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몰입의 즐거움을 준 책이다.

오늘 아침 출근길.
나는 세 번의 부상의 위기와 만났었다.
2호선에서 6호선으로 갈아타는 에스컬레이터에서였다. 아침엔 늘 그렇듯, 내 정신 상태라는 건 조금은 비몽사몽을 걸쳐 있는 중이었다.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 계단에 두 발로 몸을 간신히 의지하고서, 그런데 계단 중간도 못 왔을 때 등허리로 쇠막대기 같은 것이 힘을 실어 가격해왔다. 아팠다.
내려오는 중이라 넘어질 뻔했던 걸, 간신히 난간에 의지하고는 몸을 틀어 나를 공격한 괴물체가 무엇인지를 돌아보았다.
끌고 다니는 여행 가방 손잡이였다. 가방이, 그 큰 가방이 나를 덥치려 하고 있었다. 스물 쯤으로 되어보이는 가방 주인이 뒤늦게 가방을 일으켜 세우지 않았더라면...
그런데... 가방 간수도 못한 그 젊은이는 내게 미안하다는 한마디도 (못하는건지 안하는건지) 없이... “어어어어 왜 이러지” 이러고 만다. ‘왜이러긴...빙신!!’ 나도 속으로 이러구만다. 크게 다치진 않았으니, 미안하단 말 한마디 안했다고 시비삼기는 거시기하니까...
갈아타는 구간이란 원체가 늘 붐비지만, 오늘은 출근 시간을 충분히 여유를 둔 터라 서두르지 않고 걸었다. 그런데... 사선 방향에서 오던 아저씨, 난 보지 못했다. 이 아저씨도 물론 (본의아니었겠지만,) 내 어깨를 패대기치고 종종걸음을 쳐 뛰어간다. (어깨가 지금도 저릿저릿하다.) 드디어 6호선을 탔고, 한 정거장 지난 목적지 역에서 내려, 또 에스켈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앞에 대여섯살짜리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에스켈레이터가 끝나고 지상과 만나는 땅을 디디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콩콩콩 뛰고 있다. 뒤에 있던 나는 충돌할까봐 조마조마해하다가... 왼쪽 편으로 빠졌다. 아이고 세 번의 위기까지 넘겼다.  
세 가지 사건이 일어난 총 런닝 타임은 5~6분 정도 된다.
마치... 겉으로는 악의를 띄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어떨지 모를 무언가가 나를 목표로 공격을 해오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몸이 나에게 말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몸 좀 사려라....”라고....
몸이 들려 주는 소리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면, 생각도 못했던 많은 것들에 생각이 미친다.

 

 

괴로움과 외로움을 떨쳐버리려 할 때, 소박한 선물처럼 자유가 주어진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덜 괴롭고 덜 외로운 것일까.....
물 속에 넣은 드라이아이스처럼 하얀 기포를 일으키며,
소리소문없이 물 속에 녹아드는 느낌을 주는 소설이고,
적나라 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원초적인 부분을 속삭인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 중에서 가장 깊은 곳까지, 몸이 감응을 하였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5-05-09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5-09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리뷰를 이리 쓰시다니......! 감탄입니다..^^

설박사 2005-05-09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소설책이군요... 제목은 무슨 과학 상식책 같은 분위기인데...
잘 읽었습니다. ^^

superfrog 2005-05-09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복순이 언니님(새 닉넴은 아직 낯설어요;;) 이 책 읽으셨군요.. 좋지요?

마냐 2005-05-09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누구신가 했어요. 암튼, 제목은 무슨 건강서적 같아요...ㅋㅋㅋ

2005-05-09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5-05-09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제 책상에 있는데...호홋...저도 읽을께요!
퇴근길엔 조심하세요!

어룸 2005-05-09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해요, 이책!! 바나나씨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별 기대안했었는데, 생각이 바꼈어요^^ 님의 멋진 표현을 빌리자면, 저도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 중에서 가장 깊은 곳까지, 몸이 감응을 하였다.'입니다!

2005-05-09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5-10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5:38에 속닥 님 ^^
요가 덕택으로 요즘 님 실버몽사마시군요~ ^^ 저도 N.P는 아직인데...


날개 님... 얼마나 감사한지요...ㅠ.ㅠ 저게 리뷰여 뭐여... 싶었는데...

설박사 님도... 물은 알고 있다.... 이걸 떠올리신 거죠?

물장구치는 금붕어 님...리뷰를 또 다시 읽었습니다.... 님의 리뷰를 읽고, 또 감탄...그러나 리뷰를 써야하니...라는...생각들고.. 전의를 상실했더랍니다.. 푸흐...
그치만... 이 책 너무 좋았는데... 어떤 식으로든 기록이 필요했어요!!

마냐 님... 제 변신 어케 괜찮습니까?

17:20에 속닥님... 님은 어쩌면 심상치 않은 숫자들을 그리 잘 캡쳐하신답니까...
아..... 님... 어찌합니까... 몸... 저도 요즘 몸이 ...어제밤에 뒤척이며... 여러 생각들을 했답니다. 아픈 게 젤 억울한 노릇이구나 하면서.... 나의 건강을 너무 과신했나...
바람처럼 날아가는 건 무리여요 ^^ ~ 두고온 인연들이 눈에 밟혀 워디....! 게다가.. 제 몸이 그리 가볍지 아니하여서..고건 좀...ㅋㅋ 님이 읽으신 책들 다 읽을려면 전 퇴사해야 합니다 ^^


kleinsusun 님... 님의 책상엔 참 많은 책들이!!!
그런데요, 바나나의 책들 중에서 제일 잘 쓴 작품인 거 같더랍니다.... 지금까지 나온 것 중에서...

toofool 님 제 말이요... 제 말이요... 사실 저도 바나나씨의 책을 몇 권 읽긴 했지만.... 그 작가를 좋아한다고는 할 수 없었거든요.... 이 작품은 저의 그런 기호를 와장창 깨뜨려 줬어요... 입맛에 맛더랍지요...

22:25에 속닥님... 실화랍니다!! 퇴근길에는 내게 달겨드는 부상의 순간이 없었어요... 몸을 사렸더니만... ^^
02:12 속닥님도 ‘물은 알고 있다’를 읽으셨군요... 바나나의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보고 동생 왈.. “옛날에 읽고 또 읽어?” 합니다. ‘물은....“이랑 착각을...
그런데 님...예전에 스트레스 때문에 어떤 징후들이 나타났던 것인가요?
저도 직장 생활 초창기... 왕스트레스 땜에 탈모 증세와... 눈꺼풀이 붓는 증세가 한동안 있었는데... 6~7년전 얘기네요~



2005-05-10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10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5-11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냐님 말씀대로 보신서적같은 건 줄 알았어요! 근데 복순 아짐, 몸 조심하셔야겠어요. 저는 젤 황당했을 때가 어렸을 적인데요. 아, 둥글고 단단한데다 커다랗기까지 한 자개밥상 있쟎습니까? 거, 한가운데에 공작무늬 들어가 있는 옛날물건요. 한 쪽 벽에 세워놓았는데 그거 자다가 발로 건드려서 얼굴 정면을 가격했을 때, 진짜 황당합니다. 그 날 오후엔 버튼 빠진 텔레비전 채널 구멍에 쇠젓가락 넣고 쑤시다 감전되어서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될 뻔 했다니깐요. 솔직히 몸 지까짓게 알긴 뭘 압니까? 쓰레기 태우다 빈 스프레이통 넣는 바람에 얼굴 껍딲이 홀라당 벳겨진 제 친구도 있다구요! 근데 쓰고 보니 내 몸이 좀 둔한가..괜히 쓴 거 같네..암튼, 책보다 리뷰가 더 잼나게 느껴져요!

icaru 2005-05-11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자다가, 자개 밥상에 맞은 분... 님말고 또 있을까요오~ 희한하네...
쓰레기 태우다 얼굴에 일 나신 친구분... 괜찮으시대요?

... 좌충우돌 ㅋㅋ ...
자개밥상으로 맞은 건 정말 양반이네요~

솔직히 몸 지까짓게 알긴 뭘 압니까... 음메나...ㅋㅋ
암튼 몸 조심허고 다닙시답!!

비로그인 2005-05-11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에고..괜히 오밤중에 허튼 소리 했나 봐요. 지금 읽어보니 몸이 둔한 게 아니고 머리가 띨한 거구나..친구는 흔적없이 말끔하게 나았어요! 꽁알꽁알..@,.@

icaru 2005-05-11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요왜요...넘넘 재밌는데...
가급적 오밤중에 댓글 달아주세요~ 그래야 이렇게 나른한 오후에 잠 확 깨는 재미난 이야기들을 많이 읽을 수 있지 않겠남요.....


로드무비 2005-05-11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과 이카루님 두 분.
너무 다정하시잖아요. 흥=3
샘나네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5-14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리뷰의 방식을 달리하시니 읽는 사람으로선 참 즐겁네요. 이런 리뷰 어디 가서 또 볼 수 있을까 싶군요. ^^ 저도 책상에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이 하나 있는데 그거 맨위로 올려놨어요. 나직나직 이야기하는 그녀의 문체가 보고 싶어져서요. ^^
 



허리우드 극장에서였지요...

 



같이 보러 간... H양....

 

 


굶주린 배를 달래기 위해...인사동...어귀에 진입...우연히 사진기에 포착된 커플의 뒷모습...

 


이층 창가 가운데 일행 말입니다... 여자분이 모자쓴 남자분에게 무언갈 떠먹이고 있네요... 맛나겠다..짭짭...

 



기와장이 그럴듯해 보여서... ㅡ,ㅡ;;

 


사동집에서 냉면 먹었슴다.... 그걸로 허기가 가실리 만무...만두 추가요!!!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실비 2005-05-03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_+ 구경잘하셨나요?? 사진 보니까 나들이 가고싶어요~

실비 2005-05-03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9705

저는 숫자 3 이 좋아요 ^^


icaru 2005-05-03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가 장장 2시간하고 37분짜리였어요....
엉덩이가 무진장 아팠지요~

플레져 2005-05-03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대는 어디 있나요? ㅎㅎ
비정성시, 학교에서 본 이후로 못 보았어요.
잘 하셨습니다. 짝짝짝~~ ^^

icaru 2005-05-03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비정성시 왜케 어려운거라요~
둥두둥...하던 음악만 귓전에 맴돌고....

플레져 2005-05-03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아주 비정한 성시만 기억에 남는다는............... =3 =3

icaru 2005-05-03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미네르바 2005-05-03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리우드 극장, 참 오랜만에 보는 간판이군요. 어려운 영화인가요? 그럼, 전 못보겠네요. 쉬운 영화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으니..

하루(春) 2005-05-03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그리 어려운가요? 전, 왜 이리 한국영화가 심히 땡기는지 바람만 넣고 안 가고 있습니다.

로드무비 2005-05-03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동면옥 만두랑 냉면먹고 싶어요. 으아아~~
영화 결국 보셨군요.
전 15년 전에 비디오로......
유명한, 보기 어려운 영화를 보았다는 자기만족감이 앞서던 영화.^^

sayonara 2005-05-03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조위의 그 울적한 눈빛을 잊을 수가 없던 영화였습니다. 동양인의 정서가 잘 담겨있는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ㅎ

2005-05-03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5-03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네르바 님...고것이...달리 어려운 게...제가 근대 세계사에 무지랭이라 그렇습니다...
우리 나라 광복 즈음... 대만도 일본의 통치에서 벗어나 독립을 했을즈음의... 이야기랍지요... 미네르바 님이 직접 보시고... 제게 설명 좀 해 주셨음 좋겠다 합니다... 이런 저, 거저먹을라 드네요..
하루 님 안녕하세요? 님은 닉네임도 봄이시네요...^^
로드무비 님... 흐흐.. 님의 정보 덕분으로 오랜만에 종로 바닥을 누비었습니다 ^^ 자기 만족감이 앞서던 영화 ㅋㅋㅋ 저도 비디오로 다시 보아얄듯합니다... 그래서 대여점을 찾았는데... 안 보이더라구요... 에효 찾을라믄 없고...
사요나라 님...전 양조위 아닌 줄 알았어요... 애띠고 침착한 청년의 모습... 신선했습니다... 청각장애인 연기도 좋았고요...
속삭이신 님... 그렇겠죠...저도 그것이 궁금했는데...로드무비 님 말씀에 따르면요... ^^ 님..요즘 괴기스러운 것도 땡기시고, 쏼라쏼라 중국말 나오는 영화도 땡기시고~

잉크냄새 2005-05-0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독 커플을 찍으시누만요!
비정성시...본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저에게는 그리 강인한 인상이 아니었나 봅니다.

어룸 2005-05-03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정성시하면 양조위의 그 눈망울+눈썹 밖에 생각안나요, 아, 밥먹는거하고!! ^^ 어린맘에도 비장하게 봤던 기억납니다, 예전엔 케이블에서 자주 해주더니 이젠 안해주나...또 보고 싶은데 말이죠^^

humpty 2005-05-26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걸 왜 못 봤었지???
사진을 세세하게 보시누만요. 미처 안 보이던 것이 설명해 놓은 것을 보고서 그제야 눈에 띄입니다.
 
소설처럼 - 우리시대의 지성 5-016 (구) 문지 스펙트럼 16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황순원의 ‘소나기’나, 이청준의 ‘눈길’과 같은 작품을,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가 아닌, 개인적인 내밀함을 추구하는 읽기의 연장선상에서 먼저 만났더라면, 그 감동은 조금 달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학교 교과목에서 그리하듯, 복선이 뭐냐, 주제가 뭐냐, 요약을 어떻게 할거냐에 혈안이 되어, 깨어있는 독서, 창조적인 독서를 왕왕 부르짖다 보면, 읽어내야 할 모든 글조가리들이 마음속에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페냑의 말처럼 소설은 그냥 소설로 읽어야 맛이 난다. 우리는 이야기가 그립고 이야기에 굶주려 있으니, 그저 분석하는 고민에서 벗어나 이야기 자체에 흠뻑 빠지고만 싶은데.
책머리에는 이 책을 부디 강압적인 교육의 방편으로 삼지 말아달라는 작가의 간곡한 부탁이 있기는 하지만, 페냑은 읽기 교육에 있어서 여러모로 지침을 삼을 만한 말들을 많이 해 준다.

책과 담쌓은 아이들에게 읽기의 즐거움을 깨우쳐 주기 위해서는 어린아이가 처음에 글자를 배울 때 그러했던 것처럼, 다 큰 아이들에게도 소리를 내어 크게 읽어 주라고 한다. 그것이 읽는 즐거움의 시초였다고. 그런 다음 내용을 묻지 말고, 독후감을 쓰라고도 하지 말라 한다. 독서를 하면서 가장 먼저 누릴 수 있는 권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라고.

우리는 학교에서 읽기를 배우지만, 책 읽는 법을 좋아하는 것은 학교에서 비롯되지는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책 읽는 일을 좋아할 수 있지.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책읽기란 무엇보다도 바로 이야기에 대한 갈구, 허기를 채우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계속 상기시켜 준다.


어디 하나 버릴데가 없는 표현들로 20년 남짓 교사 생활을 했고, 여러 동화들을 써낸 작가가 술술 풀어내는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 보는 재미가 그 어디 비할 데 없이 좋다. 게다가 안과 밖, 중심과 주변, 어른과 아이의 시각을 두루두루 아우르며 쓰여져 있기에,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방법적 측면에서 이 책에 귀를 기울이다가는, 조금 읽다보면 성인이며, 책을 조금 읽었다는 우리 자신에게 그 목소리가 향함을 느낄 수 있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05-05-02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 120%요. 책에 나오는 그 멋진 단편들( 사실 사회 나와서 읽어본건 김승옥의 무진기행밖에 없지만요) 을 수능이란 지상최고과제의 하나로서만 분석하고 읽어야 했던건 그래서 소설을 소설로가 아닌 문제로 보았던건 정말 억울해요.

icaru 2005-05-02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스 하이드 님... 짜르르~~~! 감전된 거 같습니다..제말이 그렇다니까요..
무진기행...아... 그 작품이 맨으로 읽으면 참...괜찮은 거 아닙니까...
수능 ...논술... 하니까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도 생각나네요...
분석하고 논하라... ㅠ,ㅜ 투성이...

2005-05-02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02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실비 2005-05-02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절로 고개가 끄덕이네요.. 동감합니다.^^

icaru 2005-05-03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아하아... 제가 이 작은 포켓 사이즈 북에 포옥 빠졌다지요... 어느것하나 버릴 게 없고...생각같아서는 밤이새고, 날이새도록... 책 전체를 문서로 남기고 싶단 생각까지 했을까요...제가 좀 오버쟁이긴 합니다만... 저 책은 진짜 보물이더라고요... 고마워요...님 ㅠ.ㅠ 제 호들갑을 귀기울여 들어 주셔서요 ^^
실비 님... 그죠오? ^^

2005-05-03 0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03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5-0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출장에서 돌아오신거래요? 저...잘 지냈어요~ 하아.. 지도 그 시를 쓴 시인은 시험문제를 어케 생각할까...궁금한데.....주변에 교과서에 작품을 낸 사람들 중 아는 사람이 없네요 ^^ 물어보고 싶은데...


2005-05-04 1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5-0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소! 옳소! 이카루님 말씀이 맞소. 요즘 아이들은 책을 많이 읽긴 하지만 자신만의 의미를 추려낼 시간이 없어요. 기계적으로 그냥 핵심을 외워버려야 하니깐요.

로드무비 2005-05-05 0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아, 페이퍼는 엇따 감췄슈?
이름도 바꾸시고.
내부수리중이시군요.
그건 그렇고 이 책에 대한 엄청난 칭찬에 할수없이(?)
보관함에 집어넣습니다.^^

2005-05-06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07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에 치인 개
기욤 게로 지음, 김지혜 옮김 / 자인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천재 작가의 작품입네 하는 미사여구로 물들여, 제살을 깎아먹은 책 홍보문구, 분량도 얼마 되지 않고, 글자의 자간과 행간이 방방함에도 하드커버로 제작하는 과도함....만 뺀다면, 수준작은 아니고, 그럭저럭 괜찮은 책임에는 분명하다.
화자는 15살 소년으로 직업 체험 과목의 이수를 위해 신문사에서 실습 기간을 갖는다. 그곳에서 주인공이 목격한 것은 정치와 언론의 유착관계에 찌든 지방 신문의 실상과 권태로운 심심풀이 가십기사를 쓰기 위해 온종일 머리를 쥐어짜는 기자들의 모습이었다. 그 실습 기간 동안, 소년에게는 꽤나 충격적으로 여겨질 비리 사건을 정면으로 맞딱뜨리게 된다.  '나'는 언론과 기자들을 '차에 치인 개'와 같다고 말하며 '쓰레기 운반 차'보다 더러운 것이라고 비꼬는 신랄함을 보인다.
이 세상을 살아본 어른들은 알고 있다.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부정부패를 면전에서 겪게 되더라도, 청렴결백하기가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담 어렵게 느껴질 순간이 있음을, 때문에 어떤 이들은 미래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삶을 겨우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참으로 놀라운 것은, 부정과 부패의 장본인들이 바로, 사회적 정의감을 언제나 잊지 않고 살아야 할 경찰서장, 자선단체 회장, 그리고 신문사의 편집장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작가는 실제로 한 지방지에서 기자로 일하다 너무 솔직하고 오만한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해직된 전직 기자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책도 사회 고발 소설 같은 인상을 준다. 
그렇다고 어두운 결말의 골짜기로 이야기가 흘러 가지는 않았다.

프랑스 사회도 우리처럼 곳곳 어두운 곳에 부패가 만연해 있는지, 이렇게 타락한 패거리들이 기득권층에 전봇대처럼 우뚝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소설은 자칫 암담한 결말로 흐를까 싶었다. 그러나 이 소년에게는 지원대가 있다. 시위를 주도하고 용기 있게 나서는 자선 단체의 젊은이가 있었고, 노조 활동 경력 때문에 직장을 얻는데 말못할 고충을 겪었던 아버지와 실제적인 도움을 준 어머니가 계셨으니까.

마지막으로 일주일 동안의 언론사 실습이 끝나고 나서 학교에 제출한 주인공의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짧막하다. "저널리즘은 개떡이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5-05-01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서방님도 개를 읽고 있었네요. [창백한 개]에다 [차에 치인 개]라니, 왜 개들이 다들 요로코롬 힘들게 사는 것인지, 원. 근데 저는 좀 암울한 인간이 되어 그런지 저런 결말이 좀 껄끄럽네요. 일종의 전망이나 희망이면 뭐 그러려니 하겠지만. 근데 저는 왜 자꾸 그런 희망 섞인 전망이 허위인 것처럼만 느껴지는 건지. -_-;

2005-05-01 1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5-01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자고 일어났더니 벌써 밤이네요. 크하하..마지막 문장이 압권이에요!

2005-05-01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5-05-02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저분한 언론과 기자가 왜 " 차에 치인 개"로 묘사된 것인지 궁금하네요. 제 생각엔 차에 치인 개는 개값도 못받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2005-05-02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5-02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들의 수난이네요~ 저런 결말... 글쿤요.. 님...역자 후기를 보셨어야 하는데...역자후기를 보면... "이 한 권의 프랑스 소설이 어느 날 문득 삶이 고단하다고 느끼는 누군가에게 하나의 의미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라고 되어 있거든요...
뭐... 그 정도까지야 싶지만...^^
속삭이신 님...왜케 귀여우세요...신랑없을 때 혼자 먹어야겠다는 생각을..ㅋㅋㅋ
복돌이 언니... 그럼 어제 느즈막히 주무셨겠네요~
속삭이신 님... 제가 할 말을 또,또,또,,,, 책이 싸이즈도 딱 포켓 싸이즈고요... 얇고... 그런 게...빨리 읽어내는 데 단단히 한몫한거지요...

icaru 2005-05-02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 님... 아, 그런 의미로군요... 동생이 군대 가 있을 때,,,, 텔레비전에서는 한참...모일병이 군대에서 죽은 의문사규명 이야기가 한참 있었지요... 그때, 들었던... 군대에서 죽으면 개값도 못 받는다는 이야기...너무 처참했지요~( 왜 뜬금없이 그 이야기가 생각나냐.. 나도 참... )

2005-05-03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설처럼 - 우리시대의 지성 5-016 (구) 문지 스펙트럼 16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구판절판


우린 정말로 아이가 걱정스러웠다.
어찌나 걱정스러운지 시도 때도 없이 내 아이를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시시콜콜 비교하곤 했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둔 친구 아무에게나...가 아닌, 학교 성적이 뛰어나며 죽어라고 책만 읽는다는 아이를 둔 친구에게 자문을 구해보기도 했다.
귀가 잘 안 들리나? 독서 장애가 아닐까? 아예 학교를 안 가겠다고 하는 거나 아닐까? 저러다가 영락없는 학습 지진아가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별의별 검사를 다 해보았다. ...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왜?
둔해서일까?
단지 둔해서일 뿐이라고
아니다. 아이는 그저 자신의 리듬을 따라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 리듬은 다른 아이들과 반드시 같아야 한다는 법도, 평생을 한결같이 언제나 일정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아이에게는 저마다 책읽기를 체득해나가는 자신만의 리듬이 있다. 때론 그 리듬에 엄청난 가속이 붙기도 하고, 느닷없이 퇴보하기도 한다. 아이가 책을 읽고 싶어 안달을 하는 시기가 있는가 하면, 포식 뒤의 식곤증처럼 오랜 휴지기가 이어지도 한다. 거기에 아이 나름대로의 좀더 잘 하고 싶다는 갈망, 해도 안 될 것만 같은 두려움까지 감안한다면....
교육자를 자처하지만, 실은 우리는 아이에게 성마르게 빚 독촉을 해대는 고리대금업자와 다를 바가 없다. 말하자면 얄팍한 지식을 밑천 삼아, 서푼어치의 '지식'을 꿔주고 이자를 요구하는 격이다.
되돌려 주어야만 한다. 아무런 조건 없이, 될 수록 빨리! 그렇지 않으면, 누구보다 바로 우리 자신부터 의심해보아야 할 것이다.

-60쪽~61쪽쪽

학생 여러분, 우리가 처음 문학에 끌리기 시작하는 건 한낱 단어 나부랭이나 문장 때문만은 아닙니다. 문학이 어떻게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기 시작했는가를 생각해보십시오. 이야기의 시대는 그 옛날 기억마저 아스라한 시절, 갓난아이를 어르고 재우는 자장가를 그만둘 즈음부터 벌써 시작됩니다. 아이는 젖을 빨 듯 이야기를 빨아들입니다. 그러곤 그 경이로운 이야기들의 세계가 끝없이 되풀이되며 이어지기를 요구합니다. 아이는 냉철하기 그지없는 훌륭한 독자입니다. 나 또한 그 하고많은 마법사며 괴물, 요정 따위를 끊임없이 지어내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바쳐야 했는지 모릅니다.
-68쪽쪽

아이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읽기 시작한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엿가락처럼 늘어난다. '책' 속의 낱말들이 워크맨의 이어폰 사이에서 춤을 춘다. 아무런 감흥도 없다. 한 자 한 자가 납덩이처럼 무겁기만 하다. 낱말들이 안락사를 당하는 말처럼 차례로 쓰러져간다. 전열을 가다듬는 드럼 연주로도 죽어가는 낱말들을 소생시키기엔 역부족이다(설령 드럼연주자가 그 유명한 켄들일지라도!). 낱말들은 의미를 반납하고 평이한 글자들의 세계로 돌아갔다. 낱말들이 눈앞에서 무참히 쓰러져가건만 아이는 겁날 게 없다. 오직 앞으로의 전진만이 있을 뿐이다. 읽는 것만이 자신에게 유일하게 주어진 당면과 제이자 의무이므로.
-p.81~82쪽

살아가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 우리를 짐승이나, 야만인, 일자무식의 무뢰한 광포한 광신도ㅡ 자기 도취에 빠진 독재자. 탐욕스러운 배금주의자들과 구별짖는 것이 책을 읽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독서의 절대적 필요성이다. 그러니 책을 읽어야 한다. 기필코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배우기 위해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지식을 쌓기 위해서
·우리 인간이 어디서 왔는지 알기 위해서
·우리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기 위해서
·타인들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 인간이 어디로 가는지 알기 위해서
·과거의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서
·현재의 우리를 직시하기 위해서
·지난 시대의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서
·선조들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자신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우리의 문명을 이루고 있는 근원을 파악하기 위해서
·끝없는 호기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기분 전환을 위해서
·교양을 쌓기 위해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기 위해서
·비판 정신을 기르기 위해서
-p.92쪽

책 읽을 시간이 고민이라면 그만큼 책을 읽을 마음이 없다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책 읽을 시간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책 읽는 시간은 언제나 훔친 시간이다(글을 쓰는 시간이나 연애하는 시간처럼 말이다).

대체 어디에서 훔쳐낸단 말인가?

굳이 말하자면, 살아가기 위해 치러야 하는 의무의 시간들에서이다.

(...)

책을 읽는 시간은 사랑하는 시간이 그렇듯, 삶의 시간을 확장시킨다.

만약 사랑도 하루 계획표대로 해야 하는 것이라면, 사랑에 빠질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누군들 사랑할 시간이 나겠는가? 그런데도 사랑에 빠진 사람이 사랑할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경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

독서란 효율적인 시간 운용이라는 사회적 차원과는 거리가 멀다. 독서도 사랑이 그렇듯 그저 존재하는 방식인 것이다.

문제는 내가 책 읽을 시간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그렇다고 아무도 시간을 가져다주지는 않을진대), 독서의 즐거움을 누리려는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p.159~161쪽

입사 시험에서든 학교 시험에서든, '이해한다'란 말의 의미는 시험관이 수험자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이해한다는 뜻이다. '제대로 이해한' 답안이란 그러므로 요령껏 타협을 본 답안이다.

(...)

그러므로 '열등생'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지극히 정상적인 보통의 아이일 경우가 허다하다. 단지 전술적인 대처 능력이 결여되어 있을 뿐이다.


-p.175~176쪽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
한권의 소설책을 끝까지 읽어내지 못하고 던져버릴 만한 무려 36000가지의 이유들이 있다.
이를 테면 전에 어디선가 읽어본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다지 주의를 끌 만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작가가 주장하는 바에 전혀 동조할 수가 없어서, 혹은 닭살이 돋을 만큼 문체가 역겹다거나 반대로 더 이상 읽어나갈 이유를 찾지 못할 만큼 문체가 진부해서라는 둥. 이유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책이 우리의 손에서 떨어져나간다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어쨌거나 제아무리 몽테스키외라한들, 마음에도 없는 책을 억지로 1시간씩 읽어가며 마음의 위안을 삼을 수는 없는 노릇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읽기를 포기하는 숱한 이유 가운데 한 가지만은 좀더 시간을 들여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어렴풋이나마 패배한 느낌을 받아 책을 다 읽지 못하는 경우이다. 책을 펼쳐 들고 읽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도 않아 나 자신보다 완강하게 느껴지는 무언가에 의해 점점 밑으로 가라앉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 위대한 소설이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고 하여 그 소설이 반드시 다른 소설보다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단지 그 책과 -제아무리 위대한 소설이라 할지라도- '이해'할 수 있는 지적 소양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자부하는 우리들 사이에 모종의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다.

-p.203~ 205쪽

소설은 그냥 소설로, 소설처럼 읽어라.
아이들은 다들 무엇이 되고 싶어 하는, 혹은 무엇이 되어가는 과정들이다. 아니 어른인 우리도 언제나 나 아닌 다른 무엇이 되는 꿈을 꾸며 살아간다. 책은 그런 우리의 꿈을 은밀히 부추기고 공모하는 동반자의 역할을 해 줄 따름이다. 그러니 어떻게 그것을 우격다짐으로 강요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읽다’는 ‘사랑하다’나 ‘꿈꾸다’처럼 명령문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책과 담을 쌓은 아이들을 위해서 구체적인 방안 하나를 우리에게 던져 준다.
-역자후기쪽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05-05-01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이 너무너무 좋아요 ^^

icaru 2005-05-0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미스 하이드 님도요?? 찌찌뽕^^
근데 이거 타이핑 하느라고 죽는줄 알았슝...ㅠ^ㅠ

비로그인 2005-05-01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흘흘..애쓰셨구만요. 전 독서의 의미를 따져본 적은 별루 없는데 기냥 '심심풀이 땅콩'의 의미가 더 강한 거 같아요. 아, 근데..소설은 지적 소양관 관계없이 화학적 반응이 잘 일어나던데 사회과학은 물리적 반응이 더 잘 일어나곤 하더라구요. 책 내던지고 바닥에 발랑 누워서 '도저히 못 읽겠어! 당췌 몬 소리냐구!' 라면서 버둥대며 앙탈..

icaru 2005-05-0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한 방으로 저의 노고를 치하해 주신...복돌언냐!!
'도저히 못 읽겠어! 당췌 몬 소리냐구!' 라면서 버둥대며 앙탈.. 후후... 작가가 화학적 반응을 언급하니, 복돌언냐는 물리적 반응의 예로 응수를 해 주시누만요 ...역쉬 ..누가 응용의 귀재 아니랄까베...
암턴...뭔반응이건 설령 역반응이건...간에... 무반응보담은 나아요 글쵸??

2005-05-01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5-02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놀랫시요....첫 수업 항상 제가 묻는 질문에 애들이 하는 답들이 여거 있어서..책을 왜 읽느냐? 배우기 위해..우짜고저짜고......
근데 저 많은 걸 워드로 쳤다구요? @@굉장히 맘에 들었나봐요.

하루살이 2005-05-02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도 사랑이 그렇듯 그저 존재하는 방식인 것이다.
맞습니다, 맞고요... 근데 왜 둘 다는 힘들죠???

잉크냄새 2005-05-0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읽다가 포기하는 것은 좀 그래요. 왠지 오기가 발동해서 끝까지 물고 늘어집니다. 오기로 읽고 나면 남는것은 악 밖에 없는 것을...이것을 오기의 법칙이라 합니다.
그리고 전 책 읽는 의미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것 같아요.^^

icaru 2005-05-0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저는 이 책을 빌려봤거든요... 근데... 사 두어야겠다는 생각했답니다..... 저 많은 글자들을 타이핑하면서 말이죠...
진주 님...하핫 정곡을 찌르셨어요..! 예에~ 굉장히 맘에 들었거든요... 님께 단연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이어요... 읽으면서... 진주 님이 읽으시면 딱이겠다 그럼서 봤는데...님은 아이들에게 책읽기 지도를 하는 선생님이시니까요~
하루살이 님... 독서도 사랑도...훔치는 시간으로 한다 하니... 참..훔치는 요령은요~ 이 책에 나와 있습니다.^^ 어허..이 책 님께도 추천도서요!!
잉크냄새 님... 오기...님께 그런 오기가 있을 법하다는 생각... 체게바라의 평전 리뷰 보면서 들었다지요... 헉...전 정말 오기로 읽었어요...중간까지만요... 문제는 중간까지 이어오는데도.... 당최 뭘 읽었는지 모르겠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