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의 독서일기 범우 한국 문예 신서 79
장정일 지음 / 범우사 / 1994년 11월
구판절판


복거일이 말하는... 자신이 자유주의자가 되기 힘든 이유

첫째 그것을 이해하려면 큰 지적 투자가 앞서야 한다. 이미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제도와 관행의 타당성에 물음을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이상향을 지향하는 특질이 적다. 또 이상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단번에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기가 없을 뿐 아니라 기득권 세력으로 오해받는다.
셋째, 사회의 모든 소수를 옹호한다. 덧붙이자면 진정한 자유주의자는 '풍속의 감시자'가 되기를 거부한다. 왜냐 하면, 자유주의자는 모든 가치를 집단보다 개인에게 부여하며 존중하기 때문이다.-148쪽

장 그르니에의 <까뮈를 추억하며>

장 그르니에의 까뮈를 추억하며 를 읽다.
어느 모자이크에서 발견해 인용한 "놀기, 사냥하기, 해수욕하기, 이것이 산다는 것이다. "라는 글귀에 밑줄을 쳐놓았다. "그것을 위해서 날씨 조건이 절대적이라는 것은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북부 아프리카의 프랑스인들이 다른 숨겨진 생각없이 삶을 즐기기 위하여 얼마나 열심인가를 알게 되면 본토 프랑스인들이 놀란다. 127~128 사람에 대한 알제리인의 이런 태도가 까뮈로 하여금 지상에서의 삶을 긍정하도록 사유를 유도했으며, 그르니에의 초월적 실재에 대한 지향과 차이나도록 했다. 그르니에는 까뮈의 주인공들을 이렇게 표현한다.
알베르 카뮈가 상상해낼 모든 인물들은 살고 싶다는 미친 듯한 욕망을 선언한다. 이방인이나, <오해>의 마리아, 칼리귤라처럼, 그들은 보다 나쁜 장애물과 부딪치지만, 어느 것도 그들의 악착스러움을 이겨내지 못한다.


-..쪽

폴 존슨의 <지식인들>

저자는 이 책의 어느 장에 '문학인'과 '지식인'을 나누고 있기도 한데, '문학인'은 '지식인'과 달리 사회 개혁에 몰두하거나 정치를 신으로 섬기지 않으며, 문학에만 일생을 바치겠다고 서약한 사람이라고. 구태의연한 의도로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대개의 문학인들은 자신이 쓴 글로 명성을 얻은 후에, 자신의 명성을 사회 개혁이나 사회적 발언에 이용하고 싶은 욕망을 참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글나부랭이로 명성을 얻은 많은 문학인들이 얼치기 지식인으로 변신하게 되는데, 문학인이 지식인으로 변신하는순간 따뜻한 인간애는사라지고 차가운 이념인만 남는다. 폴 존슨이 브레히트를 '쓰레기'라고 말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고, 문학인으로 출발해서 지식인 놀음에 빠졌으나 다시 문학인의 자세로 돌아온 에드먼드 윌스은 비난이 섞이지만 우호적인 평을 받는다.

그는 지식인을 세 종류로 나누어 사회 개혁의 신념을 가졌던 20세기 초기의 지식인을 '구 지식인'으로, 또 인간의 행동은 본래 비합리적인 것이므로 유토피아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기획보다 기존의 질서와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부류를 '반 지식인' 으로, 그리고 개인적 행복 추구를 우선하고(쾌락주의) 모든 규제 특히 무제한의 성적 자유 주장과 체제 거부와 같은 탈규제주의, 또 폭력주의 등의 반이성적 기치 아래 모인 20세기 말의 지식인들을 '신지식인'으로 부른다. 폴 존슨은 신구 어느 쪽 지식인도 신뢰하지 않으면서, 따뜻한 인간애를 가진 휴머니스트들을 지지한다.

-..쪽

사강의 <어떤 미소>

"연애 중에 평소 안 하던 짓을 한다는 것은, 사랑에 빠지는 일이 확실히 나를 잃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여주인공은 뤽크와의 밀월 이후 "이미 모든 것이 그에 집중되어 있었다. 모든 것이 그에게 의존되어 좌우되었고. ‘내’가 없이 이루어져 갔다. 사랑도 하나의 훈련이다. 특히 사춘기 소년 소녀에게는 더욱 그렇다. 어떤 미소의 여주인공은 그녀의 두 번째 사랑에서는 ‘나’를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둘이서 하나’가 되는 것이 사랑이라는 범백한 정의는 물론 완벽하지 않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는 흔히 여자만이 ‘나’를 잃고 ‘나’아닌 주체에 복속된다.
‘둘이서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을 남녀 공평하게 경주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만 하는 것이다. 또 ‘어떤 미소’에 만 한정해 볼 때 유부남과 사춘기 소녀의 사랑은 일방적으로 여주인공의 자기 희생과 할애만 요구한다. 많은 멜러물에서 보았듯이 유부남과 소녀간의 사랑은 여자 쪽이 유부남의 가정을 얼마만큼 지켜주느냐에 따라 더 지속하거나 파탄을 맞이한다. 그것도 몰고 사랑의 정의만 내세워 둘이서 하나 되자고 읍소할 때, 유부남은 ‘나’의 생활, 아내, 자식을 내세워 앗 뜨거라 도망간다."
-..쪽

조혜정의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읽기와 삶 읽기> (1), (2)

평소에 여러 잡지를 통해 기고된 저자의 글을 관심 있게 읽어왔다. 그러나 이 두권의 책을 모아 읽은 끝에 동어반복이 심하고, 원서 요약적인 글이 많아서 약간 실망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두 권의 책에 실린 저자의 열정적인 글쓰기와 자유로운 생각들이 빛을 잃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동어반복과 원서 요약적인 글쓰기에는 격정적인 계몽의 목소리가 담겨 있고, 조금은 모순되지만 저자가 전편을 통해 역설하는 탈식민 지식인의 몸부림이 엿보인다. 어떤 글에서 저자는 자신의 학문적 관심이 인류학에서 넓은 의미의 사회학으로 변해왔다는 것을 밝히고 현재는 "비판 이론과 페미니즘의 시각"을 통해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연구 공간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의 짧은 식견으로는 저자의 비판 이론은 하버마스만을 지칭하고 있는 듯 보이며, 저자의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 역시 하버마스에게서 흘러나오는 것같이 느껴진다.
'주변부'나 '수다'에 대한 저자의 강조는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이론에 빚진 것이 많은데, .... '생활 세계의 식민지화'는 저자가 쓴 이 두권의 저작 속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임을 따로 말할 필요가 있을까?-162쪽

충무로의 시나리오 작가들이 가장 큰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말이 '어, 그 작품 컬트네!'라는 말이라고 하는데 컬트란 하나의 영화문법, 하나의 문체가 아닌가. 무슨 말인가 하면 소설가에게 가장 큰 칭찬은 '그 이야기 재밌네'여야지 '그 소설 참 문체가 좋네!'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야기가 아닌 문체로 기억되는 작가는 불행하다. 이떤 작가의 이름을 듣고 곧바로 '아!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쓴 사람'으로 독자에게 기억되는 것이 '아, 이러저러한 특별한 문체를 지닌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보다 행복하다. 이야기꾼의 이빨은 어떤 내용이나 주제와 소재도 씹어 살킬 수 있지만, 문체는 그 자신이 이야기이자 울타리여서 자신이 쓸 수있는 내용과 주제를 한정시킨다. 신경숙의 작품이 대부분 여성심리 묘사와 내면에 침잠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143~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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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5-09-03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거일이 여기저기서 욕 많이 먹네요. ㅎㅎ

비로그인 2005-09-03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 존스의 <지식인들>귀절 말입니다. 지식인이냐, 문학인이냐..를 취사선택하라는 것이 아니라 결론은 씨부리지 말고 조용히 실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비정한 사회 속에서 따뜻한 인간애를 발휘하는 작품으로..(그래도 국가가 또라이짓을 할 땐 당당히 쐐길 박아줘야..거, 참..노통 연정발언 신문 1면에서 읽었을 때, 청와대에서 신입 개그맨들을 새로 뽑은 줄 알았어요, 큭..'생방송 폭소클럽'을 국회의사당에서 촬영하나봐요..심했나, 내가..+_+)

icaru 2005-09-04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어떤 사람은 보니까...장정일이 복거일 이야기 하듯...공병일을 말하더군요... 공병일 그 이름 만큼이나 괴상한 사람을 본 일이 없다고...

복돌이.. 언니..음.. 풍자 정신...높이삽니당 ^^
폴 존슨은 신구 어느 쪽 지식인도 신뢰하지 않으면서, 따뜻한 인간애를 가진 휴머니스트들을 지지한다. 그러게요.. 두 쪽을 취사선택하란 것이 아니라...조용히 실천이나 하라는...문학으로...

2005-09-05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9-0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들의 점심 시간은 너무 짧다랗군요..ㅠ.ㅜ
 
폭력과 상스러움 - 진중권의 엑스 리브리스
진중권 지음 / 푸른숲 / 2002년 4월
절판


집단과 하나가 되는 한에서만 개체는 안전하다. 그리하여 부조리한 실존들은 괴상한 집단주의 속에서만 구원을 찾는다. 그리하여 그들은 필사적으로 자기를 집단과 동일시하려 한다. (...) 집단과 동일시에 실패하는 자는 공동체의 성스러움을 지키기 위한 희생양이 된다. 그러다가 희생자가 사라지면? 문제없다. 개별자들은 집단 속에서 기어이 또 하나의 '모난' 놈을 찾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또 하나의 희생양이 선택되면, 적어도 그가 존재하는 동안은 개별자들은 다시 안심하고 살아간다.

-p.21쪽

보수적인 사람일수록 사형에 찬성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사형제도 존속론의 바탕에 권력 의지가 깔려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자기들이 가진 권력의 행사 범위를 타인의 생명에까지 연장시키고 싶어한다.-p.152~153쪽

주관적 호오의 감정에 기초한 이 미학적 논변에 대해서는 이렇게 반박할 수 있을 게다. (1) 먼저 그 "감정"의 근거가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 감정에도 원인이 있는 법. 그렇다면 동성애자에 대한 이 혐오감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자기가 그것으로부터 자유롭다고 강변하는 바, '동성애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2) 자기 맘 속에 동성애에 대한 혐오감을 품는 것은 자유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것을 공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것을 표출하는 순간 동성애에 대한 차별을 이미 실행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3) 동성애에 대한 감정이 일종의 취향 판단이라고 한다면, 자기와 다른 취향에 대해서 톨레랑스(관용)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동성애자는 이성애자를 혐오하지 않는데, 왜 이성애자는 동성애자를 혐오하는가?-p.169쪽

패거리에는 개인의 '주체성'도, 집단의 '사회성'도 없다. 패거리의 권력 구조는 패거리의 정체성을 위해 개인의 선택을 무시한다. 그 안에서 지켜야 할 개인 윤리는 아부와 맹종이다. 동시에 패거리의 목적은 사회성을 배반한다. 패거리라는 이익 집단은 공적 영역에서 부당 이득을 취하며 부당 권력을 행사한다.

(...)

우리 사회에서도 패거리를 짓고 다니는 인간늑대들이 외치는 애국적 목소리 역시 시끄럽기 그지없다. 우연히 국적이 같은 골프 선수의 우승을 제 일처럼 기뻐하고, 우연히 국적이 같은 야구 선수가 던지는 공 하나에 전국이 떠들썩하다. 주체성이 없는 사람들은 이렇게 집단과의 동일시 속에서만 자아실현을 하는 법이다. 한편으로는 극단적인 이기주의, 다른 한편으로는 크고 작은 집단주의. 이 둘의 기괴한 결합이 평균적 한국인의 '정체성'이다.-p.249쪽

흔히 '자유=민주'라 생각하나 실은 양자는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다. '자유'는 본질적으로 불평등을 함축한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경쟁의 자유는 필연적으로 사회적 불평등을 낳게 된다. 그리하여 평등 없는 순수한 자유란 현실 속에선 결국 "다리 밑에서 잠잘 자유"를 의미하게 된다. 나아가 평등 없는 자유가 보수주의와 결합하여 정치적 자유마저 포기할 때 나치즘과 같은 또 하나의 '멋진 신세계'가 펼쳐진다. 한편, '민주'는 본질적으로 평등의 이념이다. 경제적 평등의 요구가 나아가 자유를 억누르며 관철될 때 공산주의라는 극단이 성립한다.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라고 자유와 민주를 붙여서 말할 때, 이는 위에서 말한 극단을 피하기 위함이라라. 자유와 민주는 서로 보완해야 한다.
-p.97쪽

그러잖아도 대한양계장 수탉들. 남의 사생활 무시하기를 밥먹듯 한다. 가령 O양 비디오, B양 비디오. 남의 사생활 들여다보지 못해 환장한 집단 관음증 환자들 같다. 동료 인간의 인권이 침해되는 걸 보면 적극적으로 뜯어말려야지. 그 정도의 사회적 연대의식은 있어야지. 비열하게 실실 웃으며 침이나 잴잴 흘리고. 그러면서 삐딱하게 이렇게 말한다. "솔직히 말해. 너도 보고 싶지?" 그래, 보고 싶다. 안 보고 싶다고 하면 너희들이 믿어주겠니? 그런데 너는 은행에서 본 돈을 훔치고 싶은 마음이 들면, 정말 훔치니? 이런 전근대적 관음증 환자들이 넘치는 사회에서 애꿎은 "사생활"을 공격하는 게 과연 얼마나 진보적인 짓일까? 주책 없이 공권력이 남의 사적 영역에까지 수시로 쳐들어오는 이 문화적 전체주의 국가에서 "사생활의 욕망"을 버리라고 요구하는 게 과연 얼마나 혁명적인 짓일까?
-p.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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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5-08-28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책 갖고 있어요.^^ 진중권은 참 똑 부러지는 사람이죠?
오랜만에 잘 읽고 갑니다.~~

icaru 2005-08-28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루 참 똑부러지죠.. 읽어 주시고...추천(?맞지요?)도 해 주셔서...고마워요~

비로그인 2005-08-28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소! 옳소! 좋은 책을 읽으셨군요. 아, 그나저나 큰일났습니다. 읽으면서 감동하고 즐거워했던 좋은 책은 쌓여만 가는데, 엑기스만 모은 리뷰는 언제 다 써야 할런지..

잉크냄새 2005-08-29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 전반을 비판할수 있는 힘과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요?

icaru 2005-08-29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언니... 기대하겠시유...
사실...저도...마찬가진디... 기껏 밑줄긋기밖에 하지 못하는...흠...

잉크냄새 님.. 글쎄요...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세상사와 이웃들이 사는 모습에 대한 부단한 관심..? 그럴려면... 생각은 깊게 생활은 단순하게? 쉽지 않지만요...

2005-08-29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8-30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과 저는 삘이 통하는군요... 사실...거기다가 끌어다 붙이는 것은 많이 억지 같았는데... 헤헤...
 
유랑가족
공선옥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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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곤이 사흘 방값을 미루자 여관 여주인이 냅다, 남 줄 돈은 없어도 저 쓸 돈은 가지고 있는 것들이 전라도 것들이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던 터였다. 나 쓸 돈이 없어서 남 줄돈도 없는 것은 팔도에 가난한 사람들은 누구나 한가지일 텐데도 여관비를 못 낸 자신 때문에 애먼 전라도 사람들이 도매금으로 전라도 것들이 되어버린 것에 대해 달곤은 진심으로 전라도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p.24~25쪽

아이들을 키울 때도 그랬다. 애기한테 양말을 신기면 왜 답답하게 양말을 신겼느냐, 양말을 벗기면 왜 애기를 맨살덩이로 내놨느냐, 토를 다는 게 시골 할멈들이었다.



-.83쪽

아이의 모든 의사 표시는 사실, 진정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제 속에 도사린 비정(非情)에 한은 진저리친다.
-171쪽

그들에게 지나간 과거, 오지 않은 미래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당장의 현실일 뿐.
-p.224쪽

그러나 길 떠나는 자에게 정이란 가져가도 좋을 만큼 몸에 득 되는 물건이 아니다.

-p.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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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8-28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 그래서 간혹 "시위의 현장에서 돌 몇 개 던지고 달아나기 바쁘던 먹물들이 지난 연대의 가장 치열한 투사였다는 듯이 우쭐거리며 "운동권 출신 작가"로 각광받기도 한다. 그렇게 때문에 더더욱 공선옥과 같은 작가가 많이 나와 주어야 한다고."

이런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히피드림~ 2005-08-28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로드무비님 서재에서 본 건데요. 무슨 소설 창작 강의에 아기를 업고 다니던 아줌마가 있었대요. 아기 업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와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에 그 열의가 참 대단하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공선옥 작가가 데뷔하기 전의 모습이었다고... 이런 분들 보면 나두 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비로그인 2005-08-28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선옥 작가.. 너무너무 존경하는 분이에요. 유랑가족, 도 너무너무..

2005-08-28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8-28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제 공선옥을 제외하면 당분간 한국 소설관 굿빠이 하게 될 거 같습니다. 정말 놀라워요. 어쩜 그렇게들 변하지 않는지..지쳤어요..

국경을넘어 2005-08-28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선옥씨에게 한표...
 
자라지 않는 아이
펄 벅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3년 12월
절판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슬픔이 있다. 달랠 수 있는 슬픔과 달래지지 않는 슬픔이다. (...) 달랠 수 있는 슬픔은 살면서 마음 속에 묻고 잊을 수 있는 슬픔이지만, 달랠 수 없는 슬픔은 삶을 바꾸어 놓으며 슬픔 그 자체가 삶이 되기도 한다. 사라지는 슬픔은 달랠 수 있지만 안고 살아가야 하는 슬픔은 영원히 달래지지 않는다. 브라우닝이 말하듯 돌을 호수에 던지면 수면은 갈라져야만 한다. 돌을 다시 밀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p.67쪽

물론 먹고 사는 문제는 중요하다.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에만 매달리지 않으면 오히려 신기하게도 먹고 살 길이 쉽게 열리기도 한다.

-.84쪽

희망은 실행을 이끌어 내는 원동력이 된다.

(...)

희망은 평안을 가져다준다.
-p.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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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8-27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 해설가 하일성 씨가 어떤 강연자리에서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그는 얼마전에 병을 앓고 있었고, 예전과 다른 헬쓱한 모습으로 최근 텔레비전을 종종 비추곤 했다. 방송에서는 그가 고 이주일 씨나 다른 이들처럼 지나친 흡연과 음주 때문에 생긴 병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다른 질병으로 투병 중이라고...
방송을 하면서 알 게 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병실을 찾아 "힘내세요. 병과 싸워 이겨내셔야만 합니다. 맘을 다부지게 갖으셔요!" 라고들 했다고...
그런데... 그 많은 병문안자들 중에서 단 한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병을 이기려 하지말고...끌어안고 함께 사는 거라고 편안하게 생각하고, 병을 받아들여.." 라고...
그 사람은 원로 코메디언 구봉서....
그 말을 들으며...펄벅의 이 책이 생각난 것은 참...생급스럽다..

어쩌면...한 개인의 지극한 슬픔도...끌어안고 살아야 할 지병 같은 것이 아닐까. 슬픔이 삶 자체이듯...병이 삶 자체이며, 살아가야 하는 병은 여전히... 달랠 수 없는...

icaru 2005-08-27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가 ‘가장 어렵게 쓴 책’이라고 고백한 <자라지 않는 아이>는 최고의 명예를 누리는 작가로서가 아니라 장애 자녀를 낳아 길러 본 어머니로서의 체험을 마음으로 토로한 책이다.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의 행복감, 그러나 정신지체아로 일생 동안 자라지 않는 아이로 남게 되리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의 정말을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차라리 죽음이 더 편할지 모릅니다. 죽음은 그것으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내 딸아이가 지금 죽어 준다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의 기대와 실망, 끝없는 고통, 그러나 결국 그 딸에게서 배운 점을 담담하게 그러나 그녀의 고백대로 “마음속으로 피를 흘리며” 서술하고 있다.
“나는 그 누구에게든 존경과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내 딸이 없었다면 나는 분명 나보다 못한 사람을 얕보는 오만한 태도를 버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능만으로 훌륭한 인간이 될 수 없음도 배웠습니다.”

-------------------------장영희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 중에서

비로그인 2005-08-28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 수록 삶이란 것이 형체모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이카루님 말씀대로 다독거리며 끌어안고 가는 수 밖에요.

국경을넘어 2005-08-2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좌우명 중의 하나가 포기하자라는 건데, 아무리 고민해도 해결이 안 될 것 같은 것은 포기합니다(가령 성격 같은 것 등등). 어떤 이들은 너무 허무주의라고 하는데, 그렇게 믿건 안믿건 간에 그렇게 살면 편한데 어쩌죠? ^^*

잉크냄새 2005-08-29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쁨보다는 슬픔이 성장을 위한 초석이 된다는 말은 있지만 그것도 달랠수 있는 슬픔으로 한정될것 같네요. 슬픔 그 자체가 삶이 되는 슬픔, 두려운 말이네요.

icaru 2005-08-29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 언니...그러게 말이지요.. 받아들여야지...어찌하니...싶은 게 많아지네요... 질병도 슬픔도...하나 둘씩 늘어가고요...

폐인촌 님.. 하하..말씀은 그리하셔도..마냥 편하게 살자! 주의는 아니실 거 같은데요~ 세상엔...내 의지대로 안 되는게 무쟈게 많네요... 가끔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하는 생각도 얼결에 하곤 하는데... 저런 글을 읽으면..어쩐지 조금은 겸손해져서 주변을 둘러보게 되네요...

잉크냄새 님 맞습니다... 달랠 수 있는 슬픔은 마음속에 묻고 잊을 수나 있다지만... 어쩌지를 못하는 슬픔은... 안고 살아야지요... 펄벅은 장애아를 키우는 슬픔이었죠... 아무리 꿋꿋하게 생각하려 해도...그건 슬픔이었을 거예요...
 
슬픈 외국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3월
구판절판


물론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나와 같은 대다수 남자들은 하루하루의 일이 너무 바빠서, 다른 일에는 손댈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게 현재의 실정이 아닐까 싶다. (...)

그래도 나는 앞으로 다시 일본에 자리를 잡으면 뭔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가까이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자원 봉사나 사회 활동같은 걸 하면 대단하고, 안하면 그렇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꿔 말하면, 자기의 의문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압축시킬 수 있는지가 될 것이다.

미국에 와서 많은 사람(특히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런 일에 대해서 꽤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상당히 오랫동안 '세대 따위는 상관없다, 개인이 전부다'라고 생각하며 나름대로 그 주관을 지켜 왔지만, 우리 세대에는 역시 우리 세대 나름의 독자적인 특징과 경험이 있으니까, 그런 측면을 재검토하고 나서,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고려해 봐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는 느낌이 든다.
-69-70 쪽

'아무튼 실제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겠지. 만일 마음속으로부터 절실하게 무엇인가를 쓰고 싶다고, 누군가에게 뭔가를 전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비록 지금은 잘 쓸 수 없다 하더라도, '무엇인가를 쓸 수 있는' 시기는 반드시 온다고 생각해. 그때까지는 현실의 경험을 벽돌을 쌓아 올리듯 하나하나 소중하게 쌓아 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213쪽

프리스턴 대학에는 일본 관청이나 회사의 사람들이 꽤 많이 파견되어 공부하고 있다. 체류 기간은 대개 1년으로 회사나 관처이 그동안의 경비나 월급을 지불하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이건 엘리트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인 모양이다. (...)

그런데 더 알 수 없는 건 자기 소개 대신, 1차 시험 점수 얘기를 꺼내는 사람의 심리 상태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이런 사람들이 일본에서 엘리트 관료로서 세력을 떨치며 잘난 척하는 걸 생각하니(미국까지 와서도 꽤 잘난 척하고 있다), 그건 좀 곤란한 일이구나 싶었다. (...)

내 생각에는 그런 사람들은 미국의 엘리트 대학 같은 곳에 파견하지 말고, 1년 정도 그들이 근무하는 빌딩의 청소라도 시키는 게 괜찮을 것 같다. 아니면 벽지에서 자원 봉사 활동을 시키는 것도 괜찮겠다. 그렇게 하는 편이 기업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좋다.
-240쪽

그런 다양한 언어를 공부할 때는 꽤 재미있었고, 그 당시에는 나 자신도 스스로 어학에 소질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그것은 아무래도 나의 착각이었던 것 같다. 나는 경향적, 성격적으로 외국어 습득에 별로 소질이 없고, 특히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그 소질 없음이 내 안에서 점점 뚜렷해지는 느낌이 든다.
요즘에는 ‘이젠 안 되겠는데. 더 이상 어학 공부를 할 수 없겠어’라고 새삼스레 생각하게 되었다.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내 안에서 외국어 습득이라는 항목의 우선 순위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어학에 투자하는 시간이 아까워진 데 있다. 젊었을 때는 시간이 얼마든지 있었고, 미지의 언어를 습득한다는 정열 같은 것도 있었다.

-167쪽

나는 미국에서 벌써 2년 이상 살고 있고, 10년 간 줄곧 영어 소설을 번역해 왔기 때문에, 물론 어느 정도의 영어 회화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영어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건 솔직히 말해서 상당히 고역스럽다. 나는 일본어로도 얘기를 그다지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지껄이면 지껄일수록, 하면 할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기 일쑤인데, 영어로 말한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영어를 써가며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일어나지 않고 있으니, 말할 것도 없이 영어 회화 실력이 나아질 리가 없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자기의 생각을 모국어로 거침없이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은, 외국어를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다 해도, 역시 언어로 능숙하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168쪽

내 경험에 비춰 보면, 외국인에게 외국어로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비결은 이런 것이라고 생각된다.

(1)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먼저 자신이 확실하게 파악할 것. 그리고 그 요점을 되도록 빠른 기회에 우선 짧은 말로 명확하게 할 것.
(2) 자기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쉬운 단어로 이야기할 것. 어려운 말, 멋들어진 말, 상대의 마음을 끌려고 하는 말은 필요하지 않다.
(3) 중요한 부분은 되도록 한번 말하고 또 바꿔 말할 것. 천천히 말할 것. 가능하면 간단하게 비유를 하며 말한다.

이상과 같은 세 가지 점에 유의하면, 그다지 유창하지 않더라도, 당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비교적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이 주의 사항은 그대로 '문장 쓰는 법'이기도 한데 어떨까.

-171쪽

자네들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양파를 서는 비결이 뭔지 아나?
나는 학생들에게 그렇게 묻곤 한다.
학생들은 "아뇨"라고 대답한다.
"눈물이 나오기 전에 재빨리 썰어 버리는 거야."
(...)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까, 내게는 어떤 가능성이 있는 걸까에 대한 불안일 텐데, 그들의 불안을 이해할 수 있다.

-209쪽

"나는 지금까지 벌써 몇 권이고 몇 권이고 소설을 쓸 만큼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가끔 만나곤 한다. 생각해보니, 꽤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었던 것 같다.
특히 미국에 살게 되면서부터 그렇다. 그렇다고 그 말을 미국인들이 하는 건 아니고, 미국에 살고 이는 일본인들이 곧잘 그렇게 말한다. 아마도 그건 맞는 말일 거라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든 모국을 떠나서 남의 나라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 꽤나 힘든 일일테고, 그러다 보니 틀림없이 여러 가지 흥미로운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장차 실제로 소설을 쓰게 될는지, 물론 나로써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곰곰이 생각게 되는 건데, 나 자신은 이제까지 꽤 많은 여러 편의 소설을 써왔지만, 현실의 내 삶 속에서는 엄청나게 재미있는 일 같은 건 거의 경험한 적이 없다.
-203쪽

(...) 현실은 소설보다 기이하다고 하지만 정말 그렇다. 그러나 그렇게 재미있는 경험을 한 사람들이, 그 기가막힌 경험에 필적할 만한 소설을 쓸 수 있느냐, 하면 반드시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의견에 지나지 않지만, 일단 어떤 압도적인 경험을 하고 나면, 사람들은 그 경험이 압도적일수록 그것을 구체적인 문장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심한 무력감에 사로잡히는 게 아닐까 한다. (...) ‘나는 이러이러한 것을 이런 식으로 쓰고 싶다’라는 마음이 강하면 막상 책상 앞에 앉아도 좀처럼 글이 써지지 않는 법이다. 그것은 아주 선명하고, 현실감 있는 꿈을 기억하면서, 남에게 설명할 때의 초조함과 비슷하다.
그와는 반대로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경험을 한 적은 없지만, 작은 기쁨이나 슬픔 같은 걸 남다른 관점에서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그런 체험들을 뭔가 다른 형태로 바꿔서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좀더 소설가 쪽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204쪽

스물아홉 살 때, 갑자기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소설을 쓰게 된 이유를 학생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어느 봄날 오후, 진구 야구장에 야쿠르트 대 히로시마 팀의 대항전을 보러 갔었다. 외야석에 눕다시피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힐튼이 2루타를 쳤고, 그때 갑자기 '맞아, 소설을 쓰는 거야' 하고 생각했다고 말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면 대체로 학생들은 모두 멍한 표정을 짓고 이렇게 묻는다.

'저...... 그럼 그 야구 시합에 뭔가 특별한 요소가 있었던 건가요?'

나는 학생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그런 게 아니라 그것은 계기에 불과했지. 태양의 빛이라든지 맥주 맛, 2루타 공이 날아가는 모양, 그런 여러 가지 요소가 딱 맞아 떨어져 내 안에 있는 뭔가를 자극했겠지. 말하자면 내게 필요했던 것은 자기라는 실체를 확립하기 위한 시간과 경험이었던 거야. 그것은 뭐 특별하고 유별난 경험일 필요는 없어. 그저 아주 평범한 경험이어도 상관없지. 그 대신 자기 몸에 충분히 배어 드는 경험이어야만 해. 나는 학생 때 뭔가를 쓰고 싶었지만, 무엇을 쓰면 좋을지 몰랐던 거야. 무엇을 써야 하는지를 발견하기 위해서, 나에게는 7년이라는 세월과 고된 일이 필요했던 거겠지. 아마도.'
-209~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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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31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7-31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절 인용한 게 길어서 그랬는지... 한번에 안 올라갔네요~ 흠냐...
오늘 무신 빚청산 하듯이 몰아서...써재끼고 있는데...
ㅎㅎㅎ 님...질보다 양입니다~ 님은 질로 승부하시는 분이니 전 나눠 줄 수가 읎답니다 (야박하게스리 ^^) 제 허접한 걸 갖다가 어디다 쓴답뎌~
모처럼... 밑줄긋기 입력 노가다가 즐거웠던 작품입니다...^^ 모처럼~

아하...그 책...뒤로 갈수록 사람 마음을 갈갈이 찢어놓는구만요~ 그렇게 말씀하시니...더 동하네요~

2005-07-31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7-31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보통 노가다가 아니랑게요...근데 오타나면... 잉크냄새 님이 바루 교정 들어오시더랍니다...
한 번은 너무 많이 지적 당해서 민망할 적이 있는데... 그래서...다시 교정 봤어요 ^^

이제...한 일주일은 저도 공백기 갖을려고요...^^

인터라겐 2005-07-31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하루키 책을 보다 보면 너무 허무해져서 (내용이 허무한게 아니라 마음이...) 기분 처질까봐 무서워요.. 그런데 이건 자전적인 얘기같기도 하고.....

비로그인 2005-08-01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표 '영어완전정복가이드' 패키지 상품인가요, 흐..^^* 특히 168페이지에 절대 공감! 저처럼 어리버리 말주변 없는 사람들.. 이런 류는 윙~글리쉬 마스터, 무리겠군요..

icaru 2005-08-01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하루키 작품은 읽으면...가슴에서 슁하니...바람 불게 하는 구석이 많죠오~ 이 책은 그가 미국에서 몇년 살면서 느낀 것을 적은 에세이인데... 이 책을 읽음서...아 하루키도 아주 특별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려 하는 사람이구나 했지요~

복돌언니..으아~ 정말 복돌언니 어케..그 영화 생각을 해냈다유? 글게 영어소설을 몇 권 번역해 낼 정도면...영어실력은 대단한 것인디... 역시 국외자로 사는 것은 기죽는 일인 거 같음...말발 면에서요~

로드무비 2005-08-01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석원, '혜화동 할머니집'  액자. 이것도 양에 안 차면 클릭해서 보세요. 호호~~

로드무비 2005-08-0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왜 이렇게 밑줄 긋기를 많이 하세요?
전 밑줄 긋기는 안 읽어요.
언제든 내가 직접 읽겠다는 야심이 있기 때문에...호호~

icaru 2005-08-01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 어휴...요즘 리뷸 못 쓰겠더래요...
읽은 흔적은 남기고 싶어...밑줄 긋기로 발악 중입니다...^^

근데...이렇게 세심하시다니~ 로드무비님도 참...그림...첨부해 주셔서... 잘 감상합니다... 샤갈의 그림 같네요~ 샤갈 그림 아는 거 하나 읎지만...^^;;

2005-08-03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8-06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요, 밑줄긋기는 잘 안 읽게 돼요. 미리 김을 빼는 느낌. ^^
하루키는 밑줄 긋게 하는 문장 만드는 데 선수지만요...
그런데 저 며칠 전에 사석원님의 책을 한 권 읽었거든요.
대폿집 이야기는 어떨랑가 모르겠는데 여행기는 좀 성에 안 차데요.
왠지 그림도 좀 마음에 안 차고... 아니, 여기서 왜 로드무비님 보여주신 그림에
퉁을 놓는 게야? 로드무비님, 너그럽게~ ^^

2005-08-06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8-06 0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8-06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 님...미리 김을 뺀다~ 흠.. 잘 안 읽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죠...
하루키가 밑줄 긋게 하는 문장 만드는 데 선수라는 말에도 깊은 공감을 해요...
아직은 전 하루키에게서 위안받고 즐거워할 여지가 많은 거 같아요~ 하하...
양을 쫒는...과 댄스댄스댄스...를 집에 두고 도통 읽히는 책이 없는 날~ 꺼내 볼려고 아끼는 중이랍니다 ^^

그 아래 속닥님... 에구...김연수 책을 만날 생각을 하니...떨려버려...하시는 일 마무리 대략 하시고~ 천천히....주세요~^^

2005-08-07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5-08-08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판 영어완전정복기군요. 나이가 들어서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구절에 공감이 가네요.
어, 근데 이번판 교정은 누가 했을까요? ^^;

icaru 2005-08-10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굴까요~

히피드림~ 2005-08-11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참 오랜만에 읽어보네요. 이렇게 님 서재에서 보니, 이 소설의 에센스만 접한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잘 봤습니다.

icaru 2005-08-1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펑크 님... 님 서재에서 다케시와 사카모토와 드림씨어터 기타 등등을 만날 때의 내 기분이 그랬담다!!~

2005-08-14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