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르를 벗겨라
베흐야트 모알리 지음, 이승은 옮김 / 생각의나무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왜곡과 과장이 되도록 절제되어, 이슬람 문화권 두 여인의 삶을 보여 주는 실화로, 모처럼 만난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을 쓴 베흐야트 모알리는 적절한 안배로, 자신과 한 여인 타라( 살인죄로 기소된 상태에서 모알 리가 끝까지 변호를 맡았던 여인)의 이야기를 교차하여 진술하는 방식으로 어린 시절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그렸다.
두 여인의 인연은 이란 여성 변호사인 저자 베흐야트가 같은 이란 여성 타라의 국선 변호사를 맡으면서이다. 그녀의 갸름한 얼굴은 흙빛에 이상한 창백함을 띠고 있었다. 굵은 눈썹은 서로 이어질 듯하고 그 아래 길고 검은 속눈썹만이 얼굴에 생기와 어둠을 동시에 드리워 주었다. 베흐야트는 놀랐다. 타라를 만나기 전 타라에 대한 기록을 읽으면서 키가 크고 강한 체구의 여성을 생각했는데, 타라는 여리고 아이 같은 순진한 인상이었던 것이다. 그런 타라가 두 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다니.......

여기서 타라의 일생을 잠깐 이야기하면, 타라는 가난한 이란의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열네 살의 어린 나이에 늙은 신랑의 아내가 된다. 타라는 어릴적부터 상상력이 좋았고, 공부를 하고 싶어했으며, 넓은 세상을 꿈꾸었지만, 그의 인생은 남편의 그늘 아래에 묶이게 된다. 다행히도 남편은 나쁜 사람이 아니었고, 아이들을 낳고 행복해질 즈음, 남편이 죽게 되면서 타라 본인의 뜻과는 상관없는 여자로써 겪어내기 힘든 온갖 역경들이 시작된다. 
이슬람 농촌 사회에서 모두가 함부로 하는 위태로움에 처한 사회적 지위란 다름아닌 아버지가 사망한 딸들, 남편이 죽은 과부였다.

남편이 죽자, 타라는 자립하여 아이들을 키우고 살고자 하나, 이웃의 남자들은 호시탐탐 그녀에게 추근댔고, 이웃의 여자들은 그녀를 따돌리고 경계했다. 사회 제도상 생계 유지상 시게(가정이 있는 부유한 남자의 첩으로 들어가는 일)를 택해야만 했던 타라.  

한편 베흐야트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가정에서 부유하게 자랐다. 특히 이란 사회가 잘못된 여성관을 가졌다는 것을 베흐야트가 일찍부터 깨닫게 하는 데 일조를 해 주신 분은 그녀의 할머니였다. 그 후 사회 활동에 대해 많은 이해심을 가진 남편을 만나고, 자신이 원했던 교사 자격증으로 따고 교사 활동을 병행하면서 법학 공부를 하는 베흐야트.

그런 베흐야트에게도 이란 사회는 장벽의 연속이었다. 그녀는 교사 생활에 소신을 가지고 열심을 발휘했지만, 당국으로부터 이런저런 제지를 받고, 심지어는 전담 감시자까지 따라 붙게 된다. 이후 법률 공부를 통해 변호사가 되지만, 이러한 제재는 여전하다.
  
민주주의와 여성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애를 썼던 그녀는 결국 남편으로부터도, 이란 당국으로부터도 철저히 외면을 당하고, 여러 절차 끝에 독일로 망명을 하게 된다.

매순간 한 인간의 개인적인 운명을 눈앞에서 상상하며 여권 변호 일을 하는 베흐야트의 어떠한 장벽 앞에서도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을 높이 사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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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5-06-13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어느 영화에서 이슬람 율법을 깨뜨린 (자유연애던가...) 여동생을 살해한 오빠와 아버지의 일을 그린 내용을 보았어요. 인간 위에 군림하는 사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란 기억이 있어요. 언젠가 이슬람에도 여성 인권이 서는 날이 오리라 생각해요. 베흐야트는 그런 인권의 한줄기 빛이 아닐까 생각해요.

2005-06-13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6-13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잉크냄새 님 좋은 표현 찾아 주셨네요..... 베흐야트는 열악한 여권 상황에선나마 한줄기 빛이라는 것이요~

2005-06-13 1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14 0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6-15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은 6인데, 잉크냄새님만 흔적을 남기셨군요. (흐음..속닥거린 사람, 누구실까?)
베흐야트는 여성운동가이면서 인권 변호사였던 셈이군요. 근데 타라와 베흐야트의 운명이 어떻게 됐을까요, 궁금해요.

2005-06-15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23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rine 2006-09-30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대신 답을 달께요 고의적인 살인이 아니었음이 인정되어 무기징역에 처해졌으나, 호메이니 혁명 이후 피해자의 재심청구에 의해 사형당합니다 베흐야트는 당국의 감시 때문에 두 아들들과 함께 독일로 망명한 후 거기서 재혼했고요 지금은 망명자들을 위해 일한다고 합니다
 
콧수염
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사실 이 즈음에 읽는 정장본 프랑스 작가의 소설은 절반치만 신뢰하고 대한다. ‘차에 치인 개’가 그랬고 암퇘지가 그랬다. 책 뒷면, 날개에는 각종 유력 일간지들의 쏟아지는 찬사로 도배되어 있다. 이 책에도 여지없이 있다. 똑같다. 서른이 못되는 나이에 발표한(꼭 서른을 기점으로 나이를 운운한다. ) ‘콧수염’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200페이지 분량의 줄타기를 하는 천재라는 것이다.

다 읽고 나서의 느낌은, ‘아 그래도 이 책은 좀 다르다.’하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소설 취향 같은 걸 알아버렸다. 나는 사건이 일어난 지점(인물의 관계망이 뒤섞인 지점)으로부터 주인공이 공간적으로 멀리 빠져 나와 저만치 멀리둔 최초의 사건에 대해 재해석을 하고 관조하는 패턴을 좋아한다.
일테면,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도망치듯 파리를 벗어나, 공항에 가고 좌석이 남아 있는 비행기라면 아무 행선지나 잡아타고 (홍콩), 그렇게 찾아간 홍콩의 어느 호텔에 장기 투숙하면서 보내는 부분. 하는 일이라고는 구룡 반도와 홍콩섬을 왕복 운행하는 페리를 수십 번씩 갈아타며,
 
“페리선은 그의 마음에 들었다, 단박에 마음에 들었다. 왔다갔다 하는 그의 마음에 틀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동전만 넉넉히 있으면, 망설이다가 욱하면서 다른 생각이 들어도 행동으로까지 옮기지 못하고 지금처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

라고 말하는 부분이 좋다.

내 맘대로 분류에 의하면, 이 책은 적의 화장법 류의 작품인데, 줄거리라고 할 것도 없는 줄거리를 말하자면 대충 이렇다.

어느 날 아침, 남편은 아내를 깜짝 놀래주려고 10년 넘게 기른 콧수염을 깎는다. 하지만 그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는 그녀 앞에서 그는 초조해진다. 아내의 무관심을 장난이라고 생각하는 그에게, 아내는 정색을 하고 콧수염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한다. 친구들도 약속이나 한 듯이, 콧수염을 본적이 없다고 말한다. 여기까지....

사실 나는 이 부분까지는, 정말 간신히 간신히 읽었다. 콧수염이 있었고, 없었고 하는 게 무에 그리 중요하다고, 아내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가 , 뭐 이런 소설이 다 있어! ....  ‘내가 나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라는 정체성의 혼돈과 입증의 문제라고 들었는데, 정말 말이 거창하기도 하다고 생각되었다. (요로코롬한 사고 방식으로 소설책을 읽으면 재미가 반감된다... 이런 방식은 극구 피해야 한다. ^^)
그런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는 지점은... 어제까지도 전화 통화를 했던 아버지가 오늘 아내 말에 의하면 돌아가신지 1년이 되었다 하고.... 자바섬에 놀러 갔었다는 과거의 추억마저 엇갈려 버린 마당에서부터였다...... 아내 아니면, 내가 미친거다.
급기야 나는 아내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와 짜고 ‘나’를 정신병원 영원히 넣어버리려고 이런 음모를 펼쳤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가정은 사실 여하를 차치해 두고, 인간 불신 극도의 상황이랄 수 있다. 가장 사랑하고 존엄하게 생각하는 두 사람이... 나를...

콧수염을 가졌다고 생각하는(생각이 아니라 그게 사실인건지 어쩐건지는 나도 모른다...여튼...) 이 주인공 사내는 사실 정신병원이 가장 두려웠던 것이다...  (누군들....당연하지...)
그래서 그는 페리를 타면서 시계추를 떠올리는 것이다. 마치 페리선처럼 무감각해진 미치광이들의 뇌 속에서 절대 지치지 않고 평화롭게 왔다갔다 하는 모양새라고 그는 생각한다.
 
아무도 ‘나’를 내가 알고 있는 ‘나’로 받아주지 않는 상황.은 정말 끔찍할 것이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뭐 대입해 놓고 보기에 그닥 적절한 사례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아무튼 이 작품은 정체성을 말하는 서스펜스류의 소설이 되려고 그랬는지, 주인공 ‘나’는 어느 순간 더 이상 나의 친구와 아내와 소통하여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회피하고 이들에게 음모가 있다고 생각하고 홍콩으로 날아가버린다. 우리에게 일어난 실제 상황이었으면, 아마도 더 집요하게 따져 물었을 것이다. 콧수염을 깎았다는 것을 알아 줄 때까지 새초롬하게 기다릴 게 아니라, 콧수염이 있던 시절의 증거를 들이대고 좀더 집요하게 진실을 추궁했을 터인데.......!

주인공 ‘나’는 주변인들을 떠보고, 지레 짐작한다. 좀더 추궁하지 않고, 겉으로는 덮어두었다고 말하며, 마음 속으로는 큰 의혹을 잠재우지 못하기 때문에, 의혹은 눈덩어리처럼 불어간다. 이 소설이 결말이 어떻게 나려고 이렇게 흘러가는 것인가.

그런데 그 결말이란 게 참... 

마지막 장면의 좀 억지스러운 것만 빼면 참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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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09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6-09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런 패턴을 좋아하신단 말이죠?ㅎㅎ

미네르바 2005-06-10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참 재미있겠는걸요? 아무도 '나'를 내가 알고 있는 '나'로 받아주지 않는다면... 아마 미치겠죠? 그런데 콧수염 자른 사내는 그냥 회피하고 마는군요.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네요.

2005-06-10 0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6-10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수정했어요...!! 헥헥헥... !
로드무비 님... 옙...프랑스 중위의 여자도 그랬고.... 마구스도 그랬고... 중간에 장소가 바뀌는 걸...좋아하는... 이거도 패턴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는 몰라도요...
미네르바 님.. .하하... 그렇다면 아마 미치고 펄쩍 뛰겠죠...ㅋㅋㅋ
속삭이신 님... 맴매예요!!!

비로그인 2005-06-10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가스등>을 보는 거 같아요. 아내를 미치광이로 몰아가는! 결국, 콧수염이 있었던 건가요, 없었던 건가요? 실제로 음모가 있었던 건가요, 백모증이었던 건가요? 이거 스포일러인가요, 아닌가요? 지금 비가 오나요, 그쳤나요? @,.@ 딸꾹~

2005-06-10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6-12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리뷰 하나 쓰면~ 낚시줄에 대어 낚듯,,,, 엮어서 건지게 되는 것들이 많다니깐요~ 오늘은 복돌언니 추천... 가스등야요!!

속삭이신 님... 흐흐... 작가 뺨 치는 댓글이세요...
사실 저도 콧수염에 달린 님들의 댓글에... 대한 댓글을 썼는지 안 썼는지 알쏭달쏭해 하다가 .... 이제사 씁니다...

sayonara 2005-06-16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염얘기는 뭐니뭐니해도 유럽의 잔혹동화 '푸른 수염'이 최고죠. 어린 시절 그 작품을 그림책으로 읽고 일주일동안 악몽에 떨었던 기억이...(지하실에 매달려있는 XX들...)
이카루스님의 리뷰가 (아마도) 원작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한 것 같습니다. ㅋㅋㅋ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김혜자 지음 / 오래된미래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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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쓸까 말까 고민 많이 했다. 어설픈 감상 몇 줄 나열할 바에야, 밑줄 긋기 리뷰로 내 마음에도 서재에도 남겨 놓는 것이 본질을 흐리지 않는 일이 되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몇 자 적기로 한다.

 언젠가  일요일밤 시사 프로그램에서 외국인 노동자 인권 개선과 망명자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전단지를 돌리는 한 파키스탄인을 취재한 적이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전단지 조차 받으려 하지 않았다. 리포터가 그 사람들을 따라가 간단한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어들은 대개 이런 말을 했다. “우리 나라에도 아직 못 먹고 굶주리는 사람들이 많다, 나부터도 넉넉하지 못한 살림 형편이기도 하고. 그런즉, 우리 나라부터 잘 살고 나야, 다른 나라의 기아니 뭐니에 대해 눈을 돌릴 여유도 생길 것이 아닌가.”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그저 비난하고 싶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야 말로 속이 상해 그러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인간의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라고 한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동하는 데 더러는 평생이 걸리기도 하는 것 같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 중에 아직도 굶주림에 떠는 사람이 있다 해도, 지구의 한 켠에서는 3만 5천명의 아이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것, 단 하루만이 아니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3만 5천 명의 아이들이 죽어가는 것,2억 5천 명의 아이들이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것에는 견줄 수는 없을 것이다.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일단 나는, 불만 같지 않은 불만족스러움 몇 가닥을 뭔 투정이 그리도 많았는지, 나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었다. 또, 석유업자 몇 명의 배를 채우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미사일을 쏘아 대는 무리들, 그리하여 수백만 명의 난민을 발생시키는 상황들, 양심 없고 비인간적인 정치 세력들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아무것도 모르는 수많은 아이들이 총알받이가 되어 쓰러져가고 있는 상황들... 설상가상으로 이것을 방송과 신문들은 해외 단신으로만 내보내고, 무의미한 토크쇼로 말도 안 되는 오락거리로 황금 시간대를 채우고 사람들을 점점 저속하게 만들면서 정작 우리가 귀기울여야 할 이야기는 사람들이 다 잠든 시간에 내보내야만 하는 상황들... 그 모든 상황들을 그저 원망스러웠다.  나 개인의 무력함을 이렇게 외부의 탓으로 돌려 본다.

생각의 차이, 종교의 차이, 능력의 차이, 피부의 차이는 필요하다. 그건 다양성의 차원이다. 하지만, 먹을 것과 입을 것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그것은 나눠 가져야 한다.

아메리카 인디언들 사회에서는 먹을 것을 훔쳐가는 것은 죄가 아니었다고 한다. 오히려 누군가를 먹을 것이 없게 만든 그 사회가 잘못이라 여겼다고... 최소한 굶어 죽지만은 않게 해야 한다고, 일단은 그 사회라는 것이 비단 난민을 속출시킨 정부만 지칭하는 말일까.

한 여인이 있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녀는 신에게 항의했다.

“왜 당신은 이 사람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가요?

그러자 신이 그녀에게 말했다.

“그래서 내가 널 보내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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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5-06-0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인간의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라고 한다. >
이제야 알았어요. 제 삶의 가장 먼 거리를...사물의 본질을 알았으니 이제 좁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책은 연예인이 썼다는 면에서 좀 부정적이었는데, 올라오는 리뷰들을 보니까 괜찮은것 같네요.
PS)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사슴도 그 거리 때문에 그리 먼곳만 본 모양입니다.^^ - 노천명 대변인 -

미네르바 2005-06-09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으면서 눈물 흘렸던 기억이 나요. 전 리뷰는 쓰지 않았지만 그냥, 가슴이 먹먹해져 왔던 기억은 여전히 나네요. <그래서 내가 널 보내지 않았는가?> 이 글이 다시 저를 때리는군요. 난 지금 뭘하고 있지?? 하면서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6-10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그런 원망도 하지 않는 이들이 대다수죠. 그러니 원망하는 자는 그런 되물음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봐야 할까요?

icaru 2005-06-10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 님... 모든 것은 거리 문제일까요~ 저 책은 김혜자가 오래도록 틈틈히 써서 완성한 것이라 하더라고요...그리고....10년 동안의 책에 대한 인세가 모두 아이들을 위해 쓰인다고 하고요... 꼭 권하고 싶은데 ^^

미네르바 님... 마음을 편안하게 두고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던 게...분명하죠... 음...예에...저도 그랬어요...

이 안 님... 원망만 하고 행동이 없으면.... 아니함만 못할텐데.... 그래서... 저 걱정입니다... 음..

비로그인 2005-06-1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어떤 의구심 같은 것이 들었어요. 김회장님댁 안방마님이 양촌리를 떠나 아프리카 아이를 끌어안고 눈물짓는 모습을 보니까 저거저거, 혹시 무쉰 행사치레같은 거 아니냐, 단순한 홍보성 영상물 같은 걸거야, 라고 생각했었거덩요. 저 자신도 내부에서 검은 것에 대한 편견같은 것이 세습되어 있나봅니다. 파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피부색 다른 아이들을 과연 자기 자식처럼, 돌볼 수 있을까, 라는 매우 인종차별적인 의구심 같은 거 말입니다. 저, 나쁜 사람 맞는 거죠?

kleinsusun 2005-06-10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죠.
"우리나라에도 굶어 죽는 사람들 많다."
"우리도 이렇게 어려운데 북한에 비료는 왜 보내냐?"
또 제인구달 같은 동물 보호자들에게는
" 사람도 학대 받는데 사치다. 사람 먼저 구해라."
이렇게 말하면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어려우니 너네도 어려워라?
국민소득 2만불 시대가 되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여유가 생길 수 있을까요???


비로그인 2005-06-10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클라인수선님의 말씀을 들으니 쫍니다. 무, 물론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니깐요. 정말이라니깐요. 그러니까,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연예인에 대한 반감같은 건데 혜자 아줌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 분이라니깐요, 녜녜..

icaru 2005-06-10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복돌언냐... 클라인 수선 님은 제 글에 인터뷰어들이 하는 말... 말하는 거랑게.. 복돌언니가 한 말 말고시롱~!!! ㅋㅋㅋ

icaru 2005-06-10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복돌언냐 알고 있다고요...네네 고롭요!
수선 님...저 책에서는 애완견 키울 돈 얼마면 굶어죽는 아이들을 먹일 수 있다는 말을 읽을 때...제가 또...복순이 생각 땜에... !

중요한 것은 행동이지요! 맞아요... !

icaru 2005-06-10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언냐...글죠...저도 처음엔 뭐, 그런 건 줄 알았었어요...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요~~
언냐 근데 그 블로그에서 사진을 볼 수없어 당최 눈이 심심해갖고 어디 원!!!

플레져 2005-06-10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이 보내셨는데도 소임을 못하고 있어 민망하다는......... =3 =3 =3 =3

2005-06-10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yonara 2005-06-12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의 가까운 이웃부터 먼저 도와보라고 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아프리카 아이들의 몇 달치 밥값이 될 수 있는 가격의 음식을 (자칭 미식가라면서) 쉽게 넘기는 사람들...
누가 옳고 그르다고 판단해야만 할 일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세상이 어찌도 이렇게 비논리적이고 무감각한지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icaru 2005-06-13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라게 말이죠...
음...!
 
남극일기 - 남극의 비극적 영웅, 로버트 팔콘 스콧
로버트 팔콘 스콧 지음, 박미경 편역 / 세상을여는창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남극 이야기를 하려면, 꼭 스콧과 아문센의 이야기가 나온다.
국정 교육 과정 시절(초등중등고등...)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멘트 중 하나는..... 남극 최초 탐험은? “아문센”
스콧의 존재에 대해선 뭐, 한참 후에 알게 되었고, 그러나 늦게 알게 된 사람에게 오래도록 빠지게 되었다.
이재(理財)에 밝은 사람을 속으로는 부러워하되, 존경을 하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된다.
성공을 거둔 탐험가들, 예컨대 남극까지 1,328킬로미터를 썰매로 달리면서 엄격한 일정에 따라 썰매를 끌던 개들을 잡아먹고, 네 동료 가운데 하나가 치통에 걸린 것 외에는 동상, 괴혈병, 설맹의 근처에도 가지 않고 말짱하게 돌아온 초실용적인 로알드 아문센 같은 사람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물론 그의 높은 실용주의 치밀함 같은 것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스콧보다는 감동을 덜 준다고나 할까.
‘극점 정복’이 전부인 아문센과 달리 ‘남극 탐사와 극점 정복'을 목표로 했던 스콧의 남극 탐험대는 한 공동체가 지향하는 최고의 매력적인 가치와 감동적인 면들을 모두 보여 주었다.

 이 책은 스콧이 쓴 남극일기를 번역한 것이라, 더 자세하고 풍요롭게 다루어 주었으면 좋았을 듯 싶은 부분이 많이 생략되었다. 
일테면 베이스 캠프(본격적인 극지방 탐험을 하기 전 그들은 좀더 문명화된 베이스 캠프에서 지내게 되는데 그들의 자투리 책꽃이에는 러시아와 폴란드의 소설이 있었다고. ) 에서 열렸던 강의들의 소재나 자세한 내용이라든지, 에드워드 윌슨이 1차 남극 원정시 길렀던 펭귄에 관한 이야기 같은 것...

스콧의 마지막 일기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다. 특히 귀환 중 스콧의 팀 오츠가 동료들을 위해 눈보라 속으로 나가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는 대목에서는.... 음...

이건 다른 책에서 본 이야기인데, 수색대가 스콧의 썰매에서 발견한 것을 기록한 대목이다.

“글로소프테리스 속의 고생대 후기 잎과 줄기 화석이 박혀 있는 돌 16킬로그램. 그들은 비어드모 빙하로부터 650킬로미터나 이 돌들을 끌고 왔다. 스콧은 짐이 가벼워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원정대의 식량 무게를 소수점 이하까지 계산했지만 이 돌들은 버리지 않았다고 만일 돌을 버렸다면 그의 일행은 마지막 20킬로미터를 걸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에겐 저마다 대의명분이라는 게 있을거다. 목숨을 버려도 좋을 무엇... 스콧일행은 그것이 글로소프테리스 속의 고생대 후기 잎과 줄기 화석이 박혀 있는 돌 16킬로그램이었을까!

훌륭하지 않지만 나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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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5-06-09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숨과도 바꿀수 있는 그 무엇의 가치...
산다는 것은 결국 그 무엇의 가치를 추구하다 끝나는 것 같아요. 가치가 무엇인지 인지도 못하는 대다수의 삶과 스콧처럼 잎과 돌에 인생의 가치를 부여한 삶....전 아직 그런 잎과 돌을 찾지 못하고 있군요.

2005-06-09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09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6-10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극의 비극적 영웅, 이라는 말에 저도 보관함에 넣어뒀는데... ^^ 일기라서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긴 한가 보군요. 그래도 참고가 되었어요. 훌륭하지만 나쁘지는 않다, 고 하시니... ^^

icaru 2005-06-10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이 책이지요~ 방금 님의 리뷰를 읽고 왔어요... 아... 풍부하다는 느낌 들었습니다... 아이들 대상 출판사에서 나온 아이들 책이라고 쉽게, 그냥저냥하게 보면 안 되는거라는 걸 또또 느껴요...

플레져 2005-06-10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문센, 까묵고 있었어요 ㅎㅎ
독자다운 독자만이 쓸 수 있는 리뷰라는 생각이 드네요, 님의 이 리뷰는.
아쉬움과 감동이 적절하게 배합된 리뷰 찌개 ^^

icaru 2005-06-12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 님...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아직 그런 잎과 돌... 못 찾았어요.. 찾을 수 있을란가도 모르겠고...

이안 님.. 예,, 좀 부실한 감이 있었죠... 하긴.. 제가 너무 많은 걸 기대한 건지도 몰라요...

하아... 고맙습니다... 플레져 님... 제가 지향하는 것이 바로 찌개 같은 글이거든요... 크크...
 







 

전시장에서 산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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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6-08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그림책, 얼마 전에 저도 샀는데......
문인들 친필원고 코너도 있답띠여?^^

어룸 2005-06-08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 못찍게 하나보죠? --a

superfrog 2005-06-08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 졸이며 몰래몰래 찍으셨을 테니 추천 한 방이요..!!^^

울보 2005-06-08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보고 싶었는데.
오늘도 이렇게 어영부영 내일은 또다른 일,,에이구,

ceylontea 2005-06-08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붕어님 댓글 동감..저도 추천... 감사합니다.. ^^

미네르바 2005-06-08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그림책'하고, '달빛을 쫓는 사람'은 예전에 냉열사님 페이퍼에서 보고 보관함에 담아 놓았는데, 여전히 보관함에서 잠만 자고 있는 책이에요. 일년이 넘었는데... 음 갖고 싶다. 저도 몰래 가슴 졸이며 찍었을 님을 위해 추천한방!! 도서 전시회 가서 책을 많이 샀네요.

플레져 2005-06-0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깜딱 놀랐어요!!
제가 자살토끼와 책 그림책 두 권을 넣고 고민했거든요.
잘 하셨어요, 몰래 사진 찍은거! ^^

perky 2005-06-09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들 잘 봤어요~^^ 밤으로의 긴 여로. 제게는 깊은 울림을 준 책이었답니다. 가슴이 터져나갈 것 같더군요..

icaru 2005-06-09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 님은 원체리 없는 책이 없잖아유!! 아! 전시회에 문인들 친필원고 코너도 있었고만요... 이런...전 헛봤네요 ^^;;


toofool 님..
그러게 말입니다... 디자인을 카피해 갈까봐 그러는지... “찍지마쇼!!” 분위기였어요~

물장구치는금붕어 님 므흐흐... 감솨!!

울보 님...다음에 가심 되지유~! 크게 볼 것은 없었어요....

아, ceylontea 님 오랜만이어요!! 제가 감사하지요 ^^*

미네르바 님.. 달빛을 쫓는 사람 중에 달까지 줄타기 하는 그림 기억나세요~ 흐흐... 한동안 제 바탕화면이었는데... 전 그 그림이 아주 환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들은 그 그림에서 어두움을 읽고 가더군요...!


플레져 님... 몰래 네컷 찍었음... 많이두 찍은거죠? 접사로는 못찍겠더라고요...표시가 나서...^^;;; - 2005-06-08 23:08


차우차우

아! 님도 밤으로의 긴 여로에서 깊은 울림을 받으신 분 중에 하나군요~ 제가 좋아하는 어떤 분이 저 책에 흠뻑 빠지셨다 하여.....저도 냉큼 사 보았답니다...


비로그인 2005-06-0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 얘기랴..지금..이러니까 하루라도 서재질을 게을리하면 비주류로 낙오된다니까..

icaru 2005-06-10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언냐... 소외감 냉큼 접으시고... 디자인 부스는 사진을 당최 못 찍게 하더란 말쌈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