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2

헤르만 헤세는 이런 시를 썼습니다.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

 

p.38

"이 모두가 하느님의 뜻입니다. 그분의 뜻을 인간인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생각했습니다.

'목사님은 참 좋겠다. 그렇게 간단히 이해할 수 있으니까.'

 

p.133

영화 <블랙 호크 다운>은 다음과 같은 자막으로 시작됩니다. 플라톤이 한 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전쟁은 죽은 자에게만 끝난다.'

                      

                                 

 

 

 

 

p.70

강자는 더욱 강해지고 약자는 더욱 약해진다. 거역할 수 없는 힘이다. 본능, 이 얼마나 강력한 생명에의 집착인가. 차지하지 않으면 빼앗긴다. (...) 식물사회에 애초부터 평화란 없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지어낸 허구이다. 아니, 몰상식이다.

자신이 살기 위해 다른 것을 파괴하고 심지어 종족을 해하는 일은 무릇 생명의 본성인가. 평화, 힘의 균형이란 허울에 불과하다. 자신들의 삶이 치열하면 치열할수록 평화에 집착하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평화에 집착하고 숲을 평화로운 곳으로 이해하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삶이 치열하다는 반증인지도 모른다.

 

p.92

동물에게 있어 어느 부위의 손상은 전체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뇌가 죽거나 심장이 잘못되면 동물은 죽어버린다. 전체 생명을 위협하는 기관이 뚜렷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식물에게는 동물에게서와 같이 전체를 위협하는 기관이 없다. 몸의 어디에도 치명적인 조직을 만들지 않는 것, 그리고 어디서나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복병을 배치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나무가 오랜 세월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기본 힘이다.

 

p.236

남의 자리를 탐하지 않고 주어진 조건에서 자신을 적응시킨다. 나약하고 자기합리적이라 비난하는 이도 있을지 모르지만 때로는 체념과 수긍이 오히려 편안할 때가 있다. 고집은 모두를 긴장시키고 힘들게 한다.

사람이 다른 생물과 다른 점은 지칠 줄 모르는 욕심을 가진 것이라고 했다. 당단풍나무는 모자람을 선택했다.

 

p.243

잡초라는 말은 다분히 인간 본위의 발상이다. 나름대로 생의 역사를 가지고 생명을 일구는 '잡초'들로서는 심히 기분이 나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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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8-19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차윤정씨랑 나랑 통하는구먼요. 나도 맨날 "잡초"란 나쁜 말이라고 다니는데요. 크..반갑구먼. 난 또 방금 차윤정씨 책을 리뷰 썼응게.

2005-08-20 0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8-20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8페이지. 아침부터 비실비실 웃음이 새어나오네요. 하- 양촌리 이장부인의 말씀이 가슴을 칩니다..글고 여기에 옮겨 적으신 이카루님이 엉뚱해서 또 하하- 웃습니다.

icaru 2005-08-24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리뷰 읽으러 가야겠다~영차영차 (참 빨리도 읽는다 그죠?)

하하...전 이안님께서 기독교인이신 것두 같고 아닌것도 같고 늘 아리까리했었어요...엇...이런말 실례인가요? 왜 갑자기 나일론 이란 말이 .. 머리 속을 스친당가... 전 그런 어떤 믿음의 대상에 신축성을 갖는 사람들이 좋고 편하더라고요...(저 이럼, 독실한 분들에게 혼날까요? 음 저 문구의 앞에는 그런 말이 있었어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신이 존재할까 라는 의심을 하게 되었을 때,,,, 어느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라고...

내가없는 이 안 2005-08-24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카루님. 속삭이고 몰래 내뺀 사람, 이름을 불러쌓고... 나일론도 속으론 엄청 고단해요. 차라리 끊어지기라도 하면, 하는 생각. ^^
 

 

 

 

 



눈 감아 봐. 뭐가 보여?

아무것도..깜깜해!

그곳이 옛날에 내가 있었던 곳이야.

어디가?

깊고 깊은 바다 밑바닥... 난 그곳에서 헤엄쳐 올라온 거야.

뭐 때문에?

자기랑 이 세상에서 제일 야한 짓을 하려고!

그렇구나... 죠제는 해저에서 살고 있었구나!

그곳에는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불지 않고 비도 내리지 않아. 너무도 고요해..

외롭겠다!

그다지 외롭지는 않아. 애초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단지 아주 천천히 시간이 흘러갈 뿐이지.
난 두번 다시 그곳으로는 돌아갈 수 없겠지.
언젠가 자기가 없어지게 되면 미아가 된 조개껍데기처럼 혼자서 바다 밑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게 되겠지.
하지만 그것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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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5-08-18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오늘 쉬시는 날이에요? 분수에서 물 올라오는 것 같구려. ^^

icaru 2005-08-18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사실은요~ 팀장 님께서 짐 휴가라...홀홀홀...
그럼 이따가 뵈요~

비로그인 2005-08-18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팀장님 전번 좀 알려 주시죠..(홀가분한 그 기분! 잘 알구 말구요..) 영화로 나왔던 거 같은데, 기냥 안 봤습니다. 재밌나요?

icaru 2005-08-19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언냐!!! 저기 뵈는 저 여자 주인공이 영화보고 한 2주 정도까지두 제 머릿속에서 떠날 생각을 안 하는 겁니당.... 제가 좀 눈물이 많은 편이긴 하죠... 음..저 영화 보면서 눈물을 질질 흘렸어요.. 저한테 함 속는 셈 치구 보실래유...권하고 싶은뎅...

icaru 2005-08-19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근데 복돌언니..팀장 님 전화번호 갖다 뭐하시게요... 아이참 무서워유~

2005-08-24 1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상의 별은 다 라사에 뜬다
강석경 / 살림 / 1996년 12월
품절


"난 처음 인도에 와서 베토벤이나 모짜르트 음악도 들었어요. 테이프를 몇 개 가져왔죠. 그런데 한국에서와 달리 베토벤과 모짜르트 음악이 가슴에 닿아오지 않았어요. 인도 땅과 그 음악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것을 깨달았어요. 바하는 그렇지 않아요. 똑같은 감동을 주고 이 땅과 자연에 잘 어울려요. 왜 그럴까요."

"그건 바하의 음악이 우주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베토벤도 위대하지만 우주적이라 말할 순 없지. 바하는 생명의 풍부함이 넘치는 음악의 광야요. 바하는 작은 시냇물을 뜻하지만 '바하는 바다다.....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돌아갈 곳'이라고 베토벤도 말했어요. 식물이 바하 음악을 좋아한다고 죤이 했던 말을 기억하오? 밀밭에 바하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려주니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어요. 인도 전통 음악엔 더욱 친화력을 보였다는 말도 했죠? 그러니 당신이 제대로 선택한 거요. 인도 노래를 계속 배워요." -123쪽

이탈로 칼비노의 <반쪼가리 자작> 중에서

완전한 것들을 이것처럼 반쪽 낼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은 그들의 우둔하고 무지한 전체성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거야. 나는 완전했어. 그리고 모든 것들은 내게 공기처럼 자연스럽고 혼란스럽고 어리석었어. 나는 모든 것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껍질이었을 뿐이야. 만약 네가 반쪽이 된다면 너를 위해 좋은 일이야. 넌 완전한 두뇌들이 알고 있는 일반적인 지식 너머의 것들을 이해하게 될 거야. 너는 너 자신과 세계의 반쪽을 잃어버리게 되겠지만 나머지 반쪽은 더욱 깊고 값진 수천가지의 양상을 가질 수 있지. 그리고 너 역시 모든 것을 너처럼 반쪽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야. 왜냐 하면 아름다움과 지식과 정당성은 오직 조각난 것에만 있기 때문이지.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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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8-18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인공의 사색적인 멋에 또 빠지셨군요.
전 읽은지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별로 매력 없던 책이었지요. 배경이 너무 시니컬해서요.
이카루님 리뷰에는 어떤 멋진 모습으로 나올지 궁금궁금+.+

icaru 2005-08-1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파란여우 님..'또 빠지셨군요' 라고요?
음... 매력은 없으셨군요...
전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두 자매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삶의 모습하며...
그런데 좀 의외다 싶었던 것은... 책의 뒤에 붙은 작가의 말이었어요...
사람들은 소설가가 소설을 쓰면 그 내용이 다 자전적인 건 줄 아는데.... 그에 대한 항변 같은 거더군요.
음...근데...리뷰로는 안 쓸 듯 한데요 ^^

비로그인 2005-08-18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72페이지에 나오는 말들은, 쉘 실버스타인의 이 빠진 동그라미 이야기와 비슷하군요.

icaru 2005-08-19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저도 저 부분 읽을 때 동그라미 이야기 생각했어요... 그걸 쓴 사람이 쉘 실버스타인이군요... 얼룩말이란 시를 썼던? 맞남유?

플레져 2005-08-19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있는데...
알라딘의 별은 다 이카루님 서재에 뜨죠? ^^

미네르바 2005-08-1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아주 오래 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밑줄 친 님의 글을 읽으니 다시 저 문장들이 떠오르네요. 저 책은 책장 구석에 쳐박혀 있군요.

hanicare 2005-08-2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쑥)이카루님.
...그냥 불러봤어요. 눅진눅진하던 바람이 이젠 서늘하고 보송거리네요. 가을이 올 때면 괜히 마음이 설렙니다.님도 좋은 가을을...

icaru 2005-08-23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플레져님 서재에는 별들이 무성하대예~
미네르바 님.. 노트 보면서...저 속에 라사...도 있을법 하다 했어요..^^ 혹시 이탈리노 칼비노의 책도 읽으셨어요?
하니케어 님 의외로 싱거우셔 흐흐.. 그게 매력이실까나..
 
강은일 (해금) - 오래된 미래 (Ancient Futures)
강은일 연주 / Kakao Entertainment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엄마가 나를 가지셨을 때, 태교라는 걸 하셨는지 모르겠다. 특별히 그런 데 신경 쓰며 살 여유는 없으셨겠지만, 나를 배 속에 담고, 전통의 피리와 해금이 어우러지는 풍악이 있는 장터 같은 델 많이 지나다니셨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 본다. 엄마 자궁 속에서의 편안한 느낌이 이랬을 거라는 생각든다. 이 음반의 해금 연주를 듣고 있으면.
 
해금 연주만 좋은 것이 아니다. 마치 든든한 성벽처럼 받쳐 주고 있는 피리와 그밖의 서양 악기랄 수 있는 클래식기타, 어쿠스틱기타. 피아노 등으로 구성된 반주. 이 반주팀은 편하게 다가가 음악을 듣는 사람들과 연주하는 사람이 ‘공감대’를 만드는 데의 중점을 둔 것 같다.  해설을 보니, 이 중 드럼을 뺀 이유는 상투성을 피하기 위함이고, 일렉기타와 키보드를 배재한 이유는 아날로그 사운드에 대한 갈증 때문이라고 한다. 그럴 법 하다.

강은일의 해금 연주에 받쳐 주는 피리 소리가 일품이다. 국악기 반주는 피리, 대금, 가야금을 사용하였지만 그 중 피리가 돋보인다. 피리 음색이 갖는 풍성함은 순도와 개성이 강한 해금의 돌출적 정서를 보완할 가장 적절한 동반자가 맞는 듯하다.

가장 마음을 울리는 곡은 ‘비상’과 표제작 ‘오래된 미래’이다. ‘비상’은 몽금포 타령에서 모티브를 취해서 불규칙적인 무속 장단으로 재구성한 것이라고 한다. 리드미컬한 사운드의 ‘오래된 미래’는 줄풍류 가락이다.

표정적이고 느낌이 강하지만, 부드럽게 아우를 줄도 아는, 시퍼렇게 날이 선 칼날 같은 활대로 치열한 음악을 들려 주는가 싶으면서도 극단적이지 않다. 음악을 듣다가 뜬금없이, '이 해금 연주처럼 살아야 하는데 말이야!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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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꼬 2005-08-18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성애와 안식, 과거와 미래, 삶과 인생이 녹아든 리뷰에 추천 하나!

icaru 2005-08-1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에구..과한 칭찬이심돠...

비로그인 2005-08-18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 아짐 본인은 정작 모르고 계셨군요. 이미 해금 연주처럼 살고 계십니다.

잉크냄새 2005-08-19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유행가 가락에만 귀가 열려있으니..참..
해금 연주처럼 살고 싶다는 열망이 어떤것인지 참 궁금하네요.

icaru 2005-08-19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복돌언니한테만 전~ 해금 같은 사람 ^^
아...잉크냄새 님 ...그렇게 산다는 게....그러니까...음..
연주를 함 들어보셔야 해요!!

icaru 2005-08-19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행가. 유행가. 신나는 노래... 큭..

플레져 2005-08-19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좋아해요, 강은일의 해금 연주.
정말 그러네요. 엄마 자궁속에 들어있던 기억나지 않는 편안한 나라의 느낌...

icaru 2005-08-23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이 좋은 음악...님도 알고 계셨다니~
언젠가 한번은 글이 풀리지 않을 때가 오면...이 곡을 틀어놓아보세요...

미네르바 2005-08-24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저기 문외한인 전, 또 할말이 없구요. 엄마 자궁 속의 편안함이 어떤 것인지 알려면 이 음악을 들으면 되는 것이군요. 알았어요. 일단 보관함에 넣어두고, 다음에 사야겠어요. (그런데, 글이 풀리지 않을 때 이 곡을 틀어 놓으면 글이 술술 나오나 보죠? 그럼, 전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이 음악을 들어야겠어요^^)

icaru 2005-08-25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힛...미네르바 님도 ..! 자도 엄마 자궁 속에서의 기억은 없는데...(엄마 자궁 속 문외한 미투!!) 그 속이 젤로 편안했을 거 같단 생각...그러다 보니...
미네르바 샘님은 아이들 땜에 속상하실 때...들으시면 좋겠어요~

jj13 2005-09-05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정숙이다.
ㅎㅎㅎ
너도 해금연주 좋아하니?
얼마전에 김애라님 연주 들었는데 좋더라~

icaru 2005-09-06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정숙 여기서 만나니..기분이 이상해~ 김애라 님? 엄 검색해봐야겠당 ^^

달팽이 2005-10-13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의신씨의 해금 연주곡을 가끔 듣는데...음역이 길고 처량한 선율에 어울리는 해금은 가장 세계화될 수 있는 우리 악기란 말이 이해될 것 같았어요.
피리소리가 해금 선율의 틈새를 어떻게 메꾸어가는지 듣고 싶어요..
이카루님 덕분에 씨디 추천도 잘 받게 되었군요..
감사해요..

icaru 2005-10-18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세계화될 수 있는 우리 악기라~ 아하...끄덕이게 되는 말이네요...
아휴~ 제가 감사합니다. 달팽이 님~

qkqhznls 2007-04-15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ㄲㅑ~ 너무 감동이에요 ㅠㅠ

icaru 2007-04-17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qkqhznls sla wjfkd xhdgktuTrnsdy.

 
스퀴즈 플레이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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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것은 폴 오스터의 치기어린(좀 진부한 데가 없지 않고) 데뷔작임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지만, 오소독소한 글맛은 작가의 초창기부터 다져져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하기도 했다.

스퀴즈 플레이 : 야구 경기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득점과 연결시키기 위해 타자가 기습 번트를 하는 전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양팀 사이의 점수 차가 적어 매우 긴장된 경기를 하는 경우에 많이 시도한다.
즉 노 아웃이나 원 아웃 상태에서 3루 주자는 타자의 사인을 주의 깊게 살피다가 투수가 공을 던짐과 동시에 홈으로 내닫고, 타자는 그 공을 반드시 번트함으로써 주자가 득점할 수 있도록 하는 작전을 가리킨다.
이 경우 타자는 1루를 밟을 수도 있지만, 비롯 아웃되더라도 희생타로 기록되어 타점을 인정받는다. 야구 외에 카드놀이에도 스퀴즈플레이가 있는데, 으뜸패를 가지고 상대방의 중요한 패를 내놓게 하는 게임 방식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 사전 중)

주인공은 야구의 스퀴즈 플레이를 보면서 사건 해결의 단서를 얻는데서 제목을 가져왔다.

탐정소설이 그렇듯 복병은 조금은 의외인 곳에 숨어 있었다. 스퀴즈 플레이를 풀어낸 주인공에게 복병이 말한다.

“진실을 알고 싶으면 연락 주세요. 이야기해 드릴께요.” 

그러나 복병과 주인공은 다시 만나지 않으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난 생각했다. 주인공은 누가 누구를 죽였는가를 풀었냈지만,  그것이 진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누가 과연 무엇으로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

 

그는 재능의 포로였다. 나는 어떤 분야에서 일인자가 되는 것, 특정한 일을 너무 잘해서 그것을 오히려 원망하게 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를 상상해보려고 애썼다. 채프먼은 한 인간에게 가능한 모든 성공을 이루었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그가 성공한 게 아니었다. 성공한 것은 그의 재능이었다. 그의 내부에 살고 있는 일종의 괴물인 그 재능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를 도구로 이용했다. 그는 자신과 분리되어 있는 듯한 기분, 자신의 삶에서 소외되어 있는 듯한 기분, 자기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포기한 가짜 채프먼인 듯한 기분을 느꼈을 게 분명하다. 지배권을 갖고 있는 것은 재능이라는 괴물이었다. 그 괴물은 그에게 모든 것을 주었고, 그리고는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그러다가 갑자기 괴물이 살해되었다.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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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8-1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었던 작가의 작품입니다^^

히피드림~ 2005-08-18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서 옮겨온 문장들이 인상적이네요.
저도 저런 생각한적 있어요. 조수미를 볼때요. (좀 뜬금없나?)

icaru 2005-10-06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물만두 님도 잼나게 보셨군요 ^^
펑크 님..앗 조수미...헐..제대로 가격하셨습니다. 뜬금없지 않어요..

비로그인 2005-08-18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퀴즈 플레이, 를 유도하는 타자..우어~ 멋있군요. 전 맨날 병살타만 때리니 팀원들에게 원망만.. 쩝.

icaru 2005-08-19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사만루에 삼진아웃 당하는 씨추에이션보담야!!! ...
복돌언냐...가 울팀원이면 참 좋겠는뎅... 설령 병살타만 연발하두~ 질펀하게 잼나는 사람이 나는 좋당게~

잉크냄새 2005-08-19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퀴즈 번트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현대야구단 감독 여우 김재박입니다. 80년대 세계 야구선수권 우승당시 김감독의 개구리처럼 폴짝 뛰어오른 스퀴즈번트로 동점이 되고 다음타자 한대화의 삼점홈런으로 우승....야구사 최고의 명장면이죠. 근데 폴 오스터가 추리소설작가인가요?

icaru 2005-08-20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0년대 야구사에 그런 일이 있었구만요... 히햐...그땐 지가 야구를 몰랐어라~
정말 기가막힌 순간이었겠다 함돠~
하루키도 ..야구장 가서 야구를 보다가...그러니까..어느 선수가 2루타를 치는 순간 소설가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더군요...그 순간...뭐에 쨍 했는지...
아...오스터는 추리소설가라 볼 순 없는데... 이 책은 자뭇 추리물 같은 냄새를 피우지요~

플레져 2005-08-19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다 올리신거네요? 우와우와~~~
잉크냄새님이 말씀하신 그 명장면 꼬마 플레져는 목격하였답니다 ^^
제가 야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시죠? 호호~
폴 오스터의 소설에는 늘 추리의 냄새가 나요. 그가 만드는 인물은 모든 것을 다 가졌다 또 빼앗기고 마는... 인물들이 많은듯 해요.
그 밑바닥에 있는 그것의 정체가 무엇이길래 그걸 보게 하려는 의도가 왠지 짠~

icaru 2005-08-23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몰랐어요..플레져 님 히야~ 혹시 두산...이건 나중에 쏙닥..
폴오스터 속의 인물들은 플레져 님 말처럼...가졌다가 빼앗겼다가...흠...
바닥을 치기도 하고..하늘을 찌르기도 하고.. 그래...갈 데 까지 가보는거야...하는 것만 같답니다..

미네르바 2005-08-24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에 문외한인 미네르바... 할 말은 없고요, 조 위에 인용한 글... 참 멋진 말이네요. 재능에 포로가 되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는데, 재능이 없는 저로선 그렇게 포로라도 되보고 싶지만, 또 그게 결코 행복은 아닐 것 같은 생각도 드네요. 그나저나, 님이야말로 1년에 한 365권의 책을 읽지 않나요? 궁금해요

icaru 2005-08-25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부터친했던 사촌동생이 야구 선수라...시카고컵스에 가 있답니다. (내년쯤 출국한다지만..) 아끼는 사촌동생이 야구 선수임에도 전 야구의 룰도 잘 모르겠고..그러니 좋아하지도 않고 뭐 그랬다지요... 그런데 작년에 처음으로 어쩔수 없이 사람들을 따라 야구장에 갔다가... 야구의 재미를 알게 되었어요... 텔레비전에서 보는 야구하고 야구장에서 보는 야구는 많이 틀리더라구요~
ㅎㅎㅎ 근데...울 미네르바 님..재능이 왜 없어욧!!
조목조목 차분차분 질서정연... 이것도 필시 능력이라구욧!
음.. 저도 그런 생각하지요...포로라도 좋으니..저렇게 재능이라는 게 꽃피울 만큼만 가 보았으면~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