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탄생 (반양장) - 대학 2.0 시대, 내 젊음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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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삶을 X 값을 푸는 수학방정식에 비유한다면 몇 차 방정식일까요?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이어령입니다. 그는 우리 시대의 몇 안 되는 지성인입니다. 그의 잡학(雜學)은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의 이성을 자극합니다. 그의 감각적인 논리 덕분에 우리는 다양한 지식(知識)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잡학을 지식학이라고 불러도 괜찮습니다.

그의 대중적 관심이 높은 것을 생각한다면 지식을 강조하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식의 중요성을 다 아는 듯 하면서도 정작 지식의 가치를 전혀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일찍이 엘빈 토플러는『부의 미래』에서 ‘지식은 다른 지식과 어우러진다.’ 고 했습니다. 즉 지식이 많을수록 무차별적인 혼합이 가능하고, 무수하고도 다양한 쓸모 있는 결합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식이 곧 사람을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을 알고자한다면 그 사람으로부터 지식이 어떻게 말해지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젊음의 탄생』은 말 그대로 젊은이를 위하여 선배가 들려주는 명쾌한 직언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은 지식과 어우러지면서 한층 호소력 있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모든 사람들이 읽어도 충분히 좋은 책입니다.

가령, 그가 앞서 말했던 삶과 수학방정식과의 문제를 푸는 것에서부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삶을 5차방정식이라고 합니다. 이제까지 4차방정식까지 답을 찾았으나 5차방정식의 해법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습니다. 이유인즉 5차방정식을 푸는 어떤 공식도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결국 5차방정식은 그것을 풀 공식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그 해답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또한 그는 지(知)의 피라미드에서 ‘그레이트 아마추어’(Great Amateur)을 역설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젊은 사람들한테는 아주 민감한 내용일 수 있습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프로 대학생이 아니라 아마추어 대학생이라는 것입니다. 요즘같이 교육이 밥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했는데 아마추어가 되라고 부추기는 것이 이상한 모순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마추어라는 말은 ‘사랑하다’는 라틴어 ‘아마레’에서 유래했습니다. 따라서 아마추어는 학문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학문으로 먹고 사는 프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그는 개미의 동선(動線) 즉 곡선과 직선을 보여줍니다. 여기에서 곡선은 젊음의 방황내지 도전입니다. 반면에 직선은 곡선에서 발견한 창조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리-토끼 그림을 보여주면서 이것이냐 저것이냐, 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의 틀을 경고합니다. 즉 양자택일이 아닙니다. 그 보다는 병아리가 알에서 나올 때 병아리와 어미가 알의 안팎에서 껍질을 깨뜨리는 줄탁동시(啐啄同時)이어야 합니다. 즉 이것도 저것도, 라는 양자병합이어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삶의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그 지점에서 우리는 성장통을 앓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는 것도 이러한 까닭입니다. 그러나 청소년기 못지않게 젊음이 탄생하는 시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나이를 따지자면 대학생 새내기가 되는 시기입니다. 돌이켜보면 청소년기는 그래도 행복한 편입니다. 어느 정도는 가족이나 학교의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면 자신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 자신이 감당해야 합니다. 아마도 가장 먼저 다가오는 혼란은 현실과 이상에서 오는 괴리감일 것입니다. 대학생이 되면 책상의 고통에서 벗어날 줄 알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학교를 왜 다녀야 하는지 의심하면서 소중한 젊음을 낭비하고 맙니다.

이렇듯 이 책은 젊음의 시기에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보는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은 읽을수록 절음을 새롭게 바꿔보고 싶게 합니다. 그동안 젊음의 고통에 대해 낭만적인 치유가 대부분이었다면 이 책은 희망의 메시지가 재미있으면서도 강렬합니다.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지식이 한바탕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젊음의 사용 설명서’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젊음을 올바르게 사용하라고 적극적으로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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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 당신을 병들게 하는 스트레스의 모든 것 메디컬 사이언스 9
로버트 새폴스키 지음, 이재담.이지윤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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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30번씩 꼭꼭 씹어 먹으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바쁜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이다. 건강을 생각하자면 그렇게 해야 하는데 현실은 정작 궁핍하다. 돈을 걱정해야 하고, 회사 업무를 걱정해야 하고 , 자식 걱정을 해야 한다. 셀 수 없는 걱정 때문에 밥을 맘 편히 먹기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우리가 만성적인 소화불량으로 고생하게 된다. 오늘날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라는 것은 뚜렷한 사실이다. 문명화에 따른 정신적인 질병이 곧 스트레스이다.

그런데 로버트 새폴스키는『STRESS: 당신을 병들게 하는 스트레스의 모든 것』라는 두툼한 책에서 매우 흥미로운 주제를 전개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아무렇지 않게 일상화된 사회에서 그의 주장이 새로운 까닭은 우리가 잘 몰랐던 스트레스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차원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스트레스가 전적으로 나쁘다는 것은 오해라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스트레스와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기본적인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즉 스트레스란 신체의 항상성을 깨뜨릴 수 있는 외부 세계의 어떤 것을 말하며 스트레스 반응이란 항상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신체가 하는 일을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스트레스보다 스트레스 반응이 더 파괴적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스트레스가 정신적일 때 스트레스 관련 질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사자에게 쫒기는 얼룩말이나 얼룩말을 쫒는 사자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동물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급작스러운 신체적 위기’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동물들이 위궤양에 걸리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단기적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우리 인간들은 교통체증, 돈 걱정 등으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더구나 만성적이며 반복적이다. 이러한 차이는 전자는 스트레스를 받는 사건이 끝나면 스트레스 반응이 차단된다. 그러나 후자는 스트레스 반응이 끝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뇌(腦)가 스트레스 반응의 지침서 역할을 한다. 뇌는 자율신경계를 통해 신체의 다른 부위들에게 할 일을 지시한다. 자율신경계에는 스트레스 반응 때 활성화되는 교감신경계와 억제되는 부교감신경계로 나뉜다. 교감신경계는 신경을 운반하고 호르몬을 분비한다. 반면에 부교감신경계는 성장과 에너지 저장을 담당한다. 스트레스 반응은 시상하부-뇌하수체-말초 샘의 연결되어 작용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호르몬이 바로 부신에서 분비되는 ‘당질 코르티코이드’이다. 이 호르몬은 스트레스에 따른 신체의 모든 질병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가령,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람들이 과식하는 이유를 밝힐 수 있다. 스트레스 반응에서 회복하려면 섭취한 음식을 저장시켜야 한다. 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지방 세포에서 순환중인 영양소를 분해하여 저장하기 위한 형태로 바꾸는 효소의 생산을 촉진시킨다. 그러나 문제는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아무 지방 세포나 다 자극하는 것은 아니다. 복부지방, 즉 내장 지방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가 ‘사과형’ 체형이 된다. 이와 대조적인 것이 엉덩이 부근의 ‘둔부 지방’으로 우리가 ‘배’형 체형이 된다. 우리가 건강하려면 배형 체형이 되어야 한다. 복부에 지방이 많다는 것은 X증후군(대사증후군)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이 호르몬의 부작용으로 인해 성장에 있어 소마토메딘 방출이 억제되고 면역에 있어 림프구들이 순환계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한다. 또한 기억에 있어 해마를 손상시키고 노화에 있어 ‘부정적 되먹이기 억제’를 하지 못한다.

이처럼 저자가 스트레스 반응을 해부하고 있는 것을 살펴보면 동물과의 차원이 다르다. 우리의 뇌 용량이 1,350cc이 지능적이라고 불리는 유인원의 650cc보다 많다는 정도의 문제는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앞서 말했듯이 정신적 스트레스에 있다. 그러면 무엇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구성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욕구불만의 배출구, 사회적 지원, 예측가능성, 통제, 악화된다는 의식이라는 심리적인 변수를 제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런 요소들이 충족되었을 때는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상실되었을 때는 악화된다.

저자는 지난 30여 년 동안 개코원숭이와 함께 스트레스를 연구한 영장류학자이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스트레스 원인과 스트레스 반응의 매커니즘을 파헤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쥐조차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바꾸면 병에 걸릴 가능성이 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우리도 스트레스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가 인간을 ‘순응성이 있는 동물’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러한 까닭이다. 유산소 운동, 명상, 더 많은 통제와 예측 가능성, 인식적 유연성 등이 많은 도움이 된다.

끝으로 저자는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80/20 규칙을 제안한다. 그는 소비자의 20퍼센트가 80퍼센트의 불평을 제기한다, 고 하는 기존의 파레토 법칙은 인과 관계가 원인을 제기하는 인구에 따라 똑같이 분배되지 않는다는 지적한다. 그래서 그는 “노력의 첫 20퍼센트가 스트레스의 80퍼센트를 경감시킨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당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완벽한 접근법을 찾을 때까지 서두르지 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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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파워 - 나와 세상을 구하는 경제학의 힘
마크 스쿠젠 지음, 안진환 옮김, 김인철 / 크레듀(credu)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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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류 역사상 먹고 사는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시대는 있었을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기까지 경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최대 관심꺼리였다. 좀 더 사실적으로 말하면 절대적 과제였다. 좁게는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에서부터 넓게는 주식이라는 포트폴리오까지 경제의 영역은 다양하다. 그만큼 변화무쌍하며 한 시대를 이해하는 밑그림을 그려왔다.

경제학이란 누구나 알고 있듯 경제를 다루는 학문이다. 동시에 경제학자들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내놓는 경제정책을 두루 살필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현실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미래를 전망한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이 미래를 꿈꾸는 것은 욕심이 아니라 위대한 힘이다. 이것을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한 뉴턴이 겸손하게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멀리 보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서있기 때문이다.”라고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 마크 스쿠젠은『이코노파워(ECONO POWER)』에서 세상을 놀라게 한 경제학자의 거인들을 주목한다. 특히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들을 중심으로 경제 정책의 비관론과 낙관론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둘은 하나하나 분리되어 있으며 결과적으로 발전하는 방향으로 급물살을 타게 마련이다. 이는 비관론이 위대하지 못해서가 경제의 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리카도의 해악(Ricardian vice)이라고 한다. 그가 과도하게 비현실적인 모델을 개발해 그것을 사실 검증도 하지 않은 채 이용한 데에 기인한다.


그래서 오늘날 경제의 힘을 알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략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스티븐 레빗의『괴짜 경제학』처럼 실용적인 측면이다.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경제 논리를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것이다. 가령, 사과 속에 레몬이 왜 들어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애덤 스미스의『국부론』, 밀턴 프리드먼의『자본주의와 자유』,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노예의 길』등등 경제학의 굵직굵직한 개념을 조명하는 것이다. 가령, 제레미 시겔의『투자의 미래』에서 우리는 ‘성장의 함정’을 알게 된다. 금융경제에 있어 ‘효율적 시장 가설’이 지배적이다. 이는 수동적인 투자자가 되는 것이다.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면 된다. 하지만 수익률을 최대화하면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리스클 최소화하려면 오래된 기업들 보다 대담하고 새로운 기업들에게 너무 늦게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단순히 경제학의 역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는 경제 원리라는 주제를 중심에 두고 있다. 그리고 그것과 연관된 사회의 다양한 측면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로 인해 저자는 우리 사회를 보다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구성원들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한다. 이 책에서 그가 다루는 중요한 문제는 바로 경제학의 7가지 핵심 원칙이다. 즉 책무성과 사용자 지불의 원칙, 절약과 비용편익 분석의 원칙, 저축과 투자의 원칙, 인센티브 유인의 원칙, 경쟁과 선택의 원칙, 기업가 정신과 혁신의 원칙, 마지막으로 효율적 복지 원칙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7가지 핵심원칙을 세 가지로 요약하면 먼저 공급중시 경제학이다. 이는 기업가 정신의 승리와 자본주의 효율성에 관한 것이다. 즉 세금을 삭감하면 경제성장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가 “일반인의 편안한 삶을 가능케 한 엄청난 물질적 향상을 불러온 것은 소득의 재분배가 아니라, 생산량 증대이다.”라고 인정하는 것과 같다.

다음으로 경제의 중심을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총생산(GDP)의 산출 방법의 오류를 지적한다. 국내총생산은 상품과 서비스의 최종 산출량을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빵의 가치를 측정할 때 밀과 밀가루의 가치까지 전부 계산해야 한다. 하지만 GDP는 사람들이 소비하는 빵만을 다룬다. 그래서 그가 제안하는 새로운 방법은 국내총지출(GDE)이다.

마지막으로 공공부문의 민영화이다. 이는 정부 개입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화하는 정책이다. 그는 전 국민 의료보험제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본다. 이유인즉 책무성의 부재이다. 수혜자와 지불인의 관계에서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지불해야 한다. 그러난 이런 관계가 갈수록 단절되는 상황에서 그 실효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밀턴 프리드먼이 말한 ‘선택과 경쟁’이라는 효율성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그는 건강저축계좌(HSA)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세계적 경제 위기를 구할 만한 혁신적인 내용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과거의 경제가 ‘정부가 현명하고 시장이 어리석다’였다면 지금은 ‘정부가 어리석고 시장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결국 시장 중심의 경제의 논리가 해법이며 효율성의 경제학이라는 장점에 쏠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외면한 경제 정책은 오히려 오해와 분란을 만들어내고 자가당착으로 귀결하고 만다. 그리고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있듯 흥미로운 사실은 돈에 기인하는 행복감은 수확체감의 법칙을 따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그가 제안하는 ‘행복경제학’은 우리 사회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할 새로운 관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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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계급사회 우리시대의 논리 11
손낙구 지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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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파가 무섭다. 금융 위기에 따라 요동치는 환율과 서브프라임사태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부동산이 부(富)를 상징하는 한국 사회에서 누구보다도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허리띠를 단단히 쪼이지 않으면 제대로 살 수가 없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마저도 버틸 힘이 없으면 월세에서 쪽방으로 전전긍긍하다 결국에는 노숙자 신세가 안 된다고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도 경제 정책은 엇박자다. 이른바 리카도의 해악(Ricardian vice)이 출몰하고 있는 세상이다. 이는 19세기 경제학자 리카도(Ricardo)의 이름을 딴 것으로 과도하게 비현실적인 모델을 개발해 그것을 사실 검증도 하지 않은 채 이용한 데에 기인한다.

예를 들면 요즘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레퍼 곡선(Laffer curve: 세율과 세수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곡선)을 적용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즉 세율을 낮추면 저축률과 생산성이 높아져서 오히려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책의 최대의 수혜자는 다름아닌 최상의 계층이라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모순으로 인하여 우석훈 교수는 한국 사회를 ‘8자형 사회’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상류층과 하류층이 단절된 극과 극의 사회라는 것이다.

손낙구의『부동산 계급사회』는 앞서 말한 8자형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인명재천(人命在天)이 아니라 인명재부동산(人命在不動産)에 있다고 비판한다. 부동산이 경제적 능력이나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결국 부동산이 많을수록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은행의 문턱 높이를 낮추고 수명(壽命)마저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당신의 부동산 계급은 어떻게 되는지?” 불편하게 질문을 던지면서 부동산 계급사회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그가 말하는 부동산 제1계급은 집을 2채 이상 여러 채 가졌다. 제2계급은 집을 1채 소유하고 그 집에서 현재 살고 있는 1가구 1주택자이다. 제3계급은 집을 마련했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남의 집 셋방살이를 전전하는 사람들이다. 제4계급은 현재 전제나 보증금 있는 월세에 사는 가구 중에서 보증금이 5,000만 원이 넘는 사람들이다. 제5계급은 사글세, 보증금 없는 월세, 보증금이 있더라도 5,000만 원이 안 되는 전, 월셋방에 사는 사람들이다. 제6계급은 판잣집, 비닐집, 옥탑방에 사는 극빈층이다.

이러한 계급구조의 양극화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펜트하우스와 비닐하우스이다. 펜트하우스는 고층아파트 맨 꼭대기 층의 ‘구름 위의 집’으로 불린다. 반면에 비닐하우스는 부동산 극빈층 주거지로 신종 무허가 정착지 판잣집을 말한다. 또한 펜트하우스가 불로소득의 최대의 수혜자라고 했을 때 비닐하우스는 최저주거기준의 최대 피해자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한국사회는 부동산공화국이며 토건국가이다. 아파트를 짓고 또 짓는다. 전 국민이 집을 1채씩 갖고도 집이 100만 채 이상 남아돈다. 그런데도 집 없이 사는 사람들이 집값 걱정을 하며 살고 있어 아이러니하다. 따지고 보면 부동산의 먹이 사슬에 희생되었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부자는 더 부자가 되게 하고 부동산이 없는 사람은 더 가난하게 만든다.

그러면 부동산의 불평등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토지공유화(국유화)에 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토지 관련 세금과 임대료를 제대로 거둬 사유지를 사들이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채권 발행을 통해 한꺼번에 사들인 뒤 토지 소유자가 살아있는 동안은 이자만 지급하고 사망했을 때 원금을 갚되 상속세로 환수하는 방법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부동산 계급사회라는 한국사회의 망국병을 알려주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 땅’을 ‘내 맘대로’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극단적인 부동산 사상‘이라고 쓴 소리를 내뱉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도주의적 가치관이다. 고대 인도인들의 “인간이 대지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 대지가 인간을 소유하는 것’이라는 지혜에서 저자는 부동산의 미래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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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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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한 구석이 낙엽으로 바스락거리면 그 낙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할 때가 있다. 내가 나무(木)가 아닌 이상 낙엽은 뜻밖의 불청객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낙엽을 깨끗이 쓸어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일쑤이다. 하지만 쉬운 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럴 때 가벼운 에세이를 읽어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단순히 재미가 있다, 혹은 없다, 라는 선택의 가벼움 때문은 아니다. 그 보다는 한 두 페이지 책장과 책장의 즐거움이다. 책 한 권을 다 읽지 않아도 된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와 닿는 페이지에 오랫동안 사색해도 좋다.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깨닫는 즐거움을 생각하면 마치 책 한 권을 다 읽은 것 같은 느낌이다.

파울로 코엘료의『흐르는 강물처럼』을 읽으면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이 책은 이미『연금술사』,『오 자히르』등을 펴내며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해외 작가 중 한 사람인 파울로 코엘료의 첫 산문집이라 기대감이 놓았다. 더구나 작가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내가 직접 격은 일화와 다른 사람들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들, 여행하면서 내 삶의 강폭을 눈에 띄게 넓혀준 생각들’이 묘한 울림으로 살갑게 다가왔다.

작가의 행복한 메시지와 동행하면서 먼저 ‘연필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연필에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네가 장차 커서 큰 일을 할 수 있겠지? 그 때 연필을 이끄는 존재가 네게 있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는 가끔은 쓰던 걸 멈추고 연필을 깎아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실수를 지울 수 있도록 지우개가 달려 있다는 점이다. 네 번째는 연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피를 감싼 나무가 아니라 그 안에 든 심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연필은 항상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끝에 가서 ‘얀테의 법칙’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듣게 된다. 얀테의 법칙이란 인간의 감정 중 가장 뒷맛이 씁쓸한 질투와 시샘을 말한다.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당신을 쓸모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얀테의 반대 법칙’은 이렇다. “당신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존재이다. 당신이 믿지 않는다 해도 이 세상에서 당신이 하는 일과 당신의 존재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모순으로 가득 찬 삶에 대한 처방전인 동시에 명상서이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문제에 대해 작가는 오랜 세월 여행을 하면서 책의 제목에 나와 있듯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따뜻한 위로를 들려주고 있다. 또한 밤의 어둠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얼마나 지혜로운가?

일찍이 괴테는『파우스트』에서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고 했다. 어쩌면 가슴에 쌓인 낙엽을 남들처럼 쓸어 담아 버리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아주 손쉬운 방법이지만 되돌아보면 방황의 흔적이 없다. 결국 노력하는 삶이란 낙엽을 몸 밖으로 버리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랑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시간도 아니고 의지도 아니다. 오직 사랑만이 사람을 변화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힘이다. 가슴에 쌓인 낙엽을 감싸고돌며 내 마음과 같은 강물이 되게 하는 것, 이 또한 사랑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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