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파워 - 나와 세상을 구하는 경제학의 힘
마크 스쿠젠 지음, 안진환 옮김, 김인철 / 크레듀(credu)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인류 역사상 먹고 사는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시대는 있었을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기까지 경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최대 관심꺼리였다. 좀 더 사실적으로 말하면 절대적 과제였다. 좁게는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에서부터 넓게는 주식이라는 포트폴리오까지 경제의 영역은 다양하다. 그만큼 변화무쌍하며 한 시대를 이해하는 밑그림을 그려왔다.

경제학이란 누구나 알고 있듯 경제를 다루는 학문이다. 동시에 경제학자들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내놓는 경제정책을 두루 살필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현실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미래를 전망한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이 미래를 꿈꾸는 것은 욕심이 아니라 위대한 힘이다. 이것을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한 뉴턴이 겸손하게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멀리 보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서있기 때문이다.”라고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 마크 스쿠젠은『이코노파워(ECONO POWER)』에서 세상을 놀라게 한 경제학자의 거인들을 주목한다. 특히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들을 중심으로 경제 정책의 비관론과 낙관론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둘은 하나하나 분리되어 있으며 결과적으로 발전하는 방향으로 급물살을 타게 마련이다. 이는 비관론이 위대하지 못해서가 경제의 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리카도의 해악(Ricardian vice)이라고 한다. 그가 과도하게 비현실적인 모델을 개발해 그것을 사실 검증도 하지 않은 채 이용한 데에 기인한다.


그래서 오늘날 경제의 힘을 알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략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스티븐 레빗의『괴짜 경제학』처럼 실용적인 측면이다.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경제 논리를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것이다. 가령, 사과 속에 레몬이 왜 들어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애덤 스미스의『국부론』, 밀턴 프리드먼의『자본주의와 자유』,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노예의 길』등등 경제학의 굵직굵직한 개념을 조명하는 것이다. 가령, 제레미 시겔의『투자의 미래』에서 우리는 ‘성장의 함정’을 알게 된다. 금융경제에 있어 ‘효율적 시장 가설’이 지배적이다. 이는 수동적인 투자자가 되는 것이다.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면 된다. 하지만 수익률을 최대화하면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리스클 최소화하려면 오래된 기업들 보다 대담하고 새로운 기업들에게 너무 늦게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단순히 경제학의 역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는 경제 원리라는 주제를 중심에 두고 있다. 그리고 그것과 연관된 사회의 다양한 측면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로 인해 저자는 우리 사회를 보다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구성원들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한다. 이 책에서 그가 다루는 중요한 문제는 바로 경제학의 7가지 핵심 원칙이다. 즉 책무성과 사용자 지불의 원칙, 절약과 비용편익 분석의 원칙, 저축과 투자의 원칙, 인센티브 유인의 원칙, 경쟁과 선택의 원칙, 기업가 정신과 혁신의 원칙, 마지막으로 효율적 복지 원칙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7가지 핵심원칙을 세 가지로 요약하면 먼저 공급중시 경제학이다. 이는 기업가 정신의 승리와 자본주의 효율성에 관한 것이다. 즉 세금을 삭감하면 경제성장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가 “일반인의 편안한 삶을 가능케 한 엄청난 물질적 향상을 불러온 것은 소득의 재분배가 아니라, 생산량 증대이다.”라고 인정하는 것과 같다.

다음으로 경제의 중심을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총생산(GDP)의 산출 방법의 오류를 지적한다. 국내총생산은 상품과 서비스의 최종 산출량을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빵의 가치를 측정할 때 밀과 밀가루의 가치까지 전부 계산해야 한다. 하지만 GDP는 사람들이 소비하는 빵만을 다룬다. 그래서 그가 제안하는 새로운 방법은 국내총지출(GDE)이다.

마지막으로 공공부문의 민영화이다. 이는 정부 개입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화하는 정책이다. 그는 전 국민 의료보험제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본다. 이유인즉 책무성의 부재이다. 수혜자와 지불인의 관계에서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지불해야 한다. 그러난 이런 관계가 갈수록 단절되는 상황에서 그 실효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밀턴 프리드먼이 말한 ‘선택과 경쟁’이라는 효율성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그는 건강저축계좌(HSA)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세계적 경제 위기를 구할 만한 혁신적인 내용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과거의 경제가 ‘정부가 현명하고 시장이 어리석다’였다면 지금은 ‘정부가 어리석고 시장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결국 시장 중심의 경제의 논리가 해법이며 효율성의 경제학이라는 장점에 쏠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외면한 경제 정책은 오히려 오해와 분란을 만들어내고 자가당착으로 귀결하고 만다. 그리고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있듯 흥미로운 사실은 돈에 기인하는 행복감은 수확체감의 법칙을 따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그가 제안하는 ‘행복경제학’은 우리 사회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할 새로운 관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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