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별은 다 라사에 뜬다
강석경 / 살림 / 1996년 12월
품절


"난 처음 인도에 와서 베토벤이나 모짜르트 음악도 들었어요. 테이프를 몇 개 가져왔죠. 그런데 한국에서와 달리 베토벤과 모짜르트 음악이 가슴에 닿아오지 않았어요. 인도 땅과 그 음악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것을 깨달았어요. 바하는 그렇지 않아요. 똑같은 감동을 주고 이 땅과 자연에 잘 어울려요. 왜 그럴까요."

"그건 바하의 음악이 우주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베토벤도 위대하지만 우주적이라 말할 순 없지. 바하는 생명의 풍부함이 넘치는 음악의 광야요. 바하는 작은 시냇물을 뜻하지만 '바하는 바다다.....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돌아갈 곳'이라고 베토벤도 말했어요. 식물이 바하 음악을 좋아한다고 죤이 했던 말을 기억하오? 밀밭에 바하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려주니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어요. 인도 전통 음악엔 더욱 친화력을 보였다는 말도 했죠? 그러니 당신이 제대로 선택한 거요. 인도 노래를 계속 배워요." -123쪽

이탈로 칼비노의 <반쪼가리 자작> 중에서

완전한 것들을 이것처럼 반쪽 낼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은 그들의 우둔하고 무지한 전체성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거야. 나는 완전했어. 그리고 모든 것들은 내게 공기처럼 자연스럽고 혼란스럽고 어리석었어. 나는 모든 것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껍질이었을 뿐이야. 만약 네가 반쪽이 된다면 너를 위해 좋은 일이야. 넌 완전한 두뇌들이 알고 있는 일반적인 지식 너머의 것들을 이해하게 될 거야. 너는 너 자신과 세계의 반쪽을 잃어버리게 되겠지만 나머지 반쪽은 더욱 깊고 값진 수천가지의 양상을 가질 수 있지. 그리고 너 역시 모든 것을 너처럼 반쪽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야. 왜냐 하면 아름다움과 지식과 정당성은 오직 조각난 것에만 있기 때문이지.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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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8-18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인공의 사색적인 멋에 또 빠지셨군요.
전 읽은지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별로 매력 없던 책이었지요. 배경이 너무 시니컬해서요.
이카루님 리뷰에는 어떤 멋진 모습으로 나올지 궁금궁금+.+

icaru 2005-08-1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파란여우 님..'또 빠지셨군요' 라고요?
음... 매력은 없으셨군요...
전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두 자매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삶의 모습하며...
그런데 좀 의외다 싶었던 것은... 책의 뒤에 붙은 작가의 말이었어요...
사람들은 소설가가 소설을 쓰면 그 내용이 다 자전적인 건 줄 아는데.... 그에 대한 항변 같은 거더군요.
음...근데...리뷰로는 안 쓸 듯 한데요 ^^

비로그인 2005-08-18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72페이지에 나오는 말들은, 쉘 실버스타인의 이 빠진 동그라미 이야기와 비슷하군요.

icaru 2005-08-19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저도 저 부분 읽을 때 동그라미 이야기 생각했어요... 그걸 쓴 사람이 쉘 실버스타인이군요... 얼룩말이란 시를 썼던? 맞남유?

플레져 2005-08-19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있는데...
알라딘의 별은 다 이카루님 서재에 뜨죠? ^^

미네르바 2005-08-1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아주 오래 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밑줄 친 님의 글을 읽으니 다시 저 문장들이 떠오르네요. 저 책은 책장 구석에 쳐박혀 있군요.

hanicare 2005-08-2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쑥)이카루님.
...그냥 불러봤어요. 눅진눅진하던 바람이 이젠 서늘하고 보송거리네요. 가을이 올 때면 괜히 마음이 설렙니다.님도 좋은 가을을...

icaru 2005-08-23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플레져님 서재에는 별들이 무성하대예~
미네르바 님.. 노트 보면서...저 속에 라사...도 있을법 하다 했어요..^^ 혹시 이탈리노 칼비노의 책도 읽으셨어요?
하니케어 님 의외로 싱거우셔 흐흐.. 그게 매력이실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