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라이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3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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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경애하는, 사랑하는, 소중한' 등의 뜻 외에도 '디어 (dear)'에는 옛말로서이긴 하지만 '쓰라린, 냉엄한'등의 뜻도 있다고 검색 결과가 알려준다. "아이구 이런, 어쩌다가..." 이런 뜻으로 "Oh, dear" 란 말을 쓰기도 한다. 과연 앨리스 먼로는 무슨 의미로 '디어 라이프'라고 했을까. 단순히 친애하는 누구누구에게 라는 편지글의 첫 문장처럼 삶에게 편지를 쓰듯이 썼을까?

늘 물음은 많은데 답을 못 찾는다.

 

열 네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무슨 제목이 이럴까 했던 <일본에 가 닿기를>은 흔한 말로 하자면 유부녀의 외도 이야기인데 작가의 의도를 금방 전달받지는 못했다. 너무나 담담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한 것은 여기서뿐 아닌 이 작가의 스타일이라는 정도는 이제 아는데도, 다 읽고서 과연 작가의 의도는? 하고 따로 생각을 해봐야했다. 파도 한번 치지 않는 바다가 있을 수 없는 것 처럼, 이런 일은 바다의 파도만큼의 사건도 되지 않으며, 누구나의 인생에서 어느 시기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여자라고 해서 더 특별한 사건일 수는 없다는 것. 그것으로 정리한다. 제목이 중의적이다. 일본과는 아무 관계없는 내용이니까.

두번째 단편 제목 <아문센>은 여기서 마을 이름이다. 그것을 사랑이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남자가 일방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결정을 내려 헤어짐을 당한 후에도 마지막까지 이 여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보라. '사랑에 관한한 정말로 변하는 것은 없다'라고. 사랑이란 그저 기분이고 상태,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 이런 내 생각은 어쩌면 이 여자의 말과 반대가 아니라 비슷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인정하지만 피하고 싶은 사실이라서 나처럼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무신경하고, 자극적인 것만 찾아 날뛰는 사람들의 시간 낭비이자 인생 낭비 (112쪽) 라는 곳에 밑줄을 그은 <메이벌리를 떠나며>. 모여서 다른 사람의 스캔들과 간통, 술꾼들을 화제로 올리기 좋아하는, 그저 멋 부리는 여자, 매력 있다고 하는 여자들에 대한 레이의 생각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작가의 생각이기도 할까? 마지막 117, 118쪽의 문장들은 몇번 더 읽어볼만 하다. 그는 곧 밖으로 나와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한 발 한 발 내디딜 평범하고 그럴듯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걸음을 옮겼다. 지금 그에게 있는 것, 그가 지닌 것은 오직 결핍뿐이었다. (117,118쪽)  이런 묘사를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상실전문가라는 말은 작가가 만든 말이겠지.

<자갈>은 나중에 보니 뒤에 나오는 작가의 자전적 단편과 공유하는 부분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물에 빠져 죽은 언니. 동생인 '나'는 언니가 무슨 생각으로 물속에 들어갔는지 모르는 척 하지만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건 아마도 동생인 '나'가 엄마와 닐에게 언니의 상황을 빨리 알리지 않은 이유와 같을테니까. 다만 '나'는 다른 사람들도 그걸 알아차릴까 궁금했던거다. 사람의 마음은 도대체 몇겹으로 둘러쌓여있을까 섬찟했던 작품.

<안식처>에선 드물게 작가의 목소리가 직접 느껴지는 문장이 있었다. '여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남편을 위해 안식처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여자들은 무엇에 헌신하든 그것때문에 바보 취급을 받는다'. 물론 꼬집어 하는 말이긴 하다. 다른 작품에 비해 좀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건 뒤에 나오는 작품 <자존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선 작가의 의도가 너무 감춰진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 나가던 집안의 딸 오나이다의 자존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는 반면 그녀 아버지의 자존심은 한 줄 정도나마 언급된 것으로 봐서 제목 <자존심>은 딸보다는 아버지의 경우를 말한다고 봐야할지.

주인공 여자의 이름이기도 한 <코리>. 제목을 '속임수'라고 하지 않고 '코리'라고 했지만 명백하게 이것은 속임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랑, 믿음, 의지할 대상을 갖는다는 것을 다 허상으로 만들어버리는 작품.

앨리스 먼로의 작품은 다 읽고 나서 제목을 꼭 다시 한번 보게 된다. <기차>에서 벨과 잭슨의 인연이 우연이었다면, 잭슨과 일린의 관계, 잭슨과 그가 관리하던 건물의 관계는 그와 대조하기 위한 필연으로 설정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버지에 대한 벨의 고백을 듣고 잭슨은 왜 벨을 피하게 되었을까. 나중에 일린을 피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말이다. 약속을 저버리는 순간부터 우리는 죄의식 하나를 마음 한구석에 보태고 살아간다. 벨, 잭슨, 일린. 누구 하나 쓸쓸하지 않은 삶을 산 사람이 없다. 새삼 작가의 능력을 다시 확인하게 된 작품이다.

앨리스 먼로의 단편들을 읽다보면 그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그만큼 억지로 꾸미거나, 뻔한 어휘로 뻔한 심리 묘사를 하려고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정말 <호수가 보이는 풍경>에 나오는 여자처럼 꿈과 현실을 오가며 살게 되며 그 구분이 모호해질까? 정상인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말이다. 죽을 시기와 장소, 방법 같은 침침한 얘기로 시작하여 TV드라마 사랑과 전쟁 류의 전개와 마무리를 연상시키는 <돌리>에서 부부는 서로에 대해 화를 품고 있으면서도 한편 존경스런 감정을 갖고 있다. '노년'의 부부 말고 어떤 관계가 그럴수 있으랴.

<시선>에서 주인공 앨리스는 엄마보다 가정부 세이디에게 더 친밀감을 가지고 있다. 이성적이고 반듯하며 상위층처럼 살고 싶어하는, 어린 동생들을 보느라 충분한 시간을 같이하지 못하는 엄마에 비해 세이디는 춤추러 간 얘기를 포함해서 앨리스를 친구 삼아 자기 얘기 들려주길 좋아한다. 즉 앨리스와 세이디 사이에는 앨리스와 앨리스 엄마 사이에 부족한 '대화'가 있었다. 이 작품부터 다음에 나오는 세편의 단편은 작가 자전적 이야기라고 스스로 밝히며 시작한다. <밤>을 읽으면서, 불면의 어린 시절은 그냥 무작위적으로 일어나는게 아니라, 불안과 억눌린 욕구와 관련이 있겠다는 힌트를 얻었다. 밤이 되고, 누구나 잠자리에 드는 시간, 그 잠자는 것이 하루 중 제일 힘드는 일이었던 어린 시절을 경험했던 나는 저자처럼 일어나 돌아다니지도, 아버지에게 고백하지도 못했다. <목소리들>은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것이 더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오래동안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말해주는 이야기이다. 더구나 성(性)에 눈뜨는 계기가 되는 상황이란 누구의 일생에서도 기억에 남을만한 한 시점이 될테니까.

책 제목이기도 한 <디어 라이프>는 이 책의 맨 마지막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와의 친밀감의 부재, 소통의 부재, 그리고 아버지의 매질. 이런 경험들 없이도 그녀가 지금의 그녀일수 있었을까? 모든 결핍, 원망은 모이고 쌓여서 완전히 다른 어떤 것으로 탈바꿈할 잠재력을 갖는다. 그런 관점으로 이 작품을 읽었는데, 마지막에 그녀는 용서에 대해 얘기한다. 그녀가 용서를 구하고 싶었던 사람은 네터필드 노부인. 아마도 그녀의 어머니를 대신해서일 것이다.

 

다 읽고 나서 생각한다. '디어(dear)'의 의미로서 '친애하는'과 '쓰라린'은 서로 무관하지 않다고.

<디어 라이프>는 쓰라리고 냉엄한 생, 그래서 소중하고 친애하는 생에게 바치는 앨리스 먼로의 고백이라고.

좋은 소설의 본보기를 또하나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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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4-01-29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이 책 사서 아직 읽지는 못하고(많이 사는 바람에;;) 있어요. 다 읽고나면 리뷰 읽을게요.
hnine님, 설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hnine 2014-01-29 22:02   좋아요 0 | URL
많이 사셨군요 ^^
책장이 그리 빨리빨리 넘어가는 책은 아니지만 읽을만한 책이었어요. 깊이가 있다고 할까요...
서니데이님도 설 연휴 잘 보내세요. 전 오늘 장 봐왔고 지금 막 물김치 만들기부터 시작했답니다. 찹쌀풀 쑤는 중이어요.
(서니데이님은 마음이 참 고운 사람 같아요.)
 
2014 젊은 수필
권동진 외 19명 지음 / 문학나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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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정말 아무 형식 없이 쓰는 글인가? 마음에 떠오르는 주제를, 손 가는대로 쓰면 되는가?

쉽게 생각하지 못하고 예의 그 '제대로 알아보자'는 습관이 도진다.

요즘은 여기 저기 널린게 산문, 혹은 수필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렇게 '수필'이란 제목을 당당히 달고 책으로까지 묶여 나온 글은 과연 다를까 궁금해서 구입해 읽어보게 되었다.

출판사에서 구성한 여덟명의 선정위원이 모여 각종 문예지나 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수필 작가들의 작품 중 20명의 작품을 뽑았다. 그 20명의 작품을 세편씩 모아놓은 것이 이 책의 구성이다.

대부분이 여성 작가들이라는게 눈에 띤다.

글 한 편이 서너 쪽 되는 분량이니 읽기에 부담 없고 나름대로 살아가며 느낀 통찰이 담겨있기는 하나, 기대만큼 뛰어난 글은 발견하지 못했다. 아쉽다. 너무 평이하다. 특별히 흠 잡을데는 없으나 마음을 끌어당기지도 않는다.

소설에 서사가 있듯이 수필에는 쓰는 사람의 '발견'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에는 발견이라고 하지 않는다. 계절의 변화, 미움, 사랑, 아픔, 고독 등, 누구나 겪을만한 과정이지만 자기만의 눈으로 발견하고 깨달은 것이 수필의 소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겪는 과정이 아니라 특별한 경험을 소재로 삼아 써내려간다면 그건 수필보다는 '수기'에 가까울 것이다. 어떤 경험이든 그 속에서 알아내고 터득한 삶의 뒷면이랄까, 모르던 사실이랄까, 이런 것들이 글 전체에서 스며나올 수 있어야 수필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수필은 과연 아무나 쓸 수 있으되 좋은 수필은 아무나 쓸 수 있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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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1-29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진 못했는데 .. 그러셨군요.. 음. .
"자기만의 눈으로 발견하고 깨달은 것이 수필" .. 이라는 말씀을 다시 읽어보아요.. 나인님..

차례준비하시느라 바쁘실텐데.. ~~ 명절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건강한 울 다린이..도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전해주시겠어요 ?^^~~

hnine 2014-02-04 15:09   좋아요 0 | URL
제 서재가 좀 심심해보인다 싶으면 들러주시는 새벽숲길님.
위 책에 실린 수필 육십 편 읽어보니 육십 편의 수필이 다 비슷비슷해보였어요. 좀 아쉬웠답니다.
차례 준비, 이제 늑장부리는 배짱도 생긴 16년차 주부가 되었네요^^
다린이에게 전해줄께요. 저와 떨어져 지낸 1년 동안 외식을 많이해서 그런지 살이 많이 쪄와서 요즘 제가 관리해주고 있답니다 ㅋㅋ
새벽숲길님도 매일 매일 새로운 새벽을 맞이하시기 바랄께요.
 
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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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눈물이 나려고 해..."

어제 새벽에 읽기 시작해서 같은 날 저녁, 집 앞 카페에 가서 다 읽고 나오며 옆에 있는 남편에게 말했다. 

길지 않은 삶을 사는 동안 스스로 인간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남자의 이야기는 길지 않았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그 남자의 수기는 모두 세편으로 나뉘어 있고, 수기의 앞과 뒤에는 남자의 수기를 책으로 엮은 사람의 서문과 후기로 구성이 되어 있다. 여기의 '그 남자'란 알려져있다시피 다자이 오사무 자신.

왜 그는 자신을 인간으로서 실격이라고 여겼을까.  그의 말처럼 그는 인간을 두려워 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인간이 영원히 공감할 수 없을 거라는 자신 속의 무엇에 대해 절망한 것일까.

늘 인간에 대한 공포에 떨고 전율하고 또 인간으로서의 제 언동에 전혀 자신을 갖지 못하고 자신의 고뇌는 가슴속 깊은 곳에 있는 작은 상자에 담아두고 그 우울함과 긴장감을 숨기고 또 숨긴 채 그저 천진난만한 낙천가인 척 가장하면서, 저는 익살스럽고 약간은 별난 아이로 점차 완성되어 갔습니다. (19쪽)

다른 사람들과의 거리감을 덮어버리기 위해 웃기는 소리 하기를 자처하지만, 좌절하고, 외롭고, 그 거리를 견뎌내지 못해 술과 여자, 마약, 심지어 자살 시도까지 하기에 이른다.

적당히 뻔뻔하고, 자기 합리화도 해가며, 왜 그는 그렇게 살지 못했을까. 인간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너무 빨리, 너무 예민하게 알아버린 죄일까.

이 작품의 의의는 아마도 적당히 닳고 타협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마음 속 어딘가에 남아 있는 그 흔적을 건드려주고 일깨워 주는데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패배적이고 염세적이고 퇴폐적이라고, 자기 파멸에 이르는 이야기라고  말하면서도 그의 작품을 내치지 못하고 오히려 품에 안게 되는 이유이다.

고리대금업으로 부자가 된 아버지가 부끄러웠고, 그런 아버지의 부를 업고, 가진 자로서 특권을 누리고 사는 자신도 부끄러웠다. 어릴 때부터 수재로 불릴 만큼 머리가 좋았지만 그렇게 쉽게 학교에 진학하고 잘 생긴 외모때문인지 여자들의 관심이 늘 따라다니는 것도 그는 불편했다. 남에게 어떤 소리를 들어도, 어떤 대우를 받아도 화를 내지 못하고 내 탓이라고 여기는 그의 마음 속에는 상처가 깊어가고, 이런 그가 감동할 정도로 순수한 여자를 만나 함께 살아가며 조금씩 마음의 평화를 찾아가지만 그 여자가 어느 날 다른 남자로부터 겁탈을 당하는 것을 보고도 여자를 지켜내지 못하고 다시 그는 허물어진다.

이 남자의 세편의 수기만으로 이 작품이 구성되어 있다면 그야말로 단순한 '수기'에서 그칠 수도 있었을 것을, 어쩌면 필요없어보이는 서문과 후기를 끼워넣음으로써 작품의 격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정작 다 읽고 눈물이 나오게 한것은 사실 이 작품이 아니라 뒤에 나오는 단편 <직소>를 읽고 나서였다.

자기 고백식 문체, 1인칭 시점으로 써내려간 이 작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작품의 맨 마지막 줄에야 나오지만 읽으면서 누구든지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이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왜 결국엔 사랑하고 존경했던 그를 팔아넘겨 죽음에 이르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자학과 통탄의 눈물로 써내려간 듯한 문장때문에 중간에 멈추지 못하고 마지막 문장에 이르기까지 한숨에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작가는 이번에도 예수의 입장이 아니라 그를 사랑하고 흠모하다 못해 팔아넘긴 유다의 편에 서서 쓰는 쪽을 택하였다. <인간 실격>에서처럼 그는 인간의 약한 모습, 혹은 약점을 보여주는데 더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인간 실격>에 희극 명사, 비극 명사 알아맞추기 놀이, 반대말 알아맞추기 놀이가 나온다. '죄'의 반대말은 '선'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제목 <죄와 벌>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죄와 벌을 비슷한 말이 아니라 반대말을 염두에 두고 붙인 제목일지 모른다면서.

한동안 혼자서 이 놀이를 즐기게 될지 모르겠다. 꽃의 반대말은? 꿀, 아니야, 여자야. 아니, 달이지. 삶은 희극 명사일까 비극 명사일까? 희극 명사 아닐까? 아니지, 그렇게 되면 모든게 희극이 돼버리잖아. 검정의 반대말은 하양, 그러나 하양의 반대말은 빨강...그럼 나는? 나는 희일까, 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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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1-27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년전쯤인가 회사동료가 뜬금없이 이 책을 선물해 주었어요.
그때 당시엔 왜 이런 책을 내게?? 라며 의문을 가졌지만,
얼마후에 알게되었죠...

그 동료가 "너무 사람을 배려하는 네가 싫다"라고 하더군요.
하.하.하.
제가 좀 예민하고 자책을 잘하는 편인데
그래서 이 책을 선물 했던거 같네요.

이번 연휴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에요...

hnine 2014-01-27 11:34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솔직히 말하면 저도 좀 그런편이어요, 좀 예민하고 자책을 잘하는거요.
그런데 이리 부대끼고 저리 부대끼다보니 저도 이젠 많이 무뎌졌고, 이걸 다른 말로 하면 적당히 닳기도 했고요.
다른 사람을 너무 배려하는 사람끼리 만나면 오히려 더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무개님께서는 이 책 어떻게 읽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전 <인간실격>보다 그 뒤에 함께 실린 <직소>가 더 좋았어요.

파란놀 2014-01-27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대말처럼 같은말도... 비슷한말도 수없이 다르겠지요.
아이 반대말은? 어른 반대말은?
시골 반대말은? 사랑 반대말은?

다시 아이와 같은말은? 어른과 같은말은?
시골과 같은말은? 사랑과 같은말은?

하나하나 헤아려 봅니다.

hnine 2014-01-27 11:36   좋아요 0 | URL
학교 다닐 때 비슷한 말, 반대말 배웠고 시험에도 자주 나왔었지요.
시험이었으니 분명히 정답이 있었을거고요.
그런데 이 책에서 두 남자가 이렇게 말을 가지고 이리 저리 맞춰보는 대목을 읽으면서 아주 신선했어요.

icaru 2014-01-27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에 이 책 읽으면서, 님처럼 사유가 깊지 못했던 거 같아요.
뒤에 김춘미 역자의 해석에 많이 의지했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는 고리업과 같은 일종의 금전적 부유한 특권 계층에서 태어난 사람만이 갖는 숙명 같은 게 있을 수 있다는 것, 그 숙명을 체화하지 못한 부끄럼많은 생이 있을 수 있다는 것, 특히나 이 경우에 공산주의 사상을 받아들이기까지 하였다면 더욱,,, 전 그것을 글로는 이해해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같은 죽자하는 여자는 또 왜 이리 많나요? ㅎ

지랄총량에 이어, 고생총량 법칙이라던가 그런 게 있다던데요. - 요전날 본 드라마에서( 따말한 ㅋ) 나왔었는데,,
뭐 정말 그런 게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아버지가 돈 부자이고, 자신은 머리도 좋았고, 인물도 좋았고, 마음이 유약했고, 여자도 꽤 따랐고, 넘치는 듯 허하여서, 풍전등화 같은 형국... ㅎ.ㅎ )

언제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싶어지네요. 인간실격!

hnine 2014-01-28 04:58   좋아요 0 | URL
가끔 리뷰 쓰기 전에 책 뒤에 실린 해설이나 다른 분들의 리뷰를 읽어볼때도 있는데 그러고나면 아무래도 리뷰 쓸때 영향을 받는 것 같아서 요즘은 되도록 보기 전에 리뷰를 쓰려고 해요. 제가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해서 쓴다한들 겨우 한번 읽고 쓰는건데 작품을 몇달 동안 들이파면서 번역한 번역자의 해설에 비기겠어요? ㅋㅋ
총량의 법칙은 저도 들어본적 있는데 어느 정도 공감해요. 그게 다른 사람의 어느 한 시기만 보고 부러워하지 않게 해주는 근거가 되주기도 하고요.
장르 소설이 잘 안 맞는 저는 일본 소설은 장르소설이 대부분인줄 알았다가 요즘 뒤늦게 맛을 들여가고 있네요. 이 책 이후로 또 다른 책 두권을 주문해놓고 지금 기다리고 있어요.

서니데이 2014-01-27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페이퍼에서 한 번 쓰셨던, 다자이 오사무의 책이네요. 이 작가의 생애가 평범해보이지 않아서인지, 소설의 내용인데도, 실제의 쓴 사람을 생각하게 되는 면이 조금 있어요. 전에는 그렇게 않았지만, 지금은 이 작가는 일찍 시작하고 일찍 떠난 것 같은 생각도 조금은 듭니다. 그만큼 제 시간이 흐른 거겠죠. 나인님이 올려주신 리뷰를 읽다보면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도 나지 않게 된, 그 사이 다시 나온 책들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져요. (그런데, 이 책도 거의 10여년 전에 나온 거군요.^^;;; )

hnine 2014-01-28 05:03   좋아요 0 | URL
네, 제가 들었다 놓았다 했던 책이라고 올린 적 있지요. 기억해주시다니 감동...^^
이 작가의 생애, 절대 평범하지 않지요. 그런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니 짐작이 되지요.
이 책 나온지 오래 되었고 제목도 많이 들어서 언젠가 읽어봐야지 벼르고 있다가 이제 읽게 되었답니다. 장르 소설 말고는 좀 가볍고 감성적인 소설만 알고 있던 제가 요즘 일본 소설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네요. 허무, 퇴폐, 미학, 이런 단어들을 떠올리는 소설들이 많아서 좀 의외라 생각하며 읽어가고 있어요.

파란놀 2014-01-27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 님 댓글에 힘을 입어
아침부터 휘트니 휘스턴 노래를 듣고
제니퍼 허드슨 님 노래를 듣는데,
휘트니 휘스턴 님을 기리는 어느 무대에서
제니퍼 허드슨 님이 "아이 윌 ..." 그 노래를 부르더라구요.
이 노래를 무대 아래쪽에서 듣는 휘트니 휘스턴 님이
얼마나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뻐하는지
참으로 애틋했어요.

문득, 이 두 '흑인' '여가수'가 부르는 노래와 꿈과 사랑이
얼마나 '같거'나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hnine 2014-01-28 05:09   좋아요 0 | URL
전 함께살기님 덕분에 제니퍼 허드슨의 노래를 찾아들었답니다.
두 가수 모두 목소리가 절절하네요.
오늘은 어제와 좀 다른 하루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열었습니다. 결국은 같은 하루가 될까요? ^^

2014-02-07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4-02-08 09:14   좋아요 0 | URL
전 '천재'의 반대 의미, 즉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란 뜻으로 '박재'라고 했어요.
그런데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라고 해도 의미가 있겠어요. 원래 이상의 작품에도 그렇게 나와있고요.

꼼쥐 2014-03-01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간실격>을 읽어보았지만 이렇게 세밀한 느낌을 받지는 못했어요.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
이달의 당선작에 선정되신 것도 축하드려요. ^^

hnine 2014-03-01 18:31   좋아요 0 | URL
꼼쥐님 안녕하세요.
오래 동안 별렀다가 읽느라 더 세심히 읽었기도 하고요, 작가 자전적 이야기라고 하면 더 집중하게 되기도 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자격없는 인간이라는 고백으로 시작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대체 무엇일까 관심줄을 놓을 수 없었답니다.
꼼쥐님은 어떻게 읽으셨을까요.
제 경우 웬만한 책들은 다 읽고나면 구겨지기 전에 중고책으로 처분하는데 이 책은 지금도 제 책꽂이에 얌전히 꽂혀있답니다.
이달의 당선작으로 뽑힐만한 리뷰인지 생각하니 부끄럽습니다.
 

 

 

 

 

" 여자와 남자가 일에서 100% 공평한 세상은

 

남자도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되고 나서 올 것이다."

 

 

 

 

 

이것을 혹시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대는

 

원글을 쓴 이의 의도와 상관없이 진정 긍정적인 사람.

 

위 문장에 부정적인 뜻을 가진 낱말은 물론 들어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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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1-23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주변인들에게 똑같은 이야기 했었어요.
'남자가 애를 낳기전까지 이 세상은 계속 이대로 불공평할꺼야'라구요.

hnine 2014-01-23 11:18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바~로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혹시 제 뜻이 잘못 전달될 수도 있겠다고 각오하고 썼답니다.

파란놀 2014-01-23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경에도 나오는 이야기인데,
일을 아주 훌륭히 하는 사람도
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도
'모두 똑같은 일삯을 받아야 한다'고 나와요.
덧붙여, 딸린 아이가 있으면
일을 제대로 못해도
일을 잘하는 사람보다 '일삯을 더 받아야 한다'고도 나오지요.

남자가 아이를 배앓이하며 낳지 않더라도
이런 글월을 제대로 읽는다면
사회는 달라지리라 느껴요.

무엇보다, 아이는 여자 혼자서만 낳을 수 없고
남자가 아이를 낳게 되더라도 남자 혼자서만 낳을 수 없으니까요.

hnine 2014-01-23 13:46   좋아요 0 | URL
열달 동안 내 몸 속에서 키워, 살 찢는 아픔을 겪어 낳은 때문일까요.
사회 구조적인 문제보다 훨씬 위에, 이런 원초적인 이유를 생각해내면서 그냥 받아들이고 살고 싶은, 지친 마음의 넋두리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icaru 2014-01-23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편도 수술을 받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느라, 연차휴가 1년치의 절반 이상을 써버린 1월...
절로 고개가 끄덕끄덕해지네요...
이렇게나 저는 헌신한 것 같은데,,,
그 누구는 그럼에도 다니기가 힘들다고 피로에 떡져 있으니,,, ㅠ.ㅠ)

hnine 2014-01-23 13:52   좋아요 0 | URL
아이쿠, icaru님, 힘든 1월을 보내고 계시네요. 요즘은 웬만하면 편도 수술 잘 안하던데, icaru님 아이의 경우엔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나봐요. 회복하려면 꽤 시간이 필요할텐데 음식은 어떻게 먹는지, 통증은 이제 잡혔는지...
엄마가 된 이상 누구 탓을 하랴, 그냥 받아들이고 살자고, 포기하는 마음으로 끄적거렸어요. 남자가 아이를 낳는 세상에 대한 기대만큼만 하는게 좋다고...^^

nama 2014-01-23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 긍정적인 사람' 보다는 '진정 정직한 사람'이지 싶어요. 남성들은 대부분 알면서도 피하거든요. 그것도 기득권이라고^^

hnine 2014-01-23 21:29   좋아요 0 | URL
비록 문장 중엔 부정어가 하나도 들어가있지 않지만, 내용상 너무 부정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쓴 구절이랍니다. "넌 왜 매사가 부정적이냐" 라고 지금도 전 어머니로부터 자주 꾸지람을 듣거든요 ^^
남자들 탓, 사회 구조탓...이런 단계을 거쳐 전 이제 그냥 체념의 단계에 이르렀나봐요.

2014-01-24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5 0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4-01-24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 님의 글을 보면서 저같은 남자(?)는 '긍정과 부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 아니라 전혀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한답니다. 도대체 남자와 여자, 남편과 아내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먼가 혹은 가까운가 하고 말이지요. 댓글을 달면서도 이건 좀 엉뚱한 댓글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계속 드는군요. ㅎㅎ

* * *

먼가? 가까운가?

만일 우리가 손에 잡히는 것밖에 누리지 못한다면, 돈도 금고 속에 있으면 내 것이 아니고, 아이들도 사냥 나갔으면 내 아이들이 아니겠지? 우리는 이런 것을 더 가까이하기를 원한다. 들어 있으면 먼 것인가? 반나절쯤의 거리라면? 뭐? 40km 떨어져 있으면 먼가? 가까운가? 그것이 가깝다면 44km는? 48km는? 52km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나가 보자. 아내가 남편에게 "몇 걸음에서 가까움이 끝나고, 몇몇 걸음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고 결정해 준다면, 내 의견으로는 그녀가 남편을 그 중간쯤에서 잡아 둘 일이다.

돌아감이 늦으면,
당신의 아내는 애인이 있다든가,
다른 여자의 사랑을 받는다든가,
음주나 방탕으로 좋은 일을 당신 혼자만 보고
나쁜 일은 자기의 차지라고 생각한다. (테렌티우스)

- 몽테뉴, 『수상록』

hnine 2014-01-25 06:44   좋아요 0 | URL
남편과 아내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부부라면 좋겠지요. 그건 부부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수십년 한 솥밥을 먹고 한 집에 살면서도 서로에 대해 거리가 있는 부부도 있고요. 거리가 가까운 부부가 꼭 더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없는게, 가까운 거리는 곧 서로에 대한 구속으로 작용할때가 있거든요.
저도 엉뚱한 비유를 해보자면 왜 화학에서 인력과 반발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원자 사이의 거리가 결정되잖아요? 그건 원자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고요. 완전히 인력만 작용하지도, 반발력만 작용하지도 않는 것 처럼 남편과 아내의 사이도 그렇지 않을까, 그것을 잘 조절할 수 있는 부부가 현명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그건 남편과 아내 어느 한쪽의 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요.
엉뚱하다고 하셨지만 전 이런 댓글 좋습니다 ^^

페크pek0501 2014-01-24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긍정적인 사람인 것 같아요. 님의 말에 따르면...

저는 여자도 군대를 갔다와야 남자와 동등해질 거라고 믿는 1인이에요.
물론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이론적으론 그런 것 같아요.

사무실에서 무거운 것 들어야 할 땐 남자에게 도움을 청하기보다
몇 번 나누어서 스스로 들어야 하는 여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데이트 비용도 반씩 나누어 내야 하고요... ㅋㅋ
여자로서 혜택은 다 받으면서 남녀평등을 외치는 건, 잘못된 것 같거든요.

님이 좋은 생각거리를 주셨습니다.

hnine 2014-01-25 06:53   좋아요 0 | URL
저 pek님의 의견에 동의해요. 여자도 군대 갔다와야 남자와 동등해질 거라는 말씀은 아마 남자가 아이를 낳아봐야 여자와 동등해질 거라는 제 말과 같은 맥락 아닐까 싶은데요. 서로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은 할 수 있지만 완전히 공감하기란 어려울테니까요.
엄마가 되기 전에는, 남자 친구를 향해서, 남자 직장 동료를 향해서, 제 주장과 요구를 당당하게 할 수 있었는데, 자식이 생기고 나서는 늘 그것이 어떤 일을 추진하고 결정하는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니 그건 사회 구조적 문제, 남녀 불평등, 이런 문제이기에 앞서 엄마가 되면서 짊어지게 된, 벗어던질 수 없는 옷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눈물과 땀으로 얼룩진 옷이요.
이젠 이렇게 그냥 받아들이고 적응해가나봐요,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해서요. 적응이 웬만큼 될만하면 아이는 자라서 제 품을 떠나겠지요? ^^

yamoo 2014-01-24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렌님의 의견과 비스무리한 1인^^

hnine 2014-01-25 06:57   좋아요 0 | URL
'비스무리', 음, 이말은 애매합니다 ^^
암튼 엄마라는 타이틀은 영광의 왕관 같은 것인데, 나중에 그 왕관의 주인은 왕관보다 더 작게 쪼그라들어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쪼그라들어 있을 망정 얼굴은 웃고 있을, 모든 엄마들은 바보입니다.

순오기 2014-01-27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의미에서 과연 '역지사지'가 가능할까? 물음표를 붙여봅니다~ ^^

hnine 2014-01-27 06:57   좋아요 0 | URL
예, 그래서 경험해보지 못한 일에 대해선 100% 자신하면 안될 것 같아요.
역지사지는 그 사이를 조금이라도 좁혀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겠지요.
 

 

 

 

 

 

자식과의 소통

 

 

 

내가 듣고 싶을 때 말하라 하지 말고

 

아이가 말할 때 귀기울이라

 

 

 

 

 

 

내가 오늘 아이에게 묻는 것이

언젠가 아이가 이미 말 했던 것은 아닌지

그때

바쁘다는 이유로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열심히 들어주지 않았거나

그런거 신경쓸때 아니라고

입을 막아버렸던 바로 그것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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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1-19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흔 두번째 생신이신 줄 알고.. ㅎㅎ
저도 나이를 들어가니 .. 정신이 몽롱 몽롱.. ^^

다린이가 부러울때가 많아요.. hnine님.. ~~

아이가 엄마의 마음을 알 날이 오겠죠? ~~^^

hnine 2014-01-19 00:23   좋아요 0 | URL
마흔 두번째 생일이면 좋겠습니다. 벌써 몇년전에 지났어요 ㅠㅠ
다린이가 부럽기는요, 저는 바로 박스 아래 설명에 있는 엄마랍니다. 아이 입을 막아버리는.
저 이거 반성문으로 쓴거여요. 이제부터 잘 해야지! 결심하면서요 ^^

파란놀 2014-01-19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지나갔고
새로운 아침에
다시 즐겁게 웃으면서 노래하면
서로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리라 느껴요.

hnine 2014-01-19 07:24   좋아요 0 | URL
네, 새로운 아침이 밝았네요.
서울 다녀오시느라 고단하실텐데 일찍 주무시지 않고요...

세실 2014-01-19 0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하지만 건성으로 듣는 경우가 많아요.아이는 '엄마 내 말 듣고 있는거야?' 재차 확인합니다.
집중해서 듣기! 노력^^

hnine 2014-01-19 07:29   좋아요 0 | URL
엄마란 자리는 반성을 참 자주 하게 하네요 ^^
갑자기 무언가 궁금해지면 다그쳐 묻거나, 대답을 시원찮게 하면 그것때문에 또 싫은 소리를 하거나, 또 더 심하게 일방적으로 '대화의 시간'을 갖자고 하기도 하고...제가 생각해도 참 웃음나오는 행동을 부모들은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가만 두어도 아이들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와의 이야기등을 엄마 옆에서 조잘조잘 떠들기 좋아하더라고요. 그때 잘 들어주는게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좋을텐데 자꾸 잊어버려요 ^^

하늘바람 2014-01-19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성이 되네요

hnine 2014-01-19 07:3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은 누구보다도 잘 들어주는 엄마일것 같은데요? ^^
물질적인 것보다 엄마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아이가 말 할 때 잘 들어주는 일 아닌가 싶어요.
동희가 요즘 한참 말을 배워갈 때 아닌가요? 그때 아이들 참 예쁘죠.

울보 2014-01-19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일 반성해요. 아이가 사춘기 나이가 되니까 엄마라는 이유로 정말 엄마라는 이유로 짜증내고 화내고 많이 잘못했네요
반성합니다

hnine 2014-01-20 15:32   좋아요 0 | URL
울보님 심정 알것 같아요. 류가 아마 제 아이보다 한살 어린것으로 기억하는데 (제 아이는 2001년생) 자기가 자기 입으로 사춘기라고 뻥뻥거린답니다, 자기 나이엔 원래 그런거라고 ^^ 제가 제 얘기를 줄이면 아이는 반대로 더 이야기를 많이 하더군요. 특히 남자 아이들은 어느 순간 입을 딱 닫아버리는 때가 온다고 해서 전 그게 싫어 많이 들어주려고 하는데, 말이 쉽지요. 저도 모르게 이래라 저래라 하고 있어요. 그래도 노력해보려고요.

여울 2014-01-1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리두기, 부모로서 숙제죠. 아이들에게 사생활이 있을까? 있죠. 늘 조바심날 때는 방목의 쓸모있음을 되뇌입니다. 나쁜아빠드림... ...

hnine 2014-01-20 15:34   좋아요 0 | URL
아이들의 사생활 있겠지요. 저도 어릴 때 저의 사생활 (?)을 아직 기억하는걸요 ^^
방목의 쓸모있음, 이 말이 무슨 뜻인지 한번에 팍 들어오는 걸 보니 부모로서의 공감대가 바로 이런건가봐요.
가끔 페이퍼에 아이 이야기 슬쩍슬쩍 올려주시는거 읽은 기억이 있는데 나쁜아빠이신가요? 그럼 저도 나쁜엄마. ^^

하늘바람 2014-01-20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희는 말이 느린지 엄마 아빠 안돼 야 만 하고 늘 저지레중이에요

hnine 2014-01-20 15:35   좋아요 0 | URL
말이 느리다는건 혹시 태은이랑 비교해서 느리다고 하신건 아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