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지 않는 아이
펄 벅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3년 12월
절판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슬픔이 있다. 달랠 수 있는 슬픔과 달래지지 않는 슬픔이다. (...) 달랠 수 있는 슬픔은 살면서 마음 속에 묻고 잊을 수 있는 슬픔이지만, 달랠 수 없는 슬픔은 삶을 바꾸어 놓으며 슬픔 그 자체가 삶이 되기도 한다. 사라지는 슬픔은 달랠 수 있지만 안고 살아가야 하는 슬픔은 영원히 달래지지 않는다. 브라우닝이 말하듯 돌을 호수에 던지면 수면은 갈라져야만 한다. 돌을 다시 밀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p.67쪽

물론 먹고 사는 문제는 중요하다.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에만 매달리지 않으면 오히려 신기하게도 먹고 살 길이 쉽게 열리기도 한다.

-.84쪽

희망은 실행을 이끌어 내는 원동력이 된다.

(...)

희망은 평안을 가져다준다.
-p.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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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8-27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 해설가 하일성 씨가 어떤 강연자리에서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그는 얼마전에 병을 앓고 있었고, 예전과 다른 헬쓱한 모습으로 최근 텔레비전을 종종 비추곤 했다. 방송에서는 그가 고 이주일 씨나 다른 이들처럼 지나친 흡연과 음주 때문에 생긴 병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다른 질병으로 투병 중이라고...
방송을 하면서 알 게 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병실을 찾아 "힘내세요. 병과 싸워 이겨내셔야만 합니다. 맘을 다부지게 갖으셔요!" 라고들 했다고...
그런데... 그 많은 병문안자들 중에서 단 한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병을 이기려 하지말고...끌어안고 함께 사는 거라고 편안하게 생각하고, 병을 받아들여.." 라고...
그 사람은 원로 코메디언 구봉서....
그 말을 들으며...펄벅의 이 책이 생각난 것은 참...생급스럽다..

어쩌면...한 개인의 지극한 슬픔도...끌어안고 살아야 할 지병 같은 것이 아닐까. 슬픔이 삶 자체이듯...병이 삶 자체이며, 살아가야 하는 병은 여전히... 달랠 수 없는...

icaru 2005-08-27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가 ‘가장 어렵게 쓴 책’이라고 고백한 <자라지 않는 아이>는 최고의 명예를 누리는 작가로서가 아니라 장애 자녀를 낳아 길러 본 어머니로서의 체험을 마음으로 토로한 책이다.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의 행복감, 그러나 정신지체아로 일생 동안 자라지 않는 아이로 남게 되리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의 정말을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차라리 죽음이 더 편할지 모릅니다. 죽음은 그것으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내 딸아이가 지금 죽어 준다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의 기대와 실망, 끝없는 고통, 그러나 결국 그 딸에게서 배운 점을 담담하게 그러나 그녀의 고백대로 “마음속으로 피를 흘리며” 서술하고 있다.
“나는 그 누구에게든 존경과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내 딸이 없었다면 나는 분명 나보다 못한 사람을 얕보는 오만한 태도를 버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능만으로 훌륭한 인간이 될 수 없음도 배웠습니다.”

-------------------------장영희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 중에서

비로그인 2005-08-28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 수록 삶이란 것이 형체모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이카루님 말씀대로 다독거리며 끌어안고 가는 수 밖에요.

국경을넘어 2005-08-2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좌우명 중의 하나가 포기하자라는 건데, 아무리 고민해도 해결이 안 될 것 같은 것은 포기합니다(가령 성격 같은 것 등등). 어떤 이들은 너무 허무주의라고 하는데, 그렇게 믿건 안믿건 간에 그렇게 살면 편한데 어쩌죠? ^^*

잉크냄새 2005-08-29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쁨보다는 슬픔이 성장을 위한 초석이 된다는 말은 있지만 그것도 달랠수 있는 슬픔으로 한정될것 같네요. 슬픔 그 자체가 삶이 되는 슬픔, 두려운 말이네요.

icaru 2005-08-29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 언니...그러게 말이지요.. 받아들여야지...어찌하니...싶은 게 많아지네요... 질병도 슬픔도...하나 둘씩 늘어가고요...

폐인촌 님.. 하하..말씀은 그리하셔도..마냥 편하게 살자! 주의는 아니실 거 같은데요~ 세상엔...내 의지대로 안 되는게 무쟈게 많네요... 가끔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하는 생각도 얼결에 하곤 하는데... 저런 글을 읽으면..어쩐지 조금은 겸손해져서 주변을 둘러보게 되네요...

잉크냄새 님 맞습니다... 달랠 수 있는 슬픔은 마음속에 묻고 잊을 수나 있다지만... 어쩌지를 못하는 슬픔은... 안고 살아야지요... 펄벅은 장애아를 키우는 슬픔이었죠... 아무리 꿋꿋하게 생각하려 해도...그건 슬픔이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