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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es24.com/ChYes/ChyesView.aspx?title=003001&cont=6958&pid=130405 

 

 

** 좋았던 부분 일부 발췌

 

Q 직장생활 하시면서 책을 다섯 권이나 내셨다니, 놀라워요.

주간지 기사 쓰면서 좋았던 게, 일주일 후에 잊혀질 수 있어서 마음이 가벼울 수 있다는 거였어요. 읽고 버리잖아요. 그런데서 쾌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영화야 미안해』 책 내자는 얘기했을 때 굉장히 망설였고 부정적이었어요. 잊혀지기 위해 쓴 글인데 묶어 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고 활자 세대라 책에 대한 존경이 있어서 내가 책을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어요. 출판사 대표가 인내심 갖고 설득해줬고, 부모님이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기념으로 줄 수 있는 것 정도로 생각하자고 시작한 거죠.

 

Q 한편 한 편 글에 최선을 다하셨기 때문에 글에 밀도가 있는 것이고, 이런 점 때문에 계속 책을 내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굉장히 성실한 분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으른 편이에요. 되게 느려요. 그래서 일을 많이 못 맡아요. 대신에 작은 걸 잘해야지 라는 생각은 있어요. 사소한 걸 잘하고 싶어요. 그게 제 깜냥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요. 잘 할 수 있는 걸 깊게 해보자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성실이라기보다 스스로 글에 대해 자신이 없기 때문에 노력이라도 해야지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자료도 되도록 많이 보려고 하고, 모르는 게 많기 때문에 사람들 만나서 모르는 건 모른다고 물어보기도 하고. 성실하다고 잘못된 인상으로 비칠 수 있는데 그 외에 다른 방법은 몰라요. 일을 어떻게 쉽게 하고, 일의 경중에 따라 힘을 배분하는 것도 중요한 스킬인데 아직도 그걸 못 익혔어요. 다른 방법을 몰라서 이렇게 답답하게 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Q 비효율적이 아니냐고 얘기할 수 있지만, 그것만이 주는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을 캐치할 수 있는 것이구요.

무식한 방법밖에 몰라서 비교를 할 수가 없어요. 콤플렉스가 많아요. 동료들한테 미안해요. 많은 일을 좋아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워낙 제가 게으르고 느리기 때문에 일을 빨리 하는 동료들이 손해를 보는 것 같아요. 그건 제가, 지금 이 상태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더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Q 기자 님의 글을 읽다보면 대상을 무척 치밀하게 분석하는 것 같습니다. 분석이 대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게 뭐 성실한 방법이라 하는 건 아니고요. 단순한 것 같아요. 상투성을 피하려면 상상력을 동원하거나 대상에 대한 단서를 많이 모으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어요. 제 글은 대부분 기사라서 상상으로 글을 쓸 수는 없구요, 스스로도 창의력이나 상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되도록 단서를 많이 찾으려고 하죠. 거기서 영감을 받아서 생각을 한다거나. 그런데 이 책은 좀 예외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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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풍경을 뚫어져라 쳐다보아 속속들이 관찰했다고 해도,

오랜 시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었다 해도,

혹은 섬광처럼 떠오르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해도

그걸 적어두지 않으면 뿔뿔이 흩어지고 만다.

 

생각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인간의 기억력은 의외로 형편없다

특히 나는 더더욱

 

글은 타이밍이다

써야만 할 것 같을 때, 쓰지 않고서는 못 배길 때 그때 주저하지 말고 써야 한다

흔들려 일그러진 글씨라도 좋다

 

머리와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것들은 도망치기의 달인이다

망각의 늪으로 도망치기 전에 어서 붙들어야 한다

씀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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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2012-07-3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생각해도 이 글은 참 마음에 든다.
 
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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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비교적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덜하고 살아간다고 착각하던 때가 있었다. 여전히 그 착각은 계속되고 있다. 정도가 덜해졌을 뿐이지. 그런데 『불편해도 괜찮아』는 내가 얼마나 부끄러운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깨닫게 해 주었다.

 

2.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여성과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그 책은 그나마, 당사자로서 불편과 고통을 자주 겪어봤던 경험이나 있지 이번엔 생전 느껴보지 못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했다. 성 소수자, 청소년, 장애인, 노동자, 양심적 벙역 거부자 등등. 나머지는 평소에도 약자로 생각했었는데 청소년은 조금 의아하게 느껴졌다. 아마 나처럼 생각하는 '어리석은 어른'이 많을 줄 미리 알고, 저자가 가장 첫 꼭지로 마련한 모양이다. 초중고 시절 임원을 자주 맡았고, 중학생 때는 학생회와 선도부를 겸하며 산 범생이였어서 그런지 청소년이 '억압받고 권리를 존중받지 못하는 대상'이라고 생각지 않았었다. 불만은 있었지만 사소한 것이라고만 여겼다. 머리를 좀 더 기르고 싶은 마음, 염색해 보고 싶은 마음, 노래방과 오락실에 조금 더 머무르고 싶은 마음 등등. 하지만 그게 내 인생을 심각하게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지 않았기에,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규격화된 틀 안에서 안정된 삶을 살았다. 각자의 개성과 자유가 더 중시되는 요즘 '깨인' 아이들은 청소년의 삶을 어른들이 멋대로 규정한 것이 '잘못'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게 된 것이겠지. 어쩌면 나는 무지했기 때문에 평온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자기 부모를 욕으로 대신해 부르고 부모를 '찌질하다'고 부모 앞에서 서슴없이 말하는 모습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모르는 꼰대 기질이 있는 건가.

 

3. 또한 교복을 맞춤해서 잘 입고 다니는 애들이라고 해서 스스로 사고할 힘이 없다거나, 부당한 것에 반항하지 않는 멍청한 아이는 아니라는 점을 밝혀두고 싶다. 좀 더 마음에 드는 스타일로 꾸미고 싶은 욕구가 있었으나, 절대적이지 않았을 따름이다. 학교 규칙을 잘 따르는 아이들을 전부 찌질이인 양 몰아가는 건 석연치 않다.

 

4. TV프로그램에 비해 영화를 찾는 빈도도 관심도 적고, 거기다 여간해선 외화를 보지 않는 독특한 습성 때문에 책장을 넘기면서 맞게 되는 영화들은 대부분 생소했다. 정말 잘 알려진 <빌리 엘리어트> 정도 되어야 아, 했을 정도니. 반면 드라마나 한국 영화에는 강했다. 왠지 모를 이질감과 불편함을 느꼈던 지점을 저자가 짚어주었을 땐 마치 텔레파시라도 통한 듯 반가웠다. 비슷한 감수성을 공유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은 대개 편안함을 가져다 주지만 '같은 곳에서 불편'을 느끼니 어쩐지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애청했던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무참히 까였는데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나 역시 그 부분이 극단적이라고 생각해 잘 받아들일 수 없었으니까. 특히나 드라마 안에서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는 '데이트 폭력'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며, 한국 드라마의 괴이한 문법을 지적할 때는 내 속이 다 시원했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은 어째서, 남주인공이 자기 감정을 이기지 못해 퍼붓는 키스의 폭력성을 감지하지 못한단 말인가. 어째서 그걸 사랑이란 이름으로 감싸안는가. 이건 작가들도 각성해야 할 부분이다.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보는 시청자도 문제고.

 

5. <300>을 장애인 영화로, <밀양>을 기독교 영화로, <빌리 엘리어트>를 노동자 영화로 바라보는 시선이 자못 신선했다. 아마 내가 이 영화를 모두 안 봐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미리 접했더라면 알아챘을지도 모르겠다. <연애의 목적>이 발칙한 연애담이면서 교단에서의 권력관계나 '문란한' 여선생의 사회적 위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영화란 것은 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이기에.

 

6. 저자가 쓰면서 가장 불편했던 꼭지가 성 소수자 꼭지였던 듯했다. 격정적인 성관계 묘사나, 남남커플에 대한 거부감이 느껴졌다. 나 역시 그것들을 속 편히 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알음알음 습득한 사전지식 때문에 그리 생소하지는 않다. 그런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콘텐츠들로 '성 소수자'를 접하면, 지나치게 정형화된 이미지가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꽤 오랫동안 게이 커플이나 레즈비언 커플들이 이성처럼 각각 남녀역할을 한다고 믿어왔다. 그게 얼마나 편견이 깃든 사고였는지는 나중에야 알았다.

 

7. 제노싸이드 부분은 진저리쳐지는 내용이라 글자 하나하나가 아프게 읽혔다. 대량학살이 상부에 있는 나쁜놈 한둘의 무시무시한 야망과 악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권력구조에서 취약한 평범한 다수의 개인들이 '윗사람의 명령'에 따라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데서 나온다는 것. '악의 평범성'. 한나 아렌트의 표현은 적확했다.

 

8. 책을 읽으며 영화, 드라마에 관심이 생긴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내가 가지고 있던 잘못된 편견을 많이 누그러뜨리고 올바른 다른 지식으로 채울 수 있어 뿌듯했다. 이를테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단순히 병역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대체복무 인정을 바라고 있다는 점은 충격적이었다. 흔히 군대 한 번 빠져보겠다고 꼼수 부리는 이들로 낙인 찍힌 그들이 실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며 얻은 것이 수감생활과 전과자라는 낙인이라니.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것은 없다. 자명한 일인데도 이렇듯 스스로 느껴보지 않고는 모른다. 모르면서 아는 척은 하지 말아야지. 비록 드러내지 않더라도 올바르지 않은 생각을 갖는 것 자체가 타인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9. 이 책을 읽고 나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만든 책은 믿을 만하다는 확신이 굳어졌다. 인권위가 꼭 모자란 짓만을 자행하는 곳은 아니다.

 

10. 의심스러울 때는 약자의 이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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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없는 광고
손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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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읽은 날짜 : 2월 28일 화요일

 

 

1. 후닥닥 읽을 수 있다. 이론 부분인 앞부분은 솔직히 소논문 읽는 기분이라 따분하고 어려웠다.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뒷부분이 훨씬 재미있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페이지를 접은 부분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기억에 남는 광고가 갈수록 드물었다는 뜻.

 

2. 이 책에서 다룬 광고 종류는 총 9가지다. 비교 광고, USP(Unique Selling Point) 광고, 선점 광고, 과장 광고, 제품군 정보 광고, 사용자 이미지 광고, 상표 이미지 광고, 사용 상황 광고, 제품군 감정 광고.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선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 같지만 의외로 그 제품의 '핵심 강점'만을 부각시켜도 충분했다.

 

3. 기억에 남는 광고들 나열

- 빠이롯드(Pilot)의 형광펜 : 어둠 속에서 형광펜이 지나간 흔적은 밝게 빛난다.

- P&G의 아기 기저귀 : 아기 엉덩이 위에 우산을 등장시켜서 뽀송뽀송함을 강조.

- 비즐리(Bisley)의 가구 : 모든 것을 세세한 조각까지 다 정리해 버린다.

- 데일리 뉴스 : 단순 일러스트 표현. 운동 효과를 나타낸 그림에 데일리 뉴스를 보면 두뇌 운동이 된다는 점 드러냄.

- 클로록스(Clorox)의 포에트 방향제 : 포에트 뿌린 곳이 숲으로 변함.

- 수보얼(Supor)의 칼 : 철판까지 잘라내는 날카로운 칼.

- 폭스바겐 뉴비틀 : 애비로드의 비틀즈를 형상화하다. 색색깔의 뉴비틀로 시선 고정.

- 츄파츕스 : 원소 모형을 만들어 츄파츕스=맛있는 원소라는 등식을 끌어냄.

- 맨즈헬스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틀라스 석상이 맨즈 헬스를 읽고 있음.

- 보카쥬(Bocage) 구두 : 신발을 보이기 위해 옷을 희생하는 자부심.

- 츄파츕스 : 개구리와 물고기들이 츄파츕스를 먹고 몸이 불룩해짐.

- 카날레(Canale)의 잼 : 한 입 베어물자 생과일이!

- 보카쥬 구두 : 빗속을 걷는 사람들 일러스트. 궂은 날씨에 오히려 신발을 벗는다.

- 카렉스(Carex) 손 비누 : 생선과 낙지를 잡는 손의 생동감. 그런 냄새조차 없애준다는 느낌.

- 탐팩스(Tampax) 생리대 : 바닷속에 잠수한 여자의 모습. 상어가 가득 있는데도 아무 일 없음.

 

4. 이 사람, 자기 분야에서는 상당히 인지도도 있고 잔뼈도 굵은 사람인데 나 같은 일반 대중이 이해할 수 있게 광고를 설명하는 능력은 좀 부족해 보였다. 물론 그 책임은 카피 없이도 선명한 이미지나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광고에 물어야 할 테지만.

 

5. 게이들이 볼 수 있는 잡지 광고도 인상적이었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런 매체가 있겠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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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es24.com/chyes/ChyesView.aspx?title=003001&cont=6884&pid=130405

 

 

** 좋았던 부분 일부 발췌

 

 

전작인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전작이 고마워요.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덕분에 『책은 도끼다』가 더 주목받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가 광고를 바탕으로 한 창의성을 이야기했다면, 『책은 도끼다』는 창의성보다는 인문학적인 소양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어요. 인문학적인 소양이 생기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거든요. 법정스님의 ‘소유’냐 ‘존재’냐의 문제처럼, 우리 대부분은 ‘소유’의 삶을 좇아가기 마련인데 인문학적인 소양이 쌓이고 나면 ‘존재하는 삶’을 추구하게 돼요. 그러면서 훨씬 더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죠. 『책은 도끼다』는 그러한 측면을 이야기한 거예요.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의 도움을 받아서, 좀 더 넓은 지평으로 나온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감상의 폭을 넓히는 훈련법을 소개해주세요.
훈련법은 독서나 음악 감상과 같아요. 작가들이 사물에 대해 묘사하는 걸 읽으면서 훈련을 받는 거죠. 그것이 인문학적인 소양이 되기도 하고요.

 

지속적으로 인문학을 강조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는 인문학이 백두산 천지와 같은 수원지라고 생각해요. 인문학적인 소양이 생기고 나면 하는 모든 일에 변화가 생기거든요. 인문학적인 소양의 물줄기가 경영 쪽으로 빠지면 경영을 하게 되고, 광고 쪽으로 빠지면 광고를. 심지어는 스포츠에도 영향을 주죠. 인문학은 숨 쉬는 거와 같아요. 제가 광고를 하면서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라는 책을 쓴 것도 같은 이유에서예요. 광고란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떠한 메시지를 안착시키겠다는 목표가 있는 거잖아요. 그럴려면 사람들의 마음속을 공부해야 하는데, 가장 좋은 교과서가 인문학인 거죠. 저는 반대의 질문이 더 맞는다고 생각해요. “인문학이 아니면 뭐로 광고를 하겠냐?” 그 말이 더 맞는 거 같아요.

 

『책은 도끼다』에서 총 25권에 이르는 많은 책을 소개하고 계신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남는 책 한 권을 꼽으신다면?

‘가장 마음에 남는’ 이게 가장 잔인한 질문 같아요. 인생은 그렇게 되는 거 같지가 않아요. 어떤 측면에서 무엇이냐고 물어야 하는 것이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놀라운 책이고, 『안나 카레니나』도 좋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권만을 택해야 한다면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을 고를 거 같아요.

 

좌우명으로 삼는 구절이 있으신가요?
몇 가지가 있는데요. ‘인생에 공짜는 없다’(웃음). 늘 생각하고요. ‘삶은 레이스가 아니라 순간순간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어요.

 

총괄책임자로서 리더십의 핵심을 꼽자면?
‘재능이란 다른 사람들의 재능이다’란 말을 좋아해요. 제가 가진 재능은 다른 사람의 재능을 보는 재능 같아요. 주변에 실력 있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그 친구들의 생각이 대중에게 어떻게 읽힐 것인가를 늘 고민해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가장 듣고 싶은 칭찬은 저랑 일했을 때 가장 성과가 좋다는 말이지요. 리더십의 의미도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작가님이 만드신 카피 중에 가장 마음에 드시는 카피가 있으신가요?
이것도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른데요, <진심이 짓는다>가 시장에서 강력한 기능을 하면서 광고판을 바꾸고 있어서 좋고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생각이 에너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와 같은 게 있을 거 같고, 시장에서 캠페인으로 기능한 건 네이버 <세상의 모든 지식>, SK텔레콤 <생활의 중심> 같은 게 있을 수 있겠네요.

 

스쳐보지 말고, ‘견문’하라고 하신 말씀과 같은 의미인지요?
그거랑은 약간 달라요. 감성의 안테나를 세워놓고 주변을 보라는 게 ‘견문’의 의미이고요,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라는 것’은 어떤 일이 앞으로의 내 인생에 더 자양분이 될 것이냐를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라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핸드폰으로 고스톱 치는 거. 오랜 시간 트위터에 빠져 있는 거. 그런 것들이 본질 같지는 않거든요. 어떤 일을 해야 내 안에 오래 남을 것이냐. 그런 일을 찾아서 했으면 좋겠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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