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예 도서관의 일반열람실이 아닌 어린이열람실부터 들어갔다.
두권의 동시집을 골라서 읽고는 정호승님의 시집은 그냥 반납하기가 아쉬워 집에 들고왔다. 사진도 찍어놓고, 자꾸 자꾸 읽으려고.
책이 어찌나 예쁘던지. 어린이는 물론이고 어린이책을 싫어하지 않는 어른에게도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 
지난 여름에 출간된 안도현 시인의 <냠냠>이란 시집에는 제목처럼 모두 음식과 관련된 동시가 수록되어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쯤이면 이미 시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유아, 그리고 초등저학년 정도에게 읽히면 맞을 것 같다. 작가는 나름대로 어린이의 눈에 맞춰, 어린이의 마음이 되어 쓰느라 노력했겠으나, 그런 애쓴 흔적이 드러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읽혀지는 정도는 아니어서 아쉬웠다. 

정호승님의 동시집 <참새>에는 여기저기 엄마에 대한 그리움, 사랑이 뚝뚝 묻어나왔다. 몇 편 읽기 시작하자 벌써 마음의 무장해제랄까, 경직되어 있던 마음이 스르르 풀리는 것 같았고, 시린 가슴에 따뜻한 온기가 도는 것 같았다. 동시가 아닌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그의 시에서 보이는 특유의 감수성과 약한 것에 대한 배려, 순수한 정서가 동시집에서 역시 잘 나타나 있었다. 이 시집의 시 몇 편을 사진으로 옮겨와본다.

 

 

 

 

 

 

 

  

 

 

 

 아, 이 눈사람 아플리케, 너무 예쁘다.

 

 

 

그래, 나도 오늘 그런 꽃을 실컷 구경하고 왔는데, 이렇게 포근한 시도 읽었는데,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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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1 0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0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섬사이 2010-10-1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고운 시가 담긴 예쁜 시집이네요. 책들 보관함에 담아둬야겠어요. ^^

hnine 2010-10-12 00:36   좋아요 0 | URL
전 <냠냠>보다는 정호승 시인의 시집을 더 권해드려요. 시도 예쁘고 책도 아주 예뻐요.

2010-10-12 0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2 0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구절초 축제가 열리고 있는 공주 영평사에 다녀왔다.
집에서 40여분 거리. 원래 작년에 가려던 계획이 있었는데 그날 남편과 툭탁거리느라 못갔던 기억이 난다. 올해가 11회째. 영평사는 공주 마곡사의 말사로서 자그마한 절이다. 그런데 어느새 이 구절초 축제가 많이 알려져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모이니 절의 분위기는 전혀 나지 않았다. 게다가 주차장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진입로 차도 갓쪽이 그냥 주차장이 되어버리니 들어오고 나가는 차들이 한동안 꼼짝 못하고 묶여있다가 풀리다가를 반복해야했다. 

그런데 참 고맙게도, 입구부터 맞아주는 구절초 행렬을 보자마자, 바로 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그런 것 다 잊고 그냥 자동적으로 입이 벌어졌다. 표정이 저절로 풀리며 웃음이 나왔다.

 

 구절초가 거의 융단처럼 산기슭을 덮고 있었고 몇몇 아주머니들께서 꽃을 따서 바구니에 담고 계셨다. 구절초 꽃잎을 가지고 술도 담그고 차(茶)의 재료도 된단다.  

바로 위의 보라색 꽃은 구절초와 비슷하게 생긴 '수레국화' (라고 알고 있는데 다시 확인해봐야겠다). 그 위의 붉은 꽃은 단풍나무의 꽃이다. 단풍나무 꽃은 대표적인 풍매화. 비행기 날개처럼 생긴 저 꽃의 볼록한 곳에 씨가 들어있다.

 

어느 절에나 가면 있는 돌탑. 아이가 그 위에 돌을 하나 더 얹고 있는 줄 알았더니 위에다 구절초 꽃잎을 올려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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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10-10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럽습니다.
정말 요즘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죠.
늘 좀비처럼 방구들이나 지키고 앉아 있으면 오만가지 잡생각이 다 납니다.
이렇게 여행이라도 휑하니 다녀오면 좋을텐데.흐흐

hnine 2010-10-10 23:51   좋아요 0 | URL
stella님, 가까운 곳이라도 일단 나가세요. 훨씬 나아요. 어디갈까 떠오르는 곳이 없더라도 그냥 나가세요!

다락방 2010-10-10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이 말씀하신 그 기분, 저 너무나 잘 알아요! 3년전이었나, 그 날은 토요일이었는데 제가 예술의 전당에 오페라 [카르멘]공연을 보러 가기로 되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뭣때문이었는지 기분도 너무 안좋고 가기도 싫고 그런거에요. 그런데 표가 아까워서 억지로 갔거든요. 중간에 친구를 만나서도 기분이 풀어지질 않아 빨리 공연이 끝났으면,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 라는 생각만 하다가 예술의 전당에 도착했는데요, 공연전 리허설이었는지 혹은 연습들을 하고 있는거였는지 소프라노들의 노래소리와 음악소리가 들리는거에요. 그때 갑자기 기분이 확 바뀌면서 와, 오길 잘했다, 정말 잘했어!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왜 기분이 나빴었는지, 어디서 온 스트레스였는지도 모르겠었는데,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오늘 hnine님이 입구에서 반겨주던 구절초를 보는 순간 느꼈던 그 감정이, 제가 그때 느꼈던 감정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hnine 2010-10-10 23:50   좋아요 0 | URL
제 글을 읽고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주시니 감사하네요. 말씀하신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 저도 알것 같아요. 오늘 뿐 아니라 저도 종종 그럴 때 있거든요. 예전에 혼자 연극을 보러다닐 때 그랬었어요. 오페라 공연도 그렇겠지만 저는 삶의 활력이 바닥났다 싶을 때에는 스크린 속의 영화가 아니라 직접 배우들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연극을 보러가곤 했었어요. 그러니까 컨디션이 별로 좋을 때는 아니었겠지요. 그래서 갈까 말까 한참 망설이다가 안떨어지는 발걸음으로 어기적 어기적 극장 문을 열고 들어가서,몇 명 되지도 않는 관객들을 앞에 놓고 연극 배우들이 혼신을 다해 연기를 시작하는 순간 저는 그냥 바로 거기 몰입되곤 했었어요.

저의 페이퍼가 다락방님의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다락방님의 댓글이 저의 또다른 기억을 불러오고...^^

순오기 2010-10-11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자연스러운 풍경이 좋아요~
가을엔 역시 구절초를 만나야해요.
구절초 한 송이를 올리는 다린군의 진지함이 기도하는 마음이겠죠.^^

hnine 2010-10-11 05:27   좋아요 0 | URL
자연을 보고 느끼는 아름다움이 사람들 마음의 긴장을 풀게 하고, 잠시나마 다른 복잡한 생각들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이들수록 단풍 놀이니, 벚꽃놀이니 하며 찾아다니는지도 모르겠어요.사진에는 안 실었지만 어제 다린이는 꽃을 머리에 꽂기도 하고 꽃에 앉은 나비를 잡겠다고 꽃밭에 들어가기도 하고, 밤나무 밑에 떨어진 밤송이에서 밤을 여남은게 주워다가 집에 오자마자 삶아 먹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

상미 2010-10-11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처음 나비랑 꽃 사진 참 좋다.
주말마다 놀러다니던 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주말엔 잠만 몰아자고 있어.
체력이 딸리나봐

hnine 2010-10-11 17:28   좋아요 0 | URL
꽃이 만발하니 꽃구경하는 사람도 사람이지만 나비와 벌이 제일 신난것 같았어. 그런 장면을 참 많이 봤단다.
체력, 어서 보충해서 또 열심히 다녀봐.

무스탕 2010-10-1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 구절초와 나비가 어쩜 저렇게 선명하게 어우러졌을까요.
나비를 불러들인 구절초는 정말 성공적인 삶을 살고있군요 ^^
이렇게 사근사근 생활을 적어주시는 나인님의 페이퍼가 참 좋아요. 물론 그런 페이퍼를 적는 나인님이 더 좋은거구요 :)

hnine 2010-10-11 17:29   좋아요 0 | URL
그저 잡기 식의 글인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뭐 이런 소소한 살아가는 이야기 정도이지요. 요즘 제가 쫌 울적하거든요. ㅠㅠ 칭찬해주시니 힘이 나네요.

담쟁이 2010-10-12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얀 구절초가 참 예쁘네요^^
공주는 아주 오래전 후배 만나러 함 갔었는데,,,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완전 분리 되더군여.

한아름 담아오신 가을 사진 참 좋아요 :)

hnine 2010-10-13 09:19   좋아요 0 | URL
지금 어디나 구절초가 많이 피었을거예요. 예전에도 공주 얘기 하셨던 것 같은데 친한 후배였나봐요? ^^
가슴뭉클님 사진 보면 전 항상 그 장소 속으로 떠나고 싶어 나도 모르게 탁상달력 부터 꺼내요, 언제가 좋을까 하고요. 그러면서 아직 한번도 못 떠났어요 ^^

... 2010-10-12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이 예쁜 사진들을 왜 이제 봤을까요? 이게 바로 미야베 미유키 책의 제목이기도 했던 구절초군요. 저는 지나가다 보며 소국의 한 종류라고 생각했는데.. 저 수레국화도 말이예요.

hnine 2010-10-13 09:22   좋아요 0 | URL
미야베 미유키 책에도 있군요! 꽃, 나무 이름이 들어가게 제목을 지으면, 음...잘만 지으면 아주 분위기 있을 것 같아요. 미야베 미유키는 어떻게 제목을 지었는지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소국을 사실 전 구절초보다 더 좋아해서 꽃다발로 선물도 많이 해봤네요. 구절초보다 꽃이 훨씬 작지요. 구절초는 꽃모양이 그림 잘 못그리는 제가 어릴 때 꽃 그리라면 무조건 그리던 그 꽃 모양 그대로 생겼어요. 처음에 진짜 이렇게 생긴 꽃도 있네, 하며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
 

 

소설을 사서 읽을 필요가 없지 않나 

이 세상 풍경 자체가 소설처럼 눈 앞에 펼쳐져 있는데 

내가 그 소설 속에 들어있는데 

 

소설같은 일들이 이렇게 자주 일어나주니 

나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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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9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9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10-0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행복은 정답이 없어요.
행복이란 말 자체가 형체가 없으니...
그저 순간순간 나쁘지 않게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생각해야겠어요.
700가지의 고통은 고사하고 한 가지의 고통만 엄습해도 얼마나 엄살을 떨었던지요ㅠ
나인님,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hnine 2010-10-09 15:54   좋아요 0 | URL
행복은 정답도 없고, 성적순도 아니고, 재물 많은 것 순서도 아니고, 명예 순도 아니고...그렇지요?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나 생각말고 말씀하신 것 처럼 그저 순간순간 나쁘지 않게 살고 있으면, 그것이면 되었다, 그래야할까봐요.

순오기 2010-10-0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우리 모두의 삶이 한 편의 소설일지도...
오늘, 지금 가을이라 행복하다~~~~~~~ 그러면서 힘 내자고요.^^

hnine 2010-10-09 16:38   좋아요 0 | URL
소설은 책 속에나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네요. 현실이 책보다 더 기가 막히네요.
순오기님, 늘 기운을 북돋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순오기님이 혹시 기운이 빠져 있으실땐 누가 순오기님의 기운을 업 시켜드릴까요...?

순오기 2010-10-10 08:34   좋아요 0 | URL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은 당신들 인생도 소설로 쓰면 열두 권은 될거라고들 하셨죠. 삶은 소설보다 더 소설스럽죠.ㅜㅜ
제가 기운 빠져 있으면... 책이, 영화가, 알라디너들이 있잖아요.^^

hnine 2010-10-10 21:16   좋아요 0 | URL
어떤 훌륭한 업적을 남기지 않아도, 사람에게 주어진 한 평생을 열심히, 끝까지 잘 살아낸다는 것 자체가 눈물겹고 숭고한 일이라는 것을, 이제 조금씩 알겠어요.
기운빠져 있을 때가, 순오기님이라고 왜 없으시겠어요...

상미 2010-10-0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른것도 아니고, 아침 프로에서 주부들에게 행복하게 살라고 했던
공인(?) 이었던 사람이기에,
행복하고 싶은 욕망이 더 강했던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다른이가 겪는 고통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던건 아니었을까.
어찌보면 아프면서 돈까지 없는 더 힘든 사람도 많았을거 같은데 싶기도 하고.

hnine 2010-10-09 16:40   좋아요 0 | URL
그 병 자체가 앞으로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 가능성이 적은 병이고, 고통을 견뎌내는 것 자체가 워낙 힘든 병이라니까 그 분 나름대로는 지금 이런 방법을 택하는 것이 더 자신의 행복을 위한 길이라 판단했을지 모르지.
그래 맞아, 아프면서 돈까지 없는 사람도 있는데. 하지만 목숨 앞에는 돈 있고 없고가 별 차이가 없나봐.

카스피 2010-10-09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학생들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외칠까요.요즘 행복은 성적순인것 같더군요.서울대 신입생의 2/3이상이 서울 강남 3구 출신이라던데(이게 맞는지 모르겠군요) 말이죠.

hnine 2010-10-10 05:04   좋아요 0 | URL
행복은 성적순...카스피님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시는건 아니겠지요?
요즘 학생들이 그렇게 외치건 아니건, 제가 지금까지 보아온 결과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세실 2010-10-10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현재를 즐기며 살고 싶어요.
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보셨나요?
깊어가는 가을과 참 잘 어울리는 영화예요.

hnine 2010-10-10 21:18   좋아요 0 | URL
이 영화를 본 사람 중 두 사람은 좋다, 다른 두 사람은 별로라고 하니까, 모두 좋다고 얘기하는 영화보다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한번 가서 봐야겠어요.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현재'를 즐기며. 바로 그건데 말이지요.

2010-10-10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0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린이 문학을 보는 시각
김이구 지음 / 창비 / 200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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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어린이문학을 가볍고 쉽게 본다. 성인문학으로 가는 계단문학쯤으로 보기도 한다. 어린이문학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부터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다. 어린이문학, 동화, 아동문학 등, 용어 조차 아직 확실히 분류되고 정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쉬운 이론서라도 읽어볼 요량으로 도서관 서가를 뒤지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 책은 평론서이지만 이론서를 읽은 것 만큼만족스러웠다. 어린이책들을 그냥 읽을 때와 또 다른 느낌으로, 이렇게 분석되고 해체되고 평가될 수 있구나, 새로운 세계를 만난 느낌이었다. 저자가 스스로 평론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곳을 옮겨와 본다.

동시 읽기의 지루함에서 나를 구제해주는 것은 간혹 만나는 아주 좋은 동시들이다. 특히 좋은 작품을 좋은 해설이나 비평과 함께 읽을 때, 동시 읽는 즐거움은 배가 된다. 내 기억에 남아 있고 나를 퍽 행복하게 해주는 작품들을 떠올려보면 이렇듯 대개 그 동시의 맛과 뜻을 제대로 짚어주는 '도우미'를 만난 덕이 크다. 적실한 감상을 곁들여 작품의 핵심을 짚어주는 비평을 읽으면 시 한구절 한구절이 가슴속으로 절절하게 스며들어오고, 흐릿하던 시의 육체가 풋풋하게 살아 움직이는 '생물'로 다가온다. (13쪽)
평론이라하면 일단 부정적인 시각을 떠올리게 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인 양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는 '도우미'라고 표현을 했고 이제 그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겠다.
사회 현실, 시대 정신이 들어가있지 않은 동시는 진정성이 없다는 일부 동화작가, 평론가들의 의견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조용한 일침을 놓기도 한다.
동시를 쓰는 어른은 당대의 어린이들보다 한 세대 내지 두 세대를 먼저 살아가는 세대다. 이 앞세대가 자기 세대의 가치와 정서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아이다운 수준으로 아이의 목소리에 의탁하는 차원을 넘어, 아이의 삶의 자리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새로운 가치의 충돌을 본능적으로 감지하여 '내일의 노래'를 부를 줄 아는 시인이야말로 더욱 소중한 동시인일 것이다. <옥중이>와 <감자꽃>, <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에 담긴 '건강성'도 소중하고 근대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응이 된다고 보겠지만, 모습을 바꾸며 지속되는 근대의 모순과 착종을 온몸으로 사는 동시인도 만났으면 한다. (26쪽)
즉, 동시 속에 변화의 대응성, 변화의 정신을 담되 치우치지 말자는 이야기이인데, 참으로 절제된 문구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이 파악한 흐름이라면, 이 오덕 선생이 주장하는 '일하는 아이들'로 상징되는 한 줄기 흐름, 그리고 이 오덕 선생의 이런 주장에 의하면 '동심천사주의'에 지나지 않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부류의 예로서 채 인선의 동화를 또 한 줄기로 볼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오덕 선생은 <일하는 아이들은 버려야 할 관념인가> 라는 글을 통해 아직도 노동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농촌 어린이들의 현실이 드러나있지 않은 어린이문학은 본질이 빠진 것이나 다름 없으며 <유희정신>이라는 글에서는 그러한 동화나 동시를 '아이들의 놀이가 아니고 시인 자신의 공상적 유희 상태', '아이들을 인형으로, 위안물로 여기는 어른 중심의 개인주의적이고 향락적인 유희정신'이라고 평했음을 저자는 언급하면서, 이 오덕 선생의 취지는 이해가 되나 그것을 유일한 잣대로 하여 다른 작품에 대한 비평 기준을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자못 긴장하며 읽어내려간 부분이기도 하다. 어느 한 생각에 몰입하게 되면 다른 생각을 보는 객관성을 잃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가 될 것 같다.
요즘 어린이문학에서도 트렌드가 된 팬터지문학에 대해서도 두 가지로 구분하여 이해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오즈의 마법사>, <해리포터>, <고양이 학교>와 같이, 현실 세계와 다른, 작가가 창조한 제2의 세계가 주된 현실이 되고, 활동 주체들은 이 제2의 현실 속에서 자기를 실현하는 모험을 떠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의 2차 세계는 1차 세계외 뚜렷하게 구별되는 작동 원리를 가진 세계로서, 작가의 풍부하고 설득력있는 창안이 요구된다. 반면 <어두운 계단에서 고양이가 (임정자)>, <엄지소년 닐스 (린드그렌)>, <학교에 간 할머니 (채인선)> 등에서는 아이의 심리적 환상 또는 공상이 어떤 다른 세계를 그려놓기는 하지만 2차 세계가 성립할 정도로 풍부하게 1차 세계와 다른 현실이 창조되어 있지는 않다. 즉, 후자의 경우는 표현 기법으로서의 팬터지일 뿐 작품 전체를 팬터지 장르로 분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72, 72쪽).
우리 나라는 과학 소설 분야에 있어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하였다. 이말은 바꿔 말하면 과학 소설은 우리 나라 아동 문학의 블루 오션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아닐까?
동시의 리얼리즘을 중시하고 일하는 아이들의 현실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오덕, 임 길택 등의 시에 대해서는 그의 글 '아동문학을 보는 시각' 속에서 다시 한번 다음과 같이 반론을 펴고 있다.
작가는 아이의 시점으로 바라보거나, 아이들 세계를 그린다. 따라서 그의 시는 아이들과 친연성을 갖고, 아이들을 독자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 그리는 시세계에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을까? 무언가 다른 시선, 다른 관찰, 다른 경험을 제공하지 않는 '아이의 시선'이라면 굳이 아이들은 그런 동시를 읽을 필요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임 길택의 시는 동시가 아닐지 모른다. 그렇다면 어른들을 향한 문학으로 굳이 아이의 시선을 취하고, 아이들 세계를 그려야 하나? (121쪽)
어린이문학은 일차적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작품을 쓰는 것은 어른이기 때문에 여기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문제점들이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작품이냐, 어린이들이 읽어서 감동을 느낄 작품이냐, 아이의 눈을 빌었다고 하면서 정작 어른을 위한 작품이냐 따위의 문제들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우리 나라 어린이문학이 극복해야 할 세가지로 '동심주의', '교훈주의', '속류사회학주의' 를 들고 있다 (185쪽).  다른 작가 원 종찬은 그의 글 <한국 아동문학의 어제와 오늘>에서 한국 아동문학이 극복해나가야 할 과제로 위의 세가지에 '감상주의'를 하나 더 언급하였다.
어느 분야에서나 유행에 민감한 우리네 습성은 어린이문학에서도 나타난다. 이것을 언급한 부분을 옮겨와본다.
국내 창작은 시장의 '대세'를 따라 엇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을 엇비슷한 틀로 찍어내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오늘의 문제를 진지하게 파고들면서 독특한 자기 색깔을 찾으려는 작품들도 더러 눈에 띄고, 재기있는 신인들의 등장도 보이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229쪽)
실제로 '창비'에서 오랜 기간 편집자로 일해온 저자가 어린이문학 분야 응모작들을 평하는 지면에 실은 글이다. 대세에 쏠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독특한 자기 색깔을 찾으려는 진지함이고, 그런 작품들이 없지 않다는 것은 희망적인 가능성으로 봐도 좋을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청소년소설'이라고 부르는 분야는 일반 소설과 비교할 때 어떤 특성을 보이는가에 대해, 소설 속 어른은 세상과의 싸움에서 늘 지거나 상처받고 때로는 그 싸움을 피하는 데 견주어, 청소년소설 장르는 현실과 맞부딪혀 싸우면서 적응해가는 소년들의 진취적인 의지와 모험을 적극적으로 옹호할 때 선택되며, 가까운 미래에 사회의 주인이 될 존재로서 소년에게 온전한 인격을 부여할 때 (청)소년소설은 성립한다고 했다 (261쪽). 청소년 소설이 지향해야 할 결말을 암시해주는 말인데, 평소에 청소년 소설이 일반 소설과 다른 것이 뭐가 있나 생각하던 사람이라면 새겨둘만한 말이다.
어린이책을 즐겨 읽고 아끼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권하고 싶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어린이문학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즐길수 있게 하기 위한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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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10-10-08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2가 되니까, 국어를 <문학>이란 이름으로 배우나보더라구.
자체 교재로 하는데, 고전,근대,현대,소설론 뭐 그런거 까지 ...
오늘 문학 시험이라고, 어제 외운거 조잘조잘 나한테 설명하는데
문과 안가길 다행이다 했어.

hnine 2010-10-08 13:49   좋아요 0 | URL
문학, 자체 교재...모두 우리에겐 생소하다 그치?
고전은 나도 좀 꺼려지네 ^^

sslmo 2010-10-09 0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평론보다는 도우미가 말랑말랑 한 것이 가깝게 다가오는 걸요~^^

hnine 2010-10-09 06:21   좋아요 0 | URL
'평론'도 매력있는 분야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많은 내공이 쌓여야 가능하겠지만요. 우리가 올리는 서평도 작은 의미의 '평'이라고 살 수 있겠지요? 평이라는 것이 '평가'의 의미가 아니라 그야말로 독자를 위한 '도우미'의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010-10-09 0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9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남자 아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내 아이의 특성 중 하나인가.
호, 불호가 너무나 뚜렷하다.
좋아하는 것에는 빠져들고 싫어하는 것은 두번 다시 해보려고 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좋아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면 해야하는 거라고, 가르치고 있지만 이제 말로 해서 듣는 때는 지났나보다.
아이가 빠져있는 것은 축구. 아침에 학교 갈때 가방은 놓고 가도 축구공은 가지고 간다. 비가 와도 들고 간다. 다른 옷은 입지 않는다. 매일 축구 유니폼을 입고 가기 때문에 다른 옷들은 옷서랍에서 바깥 구경도 못하고 있다. 학교에서 축구하고 오느라 이전에 신청해놓았던 독서클럽, 학교 신문만드는 클럽 등등, 축구 스케쥴과 조금이라도 맞물리면 지체 없이 중단.
그렇다고 얘가 축구에 특별한 재능을 보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매주 토요일, 동네에서 하는 어린이 축구 클럽에 데리고 가는데 집에서 활개 치는 것에 비해 얼마나 소극적인지. 공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공을 기다리고 있는 것 처럼 보여 보는 나를 답답하게 한다. 

어제는 아이가 할머니께 전화를 드렸는데 옆에서 듣자하니 처음엔 할머니께서 지난 번에 먹으라고 싸주신 간장게장 얘기로 재잘재잘 말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조용해져서 보니까 전화를 끊은 게 아니고 간간히 네...네...대답만 하고 있었다. 그렇게 30분은 족히 통화를 했을까? 나중에 아이에게 무슨 얘기를 그렇게 오래 했냐고 그랬더니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린다. 매일 축구하느라 공부하는 것에는 신경 안쓰고, 그러면 엄마에게 말해서 축구 못하게 할 것이고, 할머니께서 가끔 주시는 상금 (아이가 뭘 잘했을 때마다 할머니께서 포상금을 주신다)도 안 줄거라고 할머니께서 그러셨다는 것이다. 할머니에게는 뭐라고 말은 못했지만 속이 상했는지 전화 끊고나서 본격적으로 꺽꺽거리며 운다. 괜찮다고 다독다독 해주고 났는데 문제는 어제 밤, 아침에 가져간 우산이 없길래 찾다가 아직도 아이 가방 속에 있다는 것을 알고 그 김에 가방 속에 들어있는 것좀 다 꺼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세상에...지난 주에 나에게 보여줬어야 할 전달사항에, 어제 이미 학교에 냈어야 할 숙제에, 모두 그대로 가방에 들어있는 것이다. 한숨이 나왔다.
"다린아, 아까 할머니께서 걱정하신게 바로 이런거야."
담임선생님께 편지로 여쭈었다. 다린이가 요즘 축구를 너무나 좋아하는데 혹시 수업 시간에도 집중을 못한다거나 숙제를 잊거나 하는 일이 자주 있지는 않은지 염려가 되어 편지를 올린다고.
그리고 다린이에게 말했다.
"숙제, 전달 사항을 며칠 씩 가방 속에 가지고 다니느라 잊은 건 네 잘못이야. 내일은 학교 갈 때 축구공 가지고 가지마. 벌이야." 

오늘 아침 일찍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숙제를 한번 안낸적이 있는데 그건 크게 문제될 것 없고, 학교 생활도 잘 하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고. 그러시면서 오히려 지난 주에 학교에서 잘 한 것 몇 가지를 알려주시고 칭찬을 많이 해주라고 하신다. 

부모는 아이가 잘 한 일 아홉 가지보다 잘못한 한가지를 화제로 삼는다. 나도 어릴 때 그렇게 자랐으면서, 그래서 제발 엄마로부터 잘 했다는 칭찬 좀 들어봤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었으면서, 나도 여전히 그러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생각나는 것이 또 있다. 아이에게 어떤 벌칙을 줄 때에는 아이가 벌을 받게 된 행위와 관련된 벌칙을 주어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숙제와 축구공이라는, 상관없는 벌칙을 내렸다. 

그래도 오늘 아침 학교 가는데 가방은 메고 자기가 알아서 축구공은 집에 놓고 간다. 어제 밤에 얘기했으니 잊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몸이 약하거나 어디가 아프기라도 하면, 저렇게 축구를 하고 싶어도 못할텐데, 그것만이라도 감사할 일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아니라면 웬만 한 것은 그냥 참고 보아주기로 한다. 원래 내 성격을 아는 내 여동생은 서로의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모이는 때면 내가 아이에게 하는 것을 보고 가끔 그런 말을 한다. 언니, 많이 변했다고. 언니 성격에 저걸 그냥 봐주고 넘어가냐고...  내 성질 그대로 가지고 아이 키우는 엄마가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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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0-05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임 중독이나 인터넷 중독은 좀 문제가 있지만,
축구라니 얼마나 멋지나요! 아, 제 딸 코알라도 운동 좀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것만 해도 시간이 모자르고,
자신이 진정 하고픈 것 하나 없는 아이들이 태반인데... 다린이 넘 멋져요!
제가 멋지다고 화이팅이라고 했다고, 좀 전해주셔여~

hnine 2010-10-05 14:21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멋지고 화이팅이라고, 알라딘의 엄마 친구분이 그렇게 응원해주셨다고 아이에게 꼭 말해줄께요 ^^

상미 2010-10-0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둘째라서 느긋하게 키운다고 해도,
가끔 나도 화가 훅 올라오게 된단다.울 아들 보고 있노라면.
저번에 경희가 수학 공부 안하고,영어 책만 읽는 아들땜에 걱정 하는거 보고,
모범생도 눈높이 높은 엄마한테는 맘에 안차겠구나 싶더라.
그냥 자기가 깨닫고 살게 하고 싶어.
좀 늦어도, 좀 못해도 ,좀 더뎌도 사는데 지장 없는거 같더라.
게으름 피우고, 안하고, 그러다보니 불편한걸 자기 스스로 느껴야
뭔가 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을까?

지금처럼 일교차 심한 가을 무렵
초1 때, 학교에 점퍼 입고 가서 벗어 놓고 의자 뒤에 걸어 놓고 온 게 ,
일곱개가 되었던 적도 있단다.

hnine 2010-10-05 16:09   좋아요 0 | URL
'둘째라서' 느긋하게 ... ^^
경은이가 그랬다면 또 달랐을지도 몰라.
요즘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참 중요한 말이라고 봐. 공부를 잘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게 맡겨진 일을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완수하려고 노력한다는 것, 그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어느 정도 습관인 것 같고, 살아가는데 중요한 태도이기도 한 것 같거든. 분명히 부모가 아이에게 가르치고 물려줘야할 습관이 있기는 한데, 그것을 너무 지나친 범위까지, 지나친 정도로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 같아. 적정 수준을 잡는다는 것이 참 어렵지. 특히 자식에 대한 것이라면 말야.

상미 2010-10-06 06:5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자식 키우면서 제일 많이 든 생각이 <중용>
넘치지도 과하지도 않게 한다는거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에 대한 생각도 ,표현도, 물질적인 면까지도 적당한 선이 어렵더라.
어릴 때 부터 두 녀석한테, 한 말은
<인생은 선택과 책임이다.>
무슨 선택을 하든지 네가 결정하고 선택하고, 그 책임도 네가 지는거다.
뭐든 애들이 행복해지는 선택을 했으면 하는게 엄마 맘이고.
엄마는 언제나 내 편일거라는 믿음을 준다면
아이는 조금은 덜 힘든 인생을 살지 않을까 싶다.
아직까지는 큰 선택을 할 일도 없었고
딱히 나쁜 선택을 하는거 같지는 않았는데,
10~20대를 지나면서, 앞으로 살면서 바른 선택을 하도록 배우는 시기일거 같아.

혜덕화 2010-10-05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둘째를 보며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저 아이가 공부는 못해도 학교 생활을 재미있어하니 참 고마운 일이구나.
공부도 못하고, 학교 생활도 지겨워하고 싫어한다면 아침 8시부터 밤 9시까지 앉아있어야하는 학교가 지옥이 아닐까 하는 생각.
모든 아이가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어른들이 아이에게 저지르는 가장 심한 압박이 아닐까 합니다.
내 아이가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니, 참 편안합니다.
고교 3년도 아이에겐 너무나 중요한 인생의 한 과정인데
학교가 즐거우면, 지금 현재의 아이 인생도 즐거울테니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공부를 못하면 무언가 잘하는 것이 있겠지요.
아프지 않고 잘 자라는 것, 아이가 행복한 것
저는 그것으로 대만족이랍니다.
아이들은 때론, 부모가 의도를 가지고 가르친 것 보다는
의도하지 않은 일상에서 더 많이 배운답니다.
엄마의 다정함과 섬세함을 닮았다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

hnine 2010-10-05 21:24   좋아요 0 | URL
머리로는 잘 알고 있는 것을 마음이 잊고, 제 입이 잊는 일이 자주 일어나네요.
부모가 의도하고 가르치는 것보다는 의도하지 않은 일상에서 더 많이 배운다는 말씀에 정신이 또 확 드는 느낌입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말한대로 행동하지 않고 부모가 행동하는 대로 행동한다는 말과 상통하는 말씀이겠지요.
아이의 몸과 마음이 건강한가, 아이가 스스로 행복해하는가, 이것을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꿈꾸는섬 2010-10-06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의 주관심사가 축구였군요. 말씀대로 건강하니 그런거죠.ㅎㅎ

부모는 아이가 잘 한 일 아홉 가지보다 잘못한 한가지를 화제로 삼는다...이 말을 꼭 기억해두어야겠어요. 잘못한 일보다 잘한 일을 화제로 삼도록 노력해야겠어요.^^

hnine 2010-10-06 13:41   좋아요 0 | URL
내 아이가 잘 되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 없겠지요. 그런데 내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아이가 가주어야만 잘 될거라고 믿으면 안될 것 같아요. 내 생각에 바람직하게 크는 동안 아이는 전혀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선생님들께서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 그리고 그렇게 수없이 읽어댄 육아서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 체벌보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라는 것인데, 자꾸 잊어요.

섬사이 2010-10-06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들도 그래요. 아주 어릴 때부터 호, 불호가 뚜렷해서 자기 관심 밖인 것과는 담을 쌓으며 자랐지요. 지금도 성적이 과목별 편차가 무지하게 심하죠. ^^
마음을 비워야지, 공부갖고 뭐라고 하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그게 잘 안되네요. 제가 아직 도를 덜 닦았나봐요.
페이퍼 읽으면서 저를 돌아보게 되네요. 요즘 아들녀석 시험기간이라 좀 다그치기도 했거든요. 흐흠.. ^^;;

hnine 2010-10-06 13:45   좋아요 0 | URL
섬사이님, 정말 오랜만이세요. 잘 지내셨지요?
엄마와 아이가 성향이 비슷하다면 아이 마음 이해하기도 더 쉬울 것 같은데 말이지요. 저는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하는 일을 먼저 해야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후회스러운 점이랍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하는 아이의 저런 성향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있어요. 섬사이님 아드님도 그렇군요.
아이 키우는 엄마들끼리는 이렇게 다른 집 이야기 읽으며 나를 돌아보게 되고, 내 얘기 같기도 하고, 그런가봐요 ^^ 공감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10-10-06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홉가지 잘한 것에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그 말씀...
음~~새기고 또 새겨야지!
아홉가지를 잘한다면야 한가지 잘못쯤은...ㅎㅎ그렇죠?
아침부터 너무 좋은 교훈을 얻어갑니다.^^

hnine 2010-10-06 13:46   좋아요 0 | URL
에고, 교훈은요 뭘. 일종의 반성문 같은건데요.
maggie님은 어떤 타입의 엄마이실까 문득 궁금해져요 ^^

무스탕 2010-10-06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구공과 신발이 참 잘 어울리네요. ㅎㅎㅎ
울 애들은 도대체 운동에 관심이 없어요. 그저 집안에 콕 박혀 지내는걸 지상 최대의 낙으로 생각하고 사는데 이걸 어쩔까요?
나가서 뛰는 아이들이 정말 좋은거에요. 그 나이에 안하면 당분간 누리기 힘든 호사인데 할수 있을때 열심히 놀아야지요 ^^

hnine 2010-10-06 13:49   좋아요 0 | URL
예전에 제 남동생도 방콕 스타일이었고, 제 남편도 방콕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남자 아이들이 이렇게 밖에 나가 뛰어 노는 일에 거의 목숨 걸다시피 하는 것이 저에게는 참 생소했어요.
밖에 나가 뛰어노는 것을 보면 저 같은 사람은 그것도 일종의 놀이라는 생각보다는 '힘들겠다...' 이러고 있거든요 ㅋㅋ
어제 하루 축구공 집에 놓고 학교 가더니 오늘은 어김없이 또 축구공을 가슴에 품고 학교에 갔습니다~ ^^

2010-10-09 0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10-09 07:43   좋아요 0 | URL
머리 속에 있는 것을 늘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여요.
저도 아이를 대할 때 제가 자란 방식대로 보다는 그 반대로 하려는 경향이 있답니다. 이해하시지요? ^^

식구들이 일어나기 전에 해야할 일이 있는데 라디오에서 지금 김 언수 작가가 나와서 말을 하고 있어요. 저야말로 지금 집중이 안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