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샌드위치를 사러 가게에 들렀는데, 

경찰, 경비 아저씨, 여성인 가게 직원 두명이 문간에서 뭔가 언쟁중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샌드위치를 사겠다는 의사를 밝혔더니, 

직원이 미안한 표정으로 내어준다. 

살짝 들어본 사건의 전모는 

물한잔 달라고 가게로 들어온 아저씨에게 

물한잔을 내어주었더니 

이 아저씨가 아가씨 이름이 뭐냐는 둥 이런저런 말을 걸었던 모양
(도대체 남의 가게에 아침 7시부터 들어가 그런 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으나) 

내 또래 여직원은 '알아서 뭐하시겠냐'며 딱 잘랐던 모양인데 

내가 도착할 당시까지 몇 십분을 이년저년 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싸가지 없다고 --;; 

아... 우리네 아저씨들은 왜 권위를 저런식으로 밖에 확인할 수 없는 걸까. 

꼬박꼬박 경찰에겐 존대하면서 자신에게 공짜 물한잔을 준 두 직원에겐 하대다.

여자 둘만 있는 곳이라는 걸 알고 그런걸까.. 

회사가 있는 방배역에 오니 이번엔 또 자전거 무료대여소가 역에 생겼다.  

전철엔 자전거 레일, 자전거 도로 이런게 막 생겼더니..

왜 방배역에 먼저 생겼을까? 

서초구는 돈이 많으니까? 

윗분의 의중에 참 어찌 이리 기민하게 움직이는지 늘 놀랍다. 

어제 PD수첩 학교 폭력 얘기와 묘하게 겹치면서 

참 강자엔 약하고 약자엔 잔인한 이놈의 세상이 

아이들을 그리 만든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든다.  

나도 세 보이게 눈에 힘이라도 좀 넣고 다녀야지. 

아 어제 하루 연차쓰고 출근했는데 

아침부터 왠지 피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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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2-24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강자만 살수있는 더러운 세상!!
휘님...눈에 힘 넣지 않아도 이뻐보여요...응?!

무해한모리군 2010-02-24 10:00   좋아요 0 | URL
살아남아야~~~
아 요즘 이사갈 생각을 하면서 머리 아파하고 있어요..
눈 힘!

Mephistopheles 2010-02-24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소인배 입니다. 를 그리 표를 내고 다니고 싶을까요?

무해한모리군 2010-02-24 10:51   좋아요 0 | URL
저런 모습을 자주 보는데 전 도저히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

후애(厚愛) 2010-02-2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 아저씨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런 아저씨 정말 불쾌합니다.
눈에 너무 힘 주시면 눈이 아플텐데..눈에 조금만 힘 주세요.^^

무해한모리군 2010-02-24 13:13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전 넘 물러서 탈이예요..
눈에 힘준다고 누가 무서워할까요 ㅠ.ㅠ

L.SHIN 2010-02-24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아저씨 정말 재수없네. ㅡ.,ㅡ

무해한모리군 2010-02-24 13:14   좋아요 0 | URL
그죠그죠그죠..
간단하게 썼는데 정말 욕하고 끝까지 안나가려는걸 경찰아저씨가 몰아냈다는.. 그래도 처벌할 수는 없나봐요. 그냥 난동이라..
저 새벽에 여자분 두분이서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아휴~

L.SHIN 2010-02-24 19:48   좋아요 0 | URL
아니죠, 그 여자분들이 '영업방해'로 신고하면 되는데.
경찰들의 저런 안일한 태도가 문제입니다. 여자분들에게 물어봤어야죠.
'이런 이런 조항이 있는데 신고할 거냐'고. 그래야 저 재수없는 아저씨가
정신 차리죠. 하여간, 한국은...쯧. -_-

무해한모리군 2010-02-24 20:51   좋아요 0 | URL
폭력을 행사한게 아니라서 안된다고 하던데요.
그러면서 다시오면 신고 하라고 하고 파출소로 가시더라구요.
아휴 --;;

L.SHIN 2010-02-25 09:20   좋아요 0 | URL
폭력을 행사했을 때는 '영업방해'가 아니라 '폭력죄'로 형사구속이죠.
아, 놔. 그 경찰들 어디 소속이랍니까? 으아아악!
남의 영업장에서 행패 부리는 것이 영업방해인데. 아우...

비로그인 2010-02-24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동네 자전거 도로는, 잘 가다가 뚝 끊어집니다. 아버지께 `아빠, 그럼 자전거를 타고 가던 사람들은 저 길에 다다르면 어쩌지?'했더니 부친 왈, `그럼 사라지란 뜻인가 보다.'
고개를 끄덕끄덕.

이상한 게 말이죠,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권위를 내세우곤 하는데 왜 여자의 나이는 권위가 될 수 없는 걸까요. 어릴 땐 어리니까 권위가 없고, 늙어서도 (물론 저런 식의 권위 말고) 권위가 있기는 참 힘들다는 생각 해봅니다.
그나저나 저런 아저씨는 무슨 억하심정을 저런 데다 화풀이 하시는지.

무해한모리군 2010-02-24 20:53   좋아요 0 | URL
마을버스 대신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겠지만..
차들이 너무 씽씽 달리고 길도 따로 없어서 무서워요 ㅠ.ㅠ

제가 아는 사람중엔 스트레스 받으면 콜센터로 전화해서 욕을욕을 한다는 이도 있답니다. 쩝쩝

무스탕 2010-02-24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고스톱으로 치자면 무슨 작전뻑도 아니고 뭐하자는 심산이었을까요?
타인에게 이유없이 막대하는 사람들은 결국 그게 모두 자신에게 돌아올거라는걸 왜 모르나 몰라요.

무해한모리군 2010-02-24 20:53   좋아요 0 | URL
너무 무시당하고 살다보니 그러는건지..
어찌보면 안된 일이고,
주로는 찌질한 짓이지요.

노이에자이트 2010-02-24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어린이에게도 존대말하는데...

무해한모리군 2010-02-24 20:54   좋아요 0 | URL
노이에자이트님은 그러실 줄 알았어요.
늘 말을 참 곱게 적으시잖아요.

꿈꾸는섬 2010-02-24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 무섭네요. 아침 7시......사람들이 많이 다니나요?

무해한모리군 2010-02-24 20:55   좋아요 0 | URL
아침에 출근길에 샌드위치 사가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적지는 않은 편이예요.
참 불쌍하죠. 그 시간에 빵사서 먹으며 출근하는 월급쟁이들도 --;;
집 값이 비싸서 멀리멀리로 통근해야하다니 슬퍼요 ㅠ.ㅠ

카스피 2010-02-24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남자 여자를 떠나서 나이 많은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한국적 풍토때문 아닐까요?

무해한모리군 2010-02-24 20:55   좋아요 0 | URL
자신의 태도가 얼마나 위협적이고 폭력적인지 잘 모르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3만원짜리 공연을 보고, 

3만원짜리 밥을 사먹었다. 

공연은 멋졌고, 

밥은 양만 많고 비쌌다.. 

3만원 없는 사람 거의 없겠지만,  

그 3만원을 공연같은 딱히 효용없는 일에 쓸 수 있는 사람은 적을테고, 

또 그 삼만원을 혼자 한끼 먹는데 써버리는 인간은 더 없겠다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불편하다. 

공연내용은 원래는 주변인의 감성, 주류에 대한 문화적 저항을 그렸던듯 한데, 

강남의 매끈한 공연장에, 더 없이 매끈한 꽃미남 꽃미녀들이 상연을 하니, 

꽤 괜찮은 상품으로 보인다.

이건희는 천만원짜리 와인을 마신다는데, 

고작 3만원짜리 공연에  

엄마도 생각나고, 

지방에 사느라 이런 거 볼 일 없는 조카들도 생각나고 해서 

나는 마음이 불편하다.  

나는 이건희 만큼 돈이 많아도 궁상맞을듯 하다.  

돈이 많다는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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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re 2010-02-2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가셨어요? @@ 주말에 휘님을 뵐 수도 있는 거군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2-22 11:25   좋아요 0 | URL
일요일엔 모처럼 혼자 길을 헤매기도 했어요 ㅎㅎㅎ

후애(厚愛) 2010-02-22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인분과 함께 가셔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시고 오시지..^^

무해한모리군 2010-02-22 11:2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오붓하지는 않았지만 둘이 가기는 했습니다.

머큐리 2010-02-2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오이지의 등장이 뜸해 보입니다 그려...

무해한모리군 2010-02-22 11:24   좋아요 0 | URL
오이지는 문장 사이에 있습니다.
생활은 문장 사이에 있는 법이지요 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2-22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두 3만원짜리 공연이면 그다지 비싼건 아니네요.. 전 뮤지컬이나 오페라 관람 좋아하는데 규모 좀 큰 공연이나 외국 공연은 덜덜 떨립니다. 그래도 앞자리에서 봐야 맛인데, 보통 6-12만원 정도... ㅠㅠㅠㅠㅠㅠㅠ 후덜덜

무해한모리군 2010-02-22 11:24   좋아요 0 | URL
맞아요.
50% 할인 3만원이었어요 ㅠ.ㅠ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는거 자체가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늘빵 2010-02-22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2만 오천원짜리 스테이크를 먹고서 왜이렇게 아깝던지. 2인분이나 내서 그런가.

무해한모리군 2010-02-22 13:31   좋아요 0 | URL
2인분! 왜요? 저두 사주세요 ㅎㅎㅎ
그럼 와인쯤은 제가 살게요 으흐흐흐

비로그인 2010-02-22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공연 볼 때면 늘 식사는 삼각김밥 아니면 모친이 싸주시는 주먹밥입니다. 좋아하는 자리가 늘 삼만원이에요(간혹 오만원이 되는 일은 좀체로 없음) 2층 가장 앞좌석인데, 무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런 자리에 오페라 글라스를 들고 늘 앉아 있지요. 거리를 두면서도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욕망이랄까요. 몇 번 장한나를 십만원짜리 좌석에서, 트럼펫 등등의 공연과 캣츠를 십만원 이상 좌석에서 본 뒤로부터는 다시 2층으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다행히도 캣츠는 2층까지도 올라와 주더군요. lovely!라는 감탄사를 외쳐주자 만족한 듯한 야옹이들이 다시 1층으로 내려가더군요.


결론은..............
전 늘 저녁은 주먹밥 아니면 삼각김밥이라는 것.

무해한모리군 2010-02-22 12:43   좋아요 0 | URL
네 밥은 정말 돈이 아까웠습니다..
제가 미쳤죠.. 만얼마짜리 케밥을 먹다니 --;;
(천원짜리도 있는데 ㅠ.ㅠ)

공연 정보를 아는 것, 그것을 즐기는 것, 접근이 용이한 곳에 사는 것 이런게 다 어느만큼은 수도권에 사는 정규직 직장인이라는 신분(여성중 몇 프로나 될까요?)이 주는 혜택인거 같아서.. 이게 얼마나 유지될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괜스레 좀 심란했습니다.

마녀고양이 2010-02-22 15:27   좋아요 0 | URL
아,, 휘모리님의 마지막 멘트. ㅠㅠ
저두 얼마 전까지 회사 다닐때는 당당하게 잘 봤는데, 집에 있는 요즘은 조금 눈치 보여여. 그래도 집 근처에 아람누리와 킨텍스라는 큰 공연장이 있어서 기쁘답니다. 수도권에 사는 나름 중산층의 혜택.. 맞네요.

작년인가 <태양의 서커스> 예매하다가 기절 한번. 식구 3명에 36만원. 다시는 못 볼거 같아요.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0-02-22 18:37   좋아요 0 | URL
요즘 내가 아프거나 일을 못하게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문득문득 들어요.
아 이래서 나이드신 분들이 위축되고 현재를 즐기기가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늦게 철드는지 이제사 드네요.

저 이런글을 쓰면서 lg아트센터 연극 두편이나 질러두었어요 ㅠ.ㅠ

비로그인 2010-02-22 19:02   좋아요 0 | URL
헉 36만원 36만원 36만원 36만원

동공이 확대되는 가격이로군요!

무해한모리군 2010-02-23 00:06   좋아요 0 | URL
우리동네 기준 떡뽁이 120인분 ㅎㅎㅎ

비로그인 2010-02-2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볼 수 있는 시기는 한 때..아닐까요? ^^ 벽지 새로 하시고 지붕도 하셨으니 맘이 밝아지셨길 빕니다. ㅋ

무해한모리군 2010-02-23 00:0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한번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영 어색하네요 ㅎㅎㅎ

... 2010-02-22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궁상"페이퍼는 앞의 "비굴"페이퍼와 댓구를 이루는 것인가요?
시리즈로 나갈셔도 될듯 ^^*

무해한모리군 2010-02-23 00:04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이 저의 비참을 원하신다면 기꺼이!

2010-02-22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3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3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2-24 08:56   좋아요 0 | URL
제가 그리 만만치 않으실텐데 ㅎㅎㅎ
 

쇼핑을 나섰다. 

보름후면 사촌동생의 결혼식 

뭔가 후줄근했다가는  

잔소리에 맞아 죽을지도 모를 일이니 

사전에 준비를 해야 한다. 

계절에 맞지 않게 몽글몽글한 양털모양에 큼지막한 단추가 달린 가디건이 사고 싶은데.. 

망설이다 그냥왔다. 

3월 중순의 저 가디건은 넘 더울까? 

더 고민해보고 담주에 사자. 

내일 아니 날이 지났으니 오늘 첫 여성학 모임이 있는 날이다. 

백만년만에 하는 공부가 잘 될까? 

저녁 8시반 느즈막한 시간이니 노력하면 늦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여성학 공부를 해서 엄마랑 사이좋게 지내는 법, 

주변 여성들과 친하게 지내는 법을 알아내면 좋겠다. 흠. 

가면 갈 수록 대하기 어려워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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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0-02-22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촌동생의 결혼식. 전 작년에 가뿐하게 쨌어요. 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2-22 08:59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꼭 그랬으면 하는데 어머니랑 가족들이 모두 올라오셔서 저희 집에도 납실듯 합니다만 --;;

fiore 2010-02-22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3월은 꽤 추웠어요. 올해는 겨울이 너무 심했으니 설마. 안 그랬음 싶은데요 ^^
가디건은 지금 다 세일하지 않나요? 고향갔다 사고싶던 아우터(야상같은? 겉은 면, 안엔 털 달린) 발견해서 막 입고 다니는 중이에요~
세일하는 나시티도 사고, 봄여름 쇼핑 끝이다 그러고 있죠 ^^

무해한모리군 2010-02-22 09:00   좋아요 0 | URL
사고 싶어요 사고싶어요 아아아아~
가디건이 필요한건 아니잖아하며 스스로를 설득중이예요 ㅎㅎㅎ

후애(厚愛) 2010-02-2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마음에 드는 가디건이 있었는데 못 샀어요.ㅜ.ㅜ
지금까지 후회하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ㅎ
나중에 후회하지 마시고 사고 싶을 때 사세요.^^

무해한모리군 2010-02-22 11:26   좋아요 0 | URL
음... 역시! 사야겠군요~~
감사합니다 후애님 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2-22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학 공부하셔여? 전 성격이 까칠해서인지.. 모든 사람과 잘 지내기는 포기했어요.
그냥 혼자 놀기가 제일 좋다눈... ^^
생각해보니 회사 스트레스 한참 받을 때 엄마랑 엄청 사이 나빴던 기억이 나네요.
여유가 없어서 그랬나... 요즘은 한결 좋아졌지만, 서로 같이는 못 산다고 합의 봤어요. ㅎ

무해한모리군 2010-02-22 18:38   좋아요 0 | URL
아직 여성학 공부를 시작한 것은 아니고 공부모임을 하려고 오늘 첫 모임에 나가요. 모처럼 만에 또래들 모임이라 신나요 ^^
 

아침에 나오니 새벽에 내린 눈이 얇게 얼어붙어 있다. 

조심조심 골목길을 걸어내려오는데  

뒤쪽에서 

다다다다 쏴악 

다다다다 쏴악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검은 정장에 코트를 멋지게 차려입은 남자가 옆을 스쳐지나간다. 

자세히 보니 이사람 구두밑창을 스케이트 삼아 미끄럼을 타고 있다. 

골목길을 벗어나니 가벼운 발걸음으로 뚜벅뚜벅. 

살얼음 골목이 짜증나던 내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다소 큼직한 가방을 든 것이 고향에 가느라 신이 난 모양이다. 

명절에 대한 백만서른가지 불만사항에도 

나같은 불효막심한 자식이 이런 날이라도 없으면  

가족이 머리속에 들어나 오겠는가. 

오늘 아침 토막독서는 존버거에 책에 과자의 크기를 '혀'만하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왔는데, 

내가 만나본 온갖 혀들 - 내 혀, 까슬한 고양이 혀, 축축한 강아지 혀, 혀에 닿은 온갖 음식들 등등등-에 대한 상념에 빠진다. 

여하간 하고 싶은 말은 배부르게 먹고 싸움없는 명절 되시기를 빈다는 것이다. 

당췌 우리집은 명절에만 모이면 싸워들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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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2-1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혀를 휘감았던 그 남자의 혀, 같은건 어때요, 휘모리님?

머큐리 2010-02-12 09:39   좋아요 0 | URL
휘님 페이퍼에 생각된 글 1 이군요?

무해한모리군 2010-02-12 09:46   좋아요 0 | URL
저 위 글에 등등등 중 등 1번 되겠습니다 ㅎㅎㅎ

Mephistopheles 2010-02-12 10:30   좋아요 0 | URL
이름하여...혀.씨.름..??

무해한모리군 2010-02-12 13:3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이 논의는 어디로 가는가~

다락방 2010-02-1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면 내 입속을 헤집고 다녔던 그 남자의 혀, 라든가.

머큐리 2010-02-12 09:39   좋아요 0 | URL
이건 생략된 글2가 되겠구요...ㅋㅋ

머큐리 2010-02-12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세상에 분투없이 열리는 길은 없기 때문이지요..휘님..올 설은 분투없이 잘 보내시길..
올해는 솔로 탈출을 기원해도 되는건가요?? 복 많이 받으삼 ^^

무해한모리군 2010-02-12 09:56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두요~
글쎄 꼭 탈출해야하는 건가용? 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2-12 10:00   좋아요 0 | URL
그런데 나이를 너무 자주 먹는거 같아서 왠지 억울해욧!

Mephistopheles 2010-02-12 10:32   좋아요 0 | URL
엥...쏠로...아니지 않나요...??/

무해한모리군 2010-02-12 13:31   좋아요 0 | URL
법적으로도 그리되길 원하고 계시나 봅니다 ㅎ

다락방 2010-02-12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있어요. 내가 삼키고 싶은 그 남자의 혀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2-12 09:56   좋아요 0 | URL
혀와 남자를 연결시키는건 넘 일상적이잖아요 쿨럭 ^^;;

머큐리 2010-02-12 09:59   좋아요 0 | URL
하하 락방님... 달인 같으세요...ㅋㅋ

다락방 2010-02-12 10:04   좋아요 0 | URL
아 증말. 저 일을 못하겠네요. ㅜㅡ
혀 생각 하느라고...orz

다락방 2010-02-12 10:36   좋아요 0 | URL
아~ 가족 생각해야 하는 페이퍼를 제가 음탕 페이퍼로 변질시켜버렸군요. 이래서 제가 본문도 안읽고 댓글 단다는 원성을 듣는가봐요. 아닌데 흙 ㅜㅜ

비로그인 2010-02-12 11:41   좋아요 0 | URL
댓글 계속보다가 순간 다락방님 서재인 줄 알고 아래에다 '책 남은거 있으신가요, 다락방님?' 할 뻔 했다는... ㅎㅎㅎ

다락방 2010-02-12 11:53   좋아요 0 | URL
하하 Manci님. 그러게요. 여기 갑자기 제 서재 같아요.

그런데 책 남은거는 무슨 뜻이죠? 읽어야 할 책이 많이 남았냐는 뜻인가요? 그렇다면 저는 엄청나게 남아있답니다. 왜 이놈의 책은 줄지를 않아요. orz

라고 쓰고보니,
휘모리님이 엘신님께 책 드린다는 그 페이퍼를 말씀하신거로군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2-12 13:35   좋아요 0 | URL
자자 배부르시니 혀 생각은 잊으셨을듯 ㅋㄷㅋㄷ

만치님 저도 이 서재가 왠지 다락방님 방 같군요 ㅋㄷㅋㄷ

마늘빵 2010-02-12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친척들은 이제 명절날 모이지도 않는다는... 연락 한 번 안 하다 명절날 모여서 연기하는 것도 할머니, 할아버지 생전 이야기.

무해한모리군 2010-02-12 13:35   좋아요 0 | URL
전 우리 할아버지는 왜 애들을 이렇게 많이 나아서 맨날 모여서 싸우게 할까 한탄스럽다는 --;;

요즘엔 니자식이 잘났냐 내자식이 더잘하냐 입씨름까지 못난자식 휘모리는 죽어나요 ㅠ.ㅠ

Mephistopheles 2010-02-12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번에 고생 좀 해야 할것 같다는...장인어른 돌아가시고 위치상 거리상 만만했던 처가집이 남양주에서 청주로 변해버린 까닭에...

무해한모리군 2010-02-12 13:36   좋아요 0 | URL
정말 안하시던 분들은 하시려면 더 힘들듯 아휴~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요.

매피님 두루 평안한 설날 되세요.

마녀고양이 2010-02-12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혀'라는 단어를 보면,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에 나온 '혓바닥 고기' 라는 단어가 연상됩니다. 혓바닥 고기 맛나나봐여? 주요 메뉴에 항상 들어가있더라구여.. 소 혓바닥 고기를 볶은 요리.. 흐

무해한모리군 2010-02-12 13:37   좋아요 0 | URL
글쎄 맛나다기보다는 풍미가 독특한거 아닐까요? ㅎ

무스탕 2010-02-12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혀, 강아지 혀는 물론 전 소 혀도 만져봤어요! (자랑이다 --+)
명절이라 다른 고생은 특별히 신경쓰이는게 없는데 시댁 내려가고 올라오는게 고역이에요, 전
그것만 해결되면 정말 좋을텐데.. 에휴..

무해한모리군 2010-02-12 13:38   좋아요 0 | URL
이런 저도 소빗질은 해보았는데~
그러게요. 저도 집까지 쒹하고 내려갈수만 있으면 자주 가고 싶은데.
조카들도 자주 안보니 서먹한게 속상할때가 있어요.

무스탕님 행복한 설날 되시길 빕니다.

L.SHIN 2010-02-12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 댓글 읽는게 이렇게 재밌다니!

그나저나, 정장 입고 미끄럼 타며 달려갔을 남자의 기분이, 휘모리님 덕에 여기까지
느껴지는군요.(웃음)

저는, 어떤 우화가 떠오릅니다. 왕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것을 가져오라' 했더니
신하가 소 혓바닥을 가져온 거.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것을 가져오라' 에서도
소 혓바닥을 가져오며, '세상에서 가장 맛있으면서도 가장 맛없는 것이 혀입니다' 라고
했던 우화가 인상 깊었거든요.

동시에 '세계 많이 먹기 대회'에서 진짜로 소 혓바닥을 먹는 도전자들의 모습이 떠올라서
혼자 우엑 거리고 있는.. -_-

무해한모리군 2010-02-12 22:37   좋아요 0 | URL
전 워낙에 비위가 약해서 그런지 독특하기는 하지만 별 맛은 없더라구요 ㅎ
세상에서 나는 먹는 내기하는 사람들이 제일 이해가 안가요.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안되죠!

블로그를 완성시켜주는 것은 댓글들인거 같아요.
제 글은 그닥인데, 댓글들이랑 같이 읽으면 늘 마음에 든다니까요 ㅎㅎㅎ

blanca 2010-02-12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진짜 저도 어렸을 때부터 명절만 되면 그 얼굴 벌개져서 싸우는 풍경을 피할 수가 없더라구요 ㅋㅋㅋ 휘모리님 글 읽으니 갑자기 그 생각이 나서 ㅋㅋㅋ 아무쪼록 행복한 명절이 되시기를...

무해한모리군 2010-02-12 22:36   좋아요 0 | URL
아니 십오년전 돌아가신 할아버지 병수발을 누가 더 많이 했냐는 것 가지고도 싸운다니까요 ㅎㅎㅎ

저야 뭐 화살이 제게 돌아오지 않기만을 빕니다~

blanca님 즐거운 설날되세요 ^^

노이에자이트 2010-02-12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니 뭐니해도 인간만사 화목함이 제일이지요.

무해한모리군 2010-02-12 22:34   좋아요 0 | URL
뭔가 자주 모이는 걸 보면 자기들 끼리는 싸워도 좋은 듯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그만큼 나이를 안먹어봐서리..

노이에자이트 2010-02-12 22:38   좋아요 0 | URL
어른들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걸 어린이나 젊은이가 본받고 하는 게 가장 자연스럽지요.안 그런 곳이 많아서 탈이지만요.젊은 사람들이 오히려 어른들을 걱정해야 한다면...그것도 그림이 안 좋지요.

무해한모리군 2010-02-12 23:54   좋아요 0 | URL
살다보면 뭔가 서로에 대한 섭섭함이라든가 삶의 넋두리 이런 것들을 할 공간이 필요한데 그게 하필 명절인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fiore 2010-02-12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내려왔어요. 안 싸우시고 오셔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2-12 22:34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전 안싸웁니다.
나이드신분들이 싸우지요~
우리 즐겁게 한살 먹읍시다 ㅎㅎㅎ

비로그인 2010-02-12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휘님 집에 벌써 내려가신 것인지용??

무해한모리군 2010-02-12 23:54   좋아요 0 | URL
다음주에 내려가기로 해서 이번주는 집에서 뒹굴뒹굴 ㅎㅎㅎ

꿈꾸는섬 2010-02-13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흰 어른들이 젊으실땐 많이 싸웠는데 요새는 나이들이 드시니 싸움이 없어요. 다들 그냥 피하시는 듯 해요. 휘모리님 이번주에 안 가시는군요. 온가족 모이는 명절 피하시니 좀 좋으시겠어요.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2-14 22:17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 저도 사실은... 기쁩니다 ㅋㄷㅋㄷ
그런데 아무래도 어머니는 섭섭하신지 몇번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쩝
평안한 한해 되세요~
 

신임사장님 아침 조회시간에. 

"우린 혁명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작은 것이라도 바꿔 봅시다. 

예를 들면 지금 많이 입고 있는 현장용 잠바 유니폼 벗어버리는 건 어떻습니까. 

넥타이 벗어버립시다. 

자유롭게 사고합시다" 

라고 말하자  

관리팀 지시사항 

"앞으로 현장점퍼를 입고 식사나 담배 피러 나갈때 입고 다니지 말고, 

의자 뒤에 걸어두는 경우도 없도록 하기 바람" 

자유로운 영혼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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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2-0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이런걸 조직이라고 하죠...아~ 자유로운 사고와 자유로운 영혼은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과는 결코 양립할 수 없는 관계죠... 아마도~

하늘바람 2010-02-08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조직은 허걱이에요.
그래도 저런 걸 참고 오래 남는 사람이 결국 승리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직 밖에선 가끔 들기도 해요

Mephistopheles 2010-02-0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예 현장점퍼 회수를 하고 사무실 야외 주차장에 모아놓고 불지르며 "혁명과업완수"를 복창하는 편이....(아 이러면 사장에 대한 반항으로 보일 수 있겠군요.)

비로그인 2010-02-08 11:50   좋아요 0 | URL
FOR 메피스토펠레스님
동감 백만 개!!!!!!!!!!!!!!!

L.SHIN 2010-02-08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혁명이시라능...ㅡ.,ㅡ

쎈연필 2010-02-08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네요, 군대랑 똑같아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2-08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마도 관리팀도 진의를 알고 있지만 오버액션을 취해주면 윗사람들은 또 자기말의 권력이 미치는 모습을 보는걸 은근히 즐긴다는 ㅎ

순오기 2010-02-08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런~ 재미있는 세상이에요.ㅜㅜ

fiore 2010-02-08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켁.

무스탕 2010-02-08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기서 [난 짬뽕!] 을 외치는 외로운 늑대는 정녕 혼자서 춤을 춰야 하나요.. ㅠ.ㅠ

(뭔 말인지 해석 좀 해주세요. 적어 놓고도 잠꼬대 하는것 같아서리..;;;)

L.SHIN 2010-02-08 21:46   좋아요 0 | URL
아니요, 내가 같이 춰드릴게요. 손 잡고 빙글빙글~

무해한모리군 2010-02-09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누가 기업을 효율적 조직이라 했을까요? 커뮤니케이션 이론이 유행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

피오레님 ㅎㅎㅎㅎ

무스탕님 저도 함께 춤을 추고 싶은데~~~ 아예 말할 기회가 없어요 ㅋㄷㅋㄷ

카스피 2010-02-09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 아직도 잠퍼입고 근무하는 회사가 있나요? 전 70~80년대 드라마에서만 본 듯한데요^^

무해한모리군 2010-02-09 12:37   좋아요 0 | URL
잠바를 입고 근무하는 것은 아니고, 공사 현장에 지급하는 작업잠바를 본사 사람들도 많이 입고 다녀요 ^^

같은하늘 2010-02-09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 사장님의 말씀 한마디에 사무실에 혁명(?)이 일어나는군요.
옛날 직장시절이 생각나요. 점퍼 얘기를 하니 아마도 휘모리님과 같은 직종이 아닐지...

무해한모리군 2010-02-09 19:05   좋아요 0 | URL
오호 저희 직종이 고용이 많지요 ㅋㄷㅋㄷ

마녀고양이 2010-02-10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공감가는 이야기네요.. 저희 예전 직장은 사장님 한번 방문에 아침 7시반부터 출근해서 주변 정리 모두 하고, 돌아다니시는 30분 동안 모두 얼차려하고 있었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2-11 10:30   좋아요 0 | URL
좀 슬프네요.
이런 얘기에 공감하는 직장인이 많다는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