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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 킹 ㅣ 푸른숲 비오스(Prun Soop Bios) 4
마셜 프래디 지음, 정초능 옮김 / 푸른숲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여기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인생은 커다란 삼각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완벽한 인생을 만드는 세 가지 측면을 제시했습니다. 인생의 길이는 개인의 행복이며 인생의 넓이는 타인의 행복이며 인생의 높이는 신을 향해 다가서는 노력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완벽한 인생을 몸소 실천하는 삶의 철학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에 대해 권력가들은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그를 심판하려고 하였지만 오히려 그들이 심판을 당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는 앞서 말했듯이 완벽한 인생을 살려고 하였기 때문에 아무런 죄가 없었습니다. 다만 너무나 완벽하려고 했기 때문에 완벽하지 못한 사람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그가 피부가 검다는 것을 문제 삼아 차별과 학대라는 공포에서 늘 시달려야 했지만 역사는 그에게 노벨 평화상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는 한평생 인종차별에 맞서 비폭력 운동을 전개하여 흑인들도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바라던 흑인 운동가입니다. 그가 바로 마틴 루터 킹입니다.
그가 살던 시대는 오늘날 미국이라는 사회와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그때는 짐 크로(jim Crow)라는 법에 의하여 흑인들은 공공장소에서 철저하게 출입이 금지되었습니다. 여러분 자신이 만약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버스를 탔는데 빈자리가 있어도 안지 못하고 서서 가야만 한다고 어느 누가 좋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 자리는 다름 아닌 백인 전용 자석이고 보면 더욱 화가 날 것입니다. 흑인들은 이런 차별 속에서 숨죽이며 살았고 때로는 폭력과 살인을 당하더라도 그들이 오히려 죄인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그때의 미국은 겉으로는 평등을 주장하면서도 속으로는 여전히 흑백 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것이 하나의 일상생활이었습니다.
하지만 마틴 루터 킹과 함께 미국 사회는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도 그가 비폭력 운동으로 폭력 앞에서 물러서지 않고 흑인차별 반대라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킹이 다른 흑인 인권 운동가와는 달리 위대한 것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를 미국의 간디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폭력을 폭력으로써 맞대응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그들 모두가 폭력의 희생양이 될 뿐입니다. 하지만 폭력에 맞서 비폭력으로 저항한다면 그 힘은 어떤 물리적인 억압으로도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소방호수로 물을 뿌려대도 결국에는 한계를 드러내는 것은 물입니다. 고대 철학자인 헤라클레이토스는 한 사람이라도, 가장 착한 사람이라면, 나에게 만 명의 사람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킹은 물론 비폭력 운동을 한 사람들은 그런 착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킹을 이 책을 통해서 마주하고 보니 그의 인간 승리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아킬레스는 절대로 거북이를 이길 수 없다는 제논의 패러독스처럼 흑인은 절대로 평등할 수 없다는 백인의 독설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비폭력 운동을 한 그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가 신에게 가고자 했던 모든 노력들은 우리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도덕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비도덕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며, 비도덕적 목적을 유지하기 위해서 도덕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더욱 옳지 않는 일이라는 그의 메시지가 아직도 아로새겨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