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을 보내주세요
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간절히 필요한 순간, 두뇌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지적 유희
미셸 투르니에 지음, 김정란 옮김 / 예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별점을 매기는 것을 떠나 우선 내가 읽고 싶었던 에세이가 바로 이런 종류의 에세이였다는 점에서 반가왔던 책이다. 아무리 수필, 또는 에세이를 자유롭게, 붓가는대로 쓰는 글이라고는 하지만 누구나 쓸 수 있는 내용보다는 그 사람만 쓸 수 있을, 그 사람의 개성과 취향과 생각이 드러나는 글.

미셸 투르니에는 철학이 발달한 나라 프랑스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지성 중의 한 사람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이다. 원래 철학을 공부했는데 철학 교수 자격 시험에 낙방하고서 (교수 자격 시험이란 것도 있나보다)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엔 철학적 성찰이 녹아있다는 소개가 따라다니며 이 책 역시 '두뇌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지적 유희'니, '철학 요리서'니, 하는 소개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책을 펼치니 목차에 각각 두개의 단어가 쌍을 이루어 줄을 서있다. 남자와 여자, 사랑과 우정, 웃음과 눈물, 동물과 식물, 고양이와 개, 건강과 병, 물과 불, 이 정도는 서로 대조가 되는 단어군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경우이지만 다음과 같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은 경우도 있다. 버드나무와 오리나무, 철도와 도로, 어린이와 사춘기 소년, 샘물과 가시덤불, 아름다움과 숭고함, 기호와 이미지, 연대기와 기상학, 포크와 스푼, 척추동물과 갑각류 등등. 여기에서 읽는 이들의 상상력이 시작되는 것을 노린 제목이 아닐까 한다. '생각의 거울'이라는 원제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이라고 번역되어 이 책의 제목이 된 이유말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버드나무와 오리나무' 대해서 써놓은 부분을 보면, 둘다 공통점은 물가에서 자라는 나무라는 것. 하지만 미셸 투르니에는 여기에서 어떤 대조를 발견했을까? 두 나무를 길러내는 물의 정령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무슨 말일까. 오리나무는 북쪽 지방의 안개 낀 평원에서, 죽은 검은 물에서 자란다. 축축하고 음습한 느낌이랄까? 반면 버드나무는 맑은 물가를 따라 자란다. 죽은 검은 물이 아니라 노래하는 발랄한 물의 나무이다. 버드나무의 계절은 봄이다. 버드나무는 '아스피린'이라는 약의 재료로서 인류에게 공헌하고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이 책에도 인용되어 있는 슈베르트의 유명한 가곡 '마왕 (Elfenkonig)'은, 괴테가 스칸디나비아 지방의 전설을 수집하던 헤르더로부터 요정 엘프들의 왕 (Elfenkonig)의 이야기를 듣고 이 제목을 Erlenkonig, 즉 오리나무 왕이라고 잘못 읽고서 그에 대한 시를 썼고 후에 슈베르트가 그 시에 곡을 부쳐 탄생한 것이라고 한다. 나도 '마왕'이라고 알고 있는 시가 이 책에 난데없이 '오리나무 왕'이라고 제목이 달려 소개되어 잠시 어리둥절했었다.

'동물과 식물'에 대한 글에서는 초식동물이 먹은 식물들은 사실 초식동물의 위 속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의 배양에 필요한 양분을 제공하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초식동물 역시 박테리아라는 특정한 단세포동물을 먹고사는 특별한 육식동물이라는 그의 생각이 흥미로왔다. (하지만 박테리아가 단세포인것은 맞지만 '동물'로 분류되지는 않음)

'쾌락과 기쁨'에 대해 나라면 어떤 생각을 펼칠 수 있을까. 쾌락은 좀 더 본능적이고 말초적인 것? 그 정도에서 생각이 더 확장되지 않는다면 말을 꺼내지도 말것. 그의 생각은 어디까지 갔나?

쾌락은 쉽게 변질되기도 하고, 마약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처럼 살인적인 습관을 수반하기도 한다. 쾌락에 대한 혐오는-어떤 신비주의자들에게서 발견되는-생명에 대한 증오를 많이 닮아 있으며, 고행이나 단식 등 마약 중독 못지않은 자기 파괴적인 행동의 동기를 부여한다. (123쪽)

쾌락에 대한 혐오는 생명에 대한 증오를 많이 닮아 있다는, 지금까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이 말에 이렇게 순식간에 공감이 될 수도 있다니. 그래, 이쯤 되어야하지 않겠나? 내가 읽고 싶은 에세이라하면.

'두려움과 고뇌'에서 그는 블레즈 파스칼의 말을 인용하여 고뇌의 세가지 근원으로 침묵, 무한 (無限), 그리고 영원을 꼽고 있다. 침묵, 무한, 그리고 영원이라. 세가지 모두 깊이 공감한다.

'재능과 천재성', 이 글도 재미있다. 재능이 있는 사람은 대중이 원하는 바에 귀를 기울이고 대중이 원하는 대로 작업할 확률이 높은 반면 천재적인 인간은 대중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작품을 만들고, 거의 언제나 시대의 조류와 반대 방향으로 노를 젓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대체로 배척당한다는 것. 그런데 천재성도, 재능도 뚜렷하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은 다음글에 더 공감할 것이다. '천재성과 재능이라는 창조의 두 가지 상위 단계 아래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두 가지 다른 능력이 있는데 우선 솜씨 또는 손재주가 그것이고, 이보다 격이 뚝 떨어지는 만만한 능력이 있는데 그것은 잔재주이다' (146쪽) 라는 글. 우하.

'오른쪽과 왼쪽'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단어 자체에서 드러나듯이 오른쪽에 비해 왼쪽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 대우를 받고 있는가 하는 이야기 끝에 (이 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잘난 오른손은 사실 대뇌의 좌반구, 즉 '왼쪽' 절반 부분에 의존하고 있다는 말은 얼마나 유쾌한 반전인지.

책 끝에 옮긴이의 글까지 빠짐없이 읽었다. 삶의 모든 요소들은 혼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얽히고 설킨 관계망 속에서 비로소 존재하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흐릿한 안개 속에서 매우 비슷한 의미 계열에 속해 있다고 생각해왔던 두루뭉수리해보이던 사물들이 갑자기 섬세한 분화를 하는 것을 목격하게 하는, 이 책에서의 투르니에의 시도는 삶에 대한 그 나름대로의 성찰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나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146쪽), 예, 맞고요. '삶에 대해 정말 빼어난 통찰력을 갖기 전에는 이런 글을 쓰기 힘들다' (146쪽) 그렇다. 기분과 감정만을 쏟아내는 에세이가 아니라 이런 통찰력이 담겨 있는 에세이를 읽고 싶었던 이유이다.

집념과 집착, 욕망과 의지...이것들은 내가 종종 비교, 대조하기 위해 자주 떠올리곤 하는 단어들인데 아직도 명쾌한 구분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그저 애매한 상태로 머리 속을 떠다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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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2-01-11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매일 드시는 약 가운데 아스피린이 들어있어요. 저는 약이라면 뭐든 질색인데 아스피린이 버드나무에서 왔다는 얘기를 들으니 색다른 기분이예요.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hnine 2012-01-12 07:26   좋아요 0 | URL
버드나무 가지에 진통, 소염 작용이 있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 아스피린이 만들어져서 그야말로 제약업계의 대박이 터졌지요 ^^
어머니께서 혹시 심혈관계 질환이 있으신지...그래도 아스피린 정도면 부작용이 적은 약이긴 하지만요.

stella.K 2012-01-11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이책 좀 어렵던데...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더라구요.ㅜ

hnine 2012-01-12 07:28   좋아요 0 | URL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지요^^
아마 저는 공감하는 부분이 직관적으로 막 들어왔던 모양입니다. 중간에 다른 책에 눈 안돌리고 끝까지 읽을 수 있던 것을 보면 말이지요.
저도 무슨 말인지 이해안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예를 들면 연대기와 기상학 같은 부분...^^

sslmo 2012-01-11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프랑스 책들을 잘 안 읽는 경향이 있는데...이 책 잼나겠는걸요.
버드나무와 오리나무의 비교와 대비가 제일 흥미롭네요~^^
아~
댓글을 보니 난해한 책에서 흥미로움을 이끌어 내신 님의 리뷰가 멋진건가요?^^
잘 읽었습니다~^^


hnine 2012-01-12 07:30   좋아요 0 | URL
프랑스 책, 프랑스 영화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그런 것, 제게도 있어요. 그런데 그게 좋으면 아주 좋다는 거죠.
버드나무와 오리나무, 사실 전 버드나무는 알지만 오리나무는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몰라요 ㅠㅠ
이 책은 의외로 읽으면서 남편에게도 몇 꼭지 얘기해주기도 했습니다. 좀체로 없는 일이지요 ^^

파란놀 2012-01-1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스스로 균형을 잡아야 살아갈 수 있으니
두 가지가 서로 맞선다기보다
맞물리면서 사랑스레 얼크러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아니냐 싶네요.

hnine 2012-01-12 07:31   좋아요 0 | URL
맞섬과 맞물림은 그러고보니 같은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네요.
음~

프레이야 2012-01-11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애정남 보는 재미로 살아요.ㅎㅎ
정말 애정남 게시판에 물어보세요.~~ 재미있는 답이 나올 것 같은데요.ㅋㅋ

hnine 2012-01-12 07:32   좋아요 0 | URL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은 모두 아이큐가 저보다 높을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애정남은 저도 재미있게 보고 있는 코너랍니다.
 

계족산성.

대전에 산성이 삼십 여개라는데, 공주의 공주산성은 몇 차례 갔으면서 대전에 있는 산성은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추운데 걷고 싶지 않아 하는 식구들을 내가 끌고 나오다시피 해서 찾은 계족산성. 대전에 있는 산성 중 가장 큰 산성이라고 한다. 높이 423m 계족산 꼭대기에 있는, 백제 시대의 석축 산성이다.

높이 423m 라는 것은 가보고 알았고, 눈 덮인 산을 타야 하는 것도 가보고 알았다. 같은 대전시인데, 눈 온게 언제인데 거긴 그래도 산이라 그런지 그때까지 눈이 하얗게 덮여 있었다.

공주산성, 예전에 수원 살때의 수원 화성 정도를 예상했다가 초입부터 눈 덮인 길을 걷고, 또 오르느라 땀을 뺐다. 아이는 자기는 아무래도 미끄러져 산 아래로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겁에 질려 호들갑이고, 이 정도 가지고 뭘 그러냐고 큰소리치다가 남편이 넘어지고,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걷는데만 완전 집중하고.

 

그렇게 꼭대기까지 올라가니 돌로 쌓은 성이 나타났다. 대전시가 내려다 보이고, 대청호도 보인다는데 대청호는 미처 못보고 내려왔다.

 

우리 땅에서는 보기 드물게 위로 쭉쭉 뻗은 소나무가 많이 보였다.

 

감상적으로 생각하기 좋아해서 그럴까. 돌이 하나하나 모여 이루고 있는 성을 따라 걸을때면 그것이 만들어지게 된 목적이나 기능, 뭐 그런 것을 떠나 그냥 감격스럽다. 그렇게 수백년을 한자리에서 서로 꼭 붙잡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아빠, 무서워 죽겠어요~~"

"무섭긴 뭐가 무서워. 천천히, 되도록 뾰족한 곳을 디디면 안 미끄러져."

"그래도 미끄러지면 어떻게 해요? 여기서 미끄러져서 아래로 떨어지면 죽을수도 있지 않아요?"

"그럴수도 있지."

"그러면 어떡해요?"

"그러면 뭐 팔자인거지."

부자가 하는 얘기를 듣고 있자니 참.

 

 

 

 

언제나 그러듯이, 날 풀리고 꽃 필때 꼭 또한번 오자고 했다. 그러고 다시 가본 적이 있었던가?

저 바삭바삭 다 말라버린 것 같은 저 나뭇가지들이 속으로 지금 단단히 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또 막 대견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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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1-10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족산성, 이름은 낯설지만 풍경은 참 좋으네요.
부자의 대화에도 미소짓고... ^^
나주에 '금성산성'이 있는데 가본다면서 수년째 벼르고만 있어요.ㅠㅠ

hnine 2012-01-11 08:00   좋아요 0 | URL
눈은 모든 풍경을 멋있게 바꿔놓는 것 같아요.
그 포장이 휙 벗겨진 후, 맨 흙을 밟으며 다시 한번 확인해보고 싶은 곳입니다.
나주의 금성산성, 저도 처음 듣는데 그러고 보면 우리 나라의 '산성'만 찾아다녀도 좋은 여행 주제가 될것 같네요.

2012-01-11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0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2-01-11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성을 어떻게 지었을까요.
후들후들 쌓인 돌을 바라보니
참 고단하게 지었겠네,
하는 생각이 스쳐요 @.@

hnine 2012-01-11 08:05   좋아요 0 | URL
신기한게, 저렇게 쌓인 돌들을 가까이서 보면 그렇게 불안해보이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요.
중국에 가면 정말 목숨 걸고 쌓았겠구나 싶은 성들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마노아 2012-01-11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백 년을 서로 꼭 붙잡고 한 자리에서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저도 막 감격스러워요. 아, 이 페이퍼 참 좋네요. ^^

hnine 2012-01-12 07:33   좋아요 0 | URL
같이 공감해주시니 저도 감격~ ^^
모양도 다 다른 돌들이 틈하나 없이 꼭 부등켜 안고 있어요. 수백년을 그렇게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버텨주었으면 좋겠어요.

무스탕 2012-01-11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성을 많이 둘러본건 아니지만 몇몇 본 산성들을 보면서 정말 신기해 했어요.
어떻게 돌로 저렇게 쌓아 몇 백년을 무너지지 않고 잘 버티고 있나.. 말이에요.
그 이유를 이제 알았네요. 서로 꼭 붙잡고 있었더군요! 맞아요. 혼자가 아니고 '서로'였기에 몇 백년도 잘 지냈던거에요. 아, 이쁘다 +_+

hnine 2012-01-12 07:35   좋아요 0 | URL
그렇죠? 예전에 수원 화성에서 일부 허물어진 곳을 다시 재건해놓은 곳을 봤는데 눈에 금방 띄더라고요. 시멘트 흔적도 보이고 돌 색깔, 모양도 다르고요.
서로 꼭 붙잡고 있으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믿고 싶어지지요.

sslmo 2012-01-11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렇게 사실만을 나열한 무미건조한 글로도...
이렇게 따뜻해질 수 있는 것이로군요~^^

좀 춥고 쓸쓸한 오후였는데...덕분에 한껏 따뜻해졌습니다~^^

hnine 2012-01-12 07:37   좋아요 0 | URL
따뜻해지셨다니 제가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늘 분위기 더 썰렁하게 하는, 가라앉히는 글만 쓰는 것 같아 제 서재 와주시는 분들에게 미안한 감도 있는데 말이지요.
그런데 왜 춥고 쓸쓸한 오후였을까요?

블루데이지 2012-01-11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번주에 계족산성 가봐야겠어요...
대전에 12년을 살았는데 대전에서 유명하다면 유명한 계족산을 한번도 못가봤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사진 너무 멋지구요..1000번째 페이퍼...저는 언제쯤?ㅋㅋ

hnine 2012-01-12 07:39   좋아요 0 | URL
아마 눈이 여전히 쌓여있을거예요.
장갑 필수!
저희 세 식구 모두 장갑도 없이 갔답니다.
꼭대기에서 대청호로 넘어가는 길도 있는 것 같던데 저희는 그건 엄두도 못내었답니다. 말 하다보니 오랜만에 저는 대청호에 가보고 싶어지네요. 겨울의 대청호는 어떤 풍경일지...

프레이야 2012-01-1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전에 계족산성이요? 저도 처음 들어요. 정말 우물안개구리 ㅎㅎ
눈밟는 풍경이 너무 멋지게 담겼네요. 눈이 다 시원하고 환해져요.

hnine 2012-01-12 07:40   좋아요 0 | URL
예전에 수원에 살때는 집에서 수원 화성이 가까와서, 시도 때도 없이 갔었어요. 높지 않고 걸을만 하거든요. 성을 따라 쭉 걷다보면 화홍문, 장안문, 남문, 서문 등을 차례로 통과할 수 있었는데...그 생각하고 계족산성 갔다가 허걱 했지요. 수원에 있는 것은 그냥 '성'이고, 여긴 '산성'이었어요 ㅠㅠ

bookJourney 2012-01-17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꽃이 다 지고 녹음이 우거지기 시작하는 계절에 갔었는데요, 그 때도 참 좋았어요. 시간이 없어 산성까지는 못 갔지만, 맨발로 나무그늘이 있는 황토길을 걸으며 즐거워했었지요.
꽃 피는 봄에 가도 좋고, 꽃잎이 떨어진 초여름(아님 늦봄)에 가도 좋을 거에요. 다시 가고 싶네요. ^^

hnine 2012-01-19 10:22   좋아요 0 | URL
맨발로 걸을 수 있은 황토길이 있는가본데 제가 간 날은 눈으로 다 덮여 있어서 어디에 그런 구간이 있는지도 몰랐지요.
저날 눈 때문에 얼마나 올라가기 힘들었던지 제 아이는 지금도 그 얘기를 한답니다, 자기 정말 죽는 줄 알았다면서...ㅋㅋ
대전에도 아직 안 가본 곳이 많아요. 지난 주에는 상소동 산림욕장에 마련되어 있는 얼음공원엘 갔었어요. 거기도 배경이 바뀌면, 즉 계절이 바뀌면 달리 보이겠지요?
 
<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달려라 탁샘> 탁동철 지음

 

2011년 12월에 나온 책들 중에서 고르라는데 보니까 이 책 2012년 1월에 나왔다. 끙~

이름이 많이 귀에 익다 싶었다. 어린이시를 쓰는 시인이면서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란다.

초등학교 학생들과 하루를, 한달을, 일년을, 아니 그 이상을 함께 지내다보면 얼마나 쓰고 싶고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을까. 책상에 앉아서, 활자 앞에서, 혼자 종이를 대면하고 일을 하는 사람은 부럽기도 하지만 그의 일은 그 일 대로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무조건 관심이 간다. 아이들과 울고 웃은 이야기.

 

 

 

<그 슈퍼마켓엔 어쭈구리들이 산다> 사이먼 파크 지음

 

어쩌다가 신부님이 수퍼마켓 직원이 되었을까? 나도 한때 수퍼마켓에서 일해볼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고 결국 불발에 그쳤지만 주말엔 평일보다 시급이 높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수퍼마켓 직원 역시 위의 초등학교 선생님처럼 사람을 계속 상대해야 하는 직업이니,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을 것 같다. 어떤 상대를 보고 '어쭈구리'라는 말로 표현했을까. 물론 번역자의 선택이었겠지만 그래도 궁금.

'수퍼마켓 판매대에 쌓여있는 인생의 의미 찾기' 원제는 이렇다.

부디 유쾌한 이야기들이기를. 그래도 신년이니까. 유쾌한 이야기들을 많이 읽고 싶은 마음이 아직  작동하고 있는 중이니까.

 

 

 

 <행복의 편지> 장 피에르 벤다한 지음

 

자녀에게 보내는 행복의 메시지. 부모라면 누구나 다 한번 쓸만한 이야기들이 아닐까 한다. 그것들이 이왕이면 '행복'의 메시지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것들이면 좋겠다.

이런 글을 남기는 꿈을 꾸어보지만 피할 수 없는 진실은, 내가 이런 메시지를 글로 남기기 이전에 자식들은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크고, 그러면서 이미 배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은 아마도 자식을 위해서라기보다 우선 내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책일지도 모른다.

 

 

 

 

<체의 녹색 노트> 파블로 네루다 외

 

그렇구나, 그는 시를 베껴쓰는 사람이었구나. 혁명을 꿈꾸는 사람이면서 좋아하는 시인의 시를 자기만의 노트에 베껴 적는 사람이었구나.

1928년에 태어나 1967년에 총살당한 그의 짧은 삶. 마지막 유품이 되어버린 그의 가방 속에 들어있던 노트, 그 속에 담겨 있는 시가 어찌 궁금하지 않을 수 있겠나.

 

에세이라고 우기며 희망신간 목록에 보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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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1-09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려라 탁샘>은 양철북 책이라 저도 관심을 두고 있어요.^^

hnine 2012-01-09 07:17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에게 양철북은 저에게 바람의 아이들 비슷한 것인가봐요. ^^
저분의 시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파란놀 2012-01-09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이 읽으신 다음
펼쳐 보일
느낌글 기다려요~

hnine 2012-01-09 09:31   좋아요 0 | URL
신간평가단에서 책을 골라서 올리라고 해서 막상 찾아보면 딱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어요. 그래서 그중 관심이 가는 것으로 올리고 나면 그때서야 눈에 들어오는 것이 생기기도 하지요. 저 위의 책들에도 지금 이런 저런 애들이 섞여 있답니다 ^^

프레이야 2012-01-09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굿모닝~~~~
혁명전에서도 늘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던 체의 녹색노트가 있군요.

hnine 2012-01-09 14:35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굿애프터눈~~~
혁명가라고 알려져 있는 사람들에 대해 어쩌면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혁명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마음이 단단한 것이 아니라 말랑거리는 사람일지도 모르는데.
우리 대학 다닐때 전공과 상관없이 참 입에 많이 오르내리던 사람 중 하나였지요. 자꾸 더 궁금해지네요 저 책이요.

이진 2012-01-09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달에는 책들이 다 고만고만했어요.
저는 역시 에세이 체질이 아니려나요ㅋㅋㅋ

hnine 2012-01-09 17:32   좋아요 0 | URL
고만고만해보이는데서 진주를 발견해야 하는 것이 우리 신간평가단의 임무! (ㅋㅋ)

gimssim 2012-01-09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둘 다 어미의 둥지를 떠났지만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행복의 편지>는 꼭 읽어봐야겠네요^^

hnine 2012-01-10 04:54   좋아요 0 | URL
벌써 다 키우셨군요.
그래도 부모 마음엔 늘 자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아요.
 
고치고 만들고 가꾸는 조각보 같은 우리 집
김근희.이담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다. 아내 김근희와 남편 이담. 두 사람 모두 그림을 업으로 하고 있는데 아내 김근희는 어려서부터 바느질하고 옷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대학 다닐 때는 실제로 직접 옷도 만들어 입고 다녔다고 하고 남편 이담은 그림 외에도 손으로 나무를 뚝딱거려 입체적인 것을 만드는데 흥미와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 같은 대학 같은 과 동기인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늦은 나이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서 거기에 자리 잡고 산지 19년. 이사도 몇 차례 다녔고 아이도 다 키워서 두 아이 모두 대학을 졸업했다니까 이제는 지긋한 나이이지만 책 속에 담긴 두 사람 살아가는 모습이 어느 젊은이들 보다 재미있어서 그 소개부터 늘어놓아본다.

지금 우리 한국 사회.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미려면 우선 함께 살 집이 마련되어 있는지를 본다.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집에서 그치지 않는다. 소위 혼수 가구라고 하는 것들을 다 장만해 가는 것도 당연하다고 보는 것이다. 다 마련된 집에 - 많은 경우 양가 부모님에 의해 -, 가구 일체를 다 갖춰 놓고, 그것도 지금 아니면 언제 장만하랴 하는 비장한 자세로 이왕이면 최신의 고가품을 마련해가려고 애쓴다. 그런 가운데 이 책의 부부가 살아가는 모습은 얼마나 신선한가. 나이 지긋한 이 부부의 모습이 어느 젊은이들 만큼이나 푸릇푸릇해보인다. 이들에게 있어 집이란 제목에 나타나는 그대로 고치고, 만들고 가꾸어 나가는, 조각보 같은 것. 완성품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 나의 손길과 아이디어와 수고와 땀이 깃들어 있는 곳. 몇 평형, 무슨 가구의, 어디 가나 볼 수 있는 규격품 같은 집이 아니라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나의 집.

물론 이들에게는 그런 아이디어와, 기술이라는 바탕이 있었지만 그것 역시 처음부터 마련되어 있었다기 보다 고치고 만들고 가꾸느라 늘어간 기술이고 아이디어이다.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한가지씩 더 갖추어 가며 사는 삶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살림살이를 갖지 않고 살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한 평의 공간을 더 갖고 싶으면, 한 평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물건들을 치우라고, 이번에 이사하고 정리하면서 나도 남편과 아이에게 꽤나 잔소리를 했었다. 가장 좋은 것은 소유하지 않는 것.

냉장고가 꽉 차 있을 때 나는 오히려 불안하다. 새로 사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지 있는 재료로 뭔가를 만들어내어 냉장고 속 먹거리를 잘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적으로 며칠 밥상을 잘 차려내고 나면 기분이 좋다.

안 쓰는 문짝으로 테이블 상판을 만들고, 창문을 만들어 한지를 붙이고, 어디로든 이동 가능하게 만든, 나무 상자로 만든 책꽂이는 책이 집에서 한 짐 차지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솔깃하게 들리는지. 지인들이 와서 보고는 이 집은 올때마다 바뀐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좋은 집의 정의는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집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최소한의 물건이 제자리에서 자기 소임을 충분히 다하는 집.

집을 보면 거기 살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집 얘기 속에서 저자의 가치관과 사고 방식을 읽는다. 이사 갈때 제일 먼저 도서관이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를 본다는 것, 아이들에게 어떻게 미술을 가르치면 좋겠냐는 물음에 대새 어디에 보내서 그림을 배우게 하기 보다는 좋은 재료 집에다 사다 놓고 언제 어디서든지 그리고 싶을 때 마음껏 그리게 하라고 일러준단다. 그리고 아이가 그린 그림에 대해 잘못된 곳을 찾아내어 바로잡아 주려고 하지 말고 칭찬을 많이 해주라고. 좋은 그림은 실수로부터 나오기도 하는 법이니까. 미국에 살면서 의료 보험 없이 살고 있는 비결은 '맨손으로 맹물로'라는데 비싼 의료 보험비 감당하기 힘들기도 하지만, 평소에 좋은 재료의 음식을 적게 먹고, 특별한 운동이라기 보다 많이 걷고 움직이고 맨손 체조하고, 아침마다 깨끗한 맹물에 얼굴을 담그고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눈 운동을 하고, 음식을 할 때에도 최소한의 재료로 최소한 간단한 과정을 거쳐 조리하는 등, 나름대로의 방침을 지키며 살고 있었다.

책 여기 저기에 그들이 만든 가구, 소품, 가방, 집의 한 구석의 모습, 그리고 이들의 그림이 실려 있다. 많은 어린이책의 그림을 그리기도 한 이들의 그림 역시 이들을 닮았다. 화려한 색깔이 아니라 많지 않은 색을 써서 세밀하고 정감있게,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게 그린 그림들이 대부분이다.

집은 곧 그 집 주인의 철학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내 집을 둘러본다. 많지 않은 세간이지만 더 들일 것도 없다 싶다.

 

남편 이담 화가가 만든다는 '통밀빵'은 나도 조만간 꼭 만들어보리라. 네가지 재료만으로 만드는 빵. 그 빵 맛을 꼭 느껴보고 싶다. 그 맛 처럼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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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1-06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폭삭해지는 리뷰에요.
더 늘려가기보다 하나라도 더 줄여가는 살이.
마음에 또 담아봅니다.

빵굽기라면 나인님도 만만치 않지요.^^
네가지 재료로 만든 통밀빵, 성공해서 페이퍼 올려주세요. 냄새라도 맡게요.^^

hnine 2012-01-07 05:16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반가운 프레이야님 ^^
예전에 혼자 기숙사에 지낼 때 사람들이 제 방에 와보고는 엊그제 이사온 사람 방 같다는 말들을 했어요. 방 하나에 뭐 들여놓을 것도 없긴 하지만 정말 단촐했거든요. 기숙사에 원래 있던 책상, 의자, 침대, 옷장 외에 아무 것도 없었으니까요. 그때는 언제 방을 옮겨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꾸밀 돈도, 의욕도, 재주도 없어서 그랬긴 하지만 지금, 금방 어디로 이사가야할 게 아닌 집에 살면서도 별로 다르지 않네요. 남편은 늘 뭔가를 사자고 하고 저는 사지 말자고 하고, 그렇답니다 ^^ 뭘 자꾸 더 가지는게 그냥 부담이 가요.
요즘 기온이 낮아서 발효가 잘 될지 모르겠지만 빵은 꼭 조만간 해보려고요. 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 이 네가지 재료로 만들었더라고요. 재료로는 이 이상 더 간단할 수 없는 레시피인데 아시다시피 빵 만드는 과정은 기다리는 과정이 참 많잖아요? 해보고 성공하면 보고드리겠습니다~
오랜만에 프레이야님 만나고 반가와서 제가 마구마구 수다를 늘어놓고 있습니다 ^^

2012-01-07 0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9 0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2-01-07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을 구울 때에 흑당(일본 오키나와 사탕수수 졸인 물)을 써 보셔요.
맛이 그야말로 아주 달라져요.
이스트는 안 써도 돼요.
밀가루는 조금 값이 비싸더라도 우리밀을 쓰면 또 맛이 달라지고요.

요새 저희 집은
당근을 짜서 물을 마시다 보니,
당근 짜고 남은 건더기를 넣은 미역국이라든지 빵이라든지 볶음밥이라든지...
^^;;;
이런 밥들이 태어납니다~

hnine 2012-01-09 05:43   좋아요 0 | URL
이스트를 써도 요즘 발효가 잘 안되던데요.
흑당은 말로만 들어봤는데 써보진 않았네요. 발효빵은 날 좀 따뜻해지면 해야겠어요. 어제 시도했다가 반죽이 부풀지 않아서 딱딱한 빵이 되어 버렸답니다 ㅠㅠ
당근 짜고 남은 건더기, 오호~ 저도 절대 그냥 버리지 못할 것 같아요. 빵에 넣으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은데요.

파란놀 2012-01-09 09:21   좋아요 0 | URL
빵을 굳이 부풀린 모양으로 먹지 않아도 좋다고 여기면
이스트를 안 써도 되더라고요.

저희는 이스트 없이 하거든요.
어제는 옆지기가 생강을 조금 갈아서 넣었는데
대단히 괜찮았어요~

hnine 2012-01-09 09:28   좋아요 0 | URL
예, 빵의 종류에 따라 부풀리는 빵이 있고 그렇지 않은 빵이 있지요. 카스테라, 케잌, 머핀 종류는 부풀리는 빵이 아니니 이스트가 들어갈 필요가 없는데 식빵, 바게뜨, 파니니 같은 종류의 빵들은 빵의 질감 자체로 먹는 빵이라서 맛을 내는 다른 부가재료 굳이 필요없는 대신 이스트를 넣더군요. 이스트 대신 막걸리를 넣기도 한대요 ^^
당근 갈고 남은 건더기와 생강 갈아서 넣으면 진~짜 맛있지요 ^^
 

 

 

 

 

어느 날의 간식.

 

연근과 사과를 얇게 썰어서 오븐에 구웠다. 이른바 연근칩, 사과칩.
뿌리의 단면 구조를 잘 보여주는 연근. 둘레의 구멍은 반드시 아홉개, 가운데는 두개.

 

 

 

 

어느 날의 아침.

 

나의 십팔번 계란빵.

그릇에 분명히 기름칠을 하고 반죽을 부었건만, 다 구운 후 빵이 그릇에서 안 떨어지겠다고 버텨서 그냥 저 상태로 먹으라고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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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2-01-06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근 옆에 있는 구멍 안 뚫린 저것은 뭐에요? +_+

hnine 2012-01-06 20:41   좋아요 0 | URL
사과 썰어서 연근이랑 같이 오븐에 구웠더니 연근은 별로 색이 안변했는데 사과는 저렇게 되었어요. 사진 밑에 제목이라도 써야겠네요 ^^

울보 2012-01-06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오븐에 구운 연근맛이 궁금해요,,

hnine 2012-01-07 05:01   좋아요 0 | URL
천식 기운 달고 사는 아이에게 연근이 좋을텐데 그냥 반찬으로 해주면 잘 안 먹더라고요. 그래서 저렇게 과자처럼 만들어주었어요. 바삭바삭한 맛에 먹는것이겠지요. 다 구운 다음에 설탕도 좀 뿌려주었답니다. 사과는 설탕 뿌리지 않고 그냥 먹어도 단 맛이 나는데 연근에 비해 사과는 바싹 구워지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리더군요.

프레이야 2012-01-06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맛나보이는데요.^^

hnine 2012-01-07 05:03   좋아요 0 | URL
연근칩은 저는 맛도 못 보았답니다. 평소에 과자를 잘 안사주니까 저렇게 과자 비슷하게 만들어주면 금방 다 먹어요. 맛은 어디 파는 과자에 비하겠어요. 요즘 맛있는 빵, 과자가 얼마나 많아요. 엄마표는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지요 ㅠㅠ

마노아 2012-01-06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너무 맛나보여요! 점심을 뷔페로 먹어서 저녁을 걸렀더니 이 시간에 배고파요..ㅜ.ㅜ

hnine 2012-01-07 05:05   좋아요 0 | URL
저런건 기름에 튀기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오븐에 굽기만 하는 것이니 먹어도 별로 부담이 없을 것 같긴 해요. 오늘은 고구마 얇게 잘라서 저렇게 한번 구워 보려고요.

세실 2012-01-07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사과칩. 맛이 궁금합니다. 바삭바삭, 아삭아삭....

hnine 2012-01-07 05:06   좋아요 0 | URL
실제로 사과는 물기가 많아서 바삭하게 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더라고요. 성질 급한 저는 오븐을 몇번이나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바삭해지기를 기다렸지요. 그런데 전 사과는 아무짓(!) 안하고 그냥 아삭아삭 베어먹는게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 ^^

비로그인 2012-01-08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hnine님
이제 저 밤에 할게 많아질텐데(낮에도..), 페이퍼 보면서 좀 먹을만한 간식거리를 준비해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hnine 2012-01-09 05:29   좋아요 0 | URL
저는 요즘 주말엔 되도록 일은 놓고, 컴퓨터도 켜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주말에 일이 많으시다니, 정신적으로 지치지 않게 간식거리 정도는 챙겨놓으셔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몸에 좋은 것은 맛이 별로고, 맛이 좋은 것은 몸에 별로 안좋은게 많아서, 저 혼자라면 물론 맛이 좋은 쪽으로 손이 가겠지만 (^^) 아이에게는 그 반대로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맛은 늘 좀 떨어진답니다.

파란놀 2012-01-09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집에 오븐이 있군요 @.@
우리 옆지기는 오븐 있으면 못할 것 없다고 늘 이야기했는데... ㅠ.ㅜ

hnine 2012-01-09 09:30   좋아요 0 | URL
옆지기님 말씀이 맞아요. 빵을 구워 본 사람들은 다 공감할걸요. 오븐 없이 프라이팬에 하는 방법도 있고, 그런 책도 나와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븐보다 불편한 것은 사실이예요.

비로그인 2012-01-09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를 끓이며 `고히 루왁' 이라고 말하던 카모메 식당의 그녀와 눈물을 쏟던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의 그녀가 떠오릅니다. 모든 요리는 욕망과 절제와 생각을 담고 있어요. 어쩌면 이것은 모든 노래와도 닿아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hnine 2012-01-09 17:35   좋아요 0 | URL
Jude님 댓글을 읽으니 카모메 식당의 그녀는 다시 한번 보고 싶고,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의 그녀는 꼭 만나보고 싶네요. 눈물을 왈칵 쏟았는지,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는지 알고 싶어요.
모든 요리에는 욕망...(끄덕끄덕), 절제...(끄덕끄덕), 생각 (끄덕끄덕)...맞아요 맞아.
Jude라는 닉네임을 보면 저는 수플레 치즈 케잌이 떠올라요 ^^

다락방 2012-01-09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옆의 노란컵에 든 마실것은 무엇인가요? 커피인가요?
저 계란빵 보는 순간 미치겠어요, hnine님. 정말 맛있어 보여요. 따뜻할 때 숟가락으로 퍼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보면서 계속 계속 생각해요.

hnine 2012-01-09 17:36   좋아요 0 | URL
어머, 들켰어요 들켰어. 저 노란컵에 아무것도 안들었는 줄 어떻게 아셨어요??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