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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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으면서 다음 권도 또 읽게 될까 했는데 결국 읽었다. 그것도 1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이비 종교, 동성간 성행위 묘사, 겨우 한살때 엄마의 벗은 몸을 보았다는 남자 주인공, 성인 남자와 어린 여자 아이와의 성행위, 이유가 뭐였든 살인은 살인인데 은근히 그것의 이유를 정당화한다는 느낌 등. 읽는데 지루할리는 없도록 쓰여졌지만 이런 것들의 의의가 거부감을 누를 정도로 대단하진 못했다.

2권에서는 1권의 내용이 확실히 더 확장되고 작가의 의도가 더 뚜렷해지긴 한다.

334쪽, 아오마메가 특수한 임무를 행사해기 위해 거물을 만나 얘기하는 대목에서는, 내맘대로이긴 하지만 이후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어 가겠구나 짐작도 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스토리를 끌고 가는 중심으로서 아오마메와 덴고의 보이지 않는 끈에 더 비중이 갈지, 아니면 리틀 피플과의 대립에 더 비중이 갈지는 아직 모르겠다.

아오마메와 덴고의 관계는 '사랑'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그렇다고 '운명', '숙명'이라고 말하기엔 좀 억지스럽고 작위적이다. 리틀 피플이라는 가상의 집단을 도입하여 하루키는 이 작품이 애정 소설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성, 미래 예측성, 상징성을 지닌 작품으로 끌어올리고 싶었던 것일까.

519쪽, 아오마메와 덴고가 두개의 달을 보며 만나는 장면에서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하루키도 결국 이렇게 우연으로밖에 처리하지 못하나 싶어서.

2권을 다 읽도록 여전히 이 작품에 대한 나의 심사는 이렇게 꼬여있다.

작품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 작가의 어떤 뼈아픈 경험과 통찰이 숨겨져 있는지, 혹시 그걸 놓치며 읽게 될까봐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읽는 평소의 나는 어디로 가고, 왜 하루키의 작품을 읽으면서는 내가 작가의 계산대로 느끼고 재미있어 하는건 아닌가 예민해지는지 모르겠다.

이 마당에 3권을 안 읽을 수 없지. 다 읽고 확실히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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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10-01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거 1권읽고 그냥 버려버렸어요.
그후로 하루키는 읽지 않아요.
표현하신 그래도 저도 심사가 꼬여버렸달까요.....

hnine 2013-10-01 10:35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저 혼자가 아니라 다행입니다.
그래도 전 한번 끝까지 가보려고요.

파란놀 2013-10-0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한 살 때라면... 어머니랑 같이 씻지 않겠어요?
그러니 아주 마땅히 어머니 벗은 몸을 보겠지요. ^^

여기에서는 '어머니 벗은 몸'이 다른 테두리에서 나올는지 모르겠지만,
한 살 때 그 기억이란 무엇일까 궁금하네요.

hnine 2013-10-01 19:49   좋아요 0 | URL
아니랍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더 자세히 쓰지 않겠습니다.

안녕미미앤 2013-10-02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글 정말 잘 쓰신다^^ 하루키를 보는 시선이 같은 것도 히히 반갑구요 한 수 배워가요^^

hnine 2013-10-02 05:25   좋아요 0 | URL
안녕? 미미앤님~
하루키의 작품이 불편한 분이 거기에도 계시군요 ^^
지금 제 옆에 3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 읽어보고 말 해 줘요' 라고 저에게 압력을 넣고 있군요.
가끔씩 이렇게 들러주니 반갑고 고마와요.

안녕미미앤 2013-10-03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앙~~앙 정말요? ^^ 누군가 저를 반갑고 고맙게 봐주시는 분이 있다니 놀랍도록 따뜻한 느낌이에요. 힛~~힛 아마 그게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라 더 그럴거에요 헤~~헤 기뻐요! ^______^♥ 제가 좋아하는 아니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도 다 그래주면 좋겠다...... 키득! 저 욕심쟁이죠^^ hnine님 고마워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