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은 남자가 혼자 살겠다고 부모님 집을 나오면 독립적인 성인이라고 존중을 받죠. 반면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부모님 집을 나오면 결혼을 포기했거나, 결혼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이유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을 받아요."
_ 81쪽

 

많은 한국인들이 주택청약예금은 만인이 꿈꾸는 내 집 장만의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공정한 절차라고 생각한다. 이는 임대주택은 과도기적인 주거형태라는 신념을 강화한다. 하지만 내 연구참여자들을 비롯한 노동빈곤층에게 임대주택은 장기적으로 또는 영구적으로 유일한 선택지이다. 노동빈곤층도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한 주택청약예금이 있으면 아파트 구입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싱글가구는 청약순위가 가장 낮고, 목돈이 없다보니 입찰 가격에서 아파트 가격에 덧붙는 프리미엄을 두고 경쟁을 할 수가 없다. 이런 구조에서 상당한 예금을 갖지 못한 사람은 독립적인 생활공간을 임대할 길이 전혀 없다.
_ 93쪽

 

"글쎄요. 정말 절약해서 큰돈을 모은 20~30대 여성들도 있어요. 근데 난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난 돈이 있으면 그냥 써버리거든요. 경제관념이 없어요.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 큰 자부심을 느끼긴 하는데 큰돈이 필요한 급한 일이 생길 때마다 구걸을 해야 하는 게 정말 싫어요."
_ 104쪽

 

자본주의 문명이 우세한 국가의 노동계급은 이상한 망상을 품고 있다. 이 망상은 사회적, 개인적 고난을 일으키면서 200년이나 슬픈 인류를 고문해왔다. 이 망상은 바로 한 개인과 그 자손들의 생명력을 소진시킬 정도로 퍼내는 노동에 대한 사랑, 노동에 대한 맹렬한 열정이다. 성직자, 경제학자, 윤리학자들은 이 같은 정신적 일탈에 반대하기는커녕 노동에 신성한 후광을 입혔다. 맹목적이고 유한한 인간들은 신보다 더 지혜롭기를 원했고, 나약하고 경멸받아 마땅한 인간들은 신이 저주했던 것을 주제넘게 복원시키고자 했다. 나는 기독교도도, 경제학자도, 윤리학자도 아니지만, 이들의 판단에 불복해 신에게 탄원한다. 이들의 종교적, 경제적, 혹은 자유사상 윤리의 설교들로부터,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의 끔찍한 결과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_ 폴 라파르크 [게으를 수 있는 권리]

 

"여성단체들이 아이 엄마와 기혼 직장여성들의 고통을 설명하면서 사람들에게 일종의 상상을 불러일으키고 기혼 여성의 모성과 육아 문제를 여성 문제의 대표처럼 다루는 건 불편해요. 그들이 힘든 상황에 있는 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건 그들만이 아니에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건 그들의 선택이에요. 내가 여성노동 문제에 관심 있다고 말하면 기혼 여성노동자를 위한 육아 문제를 연구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질렸어요."
_ 1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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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6일에 가장 많은 분량을 읽고는 묵혀 두었다. 조금만 더 보면 다 읽는 건데.

 

 

19쪽

 

습관적인 행동은 우리를 둔하게 만든다. 말 그대로 틀에 박힌 행동에 얽매이게 된다. 정신학자들은 이를 '변화 기피증' 또는 '반복학습에 의한 강요'라고 말한다.

 

 

31쪽

 

괴테는 "최고의 마법은 유쾌한 기분에 있다"라고 말했고, 디킨스는 "이 세상에서 웃음이나 유쾌한 기분만큼 전염성이 강한 것은 없다"라고 했으며, 칸트는 "비루한 인생을 견디는 데 힘이 되는 세 가지가 있다. 희망과 잠, 그리고 웃음이다"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사무실은 예외인 것 같다. 늘 웃고 있는 사람에게는 '뭐가 저리 좋다고…' 하는 의혹이 뒤따른다. 간부들은 이런 직원들에 대해 주의가 산만하거나 게으르다고 생각한다. '배부른 자는 더 이상 사냥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 문화는 엄숙할 수밖에 없다. 늘 눈치를 보고 침묵이 감돌기 마련이다. 객쩍은 농담이나 사심 없는 칭찬은 찾기 힘들다.

 

 

33쪽

 

쾌활함은 일종의 바이러스 효과가 있다. 좋은 기분은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빨리 전염된다. 나쁜 기분보다 몇 배 더 빨리 말이다.  

 

 

45쪽

 

에드워드의 법칙 : 어떤 일에 투자하는 비용은 처리하는 데 남은 시간에 비례해 상승한다는 법칙이다. 마감시간에 쫓길수록 일처리가 힘들어지고 소모되는 에너지도 더 많이 든다.

 

역사학자 토마스 칼라일은 "우리의 핵심 과제는 멀리 떨어져 있는 모호한 일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눈앞에 놓여 있는 분명한 일을 행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51쪽

 

'인지 부조화', '양심의 가책' : 행동 변화를 위한 심리적 트릭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 사항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자신의 메시지(자신의 원칙, 자신의 목표)가 중요하고 또 옳은 것이라고 스스로 믿고 있어야 한다. 둘째, 자신들의 위선이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느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런 트릭은 무의미해진다.

 

 

61쪽

 

"어디선가 본 듯한 컨셉이에요", "무척 좋은 아이디어인데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이런 말들에는 모두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전에, 아예 점화조차 안 되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87쪽

 

안타깝게도 현실은 이러하다. 최고의 아이디어들은 대부분 책상과 떨어진 곳에서 탄생한다. 샤워를 하거나, 조깅을 하거나, 잠을 자거나, 밥을 먹거나, 아니면 화장실에서 말이다. 스위스의 세인트가렌대학에서 공학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기발한 착상을 하게 된 장소 중 연구실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그 대신 응답자의 76%가 휴가지나 산책로를 돌아다니는 중에, 혹은 양치질 중에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고 답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인간의 정신이 창의적이 되려면 심리적인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압박과 단조로움, 늘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동일한 공간은 영감에 독이 될 뿐이다. 그래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예술가들은 종종 자연으로 떠나거나 낯선 여행지를 방랑한다. 그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훌쩍 떠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93쪽

 

몽상가의 임무는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이미지를 그려내는 것이었다. 어떤 현실적 제약도 받지 않은 채 말이다. 몽상가의 임무가 끝나면 현실주의자가 등장해 몽상가의 상상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지 점검한다. '상상속의 이미지를 현실화하려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가? 비용은 얼마가 드는가? 현실화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비판가가 등장한다. 비판가는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것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일인지를 냉정하게 분석한다. 이러한 과정 전체를 몽상가가 감동하고, 현실주의자가 확신하고, 비판가가 만족할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이다.

 

 

115쪽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지방노동법원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최소한의 신체적 거리를 유지하지 않는 자, 상대방의 신체 중 일부를 집요하고 불필요하게 만지거나 접촉한 자는 성추행을 한 것으로 간주한다"라는 판결을 내렸다(3 Sa 163/03). 이러한 판결로 고소된 자는 영구적인 해고를 당했다.

 

 

119쪽

 

회사생활은 시트콤과 비슷하다. 황당한 일, 어이없는 일, 민망해서 죽을 것 같은 일들이 날마다 반복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의 빌미는 대부분 우리 스스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사생활 떠벌리기'가 그렇다. 순진한 신입사원과 눈치 없는 외향형 인간들은 더 웃긴 캐릭터를 연기한다. 이들은 사무실에서 너무 많은 사생활을 공개한다. 이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소문이 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소문에 대한 평가다. 당신이 소문 속에서 어떠한 역할(영웅, 희생자, 멍청이)를 맡았는지는 상관없다.

 

 

125쪽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존재한다. 뭐든지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가.치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남의 부탁을 거절할 줄 모르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줏대 없는 사람으로 불리게 된다. 오히려 제몫만 챙기는 이기적인 인간들보다 존중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일어난다.

 

 

139쪽

 

하루 일과 중 절반이 지난 뒤 가능한 오래 휴식을 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업무능력이 몇 배 높아진다는 것이다.

 

 

154쪽

 

지구상 다른 곳에서는 낮잠이 당연한 일인 곳도 있다. 일본에는 이네무리, 스페인에서는 시에스타라고 하는 낮잠 전통이 있다. 중국에서도 헌법 제43조에 의거해, 직장에서 때에 따라 취침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런 이야기를 귓전으로 흘려듣고 있다.

 

 

193쪽

 

스탠포드대학의 데보라 그루엔팔트 교수는 이러한 주제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연구를 실시했다. 그루엔펠드는 인간에게 영향력이 주어지면 세 가지 사건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첫재,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일에 더 많이 집착하게 된다. 둘째, 아랫사람의 욕구에 대해 신경을 덜 쓰게 된다. 셋째, 주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규정을 준수하는 일이 점점 더 줄어든다.

 

 

212쪽

 

한 걸음 물러서서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대화의 대상으로 이끌어내는 사람이 더 성공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협상의 본질을 아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이런 사람이 상대방보다 먼저 그의 문제를 받아들이고 해결해 줄 수 있으므로 자신의 진짜 요구사항을 나중에 관철시킬 수 있다.

 

 

222쪽~224쪽

 

연봉 올리는 법

1. 성과로 증명하라

2. 먼저 여우같이 굴어라

3. 선을 지켜라

4. 분명한 목표를 확실하게 표현하라

5. 상대의 반박을 예측하라

6. 다른 동료를 비하하지 말라

7.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라

 

특별 보너스를 위한 전제조건

1. 분명한 목표를 세워라

2. 현실성 있는 목표를 세워라

3. 대안을 조사하라

 

 

229쪽

 

만약 당신이 앞으로 좀 더 자주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어야겠다고 생각된다면, 아래의 기본 원칙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 스스로를 비하하지 마라 : "어쩔 수 없어", "역시 내겐 무리야", "나 같은 건…" 이런 자기비하는 자격지심만을 키울 뿐이다. 내면의 대화는 우리의 행동과 감정에 95%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나쁜 생각은 즉각적으로 때려잡아 머릿속에서 지우는 편이 좋다. "조금 더 해보자", "이제부터는 잘되는 일만 남았어" 긍정적인 문장을 말해보도록 하라.

 

- 스스로에게 솔직해져라 : 자신의 약점과 실패를 솔직하게 분석하라. 그래야만 앞으로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지 깨달을 수 있다. 개선할 점 역시 구체적인 문장으로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 좋다.

 

- 저울질하라 :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내기로 했다면 철저히 그렇게 하라. 자신에게 중요한 결정의 장단점을 논의하고, 이를 신중하게 저울질해보라.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결정을 내린 후, 그 결정을 실행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앞에 놓인 장애물을 키우게 될 뿐이다.

 

 

233쪽

 

그렇다면 도대체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해야만 하는 것일까? 정기적인 휴식 외에 최선의 방법은 하나다. 바로 '몸을 움직일 것'.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서 최고의 에너지를 끌어낸 후 알람의 상황으로 몰아넣고, 우리의 신경이 후퇴 혹은 공격의 원천적인 반응을 하도록 프로그래밍한다. 그렇게 심각한 흥분 레벨은 사무실과 모니터 앞에서는 간단히 진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간 축적된 스트레스를 풀려면 우리 몸이 정해놓은 프로그램에 따라 도주 혹은 공격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엄청난 스트레스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일단 책상 앞을 떠나라. 계단 몇 개를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거나 건물 주변을 한 바퀴 산책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고된 하루를 마친 후에는 가벼운 지구력 운동을 하는 것이 몸의 부담을 더는 최고의 방법이다. 20분 정도의 활기찬 산책은 분노를 가라앉혀주고, 호르몬 수치를 정상으로 돌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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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쪽
어떤 사람은 칼럼도 요약하던데, 그래서는 안 된다. 요약하다보면 중요한 것들을 생략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칼럼도 판타지가 된다. 그러지 말고 우리 다 얘기해보자. 끝까지 한번 가보자. (김연수)


61쪽
문제는 혼자서 꾸는 꿈이다. 인생이란 그렇게 혼자서 꾼 꿈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만들어내는 궤적이다. 친구가 타향이라면, 타인은 지옥인데 그게 다 혼자서 꾸는 꿈들 때문이다. 꿈은 본디 같이 꿔야만 한다. 1997년의 나는 이런 사실들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을 것이다. (김연수)


79쪽
최근 재미있게 읽은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에는  "따끈따끈한 최신 꼴통 제품에 구미가 당기지 않을 때, 옛것이 새것보다 좋을 때, 그건 바로 철들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읽다가 무릎을 쳤다. 철이 든 게 아니라 철들 때가 된 거다. 그때가 됐는데도 정신 못 차리면 평생 철들지 못한 채 살아야 한다. 왜 남자들은 늦게 철이 들거나 아예 철이 들지 않는 걸까. 온갖 폼을 다 잡으며 인생에 대해 얘기하지만 왜 결국엔 인생을 낭비하며 사는 걸까. 그걸 내가 어찌 알겠나. 나도 남자인데. (김중혁)


89쪽~90쪽
이 영화를 본 다음날, 철거민들이 불타 죽은 용산 제4구역을 지나갈 일이 생겼다. 그 구역 전체는 거대한 의문부호처럼 내게 남아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한 수 배웠다. 말할 게 있다면, 잘 만들어야만 한다는. (김연수)


95쪽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모든 것이 파일로 오가는 요즘의 문화가 불만스러울 때가 있다. 원고지에다 글을 쓸 때는 실물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쓰는 글의 부피와 노동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컴퓨터로 글을 쓴 다음 그걸 파일로 보내고 나면 뭔가 허망하다. 허공에다 글을 쓰고 바람이 그걸 지워버렸을 때처럼 허망하다. (김중혁)


107쪽
나는 그때 변변찮은 소설을 쓰고 있었고, 몇 군데의 출판사에서 거절 편지를 받았고, 문학상 응모에는 매번 떨어졌다. 책을 사면 늘 저자의 나이를 계산해봤다. 몇 년생인지, 첫 번째 책은 몇 살에 펴냈는지 늘 확인하곤 했다. '이 사람은 서른두 살에 첫 책을 냈군. 아직 내겐 7년이 남았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거나 '스물두 살에 데뷔하다니, 천재네, 천재. 부럽군'이라며 나의 재능없음을 한탄했다.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에 절망했으며 천재가 아닌 채로 점점 나이를 먹어간다는 사실에 또 한번 절망했다. 요즘에도 새 책을 사면 저자의 나이를 확인해보곤 하지만 이젠 천재들의 재능을 시샘하지 않는다. 천재라는 사실은, 살아가는 데 오히려 좀 불편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인생을 좀 깨닫고 있는 건가. (김중혁)


145쪽
희망이라는 게, 참, 그렇다. 희망은 거대할 필요가 없다. 한 사람을 자살하게 만드는 절망의 크기가 다른 사람이 보기엔 터무니없이 작아 보일 수 있고, 한 사람을 다시 살아나게 만드는 희망이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을 수 있다. (김중혁)


163쪽
외국에서 지내다보면 아주 간단한 법칙을 하나 알게 되는데, 그건 정색하면 제아무리 많은 돈을 들였더라도 그 여행은 실패라는 점이다. 음식이 나왔는데 정색하면 지는 거다. 식은땀이 흘러나왔어도 웃으면서 먹는 사람이 여행의 승리자다. (김연수)


167쪽
모든 상황에 대비해서 모든 장르의 음악을 챙겨간다. 그런데 막상 외국에 나가면 음악을 듣는 일은 거의 없다. 여행을 하면 언제나 귀를 열어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여행을 잘하는 방법 중 하나가 귀를 활짝 열어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도시에는 각각의 독특한 소리가 있어서 그 소리들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나는 비엔나를 생각하면 트램 지나가는 소리와 횡단보도의 째깍째깍하는 경보음이 떠오른다. 런던을 생각하면 템스 강 위로 보트가 지나가던 소리가 떠오른다. 로마는 사람들 떠드는 소리가 떠오르고, 스톡홀름은 새가 날아가는 소리가 유독 생생하다. 당연히 저마다 기억하는 소리가 모두 다르다. 정답이 있을 리 없다. 소리를 떠올리면 풍경이 살아나고 풍경이 살아나면 감정이 동영상으로 재생된다. (김중혁)


212쪽
'모험의 정신'이란 비록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뿐이라고 하더라도 세상에 굴하지 않고 그 길을 가는 사람의 정신일 것이다. (김연수)


223쪽
말이 많으면 빨갱이. 양심을 자극하면 빨갱이. 국가폭력으로 간신히 유지되는 승자독식 사회가 아니어도 우리는 충분히 잘살 수 있다고 말하면 빨갱이. (김중혁)


284쪽
오늘 낮 카페에서 김연수 군을 만나 물어보았다. "왜 이런 글을 쓰세요?" 김연수 군은 이렇게 대답했다. "처음엔 멋져 보여서 시작했는데, 그 다음에는 갚을 게 많아서였고, 지금은 그냥 써야 할 글이 자꾸 생기는 것 같네." (김중혁)


299쪽
고통에 적응하고 나면 감각의 문은 닫힌다. 인간은 잊기 위해 스스로 감각의 문들 닫아버린다. 그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무감각한 몸이 편안하긴 하겠지만 때로는 고통이 우리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주기도 하니까. 때로는 절대 잊지 않아야 할 고통도 있는 법이니까. (중략) 익숙해진다는 것은 편리한 일이지만 무서운 일이기도 하다. (김중혁)


331쪽
여건이 허락한다면 그렇게 살아도 재미있겠지 싶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놀기도 하는 거다. (중략) 대책이 없더라도 재미있게 사는 건 중요하다. 나는 1년 동안 재미있었다. (김중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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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e 시즌8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지식채널ⓔ 1000회 달성, <지식e> 100만부 돌파
2005년 9월, 5분짜리 동영상이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지식채널ⓔ>는 햇수로 7년을 넘기며 1000회 방송을 맞았다. 2007년부터 출간되기 시작한 <지식ⓔ>는 현재까지 여덟 권, 100만 부 판매를 기록했다. 8권의 주제는 ‘국민의 of the people, 국민에 의한 by the people, 국민을 위한 for the people’이다. 링컨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치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가장 근본적인 이념이 아닐까.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2013년, 정치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새겨보고픈 마음을 담아 30가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제는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
김두식, 김영란 지음 / 쌤앤파커스

공정한 한국사회를 위한 김영란, 김두식의 제안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자 전직 국민권익위원장 김영란. <헌법의 풍경>, <불멸의 신성가족> 등을 통해 법과 법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정면으로 고발해온 김두식. 책은 두 명의 법 전문가가 만나 한국사회에 깊이 뿌리 내린 부패의 구조를 밝히고, 국민 모두가 현실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자 치열하게 고민했던 흔적을 오롯이 담았다. 더불어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사회를 옭아매고 있던 단단한 부패의 사슬을 어떻게 끊어버릴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급진적이고도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
스베냐 플라스?러 지음 / 장혜경 옮김 / 로도스

일에 중독되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우리는 모두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 노동과 불화를 겪는다. 노동은 더 이상 고귀한 의무도 아니고 자아실현도 아니며 즐거움도 아니고 그저 생존에 필요한 재화를 취득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고난을 어떻게 견디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우리는 노동을 즐거움으로 가장하여 스스로에게 강박적으로 강요하는 “가상적 향락노동자들”이라고 말하며 간결하고도 매력적인 문체로 노동과 관련된 우리 시대의 병리적 현상을 세심하게 해명한다.
한국의 레지스탕스
조한성 지음 / 생각정원

신민회부터 조선공산당까지, 한국 근대 지식인의 고뇌와 투쟁
야만의 시대와 맞선 근대 지식인의 비밀결사와 결전을 파헤친다. 저자는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과 광기, 절망에 맞서 투쟁한 항일 혁명가들의 고뇌와 투쟁 현장을 생생하게 들려주며, 청년 안창호의 신민회부터 만년 여운형의 조선건국동맹까지, 민족해방과 새 조국 건설이라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던진 7개 비밀결사단과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레지스탕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다. 그리고 이들을 통해 암울하고 참담한 역사로 기록돼온 한국 근대사를 전혀 새롭게 만나도록 안내한다.
타블로이드 전쟁
폴 콜린스 지음 / 홍한별 옮김 / 양철북

폴 콜린스 신작, 황색 언론을 탄생시킨 세기의 살인 사건
<밴버드의 어리석음>, <식스펜스 하우스> 등 사건과 사실을 추적하여 이야기로 구성하는 데에 탁월한 감각을 보여준 ‘문학 탐정’ 폴 콜린스의 신작. 이번에는 19세기 말 뉴욕에서 벌어진 토막 살인 사건을 배경으로, 퓰리처와 허스트가 벌인 선정적인 취재 경쟁을 재현했다. 살인과 보도 경쟁에 깔린 인간의 욕망이 오늘의 현실에도 그대로 겹친다. 하워드 블룸 추천 "신문들 사이의 전면전과 극적인 재판으로 이어진 머리 없는 시체 살인사건 이야기는 위대한 이야기라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논쟁으로서의 민주주의
최장집 외 지음 / 후마니타스

정당이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 노동 있는 민주주의는 왜 여전히 논쟁적인가?
한국 민주주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 책은 민주주의에 대한 하나의 체계적인 시각으로 발전시키고자 한 공동 작업의 결실이다. 민주주의의 대표성과 책임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이냐 라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에서부터, 정당이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를 실천하지 못하고 패배한 진보의 미래에 대한 문제의식에 이르기까지 정당 민주주의론의 핵심 논점을 포괄하고 있는 이들의 시각을 인터뷰와 14가지 테제를 통해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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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 전미영 옮김 / 부키

<긍정의 배신><노동의 배신> 그리고 마지막 배신
긍정 강요 사회를 파헤친 <긍정의 배신>, 워킹 푸어의 현실을 온몸으로 체험한 <노동의 배신>으로 신선한 충격을 던져 준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3권이자 완결편. 이번에는 화이트칼라 구직 현장에 뛰어들어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다'는 소박한 희망마저 배신당하고 일자리 불안과 과다 노동에 지쳐 가는 신자유주의 시대 중산층의 암울한 현실을 고발한다. 몸 바쳐 충성해도 버림받고 몰락해 가는 화이트칼라의 모습을 그린 이 책은 출간 직후 미국에서 전문직 노동조합이 결성될 정도로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우석훈 지음 / 한스미디어

우석훈의 대선 제안, 진정한 경제 민주화란 무엇인가?
18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시민이 주인 되는 ‘시민의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며, 진정한 경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정치권과 시민에게 바라는 우석훈의 생각이 담겨 있는 책이다. 우석훈은 우리나라가 급속한 변화로 발전하면서 다른 나라와는 달리 정부를 이루는 과정에서 시민의 역할보다는 일부 기득권층과 정치적 세력의 입장에 따라 변화해 왔음을 지적하면서 이제는 시민 각자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증오에서 벗어나 정치와 경제 각 분야의 현안과 이를 해결할 대안을 스스로 찾아 나서고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재천의 통찰
최재천 지음 / 이음

자연, 인간, 사회를 관통하는 최재천의 생각
세계적인 생물학자이자 한국 최고의 자연과학 에세이스트인 최재천 교수의 신작. 지금까지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통섭적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볼 것을 강조해온 최재천 교수는 이 책에서 자신이 이야기하던 '통섭'의 사상을 자연과 인간,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 담아낸다. 바이러스나 곰팡이 같은 작은 미생물에서 침팬지, 인간, 그리고 경제와 복지 문제 같은 다양한 사회 환경까지 자연, 인간, 사회를 종횡무진 누비는 그의 눈을 따라가다 보면, 세계에 대한 놀라운 통찰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현시창
임지선 지음 / 알마

김규항, 강신주, 박노자 추천!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
위로는 청춘의 답이 아니다. 이 책은 ‘너의 고통은 이것이다’라는 전제 하에 솔루션을 제공하기보다 ‘당신의 고통은 무엇입니까?’라는 의문 아래 청춘 저마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인다. 꿈을 어떻게 꾸는 건지조차 모르는 고등학생 소녀, 학자금 대출을 갚으러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가스실에서 숨진 대학생 등등. 절절한 이야기에는 청춘의 꿈과 좌절, 희망과 절망이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는 이를 통해서 제 힘으로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되찾아주는 것은 물론, 오늘날 청춘의 고통이 무엇이며 어디에서 연유하는지 깨닫게 해준다.
닥터 K의 마음 문제 상담소
강용혁 지음 / 북드라망

사상의학과 분석심리학의 만남, 비로소 몸과 마음이 풀린다
한방정신분석학이라 할 ‘성정분석’을 전공한 한의사이자 칼럼니스트인 강용혁이, 그간의 상담사례를 바탕으로, 현대인과 가족의 문제를 풀어낸 심리치유서이다. 폭식, 부부관계, 공황장애, 강박증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앓고 있는 몸의 문제와 스트레스에 대해 각자의 성정 기질에서 기반한 마음의 문제를 찾고 이를 이해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 가도록 돕는다. 한의철학과 사상의학을 전공한 필자는 사서삼경과 서양의 융 심리학을 넘나들며, 사상의학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은 물론,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자기 성정과 본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앤드류 망고 지음 / 곽영완 옮김 / 애플미디어

영웅인가 독재자인가, 터키 건국의 아버지 아타튀르크 일대기
1차 세계 대전의 패배 이후 투르크 민족의 지도자로 떠오른 인물 아타튀르크. 그는 재임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독재자와 영웅'이라는 두 얼굴을 지닌 지도자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독재자'라는 멍에를 씌운 건 15년간의 장기 집권에만 초점을 맞춘 외부세계와 세속주의 정책에 반감을 지녔던 이슬람 지도자 일부였을 뿐이다. 터키 국민들은 오히려 나라의 기반을 다진 '영웅'으로 추앙하며 숨진 뒤 8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존경심을 잃지 않고 있다. 비로소 제대로 소개된 그의 일대기가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지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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