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146

 

 



 

내일은 크리스마스.

아기 돼지 열두 마리가 트리와 화환을

예쁘게 꾸미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신나는 신나는 크리스마스

우리들 마음은 두근두근

상냥한 마음이 가득가득

신기한 일이 생길 거예요.

우리 우리 크리스마스♪

 

그런데 배고픈 늑대 한 마리가

아기 돼지들을 몰래 훔쳐보고 있었어요.

"상냥한 마음이 가득가득? 쳇, 신나는 크리스마스 좋아하네!

당장에 저것들을 모조리 잡아먹어 버릴 테다.

고것 참 맛있겠군... 히히히히..."

 

 

 

 




 

늑대는 아기 돼지들을 쫓아가면서

화환과 크리스마스트리를 마구 망가뜨렸어요.

"이까짓 게 다 뭐야!" 와지끈 뚝딱!

"맛 좀 봐라!" 우두둑 우두둑!

그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아기 돼지 열두 마리를 몽땅 붙잡았죠.

"히히히... 정말 신나는 크리스마스가 되겠군.

오늘 밤엔 배불리 먹어야지..."

 

그렇게 말하며 성큼성큼 뛰어갈 때였어요.

 

 

 




 

으아악~~~!

늑대는 자기가 부러뜨린 크리스마스트리에 발이 걸려,

꽈당!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어요.

아기 돼지들은 부드러운 풀 위에

떨어진 덕분에 하나도 다치지 않았어요.

 

"늑대 아저씨, 괜찮을까...?"

늑대는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으..."

정신을 차려 보니, 늑대는 침대 위에 있었어요.

온몸이 너무 아파서 손도 발도 까딱할 수가 없었죠.

"아. 깨어났다!"

아기 돼지 한 마리가 그렇게 말했을 때예요. 늑대가

"너희들을 잡아먹겠다아아아!"

하고 소리쳤어요. 하지만 늑대의 입에는 붕대가 친친 감겨 있어서, 아기 돼지들에게는

"우우우우 우우웃우우우우우!"

하는 소리로 들릴 뿐이었어요.

 

 

"미안하다고 우리한테 사과하는 건가 봐."

"이제 괜찮아요, 늑대 아저씨.

약을 발랐으니까 금세 나을 거예요."

 

 

"그, 그게 아냐! 아픈 데가 다 나으면

너희들을 죄다 잡아먹어 버릴 거라고!"

늑대가 바락바락 소리쳤어요.

하지만 아기 돼지들에게는

"우, 우우우! 우우우웃

우우우우우... 우우우웃!"

하는 소리로 들릴 뿐이었죠.

"이번에는 고맙다고 인사하는 건가...?"

 

 

 




 

내 말은 그게 아냐----------- !

늑대는 부르르 떨면서 소리쳤어요.

"너희들을 잡아먹어 버릴 거라니까!"

하지만 역시 아기 돼지들에게는

"우, 우우우우우우우우웃!

우우우우웃우우우우우우우우웃!"

하는 소리로 들릴 뿐이었는걸요.

늑대는 너무 분해서 눈물이 찔끔 나왔어요.

"앗! 늑대 아저씨가... 울고 있어..."

 

"무지무지 아픈가 봐... 늑대 아저씨...

조금만 참으세요. 금세 다 나을 거예요."

"아, 아니라니까... 나는 너, 너희들을... 잡아먹을 거라니까..."

"괜찮아요, 괜찮아. 이제 그만 우세요, 늑대 아저씨.

내일이면 틀림없이 말끔히 나을 거예요."

이렇게 말하고, 아기 돼지는 늑대의 눈물을 닦아 주었어요.

"흐으..."

늑대는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스르르 눈을 감았답니다.

 

 

그 날 밤이었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

이거, 우리가 드리는 선물이에요.

빨리 나으세요."

아기 돼지들은

침대 위에 살며시

빨간 장갑을 내려놓았어요.

 

 

 




 

다음 날, 크리스마스 아침이에요.

아기 돼지들이 일어나 보니

늑대가 보이지 않았어요.

밖에 나가 보니까,

화환이 말끔하게 고쳐져서 문에 걸려 있었어요.

마당에는 크리스마스트리 열두 그루가 세워져 있었고요.

"우아!"

 

 




늑대는 아기 돼지 열두 마리의

상냥한 마음과 따뜻한 배려와

사랑을 받고 달라졌습니다.

늑대의 마음이 움직인 거예요.

신기한 일이 생긴 거죠.

사랑은 신기한 일을 이루어냅니다.

이 사랑이 시작된 건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아기 예수가 태어난 날.

크리스마스는 모든 사람을 위한 날,

그리고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을 위한 날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얼마 전 케이블 tv에서 러브 액츄얼리를 봤어요.

등장 인물들의 사랑이 하나 둘씩 이루어져가는 기쁨이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와 맞물려

행복을 마구마구 뿌려 주는 영화죠.

용서하고 사랑하고 화해하는, 눈송이처럼 많은 사연들이

'메리 크리스마스'란 다정한 말로 묶이는 것

이런 게 크리스마스고 세상에 사랑의 기적을 일으키는 큰 힘이죠.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이루어진 이 그림책은 어떠셨어요?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로 화답하셨어요?

빨간 장갑을 낀 늑대 아저씨가 귀엽죠?

이런 해피엔딩은 늘상 봐도 기분 좋은 것 같아요.

'권선징악'보다는 '개과천선'이 더 보기 좋잖아요. ^^

 

저는 돼지들이 부르는 캐럴을

징글벨 음에 맞춰 불러 봤는데 얼추 맞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읽어 줄 때 한번 징글벨 음으로 불러 줘 보세요.

더 친근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집에 이 작가의 그림책이 하나 더 있는데

전집 구성에만 있는 책이어서 서점에선 구하지 못하니

잠깐 소개해 드릴게요.

 




'한 마리 늑대와 백 마리 돼지'라는 책인데

사실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는 이 그림책의 그림이 너무 맘에 들어

작가 검색하다가 알게 된 거예요.

만화적인 그림, 유머러스한 스토리가 너무 즐겁더라구요.

백 마리 늑대가 한 마리 돼지를 잡아먹으려다가 성에 안 찰 것 같아

그 돼지 보러 백 마리를 채우게끔 친구를 데려 오라고 해요.

그런다고 돼지가 순순히 친구를 데리고 돌아올까요?

돼지는 이게 웬 휑재냐~ 하며 집에 돌아가 쿨쿨 자고

백 마리 늑대는 하염없이 돼지를 기다려요.

영 늑대같지 않은 늑대들 하는 짓이 얼마나 귀엽던지요. ^^

 

이번 크리스마스엔 그림책 선물이 어떨까요?

그림책은 아이들만 보는 책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혹시 아나요? 그림책 선물을 받은 분이 그 계기로 그림책 마니아가 될지요.

부모님이나 연인에겐 '은행나무처럼'을

조카들에게는 이책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아저씨'

태어날 아기들을 위한, 아기 엄마에게는 정순희의 아기 그림책 '누구야?'

선생님이나 선배, 직장 상사한테는 '가족이 있는 풍경' 정도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계획 잘 세우시구요,

저는 미리 인사드릴게요!

그 즈음엔 제 첫 아들 준석이 생일 잔치 때문에 바빠질 것 같아요.

여려분, 메리 크리스마스!!

 

 

작가에 대하여

미야니시 타츠야는 작가 스스로 한국어판이 특히 마음에 든다고 한 <개구리의 낮잠>으로 한국 어린이들에게 처음 인사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는 그림, 작가의 한없는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등장인물들로 엮인 따뜻한 이야기, 그리고 글과 그림에 흐르는 유머 감각은 미야니시 타츠야 작품의 특징이다. 1956년 시즈오카 현에서 태어나 일본대학 예술학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인형미술가, 그래칙디자이너를 거쳐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오늘은 정말 운이 좋은걸>로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상을 수상했고, <아빠는 울트라맨>, <돌아온 아빠는 울트라맨>으로 '겐부치 그림책 마을' 대상을 수상했다. 그밖의 작품으로 <돼지와 늑대 100마리> <아빠, 빠빠, 아버지> <숨바꼭질> <배고픈 늑대> <크림, 너라면 할 수 있어>들이 있다. 종이 연극, 동화 구연과 같은 일도 하면서 부지런히 책을 내고 있다. 2남2녀의 아버지이며, 부인인 미야니시 이즈미는 동화 작가이다.

 

Copyright ⓒ 그림책을 보여 줄게 All Rights Reserved.

출처 : http://paper.cyworld.nate.com/book-lover/191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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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재미있게 본 동화 중 한 편인 <클로디아의 비밀>을 지은 E.L.코닉스버그의 책이다. 1997년에 뉴베리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예상을 뒤엎고 학교 대항 뉴욕 퀴즈대회 결승전에 한 팀을 이뤄 나간 중학생 4명의 사연이 각각의 퀴즈 문제와 교차하며 액자동화처럼 소개된다. 엄마와 세대차때문에 사사건건 맞붙는 노아, 부모가 이혼한 뒤 엄마와 함께 뉴욕에서 살지만 방학 동안 플로디아에서 아빠와 지내게 되는 나디아, 잘난 형때문에 늘 주눅 들어있는 에탄, 새로 이사온 줄리안. 이 네명의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책인 듯 싶다.


<파이이야기>와 <셀프>로 알려진 작가 얀 마텔의 작품으로 나오기는 이제야 나왔지만 작가는 1993년에 중단편집인 이 작품으로 데뷔했다. 역순으로 책을 읽는 감도 없지않지만 짧은 호흡으로 쓴 작품은 어떨지, 초기의 작품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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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 자크와 함께 하는 이집트 여행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김병욱 옮김/문학세계사

 



 

람세스 2세의 대형 조각상


파라오들의 나라 이집트로 떠난다는 것, 그것은 꿈의 실현이다. 부서진 비석들과 더없이 장엄한 피라미드들이 함께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이 세계 속으로 들어갈 때, 그 안내자가 바로 이집트 문화를 잘 알고 열정적으로 예찬하는 크리스티앙 자크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그는 독자의 손을 잡아 끌며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신들의 세계까지 안내한다.
최초의 파라오 메네스로부터 시작하여 4세기 말의 마지막 상형문자 기록에 이르기까지, 이집트를 만든 파라오들의 30여 왕조가 무대에 올려져 환하게 조명된다. 기자, 카르나크, 필레, 그리고 왕들의 계곡에서, 우리의 이 특출한 안내자는 피라미드들과 신전들과 무덤들의 의의와 역할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해준다. 최근에 발표된 이집트학 연구자료들에 의거하여, 유명한 기념물들의 건축과 구도를 묘사하고 그 <영원의 돌들>을 읽게 하여, 고대 이집트의 정신세계를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나일강의 현재 풍경. 이집트를 발견한다는 것은 나일강을 따라가는 일이다

 

많은 이들에게, 이집트를 발견한다는 것은 바로 나일강을 항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닌게아니라 이는 실로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강(6500km)을 항해한다는 것, 아스완에서 알렉산드리아까지 언제나 경탄으로 끝맺음하게 되는 이 항해는 은총일 수밖에 없다. 작은 돛단배를 빌리건 일반 선박을 빌리건, 중요한 것은 <배가 없는 자>가 되지 않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힘있는 자들이 의무적으로 도와주어야 할,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가난한 자를 그렇게 표현했다.

 

크리스티앙 자크는 1947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열세 살 때 자크 피렌느의 <이집트 문명사>를 읽고 이집트에 깊이 빠져들었으며, 열일곱 살에 결혼하여 이집트로 신혼여행을 갔다고 한다. 소르본느 대학에서 철학과 고전문학을 전공한 그는 고대 이집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크리스티앙 자크는 이집트학 학자로서뿐만 아니라 탁월한 작가로서 많은 소설과 에세이를 발표하였는데, 많은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람세스> 시리즈는 전세계적으로 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빛의 돌> <태양의 여왕> <파라오 제국의 파노라마> <나일강 위로 흐르는 빛의 도시> <이집트 판관> <피라미드 시대의 전설> <이집트 상형문자 이야기> <블랙 파라오> <태양의 여인들> 등 40여 권의 저서들이 있다. 프랑스 아카데미 프랑세즈 상과 출판인 상 등을 받았다.

 

 




카이로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정교한 조각과 상형문자

 

고대 이집트를 사랑하는 이에게 이집트 박물관은 중요한 <유적지>이다. 카이로 심장부의 엘-타흐리르 광장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 박물관에는 일생을 두고 보아도 다 살펴볼 수 없을 만큼 많은 유물들이 소장되어 있다. 10만여 종이 넘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또 이보다 더 많은 양의 유물들이 전시 공간을 찾지 못한 채 보관되어 있는 이곳은 명실공히 이집트 최대의 이집트학 박물관이다.


크리스티앙 자크는 이 책에서 나일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을 선택했다. 즉 북쪽의 델타 지역에서 남쪽의 나일강 상류 아부심벨을 향해 가는 것이다. 먼저 그는 카이로 시내의 박물관에서 그곳의 엄청난 유물들과 중요한 관람 요령을 알려준다. 기자 지역에서는 빛의 수호신인 스핑크스의 의미, 피라미드의 기능과 의의, 쿠푸 왕의 대피라미드, 카프레 왕의 신전들과 피라미드, 멘카우레 왕의 피라미드를 상세히 소개하고,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세 피라미드의 상징체계와 역사 등을 이야기한다. 아부시르의 피라미드, 사카라의 계단식 피라미드, 마스타바들, 다슈르, 메이둠, 파윰의 유적지를 돌아본 후, 중이집트로 향한다.
오시리스 신의 왕국인 아비도스에서 세티 1세의 대신전과 오시리스 신의 비밀신전, 람세스 2세의 신전을 볼 수 있다. 사랑의 여신 하토르를 위한 덴데라를 거쳐, 그 유명한 테베에 닿는다. 테베에서는 둘러볼 곳이 너무 많다. 신전 중의 신전으로 꼽히는 카르나크 신전, 룩소르 박물관, 구르나에 있는 세티 1세의 신전, 멤논의 대형 조각상에 얽힌 이야기들, 하트셉수트 여왕의 웅장한 사원, 람세스 3세의 도시신전인 메디네트 하부 등을 한 곳씩 방문한다. 테베의 지하분묘들을 찾아갈 때는 특히 크리스티앙 자크의 설명이 돋보인다. 왕들의 계곡, 여왕들의 계곡, 귀족들의 계곡에서 방문하게 되는 무덤들에 그려진 벽화들의 생생한 세부묘사나 당시 사회상을 곁들인 이야기들에는 작가가 이집트에 바친 40여 년 간의 세월이 묻어난다. 천지창조의 비밀을 간직한 에스나 신전을 거쳐 독수리 여신의 영지인 엘카브, 호루스 신을 모신 에드푸, 매와 악어의 신의 결합을 보여주는 콤 옴보 신전을 방문한다. 크리스티앙 자크는 신전을 세운 위대한 건축가들, 조각상과 상형문자들, 부조들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소개하면서 그 안에 숨겨진 신들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빛의 수호신, 스핑크스(左) 사카라의 계단식 피라미드(右)


나일강 상류인 아스완 지역은 특히 작가의 관심을 끄는 곳이다. 거대한 댐의 건설로 수몰될 뻔한 신전들과 유적이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세계 여러 나라와 유네스코의 도움으로 원래의 자리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진 문화유산들은 그 규모와 뛰어난 예술성으로 시선을 잡아끈다. 필레의 신전들, 아부심벨의 엄청난 두 신전은 이집트 예술의 위대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람세스 2세의 거대한 조각상이 인상적인 대신전과 네페르타리의 신전을 방문하면 고대의 이집트로 걸어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댐이 세워진 후, 이곳의 풍요로움이 사라지고 있다고 작가는 아쉬워한다. 유적들이 제 위치를 잃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계절의 순환에 따른 나일강의 범람이 가져왔던 비옥한 땅도 함께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이 책은 각 장마다 유적 하나하나의 평면도를 보여주고 그곳의 신전, 조각상, 부조 혹은 벽화의 역사적 배경과 신화적 해석을 들려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본문 중에 나오는 이집트 벽화와 유적들의 컬러 사진들이 직접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맛보게 해준다. 또한 부록에 실려 있는 <이집트 연표>, <이집트의 신들>, <왕의 카르투슈들 목록>, <용어 해설> 등은 더욱 알차게 이집트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룩소르 신전의 아멘호테프 3세의 탑문



크리스티앙 자크의 <서문> 중에서


"이집트로 떠난다는 것, 그것은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꿈이 아닐까? 먼 고대부터 이 여행은 지혜의 원천을 향해 가는 순례로 여겨져 왔다. 신들이 사랑한 이 땅에 잠시나마 머무를 행운을 가진 이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체험을 하게 된다.


파라오들의 이집트는 하나의 나라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세계다. 3천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곳에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풍요로운 문명이 발전했으며, 오늘날까지도 우리는 여전히 힘과 마술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그 예술적 증언들을 바라볼 수 있다.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피라미드들과 카르나크 신전, 왕들의 계곡, 또는 아부심벨 등을 예찬하러 오는 것은 분명 그래서일 것이다.
이 책은 '사랑'을 얘기하고자 할 뿐 다른 목적이 없다. 40년 전부터 내가 찬탄과 열정을 품고서 수시로 드나들고 있는 한 나라에 대한 사랑. 그토록 많은 아름다움을 창조해낸 한 문명에 대한 사랑. 작은 비석들에서부터 높이 솟아오른 피라미드들에 이르기까지, 우주와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하나의 영적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는, 찬란하면서도 신비로운 그 기념물들에 대한 사랑 말이다.

고대 이집트는 탄생하여 멸망에 이를 때까지 오직 파라오 왕정이라는 단 하나의 정치 체제를 고수했다.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가히 전설적인 이 안정성은 수차례에 걸친 역사의 요동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문명에 놀라운 일관성을 안겨주었다. 그리스와 로마의 황제들조차도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파라오를 빚어낸 조상들의 전통 의례를 거쳐야 했다.

파라오의 이집트는 하늘의 형상을 본떴다. 신성한 장소 하나하나에는 거처를 가져야만 지상에 머무를 수 있는 우주적 힘이 깃들어 있다. 그 거처, 그것이 바로 신전이다. 조화의 법칙을 관장하는 전문가들에 의해 <영원의 아름다운 돌돌>로 건조된 신전 하나하나는 바로 신성한 언어의 각 단어들이며, 그곳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우리는 그 언어를 읽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집트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외양이 아니라 그 영적.상징적 실재성이다. 인물들은 옆모습인데 두 눈은 정면을 향하고 있는 경우를 우리는 보게 된다. 이론상으로는 불가능한데도, 대상들의 내용물이 우리에게 드러나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정원들이 수직으로 쳐들려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요컨대, 장인은 우리가 마땅히 보아야 할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유적 하나, 기념물 하나하나가 여러 권의 책으로 서술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이 책은 이집트 세계에 처음 입문하는 여행자를 돕기 위해 씌어진 만큼, 나는 주요 유적들의 영혼과 그것들의 주된 특징들만 상기시켜주고자 한다.

우리의 도정은 북에서 남으로, 타니스에서 아부심벨로 향해 가면서 관광객들이 가장 자주 찾는 곳들, 즉 기자와 사카라, 룩소로, 그리고 아스완을 거칠 것이다. 여행객들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뿐이다. 여러 차례 이집트를 방문하여 최대한 많은 유적들에 머물러 보라는 것. 여러 가지 이유로 이집트를 방문할 수 없는 모든 분들께는 이 책을 통해 머릿속으로나마 파라오의 땅을 여행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메디네트 하부(Medinet Habou)


 




투탕카멘 왕과 왕비가 새겨진 황금 의자의 등판 부분, 카이로 박물관

 

여왕들의 계곡이 있는 네페르타리 여왕의 무덤 벽화, 신에게 경배를 드리는 여왕.

람세스 2세의 첫번째 왕비

 

왕들의 계곡 남서쪽 1.5km 지점에 위치한 여왕들의 계곡은 테베의 지하 분묘 중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유적지이다. 이곳의 분위기는 왕들의 계곡과는 전혀 다르다. 왕들의 계곡은 험하고 은밀하지만, 여왕들의 계곡은 개방적이고 다가가기가 쉽다. 바로 그래서 이 계곡은 많은 고통을 받았다. 도굴꾼들이 무덤을 약탈했고 개중에 어떤 무덤들은 불살라지기도 했다. 후기 왕조 시대에는 여러 분묘들이 미라와 석관 안치소로 이용되었다.

 




네페르타리의 영혼-새인 '바'도 보인다. 그녀는 보이지 않는 이와 체스를 두어, 빛의 끊임없는 변화이자 이행(移行)의 신인 신성갑충의 머리를 한 케프리 같은 여러 신들에 대한 깨달음과 저승의 문들을 여는 결정적인 승리를 거둔다.

 




토지 관리 서기 일을 맡고 있던 멘나(Menna)는  오시리스 제(祭)에 참석하기 위해 아비도스로 가는 배 여행길에 오르고 있다.

 




메디네흐 유적지의 세네젬 무덤 벽화

 




 에드푸 사원, 매의 모습을 한 호루스 신의 조각상

 

필레 트라잔 정자의 장식적인 기둥들

 



 
출처 : http://paper.cyworld.nate.com/damho/1888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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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11-20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갑니다. 예전에 "나일강의 소녀'란 책 읽으면서 이집트에 빠져들던 때가 있었는데 그 때 생각이 다시 나는군요.^^

이매지 2006-11-20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람세스하고 비슷한 작품들 읽고 빠졌던 기억이^^
 


작가의 이름을 처음 봤을 땐 낯설게 느껴졌는데 알고보니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지은 작가였다. 불우한 환경에도 발레리나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소녀의 모습에 반한 절도범의 순정한 사랑을 그린 책이라고. 가난하지만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하는 빅토리아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금고를 털려고 하는 주인공. 과연 이들에겐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있을까? 시와 탱고가사를 병치시키는 문체도 사용하고 있다는데 궁금하다.



  
마이니치신문에 연재된 작품으로 범죄가해자와 그 가족이 짊어져야 하는 가혹한 현실을 한 형제를 통해 보여준 사회소설. 강도살인을 저지르고 15년의 징역을 받고 수감중인 형과 형이 저지른 사건 때문에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동생의 모습을 형이 매달 보내는 편지를 통해 그리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내년 개봉을 목표로 영화로 만들고 있다고 하니 책과 영화를 함께 접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듯 싶다. 야마다 다카유키, 타마야마 테츠지, 사와지리 에리키 등이 캐스팅되었다고.



이제는 링컨라임시리즈는 고민없이 바로바로 지를 수 있다. 본콜렉터, 코핀댄서, 곤충소년. 이렇게 세 작품을 접해봤는데 이 책이 손에 들어오기 전에 돌원숭이도 빨리 읽어야겠다. 2003년에 나온 작품으로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마술사가 등장한다고. 과연 어떤 범행수법을 사용하는지 잔뜩 기대된다.





독일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저자가 문화예술위원회 웹사이트에 연재한 칼럼 가운데에서 수작만 모아 만든 책. 카프카의 <변신>,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최인훈의 <광장> 등 14편의 문학작품을 다루고 있다고. 언급되는 책들에 대해 깊이있게 이해하기에, 혹은 잘 이해가 가지 않을 때 길잡이가 되어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남녀의 공간지능에 대해 11가지 심리실험을 통해 왜곡된 남녀의 차이를 반박하고 있는 책. 많은 사람들이 여자는 공간감각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것은 뇌 구조의 차이라기보다는 사회화의 결과라고 한다. 때문에 저자들은 여성에게 혼자서 여행을 하거나 무작정 지도를 들고 새로 개장한 영화관을 찾아가는 등 방향 찾기 능력을 키울 것을 권하고 있다고. 일반적인 연애심리서적에서 왜곡하고 있는 이 부분을 어떤 실험들로 반박할 지 기대된다. (항상 그런 류의 책들을 볼 때마다 '난 지도 잘보는데'라는 반발심리가 자리잡고 있었기에)




제인오스틴의 마지막 장편소설. 꾸밈없고 낙천적이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여주인공을 통해 당시의 결혼관과 사회상을 보여주며 특히 한 번 헤어졌던 연인을 8년 후 다시 만나면서 겪게 되는 복잡다난한 감정의 곡선을, 얽히고 설킨 남녀의 미묘한 감정선의 파장을 꼼꼼하면서도 클래식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고.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맨스필드파크>도 나름대로 괜찮게 읽었으니(맨스필드파크는 번역이 꽝이었지만) 이 작품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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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6-11-22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김용규 선생님 책 저도 구해놓았습니다. (사실 사려고 했는데 김용규 선생님께서 책을 주셔서;;;) 기대되는 책이에용! ^^

이매지 2006-11-22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부럽! ㅋㅋ
저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요^^
 









이미 <제인 에어 납치사건>부터, 많은 독자님이 재스퍼 포드가 만들어낸 기발한 신조어와 현란한 말장난에 정신없이 휘둘리셨습니다.

물론 읽어가다 보면 대부분은 킬킬 웃으면서 깨닫게 되는 것들이지만 어느 정도 알고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인 에어 납치사건>에 등장하지만 <카르데니오 납치사건>에는 상세한 설명이나 각주가  없는 용어들 중 중요한 것들을 추려봤습니다.

<제인 에어 납치사건>, 그리고 <카르데니오 납치사건>과 함께 독서의 즐거움 만끽하는 11월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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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납치사건>에 등장한 신조어 설명
 

리테라텍 

총 32개의 과로 이루어진 특수작전망 내의 한 분과. 특수작전망(줄여서 특작망)은 일반 경찰들이 담당하기에는 너무 별나거나 전문적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제27과인 리테라텍은 문학 관련 범죄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한다.


산문의 문

서즈데이의 삼촌 마이크로프트 넥스트가 발명한 장비. 문을 통과하면 원하는 문학작품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들과 만날 수 있다.


시간경비대

특작망 제12과로, 요원들은 시대를 넘나들며 시간류의 정상적인 흐름을 관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일부 요원은 시간류의 흐름을 자유롭게 제어할 능력이 있다. 서즈데이 넥스트의 아버지도 한때 이곳에서 일했다.


플라스마 라이플

골리앗 주식회사에서 ‘맹폭격’이라는 암호명으로 비밀리에 개발하여 영국군에게 공급할 예정이었던 신무기. 재래식 탄약이 아닌 플라스마 에너지가 탄도를 따라 방출되어 목표물을 파괴하는 것으로 선전되었다.


도도새 

인도양 모리셔스 섬에 서식했던 조류. 우리 세계에서는 17세기에 멸종되었지만, 서즈데이 넥스트가 사는 1980년대 영국에서는 캔에 든 복제 세트를 구입하여 집에서 만들 수 있다. 서즈데이 넥스트가 가지고 있던 도도 피크위크는 초기에 출시된 버전 1.2로 날개가 없다. 도도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바로 마시멜로이다.


윌스피크 

상자 안에 있는 마네킹이 셰익스피어 작품을 낭송해주는 기계. 10펜스를 넣으면 일정한 시간 동안 특정 작품을 읽어주는 자판기 형태로 시내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1930년대 이후 대량생산이 중단되어 1980년대에는 희귀품이 된 상태이다.


지구교차자

1950년대에 일부 천문학자들의 주도로 만들어진 비밀결사. 소행성이 지구 주변을 지나거나 대기권으로 돌입할 때, 그 지점에 가서 떨어지는 파편을 야구글러브로 받아내는 것을 목표로 회합에 참여한다.


지구 표준 신성 교회(GSD)

서즈데이의 오빠 이자 목사인 제프리(애칭 조프, 조피)가 활동하는 종파. GSD의 교리는 모든 종교 이론의 잡탕이며 종교 전쟁의 종식을 주장한다. 제프리 넥스트는 웨섹스 지부의 수장이다.


웨일스 인민공화국

서즈데이 넥스트의 세계에서는 영국에서 독립한 공화국으로, 한때 중공업이 발달했으나 1980년대에는 경제적으로 낙후한 국가이다. 영국과 정치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으며 국경분쟁이 잦고 영국 범죄자들에게 은신처가 되고 있다.



 

출처 : http://blog.naver.com/bookhouse1?Redirect=Log&logNo=2003003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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