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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지식채널 - 가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본의 모든 것
조양욱 지음, 김민하 그림 / 예담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 다 읽은 날짜 : 8월 5일 일요일
한 꼭지가 2~3페이지 정도밖에 되지 않고, 일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쓴 일본 이야기여서 금방 읽을 수 있겠구나 했다. 요새 올림픽하느라 반일 감정(?)이 치솟는데도 이 책을 고른 이유는 하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일본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싫어하거나 비난하기는 싫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작문이나 논술을 쓸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적고 나니 두 번째 이유는 너무 가벼운 느낌.....이지만 하는 수 없다.
책이 그-렇게까지 재미있지는 않다. 전여옥이 쓴 일본 책(제목은 가물가물하다)이 더 재미있었다. 단순히 더 잘 읽히느냐 안 읽히느냐로 따지면. 그냥 상식을 쌓는 셈치고 읽으면 편하다. 일본에 대한 정보나 일본인들의 풍습, 일본인의 국민성이 드러나는 일화 등 내용의 풍부함, 다양함 면에서는 엄지를 들 수 있겠다.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알고 있고 가지고 있는 게 많다는 증거일 테니.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사회현상이 꽤 많았다. 또 일본어가 우리말과 발음도 비슷해 대충 유추할 수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일본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보통 일본 체류 기간이 길거나 일본에 호감을 가진 편이 많아서, 그들이 쓴 책에서는 '지나친 일본 호감(정도가 격할 경우 일빠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분위기가 쉽게 감지된다. 중간중간 그런 부분들이 튀어나와서 '역시 예상대로군' 하고 생각했는데, 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우리나라와 연관되어 있는 민감한 이슈는 그냥 넘기지 않고 꼭꼭 짚어주는 점이 눈에 띄었다. 나라사랑이 비뚤어진 방향으로 나가 극보수, 우익으로 치우치는 모습에 대해서도 일침을 아끼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일본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나마 최근 사회 이슈나 문화 현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역사적 배경은 거의 몰랐다. 물론 이 책은 방대한 일본 역사 가운데 극히 일부분만을 선택해 담은 거라, 내가 알게 된 것도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일본의 옛 모습을 훑는 것은 현재의 일본을 가늠하고 파악하는 데 유용했다는 점만으로 의미가 있었다. 우리나라가 취약한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는 일본을 보며 시기심과 함께 부러움도 느꼈다. 위기이다 못해 거의 몰락 직전인 한국 만화계를 보며 일본의 탄탄하고 질 높은 만화 시장이 몹시 부러웠다. 꼭 일본이 잘하는 걸 다 따라잡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간극이 워낙 크다 보니 상실감이 더 컸다.
부족한 지식을 채우기에 좋은 가벼운 대중교양서다. 주요 일간지에 실리는 고정 연재란을 묶어 놓은 것처럼 내용과 구성이 알찬 편이다. 저자의 자료수집/정리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 책 하나 쓰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닌데, 저자는 '쓰는 사람이 성실해야 독자가 좋은 결과물을 볼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꽤 잘 알고 있었나 보다. 저자의 노력 덕분에 게으른 독자인 나는 좀 더 쉽게 지식을 흡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