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이미 몇 번이나 영상화되었기에 그리 독특하다거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예고편이나 포스터에서 만난 다아시와 엘리자베스는 내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오던 그 이미지가 전혀 아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다아시는 역시 BBC 드라마에 출연했던 콜린 퍼스(오만과 편견과 관련이 있기도 한 브리짓 존스에서도 그는 다아시로 등장했었다.)였고, 실제로 엘리자베스는 좀 더 통통한 타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생각해보니 이 또한 BBC에서의 엘리자베스의 모습이다.)

  나름대로 두꺼운 책의 내용을 2시간 분량에 압축을 하다보니 소설의 큰 줄기만 훑어가는 경향이 있었고,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에게 이야기의 중심이 놓여있기때문에 상대적으로 빙리와 제인은 부수적인 인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 어찌보면 오늘 날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신데렐라 이야기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이때문에 충분히 지금도 제인오스틴의 이야기는 먹혀들어간다고 생각한다. 특히 서로가 가지고 있던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내용적인 면은 충분히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잔잔한 음악이나 전원적인 배경은 영화의 내용과 잘 어울리는데, 그래도 이상스럽게 난 여전히 BBC판 오만과 편견이 더 좋으니. 나야말로 아직도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이 참에 BBC판 오만과 편견을 한 번 더 봐야겠다.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서 다아시 역이었던 콜린퍼스.



영화 오만과 편견에서 다아시로 나왔던 매튜 맥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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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4-15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쁘다.

미미달 2006-04-16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BBC에서도 했군요. 보고파라....

비연 2006-04-16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BBC 판을 제대로 한번 봐야겠네요^^

이매지 2006-04-16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 여전히 키이라의 매력에 ㅋ
미미달님, 비연님 / 다음달에 DVD로 나온다고 하던데. 전 암흑의 경로에서 다운받아서 봤는데 아마 아직은 구할 수 있을꺼예요^^
 


 

 




  매일 하루하루가 똑같은 일상. 너무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스즈메. 결혼을 했지만 남편은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고 매일 전화를 걸어오지만 그녀에게 묻는 것은 "거북이 밥은 줬어?"뿐. 평범한 일상의 무료함에 자신이 투명인간처럼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던 그녀는 우연히 계단에서 손톱보다도 작은 크기의 이상한 스티커를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스파이 모집! 호기심에 스티커에 적힌 연락처로 연락을 하게 된 그녀. 그리고 본격적으로 스파이로의 생활을 시작하는데...







  스윙걸즈에 나온 우에노 쥬리가 나온 영화라 그녀가 다른 영화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궁금해서 보게 된 영화인데 생각보다 재미가 쏠쏠했다. 네이버에서는 비슷한 종류의 영화로 <아멜리에>를 꼽고 있지만 <아멜리에>의 영상미나 상상력에 비해서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는 것 같다. 그보다 이 영화는 정말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재치를 보여준다고 하는 게 더 좋을 듯. (아멜리에는 인물 자체가 좀 평범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냥 무심코 스쳐지나가는 평범한 일상을 스파이활동이라고 생각하고나니 전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되었다는 스즈메. 그녀의 이야기처럼 우리가 지루하다고, 혹은 평범하다고 느끼고 있는 일상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면 특별하고 소중한 일상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나의 큰 사건이 영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걸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다소 지루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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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3-3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에노 쥬리는 매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역시..교복입은 모습이 제일 이뻐 보이는군요..^^

이매지 2006-03-3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도하게 이쁘지 않아서 정감가고 괜찮더라구요^^
스윙걸즈때가 좀 더 발랄하고 귀여웠는데 이 영화에서도 괜찮았어요. ^^
 



 





스윙걸즈를 보고 환호했던 나는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이 워터 보이즈를 만든 감독임을 뒤늦게야 알게되었다. 여기저기서 꽤 재미있는 영화라고 소문을 듣기는 했는데 왠지 그렇게 땡기지 않아서 보지 않고 있었던 작품이었는데, 스윙걸즈의 감독이라니! 그 점만으로 100프로 믿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스윙걸즈와 비슷한 뼈대를 가지고 있다. 주위사람들로부터 "네 녀석이 할 줄 아는게 뭐냐", "니가 그러면 그렇지"와 같은 이야기를 밥먹듯이 듣는 고교생들. 그리고 그들의 삶을 바꿔놓는 전환점. 워터보이즈의 소년들은 싱크로 나이즈를 통해, 스윙걸즈의 소녀들은 음악을 통해 기존의 자신의 모습을 탈피하고 우리도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그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사회적 지위를 얻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기때문에 그들의 모습에 더 흐뭇한 마음을 느끼게 되고, 그들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감독도 같지만, 워터보이즈에서 돌고래 조련사로 나왔던 사람이 스윙걸즈에서는 선생님으로 등장한다)

  이렇게 비슷한 느낌의 두 영화지만 개인적으로는 스윙걸즈가 좀 더 괜찮지 않았나 싶었다. 워터 보이즈같은 경우에 각각의 캐릭터들이 독특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어느 한 명 돋보이지 않은 채 둥글게 둥글게 흘러갔다면 스윙걸즈에서는 적절한 때에 적절한 캐릭터를 살리는 힘을 보여줬기에 영화가 좀 더 탱탱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워터보이즈에서는 싱크로 나이즈의 주장(?)인 스즈키는 수줍은 모습이었다라면, 스윙걸즈의 토모코는 좀 더 적극적인 느낌이기도 했다. 또 하나, 워터보이즈에서는 스즈키의 수줍은 연애이야기가 살짝 걸쳐있어 되려 좀 산만하지 않았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같은 감독의 비슷한 구성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둘 다 어떤 매력은 가진 작품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나라면 둘 중 스윙걸즈의 손을 들어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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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3-17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가 많이 나와서 저는 스윙걸즈가 더 재미있었어요~~ 오호홋
 






  무더운 여름 방학, 학교에서 보충수업을 하는 여고생들. 그녀들은 수업에도 별반 흥미도 없고 그저 각자 자리에 앉아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 야구 응원을 하기 위해 출발한 합주부가 도시락을 냅두고 가고 여차저차하다가 그들은 도시락을 배달하기 위해 출발한다.(이 얼마나 좋은 땡땡이칠 거리인가.) 도시락 배달을 하기 위해 출동한 여고생들. 그들은 기차역도 잘못내리고 중간에 딴짓도 하고 가느라 꽤 늦게 도시락을 배달하는데, 뜨거운 날씨때문인지 도시락은 이미 상해버렸고 그걸 먹은 합주부원들은 모두 병원에 입원한다. 합주부의 빈자리를 대신하기위해 악기를 쥔 그녀들. 하지만 악기를 암만 불어도 소리는 안나고, 합주부원 중 유일하게 식중독에 안 걸린 나카무라의 지휘하에 그들은 피나는 연습을 시작하고 음악에 재미를 붙이게 되는데...그것도 잠시 하필 그 때 합주부원들이 퇴원하고 돌아온다. 이미 음악에 마음을 뺏겨버린 그들. 그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낙제생들이다. 집에서도 저게 뭐가 되려고 그러나라는 말을 듣기 일쑤고, 보충수업을 하는 선생님은 애들이 다루기는 힘들어도 착하긴 하다. 다만 좀 멍청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 이런. 그렇지만 그들은 음악을 하면서 소극적인 성격에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화음을 맞추듯 서로를 맞춰간다. 음악을 하겠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녀들. 마지막 장면인 시에서 주최하는 음악제에 참석해 연주하는 모습은 감동스럽기까지했다. 



  기본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가득 등장하고, 이 정도면 스토리도 나름대로 탄탄한 편이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냐? 이런 삐딱한 반응은 사양하겠다. 영화는 영화로 받아들이자.) 게다가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음악을 듣는 즐거움도 선사해주고 있다. 일본에서는 2004년에 개봉한 영화를 이제서야 개봉하면 어쩌라는 거냐싶은 마음도 없지않아 들지만, 그보다는 되려 지금이라도 개봉하니 그게 어디냐 싶은 마음이다. 엽기발랄한 스윙걸즈의 음악세계에 빠져봅시다.




   덧)영화 중간부분에 나오는 멧돼지 씬은 마치 <웰컴 투 동막골>을 떠올리게 했다. 동막골에서의 멧돼지 씬도 꽤 코믹했지만, 그보다 <스윙걸즈>의 멧돼지 씬이 몇 배는 더 코믹했다. 캐릭터의 성격을 살린 에피소드랄까. 풉.

 

스윙걸즈. 예고편으로 맛보기(http://www.aladin.co.kr/blog/mypaper/83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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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03-02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몇몇 네티즌들 사이에 표절 시비가 조금 있었어요. 이 영화가 먼저 나왔거든요. 정말 유쾌하죠? 우울한 친구 있으면 데리고 가서 영화 보여 주고 싶어요.

이매지 2006-03-02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영화 모두 멧돼지 사건으로 어떤 변화의 계기가 마련된다는 건 비슷한거 같은데. 글쎄. 어떻게 보면 또 모방한 걸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며칠 기분이 다운이었는데 영화보고 완전 기분 업됐어요^^

BRINY 2006-03-02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감독 누구더라. 이름 까먹었는데, 이 사람이 만든 건 다 기분좋게 웃을 수 있더라구요.

이매지 2006-03-02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터보이즈 만든 감독이요^^ 스윙걸즈 재미있어서 워터보이즈도 보려구요^^

Mephistopheles 2006-03-03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주인공은 조제호랑이...에서 남자 여친으로 나왔던 여자입니다..^^
그리고 다들 연주하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더군요..원래부터 연주를 했던 건 아니고
영화를 위해 악기를 배웠답니다. 영화 끝난 후 공식적인 처음이자 마지막 콘서트도
열었었죠..^^

이매지 2006-03-03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제에 나왔다고 해서 언제봤나 싶었는데 전혀 분위기가 달라서 몰라봤었어요.
은근히 최강희랑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ㅋㅋ
그나저나 영화를 위해 악기를 배웠다니...보통 일이 아니었을텐데 말예요.
대단하네요.
 

 

 

 

 



  SF서적 매니아들 사이에서 알게모르게 유명했던 책. 바로 그 책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였다. 하지만, 어지간한 SF서적들이 그렇듯이 이 책도 절판되어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책이 되어버렸으니 그 때의 안타까움이란. 안타까워했던 많은 사람들 중에 한 명도 나였으니,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새로이 발간되었을 때 얼씨구나하고 낼름 책을 읽었더랬다. 근데, 그렇게 읽은 책은 내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생각보다 그렇게 미치도록 재미있지는 않았다. 이런이런. 그리하여 왠지 영화에는 손이 안 갔는데 미루다 미루다 이제서야 영화를 봤다. 그리고 환장했다.



 돌고래의 쇼(경고라고 해야하나)와 경쾌한 음악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곧이어 하품을 하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바뀐다. 그 남자가 바로 우리의 주인공 아서 덴트. 우회로 건설때문에 자신의 집이 부서질 위기에 처한 그. 그는 집을 구하려고 불도저 밑에 드리누워서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한다. 그 때 등장한 그의 친구 포드 프리펙트. 그는 다짜고짜 아서 덴트를 술집으로 끌고가서는 맥주를 마시면서 지구가 곧 멸망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 그의 말은 초공간 이동용 우회 고속도로의 건설을 위해 지구가 철거된다는 것이지만 그게 어디 믿을만 해보이겠는가. 그렇지만 어찌어찌 포드에게 끌려다닌 아서는 결국 지구에서 입고있던 잠옷과 수건정도만 가지고 우주선으로 히치하이킹을 하고, 그의 파란만장한 은하수 여행은 시작되는데...

  우울증에 걸린 로봇 마빈. 머리가 두개인 우주의 의장 자포드를 비롯한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함께, 갖가지 상상력의 부산물(생각하는데 도움이 되는 모자, 잘리면서 토스트되는 빵칼, 통역 물고기, 총을 쏘는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되는 총 등등)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었다. 게다가 후반부에 등장하는 지구의 복사본은 또 어떻던지. 하나의 행성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그야말로 무릎을 칠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마음같아서는 나도 수건 하나 가지고 히치하이킹이나 하고 싶었다. 유쾌하고 발랄한, 그리고 좀 어이없게 웃긴 영화. SF라고 라기보다는 SF 코믹이라고 해야할 것 같은 영화. 어쨌거나 너무 신선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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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3-02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린 책 중에 하나랍죠... 들고 다니면서 읽일 수 없는 핸디캡때문에 이걸 언제 읽나 하고 있는 책중에 하나랍죠..

이매지 2006-03-02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합본으로 사셨군요. 전 도서관에서 분권으로 빌려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책보다 더 재미있는 구석이 있었는데..
영화부터 보시고 책을 보셔도 될 것 같은^^

물만두 2006-03-02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스토님 미툽니다요 ㅠ.ㅠ

이매지 2006-03-02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도 합본으로 사려고 했는데 너무 존재감이 강해서 ㅋ

마늘빵 2006-03-02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영화에서 카이홀맨(?)이 넘 귀여웠다죠.

이매지 2006-03-03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이홀맨 ㅋㅋ 그 마음이 전달되는 총을 쏴서 모두를 우울증에 빠지게 만드는 위력이란 ㅋㅋ

하늘바람 2006-03-03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찾고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