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암사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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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0% 할인이라뉘, 대체 언제부터 책값이 내려간 것인지... 구간임에도 10% 남짓되는 할인폭도 감지덕지하며 구매했었다. 재고가 없어 입고 되었을 때 어렵사리 구입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이 또한 기억의 왜곡인가? - 최근에 엄청 인쇄를 돌린 모양이다.  

2000~3000원 남짓 없어서, 극도로 빈하게 지내고 뭐 그런 거 아니긴 하지만, 살짝 김샌다.  

헤닝 만켈 작품으로서는 첫 작품으로 읽은 것이었고, 너무 좋아서 다섯번째 여자를 읽는 중(..두어달 전에 덮었는데 진도가 참 안나가더라..)이다.  

주인공 형사, 이런 캐릭터 참 매력있다. 침울하고, 지나치게 인간적이고, 점잖으며 건강 문제가 끊이지 않고, 중년에 이혼을 했던 스웨덴 형사 발렌데르.  그다지 철두철미함은 없지만, 근성 있고, 카페인 중독 같아 보이니, 어쩐지 동류 같아 친근감 들고, 헤비 스모커처럼 보이는 것마저 인간미 풀풀 느껴지게 보이고, 종종 자학하는 부분에서도 공감 팍팍 된다.  

그리고 이런 스케일, 정치적인 비장미,,, 흠 너무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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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1 밀리언셀러 클럽 64
기리노 나쓰오 지음 / 황금가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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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봉 사인을 하는 시즌이다. 나는 뭐 캥기는 것도 없고, 조금 긴장되는 부분은 없잖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낙담할 일도, 기대할 일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었는데, 무의식은 그게 아니었는 모양이다.  

회사에서 "너는 아웃이야!" 하는 꿈을 꿨다.  

혹시나 그럴까봐 조마조마 하며, 살아왔던 인생도 아닌데, 꿈 속일지언정 참 막막했다. 

아웃사이더 라는 말은 어쩐지 근사하게 들린다. 세상의 주류와는 떨어진 변방에서 시니컬함을 유지하고 ...  
 

그렇담 아웃,한 곳에 유폐된 인생은...

월급을 가져오지 않는 남편, 아픈 노부모님 등등 참으로 징하고 불운한 요소들이 공통 분모를 만들어 네 명의 여자가 도시락 공장의 심야 근무를 한다.

지금 여기가 소설 속의 아웃, 되어 있는 장소이다. 이 네 여자들이 아웃 구역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물론 이 소설은 온갖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면, 모진 현실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다 같은 혹은 어떻게 어떻게 현실이 잘 풀려 주었다 라고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는다. 살인 동기는 충분히 이해하나, 그 살인을 방조하는 상식적이지 않은 행위에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고, 그럴법한 모티브를 찾기도 어렵고, 인과 관계없지만, 사태는 종국으로 치달아 가는데, 일련의 상황 묘사나 크고 작은 사건들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만큼 개연성이 충분하다. 그리고 이 무뚝뚝하고 강한 마사코가 쾌락 살인자 괴물 사다케와 대치하는 마지막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현실과는 또 다른 소설 세계의 리얼리티를 확고히 하는 이 작가가 나는 그래서 너무 대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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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스콧 스미스 지음, 남문희 옮김 / 비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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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조여오는, 손에 땀을 쥐는, 이런 과정만을 즐기실 분께는 강추. 결론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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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6-18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짧은 글에서도 좋다가 마는 마음의 파도를 느끼게 해 주신
이카루님께 감사를...!ㅋㅋ

icaru 2011-06-20 08:44   좋아요 0 | URL
ㅎㅎ 스텔라님 느껴지셨어요~ 제 마음?
 
얼굴에 흩날리는 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4
기리노 나쓰오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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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노 나쓰오의 작품 <다크>를 읽었을 때, 앞부분에서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아 아쉬웠다. 인물들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부분, 미로가 무슨 사건을 계기로 황폐해지고, 극단적인 결심까지 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에 관한 것 말이다.  기리노 나쓰오 작품은 거의 읽다시피했지만, 리뷰는 쓰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읽고 나서 기록을 했던 게 <다크>였다. 그 리뷰 아래에 물만두 님(내 추리 분야 리뷰에 유일하게 댓글 달아 주시던 분)께서 <다크>에 앞선 이 책을 읽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라는 말씀을 남겨 주셨고, 2년전 당시는 국내 번역 전이었었다. 번역이 되고, 비교적 빠르게 내 손에 들어오게 된 <다크>의 전작과도 같은 <얼굴에 흩날리는 비>

역시, 기리노 나쓰오 님 멋지다~ 이 책은 표지도 그로테스크한 것도 나쁘지 않고. 여자가 쓴 하드 보일드라서일까, 보통은 이렇게 비정한 세계를 그려 놓은 작품들을 대할 때면 그 속이 너무 어두워서 어쩐지 한 구석에서는 외면하고 싶은 마음도 들고는 했는데, 마자, 세상이 꿈과 희망으로 곱게 채색된 아름다운 곳만은 아니지, 하면서 이 여자의 글과 내공과 완력과 치밀함과 어떤 카리스마 같은 것에 가독성까지 가미되어 그녀의 전작주의자로 만들어 버린다.

계속계속 읽게 되네.

책의 중후반 부터는 요코의 애인인 나루세와 주인공 미로의 감정선 줄다리기를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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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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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추리 소설, 이야기 전개 및 사건과 복선 모두, 이렇게 군더더기 없고 깔끔하면 정말 훌륭한 거라고 본다. 비단 작품의 완결성이랄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태 비판까지 더불어 하고 있는데, 소위 말하는 ‘명문 학교 입시’ 문제다.

여기서 잠깐 딴소리하자면, 이 책도 그랬지만, 갑자기 부모 노릇 한다는 게 얼마나 피곤한 일이냐 하는 생각이 엄습하는 일이 있었다. 퇴근길에 차를 얻어타곤 했던 차장님이 계시다. 50대 중반의 아줌마 차장님이시다. 차장님에 대해서 회사 사람들은 보통 ‘재력가’, 혹은 ‘재산가’라고 표현한다.

강남 도곡동에 타워팰리스 준하는 그런 아파트에 사신다. 훗날 우리집이 차장님의 퇴근하는 길목에 있다는 - 남부 순환로를 타고 가다가 낙성대 역에서 내려 주시고, 강남 방면으로 주욱 가시면 되니까, - 게 계기가 되어 차를 얻어 타고 퇴근을 하게 되면서 차장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재산가’라 명명되는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차장님의 요지는 그런 거였다. 결혼을 하고 신혼집을 그 쪽에 마련했던 게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지금이야 그렇게까지는 아니지만, 재개발 재건축이 큰 시세 차익을 가져다주었고. 동네를 중심으로 사람들과 교제하다 보니, 펀드라던지 주식으로 수익을 볼 수 있는 정보도 얻게 되었고, 본인의 노력이라기보다는 주변에서 물어다 줬다는 거였다.

또, 돈이라는 게 모으고자 알뜰살뜰 저축해서 되는 게 아니고, 우연찮은 기회에 복이 굴러온다는 그런 이야기가 되겠다. 종자돈 있는 상태에서 큰돈 번 사람들이 으레 하는 얘기라며 귓등으로 들을 수도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올초에 차장님에게 불운한 일이 생겼다. 부군님께서 갑자기 쓰러지신 것이다. 심근경색인가 뇌졸중인가 고혈압?? 아무튼 이런 질환으로 급하게 입원을 하셔야 했다. 차장님은 회사일 때문에 간병인을 두어야 했고 차장님 여동생이 번갈아 환자를 돌보고 있다. 

차장님은 슬하에 딸 하나를 두었는데, 그 아이가 올 수능시험을 본 고3이었다.

차장님은 그 전에도 항상 딸에 대한 걱정이 많으셨다. 나이 마흔을 코앞에 두고, 얻은 딸. 결혼이 워낙 늦으셨고, 아이도 가질까 말까 하셨다고. 딸을 낳기 전에 한번 유산이 된터라, 아이를 꼭 낳아야겠다는 간절함도 없으셨단다. 아무튼 그렇게 생긴 외동딸이 이제 대학 가야 하는데, 공부를 안 해서(못해서가 아니고) 큰 걱정이라고 했다. 영어나 국어 같은 언어 계통은 곧잘 하는 것 같은데, 수학이 형편없어서 고액 과외를 시킨다고 했었다. 그렇다고 다른 과목은 안 시키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언어 영역 과외도 중학교 때부터 동네 아이들과 팀을 짜서 하고 있는 거 계속 하고 있고, 영어도 물론이고 말이다.

대학이나 갈 수 있을까 걱정이라고 늘 말씀하시고, 부군 님께서 쓰러지셨던 최근에는 아이가 어른들 경황이 없어 공부하라는 사람 없으니까, 아주 살판났다며 푸념하셨었다.

차장님이 딸의 진학 때문에 걱정하실 때마다 나는 “그래도 문과 계통을 잘 한다니, 수시나 특별 전형엔 유리하지 않을까요?”라며 늘 좋은 쪽으로 말했었는데, 넋두리하시는 차장님에게 딱 잘라 “아이의 실력을 인정하시고, 부담 주지 마시고, 현실을 받아들이셔야죠!”라고 할 수는 없는 거니까. 그런데 정말 이렇게 얘기했더라면 큰일날 뻔했지 뭔가.

수시 1차 합격했다는 ( 수능에서 2과목만 2등급이상이라 최종합격 ) 결과가 나왔단다. 수시 합격? 이대 국어교육과 8명 뽑았다는데.

그 소식을 전해 준 친구에게 “ 차장님 딸 맞아?” 하고 확인했었다. 분명 대학을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이라고 하셨었는데, 그 대학이란 어디를 기준으로 해서 말씀하셨던 걸까?

아, 자식의 성적... 이 민감한 사항에 대해 남들에게 이야기할 때는 이렇게 한 자락 깐 다음에 말해야 하는 것이 통상적인 것일까?

본 책 내용하고 관련이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쓸데없는 소리이긴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부모 노릇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 하는 것만 절감절감이다. 


286쪽 

“누가 범인인지 우리는 몰라. 우리 스스로가 해온 짓을 생각하면 당연히 아이들이 나쁜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해. 에리코 씨가 우리 비밀을 눈치 채고 증거까지 모아두고 있었던 건 우리에게 치명적이었지. 만약 그녀가 살해되기 전에 그 사실을 알았다면 나도 그녀가 이 세상에서 사라져 주길 바랐을 거야. 그래서 나는 쇼타가 그런 짓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자신이 없는 거지. 우리 스스로가 자신이 없어서 아이들을 믿을 수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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