근사한* 댓글을 달아주실 수 있는 거죠?
비비언 고닉을 만난 나는 어제와는 다르죠.
아, 그렇습니다.
정말 어떤 문장들은 나를 어제와 다르게 만들어줘요.
현실을 직면하는 나의 공황 상태를 때때로 잊어도 된다고 다독여주며, 그럼에도 꾸준히 저항해야한다고, 나 자신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나는 비비언 고닉을 만나서 나를 조금 더 길게 볼 수 있어졌어요. 어제와 내일과 내일의 내일과.
읽는 것은 계속하여야 하겠습니다.

건수하 2022-10-15 1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적절한 때 공쟝쟝님께 이 책이 갔네요. 역시 다락방님 천재..?

공쟝쟝 2022-10-16 13:45   좋아요 1 | URL
(소근소근) 천재인거 사람들이 몰라줄까봐 초조하기까지 한 조금은 다른 종류의 천재...

잠자냥 2022-10-15 2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넘나 열심히 읽고 있군요!?

공쟝쟝 2022-10-16 13:45   좋아요 2 | URL
.... 공쟝쟝 한정 맞춤 책추천러... 우리 같은 영혼의 mbti 인거 맞죠?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10-16 06: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를 끊는다???ㅋㅋㅋㅋㅋ
독서를 끊겠다는 사람이 책 표지랑 똑같은 깔맞춤으로 형광펜 예쁘게 밑줄 긋고, 라벨 붙이고.....이런 아기자기함으로 웃기시면 어떡합니까???ㅋㅋㅋㅋ
그리고 영감까지 얻어버렸어!!!
천상 독서쟁이!!!ㅋㅋㅋ
오늘 제일 귀여워요^^

공쟝쟝 2022-10-16 13:47   좋아요 2 | URL
... 웅.... 그러게 말이죠.... 난 왤케 꼿꼿한 사람일까? 그냥 막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형광펜 그어도 저렇게 줄이 반듯할까?.... 책나무님 저 귀여워요? ㅋㅋㅋ 정말요? ㅋㅋㅋ (내가 진짜 알라딘에서나 귀엽짘ㅋㅋㅋㅋㅋㅋㅋ) 어휴...

그레이스 2022-10-16 0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김애란의 단편이 생각납니다.
잠자냥님과 다락방님의 다단계^^ 영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공장쟝님!
ㅋㅋㅋㅋ

공쟝쟝 2022-10-16 13:51   좋아요 3 | URL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 ㅋㅋㅋㅋ 근데... 다단계가 책이여... 책 다단계....
잠냥님과 락방님은 문학 마니아에 에세이 양에 안차하시는 분들인데...
저는 좀 처럼 문학을 읽지 못하는 에세이 마니아..... (_-_) ㅋㅋㅋㅋ인데 왜 저분들은 에세이*까지* 더 많이 잘 읽고 계신 거죠?
무서운 책콴자들....

2022-10-17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7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7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7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10-18 15: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밑줄 그은 형광펜 색이랑 연필로 줄 긋는 거 겁나 내 스타일! 하트뿅뿅!
나는 항상 쟝쟝님 (글) 내용에 감탄하는 사람인데 형식에도 감탄한다. 이런순, 하트뿅뿅! 😍😍😍

공쟝쟝 2022-10-18 15:35   좋아요 0 | URL
후후 나 선 반듯하게 긋는 꼿꼿한 녀자에여😛

독서괭 2022-10-18 1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그래요? 쟝쟝이 쓴 책이라고요?(아님) 꼭 읽어봐야하겠군요.
쟝쟝님이 독서를 끊다니, 고양이가 츄르를 끊지..(이거 아닌가?)

공쟝쟝 2022-10-18 19:5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ㅋㅋ 좋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끔 내가 가진 질문 먼저하고 있는 사람 만날 때의 반가움으로 ㅋㅋㅋ 페미니즘 모먼트 이후의 페미니즘... 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셨어요.

난티나무 2023-03-02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이 글도 건너뛰었네요?ㅋㅋㅋㅋㅋㅋ
비슷한 부분들 밑줄 방가방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