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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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으면서 다음 권도 또 읽게 될까 했는데 결국 읽었다. 그것도 1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이비 종교, 동성간 성행위 묘사, 겨우 한살때 엄마의 벗은 몸을 보았다는 남자 주인공, 성인 남자와 어린 여자 아이와의 성행위, 이유가 뭐였든 살인은 살인인데 은근히 그것의 이유를 정당화한다는 느낌 등. 읽는데 지루할리는 없도록 쓰여졌지만 이런 것들의 의의가 거부감을 누를 정도로 대단하진 못했다.

2권에서는 1권의 내용이 확실히 더 확장되고 작가의 의도가 더 뚜렷해지긴 한다.

334쪽, 아오마메가 특수한 임무를 행사해기 위해 거물을 만나 얘기하는 대목에서는, 내맘대로이긴 하지만 이후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어 가겠구나 짐작도 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스토리를 끌고 가는 중심으로서 아오마메와 덴고의 보이지 않는 끈에 더 비중이 갈지, 아니면 리틀 피플과의 대립에 더 비중이 갈지는 아직 모르겠다.

아오마메와 덴고의 관계는 '사랑'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그렇다고 '운명', '숙명'이라고 말하기엔 좀 억지스럽고 작위적이다. 리틀 피플이라는 가상의 집단을 도입하여 하루키는 이 작품이 애정 소설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성, 미래 예측성, 상징성을 지닌 작품으로 끌어올리고 싶었던 것일까.

519쪽, 아오마메와 덴고가 두개의 달을 보며 만나는 장면에서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하루키도 결국 이렇게 우연으로밖에 처리하지 못하나 싶어서.

2권을 다 읽도록 여전히 이 작품에 대한 나의 심사는 이렇게 꼬여있다.

작품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 작가의 어떤 뼈아픈 경험과 통찰이 숨겨져 있는지, 혹시 그걸 놓치며 읽게 될까봐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읽는 평소의 나는 어디로 가고, 왜 하루키의 작품을 읽으면서는 내가 작가의 계산대로 느끼고 재미있어 하는건 아닌가 예민해지는지 모르겠다.

이 마당에 3권을 안 읽을 수 없지. 다 읽고 확실히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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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10-01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거 1권읽고 그냥 버려버렸어요.
그후로 하루키는 읽지 않아요.
표현하신 그래도 저도 심사가 꼬여버렸달까요.....

hnine 2013-10-01 10:35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저 혼자가 아니라 다행입니다.
그래도 전 한번 끝까지 가보려고요.

파란놀 2013-10-0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한 살 때라면... 어머니랑 같이 씻지 않겠어요?
그러니 아주 마땅히 어머니 벗은 몸을 보겠지요. ^^

여기에서는 '어머니 벗은 몸'이 다른 테두리에서 나올는지 모르겠지만,
한 살 때 그 기억이란 무엇일까 궁금하네요.

hnine 2013-10-01 19:49   좋아요 0 | URL
아니랍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더 자세히 쓰지 않겠습니다.

안녕미미앤 2013-10-02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글 정말 잘 쓰신다^^ 하루키를 보는 시선이 같은 것도 히히 반갑구요 한 수 배워가요^^

hnine 2013-10-02 05:25   좋아요 0 | URL
안녕? 미미앤님~
하루키의 작품이 불편한 분이 거기에도 계시군요 ^^
지금 제 옆에 3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 읽어보고 말 해 줘요' 라고 저에게 압력을 넣고 있군요.
가끔씩 이렇게 들러주니 반갑고 고마와요.

안녕미미앤 2013-10-03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앙~~앙 정말요? ^^ 누군가 저를 반갑고 고맙게 봐주시는 분이 있다니 놀랍도록 따뜻한 느낌이에요. 힛~~힛 아마 그게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라 더 그럴거에요 헤~~헤 기뻐요! ^______^♥ 제가 좋아하는 아니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도 다 그래주면 좋겠다...... 키득! 저 욕심쟁이죠^^ hnine님 고마워요~~요^^
 

 

"사랑이 없다면 모든 것은 그저 싸구려 연극일 뿐이다"

 

사랑에 인생을 걸기에 사랑은 너무나 가변적이라고 믿는 나 같은 사람,

오늘 새벽 책을 읽다가 위의 문장을 만나고 말았다.

읽고 몇 페이지 지나니 작가는 이 문장을 또 반복하여 인용한다.

 

It's only a paper moon 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좀 바꾼 문장인데 원래 가사는

Without your love, it's a honky-tonk parade. 이다

 

사랑이 과연 인생을 걸만큼 대단한 것인가에 대해 말하는 대신 이젠

사랑이 있는 인생과 사랑이 없는 인생은 확실히 같지는 않겠다고 말해야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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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9시가 넘었는데 현관 벨이 울린다.

하루 종일 기다리던 택배 아저씨다.

내일 올려나보네, 내일은 내가 집에 없을텐데 나중에 10kg나 되는 걸 아래 경비실에서부터 혼자 어떻게 들고 오지? 그러고 있던 중이었다.

박스를 현관 안으로 밀어넣어주시는 아저씨에게 한마디 했다.

"늦게까지 수고 많으시네요. 감사합니다."

꾸벅하고 돌아서는 뒷모습에 찡한다.

모든 가장의 뒷모습은 찡한 법이니까.

 

 

 

 

 

 

 

 

 

 

 

 - 10kg박스 안에 들어있던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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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3-09-2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택배기사님들 고생이 많으시지요.

hnine 2013-09-26 04:37   좋아요 0 | URL
그렇게 늦게까지 일하고 언제 쉬고 다음날 또 일하러 나가나 생각이 들더군요.
부양할 가족이 있다는 것은 힘이 되기고 하고 힘이 들기도 하고. 그래도 가족이 있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아요. 힘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으니.
아무튼 열심히 사시는 모습에 응원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파란놀 2013-09-26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을 그리려고 장만하셨군요!
...가 아니라 맛나게 드시려고 장만하셨겠지요~

물건을 즐겁게 받으며 활짝 웃으시면
늦게까지 일하는 분들도
즐겁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시리라 생각해요~

hnine 2013-09-26 08:14   좋아요 0 | URL
저희 집에 다른 과일은 몰라도 사과는 늘 떨어지지 않거든요. 제가 사과를 무척 좋아하는지라 ^^
우리 나라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배송하고 배송받는 택배 시스템 있는 나라가 아마 없지 않을까 싶어요.
저렴한 비용, 빠른 배송 이라는 잇점 뒤에는 분명히 그만큼 고생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얘기겠지요.

oren 2013-09-2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께서 하루 종일 기다리셨던 사과였으니 얼마나 맛이 좋았을까요?
저 사과는 그림으로만 보더라도 참 먹음직스럽네요.. ㅎㅎ

hnine 2013-09-26 21:55   좋아요 0 | URL
청송에서부터 온 사과였어요. 10kg, 50개요! ^^

하늘바람 2013-09-27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햇사과 맛나지요 사과 그림 참 좋아요

hnine 2013-09-27 09:48   좋아요 0 | URL
요즘 사과가 제철 과일이지요. 하늘바람님도 많이 많이 드세요. 전 사과순이랍니다 ^^

잘잘라 2013-09-27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 저두요! 어릴땐 사과귀신이라는 별명도 있었어요! 신맛이 많은 홍옥이랑 아오리를 하두 잘 먹어서 엄마가 사과귀신이라고 놀리듯 불렀던 기억이 나요. 스릅~ 후훗. 지금은 생각만해도 침이 고여요. 오늘 점심은 사과 한봉다리 사다가 먹을래요! ^^

hnine 2013-09-27 11:58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과 저랑 또 공통점을 한개 더 찾았네요 ^^
요즘 사과 정말 맛있어요. 오늘도 벌써 두개나 먹었지요. 종류 안가리고 다 잘 먹는데 요즘은 저희 어릴때보다 훨씬 많은 품종의 사과가 있더라고요. 제가 오늘 먹은건 '홍로'라는 거였어요. 어제까지 먹은건 '선홍'이고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원피스라는 옷이 보기보다 편하다는 걸 뒤늦게 알고는 올 여름 시작하면서부터 원피스를 하나 장만해야지 했었다.

인터넷 포탈 들어갈때 보이는 쇼핑 사이트에서 원피스가 눈에 뜨일때마다 클릭, 클릭 했건만.

맘에 든다 싶으면 너무 비싸고,

이 정도 가격이면 사겠다 싶은건 보기에도 바느질 엉성, 어슬프게 명품 디자인 흉내낸 짝퉁.

백번 쯤 클릭을 했으려나?

그렇게 7월이 가고, 8월이 가고,

가을이 되었네.

내년 여름으로 넘어갔다.

 

 

따뜻한 음식이 몸에 좋은거 알면서도 난 체질적으로 찬 음료, 밥도 찬밥을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가 바로 팥빙수. 음식이라기 보다 간식거리지만 이거 먹고 밥을 못먹는 한이 있어도 난 팥빙수를 선택할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팥빙수가 왜 이렇게 어마어마한 사이즈에, 어마어마한 값이란 말이냐.

하나 시켜서 누구랑 같이 먹을거 아니면 도저히 혼자 못먹겠더라.

좀 작은 사이즈 빙수 파는데 없나?

찾다 찾다 더위 다 가고 가을이 되었네.

나 아직 팥빙수 한번도 못먹었는데!

내년 여름으로 넘어갔다.

 

 

열세살 아들의 장래 희망은 기타 치며 노래하는 가수.

요즘 기타 열심히 배우고 있다.

그런 아들의 꿈이 잠시 '의사'로 바뀐 적이 있는데 몇달 전 자기 목에 원인 모를 작은 멍울을 발견하고서이다.

아무래도 이게 "암"인것 같다는거다.

나한테 목에 생기는 암에 어떤게 있느냐, 이 정도 크기면 고칠 수 있느냐, 폭풍 질문을 해대면서 며칠을 고민고민 하다가 결국 아빠랑 병원에 다녀온 날이다. 자기는 며칠 고민하던 문제를 의사 선생님은 눈으로만 보고 너무나 명쾌한 진단을 내리시더란다. "암이 아니다" 라고. 그 순간 의사라는 직업이 너무 멋있어졌단다. 다른 사람의 고민을 저렇게 멋지게 한방에 해결해줄 수 있는 직업이 의사라고 생각, 그날부터 아이의 장래 희망은 '의사'로 바뀌었다.

(3주후 다시 원래 희망으로 돌아옴)

 

 

며칠 수학 공부를 좀 하더니 아이가 그런다, 자기는 수학을 좋아할 수 없다고.

어려워서? 그랬더니 아니란다.

수학은 문제를 풀다가 어느 단계에서 한번 실수를 하면 절대 옳은 답이 안나온단다. 되돌이킬 수가 없단다. 단 한번의 실수로.

반면에 영어나 역사 같은 과목들은 중간에 뭘 좀 틀리게 말한다고 해서 결정적으로 다 틀리진 않는단다. 그래서 자기는 수학을 좋아할 수 없단다.

 

어쩌면 이렇게 다 따박따박 이유가 있는지. 듣고 있으면 그냥 재미있다.

 

 

 

 

 

 

 

 

요즘 살쪘다고 밤마다 이렇게 동네를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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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3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09-23 21:58   좋아요 0 | URL
많이 컸지요. 중학생인걸요 이제 ^^
가수의 꿈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겠어요. 하고 싶은게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고. 부모가 열심히 벌어야한답니다 ㅠㅠ

야클 2013-09-23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 봐서는 살을 빼기 보다는 더 먹고 쪄야 할 체형으로 보이는데요? ㅎㅎ
그런데 어딘가요? 저렇게 뛰기 좋은 동네가? 멋진 곳에 사시는 듯. ^^
위에 보이는 사막(맞나요?)도 멋있네요. 마치 우유니 소금사막 같이 생겼는데.

hnine 2013-10-06 20:34   좋아요 0 | URL
살찐 편이 아니었는데 잠시 엄마의 감시를 벗어나더니 요즘 좀 불었나봐요 ㅋㅋ
위의 하얀 모래 사장은 여행가서 찍어 보내온거고요, 저렇게 뛰고 있는 곳은 '동네' 한바퀴 맞아요.

상미 2013-09-23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린이의 진로 정하기 넘 귀엽다 ㅎㅎㅎ
보고 싶지?
수학에 대한 견해 ... 일리있다.

hnine 2013-09-23 22:47   좋아요 0 | URL
다린이 덕분에 요즘 인기있는 가수들 이름 많이 배운단다. 오늘은 Austin Mahone라는 열여섯살된 가수에 대해 알게 되었지 ㅋㅋ
수학엔 그런 면이 있다는걸 나도 다린이 말 듣고 새삼 알았어.

무스탕 2013-09-23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얼마나 정확한 이유들인지요. ㅎㅎㅎ
정성인 꽤 오랫동안 장래 희망이었던 과학자를 포기한지 오래에요. 요즘엔 하고싶은게 없대요 ㅠㅠ
근데 수학은 재미있대요. 새로운거 배우는것도 재미있고 문제 푸는것도 재미있대요.
수학은 재미있는데 뭐 할 지는 저도 모르겠대요. 가르쳐 줄수도 없고 정해줄수는 더 없고.. 참..;

hnine 2013-10-06 20:35   좋아요 0 | URL
과학자를 왜 포기했을까요? 수학을 좋아한다면 과학을 피해가기 힘들텐데...^^
전 중학교3학년때 수학선생님께서 첫시간에 칠판에 "수학은 神의 학문" 이라고 쓰시는 순간 수학이 너무 좋아져서 열심히 하느라고 했고 고등학교때 겁없이 이과를 선택하기까지 했는데...저는 신이 아니라 인간인지라 ㅠㅠ, 성적은 정말 좋지 않았어요. 지금도 수학을 잘 하는 사람, 이과 과목중에서도 물리를 좋아하고 잘 하는 사람을 보면 잠시 넋 잃고 본답니다.

icaru 2013-09-24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학교 때였지 싶은데,,, 목에 멍울이 잡히고, 감기걸렸을 때는 그쪽이 아픈 거 같고,, 그즈음 어른들이 연주창으로 돌아가신 일가친적이야기하고 그랬거든요. 암인거 같아, 혼자 심각해져서~ 왜 엄마나 어른들에게 말할 생각도 못하고,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ㅎㅎ 나중엔 그게 임파선이 부어 그렇다는 걸 알았지만요.
다린이도 당시 혼자 많이 심각했었을 거란 게 짐작되어요~


hnine 2013-09-24 18:53   좋아요 0 | URL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하하...icaru님도 그때 소심하셨나봐요.
지금이야 웃으며 말하지만 그때는 얼마나 심각했겠어요. 그 걱정에 다른 일들은 눈에도 안들어왔을거예요. 우린 지금 어른이지만 몸의 어디가 이유없이 이상하면 불안해하잖아요.
다린이는 지금도 어디가 조금만 이상하면 저에게 즉각 보고합니다. 정말 아파서 그러는지 애정 확인받고 싶어 그러는지 궁금할때가 있어요 ^^

BRINY 2013-09-2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원피스 편하더라구요. 저도 여름에 내내 원피스 입고 다녔네요.
정장식으로 벨트 매고 그러는 건 불편한데, 적당히 여유있는 원피스는 완전 편하고 시원해요.

hnine 2013-09-24 18:56   좋아요 0 | URL
그쵸? BRINY님. 벨트 매는 그런 원피스말고, 에이 라인 원피스요. 벨트 안 매도 되고 바람 잘 통하는 원피스요. 함께 맞춰 입을 옷 고르지 않아도 되고 한벌로 끝나는 원피스, 참 편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너무 가격 착한 원피스만 고르려고 했는지 결국 못 사고 여름을 났어요. 한 겨울에 사면 좀 저렴하려나...ㅋㅋ

마노아 2013-09-2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는 철학적인 면모가 보여요.
사진도 감탄하게 만드네요.
이러다가 나중에 슈스케 같은 데에 기타 들고 나오는 것 아닌가 몰라요.^^

hnine 2013-09-24 18:59   좋아요 0 | URL
철학적은요 뭘 ㅋㅋ 이런 저런 자기만의 이유를 설명하는 게 엄마 보기에 재미있어서 그렇지요. 제 조카는 다섯살때부터 장래희망이 "의사"인데, 왜 의사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불쌍한 사람들을 고쳐주기 위해서라고 하거든요.
수학을 좋아할 수 없는 이유를 저렇게 대다니, 저 역시 수학을 잘 못했지만 저는 다 제가 못나서 수학을 못한다고만 생각했거든요.
사진은 다린이 아빠가 찍었어요. 제가 사진 크기를 줄여서 올렸는데 크게 찍은 원본을 보니 멋있더군요.

여울 2013-09-24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네요.ㅎㅎ 많이 컸군요. 귀엽구 똑똑하구요.

hnine 2013-09-24 19:02   좋아요 0 | URL
여울마당님, 저도 여울마당님 글 올리실때마다 늘 읽는데, 감히 다녀간 흔적을 남기기도 부끄러워서요 ..

2013-09-24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24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3-09-25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아주아주 멋집니다. 다린이가 많이 컸어요, 위의 사진은 좀 통통해보이긴 하네요. ㅎㅎ 자기관리 철저하고 감성과 이성이 조화로운 다린이, 멋지게 자라고 있군요. 원피스 진짜 편해요. 전 다른 계절은 별로 안 그런데 여름엔 원피스를 자주 입어요. 옷 입기 간편하고 시원하고ㅎㅎ 친구 왈, 너무 뻗쳐입은 것 같아서 자긴 잘 안 입는다나요? 뻗쳐입은 거 아닌데ᆞᆢ 가을원피스 하나 살까하고 있어요. 요샌 여름 원피스에 얇은 카디건 걸치면 딱 좋지요. 어느새 시월이 코앞이에요. 멋진 계절 보내세요, 나인님^^

hnine 2013-09-25 08:31   좋아요 0 | URL
다린이 나이에 자기관리 철저할거라 기대하지도 않고 실제로도 그렇지 않답니다 ㅠㅠ 부모의 어느 정도 잔소리는 꼭 필요하다고 오늘 아침에도 남편과 얘기했네요. 어른들이라도 자기 하기 싫은 일은 피하고 미루고 싶어하기 마련인데,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것만 하라고 그냥 두면 알아서 할 아이가 몇이나 되겠냐고요. 남편 말에 의하면 다린이는 하라고 옆에서 푸쉬를 해야 그나마 반 정도 한다나요.
늘 어느 정도가 적정선인지, 자식을 키우는 과정의 대부분은 그거 고민하는 시간인것 같습니다.
프레이야님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안그래도 궁금했어요. 하지만 뭘 하시든 걱정되는 분은 아니니까요 ^^ 그냥 기다리고 있답니다.

2013-09-25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25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3-09-25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중학생들은 멋을 부린다고 밥을 많이 안먹는데요,이건 남녀 구분이 없다고 하는데 한참 자라는 시기에 안먹으려 키가 크지 않을텐데 걱정이 되는군요.
그나저나 저도 팥빙수가 먹고 싶었는데 만만치 않은 가격탓에 올해도 그냥 넘겨보렸어요ㅡ.ㅜ

hnine 2013-09-26 04:39   좋아요 0 | URL
중학생들이라면 밥은 제대로 먹고 고칼로리 간식을 줄여야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카스피님도 팥빙수 좋아하시는군요. 어릴때 동생들이랑 집에서 만들어먹던 팥빙수가 제일 맛있었던 것 같아요. 부엌 바닥 어질러 놓았다고 할머니에게 야단맞으면서도 재미있었어요.

金慶子 2013-09-29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을 보내면서 느껴지는 엄마와 아들, 넘넘 재밌게 읽었어요.

가버린 여름이야, 어쩔 수 없지만,
이미 찾아온 이 가을만큼은 멋지고 이쁜 옷 입고,
낙엽지는 가을길에서 멋진 장면 한 컷을 한방에 날리시길 바랍니다.

hnine 2013-09-29 20:33   좋아요 0 | URL
김경자님, 안녕하세요? 저의 일상의 한 컷인데 재미있게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댓글에 써주신것처럼 이 가을에도 멋진 장면 많이 많이 붙잡아 둘수 있도록 귀 열고 눈 열고 마음 열고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비 하루 종일 내린 날, 그리고 어린이책에 관심 많으신 또 한분의 이웃을 만나 반가운 날이네요.
 
비움 : 내 안의 참나를 만나는 가장 빠른 길 요가 수트라 1
오쇼 지음, 손민규 옮김 / 태일출판사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요가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오쇼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이 있지도 않다.

이 책보다 나중에 나온 <쉼> 이라는 제목의 책을 먼저 알게 되어 시간 있을 때마다 조금씩, 주로 새벽에 일어나 읽고는 했다. 다 읽은 후 바로 그것의 전편인 이 책 <비움>을 구입하여 역시 시간있을때마다 조금씩 읽던 것을 오늘 드디어 마쳤다. <쉼> 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번역이 잘 된 것인지, 내용이 어렵거나 뜬금 없는 얘기 같은 구석이 전혀 없이 술술 읽힌다. 여러 군데 밑줄도 긋고 포스트잇도 붙여 가면서 읽었는데,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은 노자의 도덕경과 일맥상통하는 것도 느꼈다. '무'와 '유'는 상반된 것이 아니라 둘이 서로의 존재를 가능하게 해주는 관계라는 것, 특별히 무엇을 이루기 위해 억지로 노력하지 말고 그냥 흘러가도록 두라고도 했지.

 

밑줄 그은 부분을 다 옮길 수는 없고, 읽으며 뜨끔했던 부분을 소개하자면 다음 구절이다.

사람들은 보통 행복한 사람을 보면 질투를 느끼고 미묘한 경쟁을 시작한다. 행복한 사람을 보면 열등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람은 항상 불행한 사람을 고른다. 불행한 사람과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불행한 사람을 보면 우월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187쪽)

그래서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친구로 삼으라고 말한다. 뜻밖이었다. 나는 무엇을 착각하며 살고 있었나.

 

과거, 현재, 미래중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지 못하다는 말. 현재는 찰나이기 때문에 그것을 미처 느끼지도 못하고 사는 대신, 과거의 기억 속에서 아쉬워하고 반성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계획하며 사는게 보통이란다. 즉, 과거와 미래만 연결하여 살 뿐이지 현재는 늘 놓치며 산다는 것.

 

겪어보지도 못한 죽음을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은 삶이 두렵기 때문이라는 것. 떨어짐을 두려워 하면 솟아오름을 두려워하게 되는 것 처럼. 거부당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사랑을 할 수 없는 것 처럼.

 

삶의 본질은 불안전함.

나는 이 말 속에서 안정을 느낀다. 평화를 느낀다. 삶의 본질이 그러한데, 왜 나의 삶은 이러하냐고 불평할 일이 아닌 것이다. 내일은 오늘과 다르리라고, 잔인한 희망으로 오늘을 견디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한대로 다 내려놓고 나 자신의 바탕을 보게 되길 기대하지 않는다. 그런 의도로 이 책을 읽은 것이 아니다. 몸도 안 씻으면 때가 끼듯이 마음도 닦지 않으면 때가 끼니까, 마음을 닦을 때 이 책을 가까이 두고 도움을 받고 싶었다. 달을 쳐다본다고 내가 달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달을 바라보는 마음이고 싶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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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3-09-20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을 보는 마음.. 음.. 연휴 내내 달을 실컷 봤는데요, 리뷰를 읽으니 다시 보고싶어졌어요. 달을 보며 마음에 낀 때를 닦아내고 싶어져서요. 어쩐지 그럴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예요.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hnine 2013-09-20 22:13   좋아요 0 | URL
마음에도 때가 낀다는 것 조차 그동안 모르고 살았어요.
저만 달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달도 저를 내려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따땃해지더군요 ^^
이번 추석 연휴는 날씨가 참 좋았어요. 달구경도 덕분에 실컷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