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처음 인도에 와서 베토벤이나 모짜르트 음악도 들었어요. 테이프를 몇 개 가져왔죠. 그런데 한국에서와 달리 베토벤과 모짜르트 음악이 가슴에 닿아오지 않았어요. 인도 땅과 그 음악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것을 깨달았어요. 바하는 그렇지 않아요. 똑같은 감동을 주고 이 땅과 자연에 잘 어울려요. 왜 그럴까요."
"그건 바하의 음악이 우주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베토벤도 위대하지만 우주적이라 말할 순 없지. 바하는 생명의 풍부함이 넘치는 음악의 광야요. 바하는 작은 시냇물을 뜻하지만 '바하는 바다다.....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돌아갈 곳'이라고 베토벤도 말했어요. 식물이 바하 음악을 좋아한다고 죤이 했던 말을 기억하오? 밀밭에 바하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려주니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어요. 인도 전통 음악엔 더욱 친화력을 보였다는 말도 했죠? 그러니 당신이 제대로 선택한 거요. 인도 노래를 계속 배워요." -123쪽
이탈로 칼비노의 <반쪼가리 자작> 중에서
완전한 것들을 이것처럼 반쪽 낼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은 그들의 우둔하고 무지한 전체성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거야. 나는 완전했어. 그리고 모든 것들은 내게 공기처럼 자연스럽고 혼란스럽고 어리석었어. 나는 모든 것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껍질이었을 뿐이야. 만약 네가 반쪽이 된다면 너를 위해 좋은 일이야. 넌 완전한 두뇌들이 알고 있는 일반적인 지식 너머의 것들을 이해하게 될 거야. 너는 너 자신과 세계의 반쪽을 잃어버리게 되겠지만 나머지 반쪽은 더욱 깊고 값진 수천가지의 양상을 가질 수 있지. 그리고 너 역시 모든 것을 너처럼 반쪽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야. 왜냐 하면 아름다움과 지식과 정당성은 오직 조각난 것에만 있기 때문이지. -27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