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비롯해 <맛>과 <세계챔피언>, <당신을 닮은 사람>으로 익숙한 작가 로알드 달의 새로운 단편집. <맛>과 <세계챔피언>도 읽다보니까 왠지 모르게 좀 뻔한 감이 있어서 좀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로알드 달의 글은 재미있다. 단편뿐만 아니라 '행운-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가'를 통해 자전적 탄생담을 들려주고 있다고. 게다가 자신이 최초로 쓴 이야기도 실려있다니 다듬어지지 않은 시절의 그의 글도 만나볼 수 있을 듯 싶다. 이래저래 기대감이 큰 책.




한 때는 잘 나가는 칼럼리스트였지만 이제는 별볼일없는 은행의 홍보부서 말단 직원으로 생활하고 있는 바짐. 그는 Prayer라는 이름으로 문서를 만들어놓고 상사들의 욕을 하면서 겨우겨우 그 생활을 버티고 있다. 그러던 중 그게 들통나버리고 바짐은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이를 통해 그의 이성은 무너지고 마피아에게 선전포고를 하기에 이르는데...

우연찮게 받아서 읽고 있는 책인데 아직 프롤로그 부분만 읽었지만 읽히는 감이 괜찮다. 원래 스릴러물은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책으로 스릴러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까 싶기도.




문국진씨가 워낙 이런 책들을 많이 펴내서 다 거기서 거기같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어쨌거나. 미술을 둘러싸고 일어날 수 있는 온갖 범죄들을 법의학적 관점에서 고찰한 책. 책 속에 실린 작품들은 성서, 신화, 역사 속의 살인, 참수, 독살 현장을 그린 작품들이라고. 이 외에도 고가의 미술품을 둘러싼 범죄까지 그리고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역사적 사건의 현장과 주요 인물을 다룬 사진집. 비틀즈, 체게바라, 마틴 루서 킹과 같은 인물들과 베트남전 속에서의 사람들, 베를린 장벽을 올라타는 사람들 등의 역사적인 장소 속에서의 사람들의 모습도 다루고 있다고. 20세기에 어떤 뛰어난 사람들이 있었고, 어떤 역사적 사건들이 있었는지 사진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다.


<궁>의 황인뢰, <꽃보다 아름다워>의 노희경, <네 멋대로 해라>의 인정옥, <안녕 프란체스카>의 신정구.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있는 드라마 작가들의 작품과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 인터뷰와 드라마론, 명대사와 스틸 컷등을 담고 있다. 여기에 드라마 비평도 곁들였다고. 드라마는 잘 보는 편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분야라 한 번쯤 읽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기도 하다.


하나의 동일한 대상을 두고 어떤 용어로 설명하느냐라는 어떻게 보면 단순한 문제 속에는 복잡한 사연이 들어있다. 짧은 그 용어 속에는 그 용어를 지은 주체와 그 주체의 역사의식이 들어가있기때문이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잘못 사용해왔던 40개의 역사 용어를 재검토하고 있다. 학문적인 검토없이 잘못된 용어가 일상적으로 쓰이다가 학술용어로 정착한 것이나 관용적으로 잘못 써왔거나 의미가 탈색된 것 등의 잘못 사용된 역사용어들을 올바르게 잡아가는 것은 우리의 역사를 올바르게 잡아가는 것과 같은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올바른 역사를 위해서 읽어봄직한 책.


좌파 역사학자인 하워드 진이 미국 민중의 관점에서 본 역사이야기. 약자와 소수자의 눈으로 본 미국사를 다루고 있다. 뉴욕 아일랜드인들이 본 남북전쟁, 쿠바인의 시각에서 본 미국과 스페인의 전쟁, 루손 섬 흑인 병사들의 눈에 비친 필리핀 정복, 할렘 흑인들이 본 뉴딜같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뉴욕타임즈에서 급진주의자로 분류하는 하워드 진의 성향으로 본 책이기때문에 단순히 이 책 한권만으로 미국을 이해하는 것은 지우치는 감이 있지만 미국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을 이루는데는 도움이 될 듯 싶다.안그래도 이번학기 미국학 수업을 듣는데 읽으면 도움이 될 듯 싶은.   


기존에 나온 <조선시대 최대갑부 역관>에 이은 표정있는 역사 두번째 시리즈물로 지금과는 사뭇 다른 형식의 조선시대의 상속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다. '분재기' 즉, 오늘날로 보면 상속문서를 통해서 어떻게 재산이 상속되었는지를 분석, 파악하고 있다. 저자는 분재기에서 남녀평등상속을 찾아낸다. 이는 양반들뿐만 아니라 양인과 노비들에까지 이르는데 노비 복만의 분재기에는 두 딸에게 상속한 재산이 작은 솥 하나까지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고. 하지만 17세기 이후 이런 평등상속은 없어진다고. 과연 조선시대의 상속은 어떤 모습을 가졌고, 왜 평등상속이 없어졌는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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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9-0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국진씨꺼는 글이 약해서 좀 ㅡㅡ;;;

이매지 2006-09-02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책은 참 꾸준히 내서 좋은데 글빨은 좀^^;

marine 2006-09-23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행복한 사람, 타샤튜더 / 타샤의 정원 

The Private World of Tasha Tudor / Tasha Tudor's Garden

 



타샤 튜더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작가다. 칼데콧 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비밀의 화원>과 <세라 이약기>의 일러스트를 그린 화가로, 지난 70여 년간 100권이 넘는 그림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카드나 엽서에도 사용되는 타샤의 그림은 미국인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녀는 독특한 라이프스타일로 더 유명하다. 91세(1915년)의 나이에도 동화보다 더욱 동화 같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버몬트 주 시골에 집을 짓고 30만 평이나 되는 단지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는 타샤는 손수 천을 짜서 옷을 만들고 염소젖으로 요구르트를 만든다. 19세기 생활을 좋아해서 골등품 옷을 입고 골등품 가구와 그릇을 쓰고 장작 스토브로 음식을 만든다. 우울하게 지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는 이 부지런한 할머니는 마리오네트 인형들을 만들어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을 공연하고 직접 키워 말린 허브를 끓여 오후의 티타임을 즐긴다.

타샤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것은 정원 가꾸기다. 그녀의 정원은 18세기 영국식으로 꾸민 커티지(전원풍) 가든으로 일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 '비밀의 화원'이다. 레몬빛 수선화 무리 속에서 흰색 돌능금꽃이 피는 5월이면 정원은 지상 낙원이 된다. 이곳에는 자연을 존중하고 삶을 사랑하는 타샤 튜더의 낙천성과 부지런함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 책은 꽃을 통해 친구가 된 토바 마틴과 리처드 브라운이 수년 동안 타샤의 생활을 지켜보며 그냥 지나쳐버리기에 아까운 정원의 매혹적인 풍경과 타샤의 통찰력 넘치는 말들을 한테 모아 글과 사진으로 엮은 것이다. 색의 향연을 펼치는 화려한 튤립, 눈밭에서 피어나는 성스러운 수선화, 탐스러운 꽃잎이 복슬대는 작약, 품위 있는 자태를 뽐내는 돌능금나무 등 온갖 꽃과 나무들이 그리는 매혹적인 드라마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그 드라마의 주인공, 타샤 튜더. 그녀의 자연에 깊이 뿌리내린 삶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나는 책으로 교육을 받았다. 그웬 아줌마는 밤마다 10시나 11시까지 책을 읽어주었고, 우린 다음 날 아침 8시에 학교에 가야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아줌마는 스콧과 디킨스, 윌키 콜린스, 코난 도일의 작품 전부를 읽어주었다. 난 일곱 살 때부터 <허클베리 핀>과 <이상한 낯선 사나이> (둘 다 마크 트웨인의 작품 주인공)와 친했다.

 





여름

Summer

 

"요즘은 사람들이 너무 정신없이 살아요.

카모마일 차를 마시고 저녁에 현관 앞에 앉아

개똥지빠귀의 고운 노래를 듣는다면

한결 인생을 즐기게 될 텐데."

 



타샤의 동화
 



Corgiville Fair
 





나는 오래 전부터 인형극을 좋아했다. 사람으로 낼 수 없는 효과를 마리오네트로 낼 수 있다. 이카보드 크레인(워싱터 어빙의 소설<슬리피 할로>의 주인공)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오래 살아서 <슬리피 할로>를 공연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여름이 끝날 무렵이면 늘 겁이 났다. 국화가 피면 다시 학교에 다녀야 된다는 뜻이었다. 학교는 질색이었다! 하지만 남서풍에 향기가 실려 오고, 귀뚜라미 울음이 느려지기 시작하면서 밤하늘의 별자리가 바뀌는 이맘때는 늘 아름다웠다. 봄에 태어난 병아리와 오리 새끼들이 통통하게 자랐고, 거위들은 사과나무 아래 모여 빨갛게 익은 첫 사과가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카누에는 묘하게 원시적인 구석이 있다. 아비(물새의 일종)가 노래 부르는 소리 같다고 할까. 아주 오래 전, 내 전생의 뭔가를 살살 흔드는 느낌.

 





촛불을 켜면 늙은 얼굴이 예뻐 보인다. 난 항상 초와 등잔을 쓴다.

 

다들 내 집이 어둡다지만, 사람들은 옛날 집들이 얼마나 어두웠는지를 모른다. 난 집이 어두운 게 마음에 든다. 예쁜 다람쥐의 둥지 같거든.

 



나는 다림질, 세탁, 설거지, 요리 같은 집안일을 하는 게 좋다. 직업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늘 가정부라고 적는다. 찬탈할 만한 직업인데 왜들 유감으로 여기는지 모르겠다. 가정주부라서 무식한 게 아닌데. 잼을 저으면서도 셰익스피어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을.



겨울

Winter
 

"바랄 나위 없이 삶이 만족스러워요.

개들, 염소들, 새들과 여기 사는 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답니다."

 






동화 속 코기빌은 겨울이 놀랄 만치 길다. 동물 주민들은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썰매를 타고, 교회 앞 연못에서 얼음을 지친다. 주민들은 장사를 하고 수다를 떨고, 겨울 스포츠를 즐기느라 분주하다. 에드거 톰캣은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고, 사람들은 모닥불을 피우고 재미난 놀이를 한다.

 



우리는 구유까지 눈 덮인 오솔길에 1미터마다 촛불을 밝힌다. 소나무, 자작나무, 솔송나무 사이로 촛불들이 구불구불하게 놓이고 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광경은 정말이지..... 완전히 마법이다! 고요하고 푹신한 눈밭이 펼쳐지면 바랄 나위가 없다. 그 광경은 아이들에게 트리나 선물보다 큰 의미를 안겨준다. 내 손녀는 두 살에 맞은 크리스마스 때 아기 예수의 구유를 처음 보고는 몇 년 후에도 '숲속의 아기' 이야기를 했다.

 



3월에는 겨울의 텃세를 완전히 알아낼 수 없지만, 타샤는 코기들을 데리고 정원으로 나가 생명의 흔적을 살핀다. 밖에 오래 있을 때는 눈신을 신는다.

 

타샤는 길에 쌓인 눈을 치우지 않는다.

"에너지 낭비거든요. 대신 눈밭을 휘휘 걸어다니죠."

 



날씨가 궂어도 할 일이 많다. '아가씨들' - 젖 짜는 염소 - 은 살림집에 연결된 헛간에서 산다.

동물들에게 사료를 주러 가는 길에 타샤는 구근의 싹이 나왔는지 살펴보고,

가끔은 고개를 내민 용감한 '글로리 오브 더 스노' 를 발견하기도 한다.
 





염소들이 층층이부채꽃의 바다를 지나 새로운 초지로 향하고 있다. 염소들의 여왕인 아만다는 딴 데로 가지 않도록 목줄을 매었을 것이다.

 



6월이면 패랭이가 원을 이루며 초롱꽃을 에워싼다.

타샤의 세계 전체가 그렇듯 이 원도 순수한 환상을 안겨준다.

 



누구나 쥐오줌풀을 좋아하진 않지만 타샤는 그것이 '고운 허브이고 그 향이 좋아요' 라고 말한다. 그래서 테라스 하단에 쥐오줌풀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계절이 깊어지면 타샤는 저녁 내내 불가에 앉아서, 흰 수선을 옆에 두고 그림을 그린다. 겨울에는 뜨개질이나 바느질을 하고 옷을 깁는다. 그녀의 손은 늘 분주히 움직이고, 머릿속에는 항상 꿈이 넘친다.
 



 


타샤의 작품
 

 
출처 : http://paper.cyworld.com/dam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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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8-22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동화처럼 사는군요. 완전 멋져요!

이매지 2006-08-22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활이 그림에 묻어나는 것 같아요 정말^^

하늘바람 2006-08-2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아름다운 모습 담아갈게요

해적오리 2006-08-23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 멋진 인생입니다.

해리포터7 2006-08-2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매지님 이페퍼 좀 퍼갈께요..제가 추구하는 삶을 사시는 분이군요..예전에 이분에 관계된 기사를 읽은것 같았는데 맞는지 모르겠어요^^감사히 퍼갈께요^^

이매지 2006-08-23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 별말씀을요^^
날난적님 / 환경때문인지 몰라도 참 곱게 늙어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리포터님 / 암요^^ 저 분 책 사시면 좀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redballoon94 2006-12-26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스런 페이지.. 감사히 담아갑니다..
 

최근 7년간의 기출문제들을 분석해서 출제빈도가 높은 7200여개의 어휘와 표현을 망라한 책. 해커스 LC와 RC가 워낙 교재가 좋아서 보카도 믿고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보통의 단어장들처럼 A~Z의 방식으로 나오는게 아니라 채용, 일반사무, 경제, 마케팅 등등 실제적으로 적용되는 분야들끼리 묶어놓아고 각 단어가 어느 파트에서 자주 출제되는지 나와있어서 공부하는 데 더 편할 것 같다. 챔프스터디 홈페이지에 가면 MP3가 있다고 하는데 아직 안 올라온건지 내가 못 찾은 건지 통 보이지 않는다.  



가끔 연예인들 홈페이지 들어가보면 사진을 잘 찍는 사람들이 몇 있다. 그 중에 한 사람인 배두나의 포토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직접 런던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과 에세이를 담아 나온 <두나'S 런던놀이>는 배두나의 시선과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된 듯 싶다. 배두나가 찍은 사진뿐만 아니라 윤석무가 배두나의 일상을 찍은 사진들도 있어서 꾸미지 않은 모습의 배두나도 만나볼 수 있을 듯 싶다. 미리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그녀의 싸이월드 홈페이지(http://www.cyworld.com/g2lover)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개정토익이 시작되고 벌써 시험이 3번이나 있었는데 토답보 시리즈의 개정판은 나올 생각이 없는지 영 느리다. 이제 파트 7이 나왔으니까 다른 파트들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는데... 특히나 파트 3,4가 빨리 나왔으면 싶다. 개정토익으로 바뀌고나서는 괜찮았는데 요샌 파트3때문에 속썩고 있는지라. 예전에 나온 파트7보다 가격이 비싸져서 투덜거렸는데, 자세히 보니까 새로나온 쪽이 훨씬 두껍다. 새로나온 이 책은 861쪽, 예전에 나왔던 건 356쪽. 판형은 거의 동일하다.


칼데콧 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가인 타샤 튜더. 그녀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담고 있는 책. 동화를 짓는 동화작가이지만 그녀의 삶의 모습은 그보다 더 동화같은 것 같다. 91세의 나이임에도 그녀는 정원을 가꾸며, 직접 천을 짜고 요구르트를 만드는 등 자연 속에서 부지런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책 속에는 타샤 튜더의 이야기와 생활, 그리고 사진들이 담겨져있다. 그녀의 동화같은 삶 속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은 책. 퍼온 페이퍼이긴 하지만 책을 읽기 전에 궁금하다는 분들을 위해 (http://www.aladin.co.kr/blog/mypaper/938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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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일본에서는 서점직원들이 뽑은 책으로도 뽑힌 바가 있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원작의 내용에 비교적 충실하여 색다른 맛은 없었지만 오히려 잔잔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내용을 간략하게 얘기한다면 기억이 80분밖에 유지되지 않는 수학박사의 집에 가정부로 들어가게 된 여자와 그의 아들(평평한 머리모양 탓에 루트라 불린다). 그리고 수학박사의 우정이 잔잔하게 그려지는 영화이다.

 

  이전에 접한 기억상실과 관련된 영화인 <메멘토>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기억을 붙잡아두기 위해 온 몸에 기록을 한다. 하지만 이 영화 속의 박사님은 간략한 메모를 옷에 매달아놓는 정도로 그친다. 그렇기때문에 박사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볼 수 있는 할아버지처럼 별 거부감없이 다가온다. 기억이 80분밖에 유지되지 않기에 그는 매일 찾아오는 가정부와 매일 새롭게 인사를 나누곤 하지만 그는 비록 자신의 기억은 사라질지언정 가정부와 그의 아들 루트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교훈을 안겨준다. 그가 안겨준 교훈인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있다는 어찌보면 단순할 수도 있지만 단순하기에 오히려 더 와닿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박사가 드는 수학이야기들. 예를 들어, 우애수나 계승, 유한직선, 그리고 모든 숫자를 보호하고 포용한다는 의미의 루트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이야기들은 수학도 어렵지 않구나, 숫자는 늘 우리 주위에 자리하고 있었구나하는 감상들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을 때 대개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영화 같은 경우에는 영화 나름대로의 만족감도 좋은 듯 싶었다. 크게 다른 점이라면 소설에서는 가정부가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영화에서는 가정부의 아들인 루트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는 정도? 수학이라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그보다는 인간의 내면을 다루고 있기에 되려 더 감동적으로 볼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함이 느껴졌던 영화였다. 책과 비교해서 읽는다면 재미와 감동이 배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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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8-20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창정이 저기에... :-)

이매지 2006-08-20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은 그러고보니 임청정이랑 비슷하네요.
영화 보면서 얼핏 강동원 비슷하다고 생각했었더랬는데^^;
저 센스있는 루트머리 ㅋㅋ

비연 2006-08-21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화로도 나왔군요. 보고 싶네요...

이매지 2006-08-21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일본 인디영화제에서도 했다고 하더라구요^^;
저야 뭐 늘 그렇듯이 어둠의 경로에서 구해서 봤지만요^^;;

마노아 2006-08-21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임창정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루트머리에서 푸핫! 웃었어요^^
 






 예고편에서부터 기대를 불러 일으키더니 개봉도 하기 전에 외국에서 후한 평들을 들었던 영화 <괴물>. 게다가 <살인의 추억>으로 이미 자리매김을 한 감독 봉준호와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등의 배우까지 이 영화는 그야말로 '볼 수 밖에 없었던' 영화였다. (물론, 극장마다 2개관 이상씩 걸려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어느 날, 한강변에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도 혼란에 빠지지만 평화로웠던 한 가족의 삶도 혼란에 빠진다. 괴물은 한 집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는 현서를 데려가지만 경찰도, 군인도, 그 누구도 현서를 위해 발벗고 나서주지 않는다. 결국 평범했던 가족들은 직접 나서서 재산을 털어 불법적인 경로로 무기들을 마련해서 한강으로 가서 현서를 찾기 시작한다. 넓은 한강변 어디에서 현서를 찾아야 할 지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끈을 놓지 않는다. 물론, 스토리적으로 간단하게만 본다면 <괴물>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괴물'도 엄연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괴물 속에 함축된 의미, 그리고 괴물을 통해서 한 가족이 깨닫게 된 사회의 이면 등은 결코 단순한 '현서 구출기'가 아닌 것이다. 가족 내의 정(情)과 함께 약자에게 무심한 사회의 모습, 그리고 숨겨진 음모 등은 결코 가벼운 소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영화는 곳곳에 익살스러운 장면을 삽입해놓음으로 지독한 역설을 느낄 수 있게끔 해줬다. 곳곳의 디테일들을 통해 반미적인 느낌들도 받을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소시민의 비애' 혹은 '약자의 비애'를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스토리적으로도 만족스러웠고, 나름대로 CG면에 있어서도 이 정도면 한국영화치고는 훌륭했다 싶었고, 배우의 연기도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다. 더불어 이전에 봉준호 감독의 영화 속에 나왔던 조연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는 것도 왠지 반가웠더랬다. 참 만족스러웠던 영화지만, 한 편으로는 이렇게 스케일을 자꾸 키워간다면 봉준호 감독이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들었다. 괴물의 디테일과 관련해 잔뜩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지만, 그것만 써도 한 바닥은 될 것 같아서 그냥 감상만 쓰고 접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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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6-08-20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는 싶은데 극장 가기가 참 귀찮네요..-_-a;

이매지 2006-08-20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친구가 꼽은 명대사는 박해일이 내뱉은 "좆까~" -_ -;;;;;;;;;;;;

이매지 2006-08-20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로님 / 저도 알라딘 쪽에서 예매권 당첨되서 갔는걸요^^;; 맨날 봐야지하고 미루고 있던 차에 마침 당첨이 되서^^;

프레이야 2006-08-2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송강호의 노 바이러스 ^^

또또유스또 2006-08-20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워서 못 봐요 흑흑... 애들보는 몬스터하우스도 손가락 으로 가리면서 봤다는...

2006-08-20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06-08-20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 전 그 왜 마취제만 맞고 잠깐 다녀오겠다고 그러는 부분에 짠했어요. 정말.
또또님 / 이런이런. 괜찮지않을까요?하려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무리겠다는 생각이. 흑. 안타깝네요. 그나저나 속삭여주신 내용은 마을지기님 서재(http://www.aladdin.co.kr/zigi)에 가셔서 마을지기에게 폴더에서 글쓰시면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