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축제가 열리고 있는 공주 영평사에 다녀왔다.
집에서 40여분 거리. 원래 작년에 가려던 계획이 있었는데 그날 남편과 툭탁거리느라 못갔던 기억이 난다. 올해가 11회째. 영평사는 공주 마곡사의 말사로서 자그마한 절이다. 그런데 어느새 이 구절초 축제가 많이 알려져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모이니 절의 분위기는 전혀 나지 않았다. 게다가 주차장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진입로 차도 갓쪽이 그냥 주차장이 되어버리니 들어오고 나가는 차들이 한동안 꼼짝 못하고 묶여있다가 풀리다가를 반복해야했다.
그런데 참 고맙게도, 입구부터 맞아주는 구절초 행렬을 보자마자, 바로 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그런 것 다 잊고 그냥 자동적으로 입이 벌어졌다. 표정이 저절로 풀리며 웃음이 나왔다.
구절초가 거의 융단처럼 산기슭을 덮고 있었고 몇몇 아주머니들께서 꽃을 따서 바구니에 담고 계셨다. 구절초 꽃잎을 가지고 술도 담그고 차(茶)의 재료도 된단다.
바로 위의 보라색 꽃은 구절초와 비슷하게 생긴 '수레국화' (라고 알고 있는데 다시 확인해봐야겠다). 그 위의 붉은 꽃은 단풍나무의 꽃이다. 단풍나무 꽃은 대표적인 풍매화. 비행기 날개처럼 생긴 저 꽃의 볼록한 곳에 씨가 들어있다.
어느 절에나 가면 있는 돌탑. 아이가 그 위에 돌을 하나 더 얹고 있는 줄 알았더니 위에다 구절초 꽃잎을 올려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