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146

 

 



 

내일은 크리스마스.

아기 돼지 열두 마리가 트리와 화환을

예쁘게 꾸미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신나는 신나는 크리스마스

우리들 마음은 두근두근

상냥한 마음이 가득가득

신기한 일이 생길 거예요.

우리 우리 크리스마스♪

 

그런데 배고픈 늑대 한 마리가

아기 돼지들을 몰래 훔쳐보고 있었어요.

"상냥한 마음이 가득가득? 쳇, 신나는 크리스마스 좋아하네!

당장에 저것들을 모조리 잡아먹어 버릴 테다.

고것 참 맛있겠군... 히히히히..."

 

 

 

 




 

늑대는 아기 돼지들을 쫓아가면서

화환과 크리스마스트리를 마구 망가뜨렸어요.

"이까짓 게 다 뭐야!" 와지끈 뚝딱!

"맛 좀 봐라!" 우두둑 우두둑!

그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아기 돼지 열두 마리를 몽땅 붙잡았죠.

"히히히... 정말 신나는 크리스마스가 되겠군.

오늘 밤엔 배불리 먹어야지..."

 

그렇게 말하며 성큼성큼 뛰어갈 때였어요.

 

 

 




 

으아악~~~!

늑대는 자기가 부러뜨린 크리스마스트리에 발이 걸려,

꽈당!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어요.

아기 돼지들은 부드러운 풀 위에

떨어진 덕분에 하나도 다치지 않았어요.

 

"늑대 아저씨, 괜찮을까...?"

늑대는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으..."

정신을 차려 보니, 늑대는 침대 위에 있었어요.

온몸이 너무 아파서 손도 발도 까딱할 수가 없었죠.

"아. 깨어났다!"

아기 돼지 한 마리가 그렇게 말했을 때예요. 늑대가

"너희들을 잡아먹겠다아아아!"

하고 소리쳤어요. 하지만 늑대의 입에는 붕대가 친친 감겨 있어서, 아기 돼지들에게는

"우우우우 우우웃우우우우우!"

하는 소리로 들릴 뿐이었어요.

 

 

"미안하다고 우리한테 사과하는 건가 봐."

"이제 괜찮아요, 늑대 아저씨.

약을 발랐으니까 금세 나을 거예요."

 

 

"그, 그게 아냐! 아픈 데가 다 나으면

너희들을 죄다 잡아먹어 버릴 거라고!"

늑대가 바락바락 소리쳤어요.

하지만 아기 돼지들에게는

"우, 우우우! 우우우웃

우우우우우... 우우우웃!"

하는 소리로 들릴 뿐이었죠.

"이번에는 고맙다고 인사하는 건가...?"

 

 

 




 

내 말은 그게 아냐----------- !

늑대는 부르르 떨면서 소리쳤어요.

"너희들을 잡아먹어 버릴 거라니까!"

하지만 역시 아기 돼지들에게는

"우, 우우우우우우우우웃!

우우우우웃우우우우우우우우웃!"

하는 소리로 들릴 뿐이었는걸요.

늑대는 너무 분해서 눈물이 찔끔 나왔어요.

"앗! 늑대 아저씨가... 울고 있어..."

 

"무지무지 아픈가 봐... 늑대 아저씨...

조금만 참으세요. 금세 다 나을 거예요."

"아, 아니라니까... 나는 너, 너희들을... 잡아먹을 거라니까..."

"괜찮아요, 괜찮아. 이제 그만 우세요, 늑대 아저씨.

내일이면 틀림없이 말끔히 나을 거예요."

이렇게 말하고, 아기 돼지는 늑대의 눈물을 닦아 주었어요.

"흐으..."

늑대는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스르르 눈을 감았답니다.

 

 

그 날 밤이었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

이거, 우리가 드리는 선물이에요.

빨리 나으세요."

아기 돼지들은

침대 위에 살며시

빨간 장갑을 내려놓았어요.

 

 

 




 

다음 날, 크리스마스 아침이에요.

아기 돼지들이 일어나 보니

늑대가 보이지 않았어요.

밖에 나가 보니까,

화환이 말끔하게 고쳐져서 문에 걸려 있었어요.

마당에는 크리스마스트리 열두 그루가 세워져 있었고요.

"우아!"

 

 




늑대는 아기 돼지 열두 마리의

상냥한 마음과 따뜻한 배려와

사랑을 받고 달라졌습니다.

늑대의 마음이 움직인 거예요.

신기한 일이 생긴 거죠.

사랑은 신기한 일을 이루어냅니다.

이 사랑이 시작된 건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아기 예수가 태어난 날.

크리스마스는 모든 사람을 위한 날,

그리고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을 위한 날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얼마 전 케이블 tv에서 러브 액츄얼리를 봤어요.

등장 인물들의 사랑이 하나 둘씩 이루어져가는 기쁨이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와 맞물려

행복을 마구마구 뿌려 주는 영화죠.

용서하고 사랑하고 화해하는, 눈송이처럼 많은 사연들이

'메리 크리스마스'란 다정한 말로 묶이는 것

이런 게 크리스마스고 세상에 사랑의 기적을 일으키는 큰 힘이죠.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이루어진 이 그림책은 어떠셨어요?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로 화답하셨어요?

빨간 장갑을 낀 늑대 아저씨가 귀엽죠?

이런 해피엔딩은 늘상 봐도 기분 좋은 것 같아요.

'권선징악'보다는 '개과천선'이 더 보기 좋잖아요. ^^

 

저는 돼지들이 부르는 캐럴을

징글벨 음에 맞춰 불러 봤는데 얼추 맞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읽어 줄 때 한번 징글벨 음으로 불러 줘 보세요.

더 친근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집에 이 작가의 그림책이 하나 더 있는데

전집 구성에만 있는 책이어서 서점에선 구하지 못하니

잠깐 소개해 드릴게요.

 




'한 마리 늑대와 백 마리 돼지'라는 책인데

사실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는 이 그림책의 그림이 너무 맘에 들어

작가 검색하다가 알게 된 거예요.

만화적인 그림, 유머러스한 스토리가 너무 즐겁더라구요.

백 마리 늑대가 한 마리 돼지를 잡아먹으려다가 성에 안 찰 것 같아

그 돼지 보러 백 마리를 채우게끔 친구를 데려 오라고 해요.

그런다고 돼지가 순순히 친구를 데리고 돌아올까요?

돼지는 이게 웬 휑재냐~ 하며 집에 돌아가 쿨쿨 자고

백 마리 늑대는 하염없이 돼지를 기다려요.

영 늑대같지 않은 늑대들 하는 짓이 얼마나 귀엽던지요. ^^

 

이번 크리스마스엔 그림책 선물이 어떨까요?

그림책은 아이들만 보는 책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혹시 아나요? 그림책 선물을 받은 분이 그 계기로 그림책 마니아가 될지요.

부모님이나 연인에겐 '은행나무처럼'을

조카들에게는 이책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아저씨'

태어날 아기들을 위한, 아기 엄마에게는 정순희의 아기 그림책 '누구야?'

선생님이나 선배, 직장 상사한테는 '가족이 있는 풍경' 정도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계획 잘 세우시구요,

저는 미리 인사드릴게요!

그 즈음엔 제 첫 아들 준석이 생일 잔치 때문에 바빠질 것 같아요.

여려분, 메리 크리스마스!!

 

 

작가에 대하여

미야니시 타츠야는 작가 스스로 한국어판이 특히 마음에 든다고 한 <개구리의 낮잠>으로 한국 어린이들에게 처음 인사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는 그림, 작가의 한없는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등장인물들로 엮인 따뜻한 이야기, 그리고 글과 그림에 흐르는 유머 감각은 미야니시 타츠야 작품의 특징이다. 1956년 시즈오카 현에서 태어나 일본대학 예술학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인형미술가, 그래칙디자이너를 거쳐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오늘은 정말 운이 좋은걸>로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상을 수상했고, <아빠는 울트라맨>, <돌아온 아빠는 울트라맨>으로 '겐부치 그림책 마을' 대상을 수상했다. 그밖의 작품으로 <돼지와 늑대 100마리> <아빠, 빠빠, 아버지> <숨바꼭질> <배고픈 늑대> <크림, 너라면 할 수 있어>들이 있다. 종이 연극, 동화 구연과 같은 일도 하면서 부지런히 책을 내고 있다. 2남2녀의 아버지이며, 부인인 미야니시 이즈미는 동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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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paper.cyworld.nate.com/book-lover/191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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