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를 위한 교양 수업 - 365일 1일 1지식
라이브 지음, 김희성 옮김 / 성안당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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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덕후란?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 있다. 덕후를 위한 교양수업은 월요일엔 역사, 화요일엔 신화와 전설 수요일엔 문학, 목요일엔 과학과 수학, 금요일엔 철학과 심리, 사상, 그리고 토요일엔 오컬트와 불가사의, 일요일엔 종교로 구분되어 책이 구성되어 있다.

 

1365일로 되어 있으며, 11지식이 습득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예를 하나 든다면 173일차에 나오는 지그문트 프로이트라는 내용에는 지그문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을 개척한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무의식의 영역을 분석하여 사람의 행동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책 중에서

 

그리고 제목은 이렇다.

 

꿈을 분석하여 사람의 심리를 파악한다. - 책 중에서

 

그리고 그에 대한 설명이 한 페이지로 설명되어 있으며, 아주 기본적인 용어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그리고 카테고리란에는 철학, 심리, 사상인데, 구체적으로 심리, 서양, 인물이라고 책의 오른쪽 윗 부분에 써져 있다.

 

 

2.

 

이렇게 구성된 책이라, 하루에 여러 편을 보기는 어렵다. 정말, 하루에 한편씩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루에 한편씩 보면서, 그에 대한 관련 자료들을 깊이있게 찾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 그날을 택하여 그 페이지를 펼쳐보면, 연구하고 싶은 생각이 막 솟아나지 않을까.

 

예를 들어, 내가 관심있는 분야가 문학이라면, 171번에 이렇게 나온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나오고,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비련극의 대표작> 이라는 제목으로 나온다. 그렇게 나오는 제목과 내용을 보고, 오늘은 비극적인 삶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이야기해보거나, 관련 작품들을 보거나, 관련 생각을 또는, 관련 작품을 써보는 식이다.

 

 

3.

 

이렇게 활용하면, 덕후를 위한 교양수업은 내 삶을 윤기나게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삶의 어딘가에서 내 삶이 의미있다고 할 때쯤, 나도 언젠간, 내가 그때, 덕후였지, 라고 떠올릴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좋겠다. 그 의미 있는 덕후의 삶에 내 삶을 조금은 맡겨도 되지 않을까. 삶은 그렇게 내게 오고 있지 않을까.

 

- 성안당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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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첫 번째 아해가 있소

 

성격이 참 밝은

두 번째 아해가 있소

 

그 밤은 하얗다오

아무도 없는 그 숲을

 

세 분의 아해가 영글고 영글어서

조금씩 검은 차가 되어가오

 

사르르사르륵

 

희한한 숲에 나는 서 있소

세분의 아해가 춤을 추오

 

하얀 밤이 다 지나도록

검은 아침이 오도록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오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나무 무성한

 

숲이 눈 앞에 드리우고 있소

우리는 숲이 되어가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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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살링과 별른

 

보랏빛이 살링과 별른이 가는 길을 밝혔다. 살링과 별른의 앞에 전기로봇 같은 것이 보였다.

 

살링, 저게 전기로봇이야? 뭐 이렇게 많아?”

맞아, 저것들이 전기로봇이야. 저 전기로봇들을 데려가면, 연망을 망하게 할 수 있어!”

근데, 저렇게 많은데 어떤 전기로봇을 데려가야 되는 거지?”

나한테 방법이 있어!”

어떤 방법?”

 

살링은 주머니에서 커다란 공을 꺼내서, 서브를 했다. 공은 전기로봇 같은 것의 머리로 향해 나아갔다. 전기로봇 같은 것은 공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 자신이 갖고 있는 쇳덩어리를 들었다. 쇳덩어리는 살링이 서브를 날린 공을 반토막 내버렸다. 사링이 당황했다.

 

살링, 저게 뭐야?”

, 그러게? , 저게 뭐야?”

살링, 저거 전기로봇 맞아? 왜 이렇게 무섭게 생겼어?”

그게, 그 그러니까

 

보랏빛이 살링과 별른을 전기로봇 같은 곳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갔다. 살링과 별른은 어쩔 수 없이 그 보랏빛이 가는 대로 가야 했다.

 

살링, 우리 이제 어떡하지?”

, 나도 몰라

 

보랏빛은 전기로봇 같은 곳이 있는 곳으로 살링과 별른을 내려다 놓았다. 그 중의 한 전기로봇 같은 것이 말했다.

 

너희가, 이 공을 던졌냐?”

, 그게

 

살링이 당황해서 말을 하자, 전기로봇 같은 곳은 더욱 더 살링을 윽박질렀다.

 

어디서 온 첩자냐?”

그게 아니라, , 저희는 도움이 필요해서

도움이 필요한데, 공격을 하느냐?”

공격한 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해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표시를

이것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살링은 어찌해야 될지 몰라, 당황했는데, 그때 별른이 어디선가 날아오는 공을 받아 쳐냈다.

 

저 공은 또 뭐야?”

대장, 아무래도 이 부근에 수상한 자들이 많이 잠복해 있는 듯 합니다.”

그런가, 이 놈들이 어디 간 거야?”

 

전기로봇 같은 것들이 주변을 둘러보자, 살링과 별른이 공을 타고 날아가고 있었다.

 

, 아니, 저것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날라다니는 사람이 있어?”

그러게요, 대장님, 뭔가 이상합니다.”

아무래도 안 되겠군. 수색을 강화하게

알겠습니다. 대장님

 

살링과 별른을 태운 공은 저 멀리 물결이 비추는 곳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우리 대체 어디로 가는 거야?”

그러게, 어디로 가는 거지?”

저기 누가 있는데?”

 

살링과 별른은 물결이 비추는 곳을 바라보는 누군가에게 향했다. 거기 연망이 있었다. 연망은 살링과 별른이 날아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살링과 별른의 연망의 앞에서 멈춰섰고, 공은 어디론가 또 날아갔다.

 

연망, 어떻게 된 거야?”

살링, 별른, 여긴 어떻게 왔어?”

우린 빛을 타고 왔는데이 공, 네가 던진 거 아니야?”

무슨 소리야?”

공이 우리를 구해줬는데?”

공이? 그럼, 누군가 구해주는 숭어가 있었겠지!”

그런가? 누구지?”

모르지!”

근데, 연망 여기서 뭐해? 여긴 어떻게 왔고?”

나도 몰라,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고, 내가 왜 여기 있는지 그것도 모르겠어!”

그럼, 그냥 여기 물끄러미 있었던 거야

맞아, 어딜 가야 할지 몰라서!”

그렇구나!”

근데?”

연망, ?”

왜 나를 버리고 떠났어?”

? 왜 버리고 떠났냐고? , 그게

살링, 연망, 그보다 우리 이제 어떡하지?”

그러게, 우리 어떡하지

여기서부터 어떻게 길을 가야 돼, 알고 있어?”

아니, 모르지. 전기로봇은 무섭기만 해서, 못 데려가겠어.”

저기 있는 저 사람들이 전기로봇이야?”

사람이래?”

사람이라던데?”

전기로봇인데?”

아뭏든, 무서워서 피했어.”

연망도?”

우리도 무서워서 어떻게 해야 고민했는데, 공이 구해줬어.”

, 그렇게 된 거구나.”

우리 저기로 가 보자.”

어디로?”

이 물결이 비추는 어딘가로

 

물결이 비추는 어딘가에 푸른 숲의 나무들이 들어차 있었다. 그 나무들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하늘을 가리고 있었고, 하늘을 가린 잎들로 숲이 무성해져 있었다. 물결에 비춘 하늘과 물결에 비친 푸른 숲을 보니, 연망도 그 길을 걷고 싶었다.

 

살링, 별른, 우리 이 숲으로 들어가 보자. 다들, 우리를 찾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누가?”

감독과 떠린이.”

그럴까?”

그래, 가보자.”

그런데, 살링, 별른, 왜 나를 버렸어?”

연망, , 그게, 버린 게 아니고우린 그냥 여행이 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래?”

, , 그래, 살링의 말이 맞아. 우린 그냥 여행이 하고 싶었을 뿐이야

 

물결에 비춘 하늘에서 하얀 구름이 흩날리고 있었고, 푸른 숲의 잎들이 바람결에 살랑이고 있었다. 살링과 별른과 연망은 그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13. 연망들

 

연망 2가 연망3을 바라보았다. 저기 어딘가에서 연망6이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연망2는 연망2는 연망6의 말이 신경쓰이지 않았다. 한줄기 하얀 빛이 연망2의 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연망2는 그 빛을 따라가기로 했다. 그 빛 안에 연망 3과 연망4, 연망5가 있었다. 연망2는 연망6이 있는 노란빛을 흘낏 쳐다보았다. 연망6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연망2는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연망2가 연망3에게 뭐하고 있느냐고 묻자, 연망3은 그제서야 정신이 든 듯, 연망2를 바라보았다.

 

연망2, 우리 여기서 뭐하고 있었던 거야?”

뭐하고 있었는지 기억 안 나?”

우리, 뭐하고 있었지? 저 노란빛에 있는 저것은 누구야?”

연망6, 몰라?”

글세, 모르겠는데?”

연망3, 연망4를 찾아보자

연망4도 있어?”

연망5도 있어

, 어디 있지?”

연망 2, 일단 그 빛에서 나와 봐

나갈 수가 없는데?”

, 그래?”

네가 들어와 봐

그래, 내가 들어갈게

 

연망2가 연망3이 있는 빛이 있는 곳으로 주저하지 않고 들어왔다. 하얀 빛은 연망2가 들어오자, 주변으로 빛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하얀 빛이 점점 넓어지더니, 연망6이 있는 노란 빛을 침범했다. 연망2의 눈에서 노란 빛이 점점 사라졌다. 연망 2는 연망3에게 이 빛이 넓어졌으니, 우리가 갈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을 거라고 말했다. 연망3이 넓어진 빛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연망2가 연망3이 움직일 때마다 하얀 빛은 점점 더 넓어지기 시작했다. 넓어진 빛의 어딘가에서 연망4가 나타났다.

 

연망4!”

어떻게 된 거지?”

연망5?”

, 연망3이지? 연망2는 어딨어?”

, 여기!”

연망5는 몰라. 그런데, 또 누군가 있었던 거 같은데?”

연망6이 있는데?”

연망6은 누구야?”

 

모두들 연망6을 모르는 듯했다. 연망2는 이 상황이 참 난감했다.

 

연망4, 우리 연망6을 찾아보자

 

빛은 점점 더 퍼졌다. 연망2, 연망3, 연망4는 활동의 범위를 넓혔다. 빛이 넓어지자, 연망5도 모습을 드러냈다.

 

연망5!”

, 연망5?”

이름도 까먹었네

너희들은 누구야?”

, 연망2”

, 연망3”

, 연망4”

, 기억난다. 그런데, 누군가 또 있었던 거 같은데?”

연망연망

 

연망2가 말을 머뭇거렸다.

 

연망2, ?”

누군가 더 없는 거 같은데?”

 

연망2가 더 없는 거 같다고 말을 하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더 없는 게 맞지?”

그런 거 같아. 그런데, 우리 이 빛이

저기 문이 있다. 저기로 나가자

 

연망들이 하얀 빛의 어딘가로 향해 나아갔다. 그곳에 하얀 빛이 줄기로 나 있었다. 거기에 하얀 문을 비추는 하얀 문이 있었다. 연망들은 그 문을 열었다. 누군가 그들을 부르는 것 같아서 연망5가 돌아보았으나, 연망2가 빨리 나가자고 큰 소리로 연망5를 불렀다. 연망들은 문 너머 어딘가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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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망6이 연망들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연망2, 연망3, 연망4, 연망5, 연망까지도 사라졌다. 연망6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때, 하늘에서 노란 빛이 내려와 연망6을 비추었다. 연망6은 그 노란 빛을 바라보았다. 그 노란 빛의 사이사이로 연망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노란 빛은 물줄기 같은 모양을 내더니, 연망6에게로 점점 더 다가왔다. 그 노란빛은 너무도 가늘어서 빛인지 실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연망6은 그 노란 빛줄기에 손을 갖다 대어 보았다. 그러자 그 노란 빛이 넓게 넓게 퍼졌다. 넓게 넓게 퍼진 사이로 연망2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니, 연망2, 거기 있었어?”

, 계속 여기 있었는데?”

그럼, 그냥 모습이 안 보인 거였어?”

무슨 소리야, 감독?”

연망2, 내 눈에는 네가 안 보였어.”

잠깐

 

연망2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들 어디 갔어?”

다른 연망들도 이렇게 안 보이는 거 아니야?”

그런 거야?”

한번 해보고

?”

 

연망6이 퍼진 노란 빛줄기에 손을 또 갖다 대었다. 그러나 노란 빛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연망2, 안 되는데?”

어떻게 했는데?”

아까 가느다란 노란빛에 손을 대었더니, 빛이 퍼져서 연망2가 보인 건데?”

그래?”

우리 어떻게 하지?”

잠깐 기다려 봐

?”

 

연망2가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나 계속 보여?”

안 보여!”

? 안 보여?”

어디로 갔어?”

이제 알았다

?”

우린 공 때문에 안 보이게 된 거야. 여기 어딘가 다 있어!”

?”

연망3, 연망4, 연망5! 있으면 대답해봐!”

 

연망2가 크게 연망들을 불렀으나, 연망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연망3, 연망4, 연망5! 왜 대답이 없어?”

연망2, 어디 있어? 빛으로 들어와!”

나 정말 안 보여? 어떻게 빛 속에만 머물러서 계속 있어? 나 가야겠어!”

어디로?”

다른 빛이 있으면 그 빛을 따라

연망2, 연망2?”

 

연망2가 더 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다. 연망6은 대답이 없는 연망2를 부르는 대신, 노란빛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연망6은 노란빛에 비친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손이 보이지 않았다. 연망6은 자신의 발도 바라보았다. 역시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몸이 보이지 않았다. 연망6은 노란빛에서 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노란빛은 연망6을 가두었다. 단단한 것이 연망6을 노란빛에서 나가려는 것을 막고 있었다. 연망6은 꼼짝없이 이 노란빛 안에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노란빛은 거기서 보았다. 연망3과 연망4와 연망5가 연망2와 함께 어디론가 나가는 것을. 연망2와 연망3과 연망4와 연망5는 연망6을 쳐다보지 않았다. 연망6이 그들을 불렀으나, 그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연망2와 연망3과 연망4와 연망6은 그저 나가는 길을 무심한 듯 걸어나갔다. 연망6은 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몹시도 두려웠다. 연망6은 연망2, 연망3, 연망4, 연망5를 더욱 더 크게 불러 보았다. 목이 타도록. 연망5가 연망6을 돌아보는 것이 보였다. 쳐다보는 연망5의 뒤로 연망2가 뭐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연망5는 연망2를 쳐다보더니, 감독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것인지, 그냥 갈 길을 갔다.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 몰랐지만, 연망6은 이 상황이 몹시도 두려웠다. 연망6은 어디로도 갈 수가 없었고, 자신의 몸의 모습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것을 바라보아야만 했다. 연망6을 가둔 노란빛은 전혀 사라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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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망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바라보았다. 저 공이 나를 해꼬지 하려는 건가, 하는 순간, 연망의 눈에 밝은 햇살이 보였다. 그 햇살이 연망을 비추자, 연망은 그 햇살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그 햇살이 어디로 이어져 있는 길인지 알 수 없었으나, 연망은 그 햇살이 마음에 들었다. 연망은 그 빛의 어딘가에 있는 길을 찾았다. 햇살이 연망을 데려가고 있었다. 그 길에는 여러갈래의 빛이 갖은 색깔로 길을 만들고 있었다. 연망은 그 빛을 바라보았다. 거기 어딘가에 떠린이 빛을 타고 가는 모습이 보였다. 떠린은 신이 난 듯한 모습으로 빛을 타고 어딘가로 내려가고 있었다. 연망은 떠린을 크게 외쳐 불러 보았으나, 떠린은 듣지 못하는 듯 했다. 연망은 이 햇살이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궁금했다. 누구한테 물어볼 길은 없었지만, 연망은 분명 이 햇살이 살링과 떠른과 별른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이미, 떠린은 보았으니, 살링과 떠른이 있는 곳으로 갈 거다, 라는 확신이 들었다. 연망은 다시 떠린이 간 곳을 바라보았다. 거기 파란 빛의 길이 길게 나 있었다. 그러나 그 빛은 조금 후에 조금씩 짧아지더니, 아예 사라져 버렸다. 떠린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연망은 떠린이 어딘가로 갔을까 궁금했다. 그러나 연망을 태운 햇살은 떠린의 행방지에 대한 궁금증을 알려주지 않았다. 연망의 햇살은 자꾸만 어딘가로 향해 계속 나아갔다. 연망은 이 햇살을 멈출 수가 없었다. 멈추지 않는 햇살은 앞에서 오는 초록빛과 맞닿았다. 초록빛이 햇살을 마중나와서, 초록빛과 햇살은 하나로 되었다. 초록빛의 햇살이 연망이 가는 길을 밝혔다. 위로만 향해 가던 햇살은 초록빛을 만다더니, 가는 방향을 바꾸었다. 연망은 이 초록빛의 햇살을 어떻게 조종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고,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었다. 그냥, 초록빛의 햇살이 나아가는 방향으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연망은 앞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망망대해가 펼쳐졌다. 그리고 거기 기계 같은 것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전기로봇 같았다. 저 멀리 보이는 전기로봇 같은 것은 움직임에 절도가 있었다. 전기로봇 같은 것은 하나가 아닌 수백 대는 되는 것 같았고, 그 절도 있는 움직임은 질서가 있었다. 그 전기로봇 같은 것들이 고정적인 줄간격으로 모두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방향에 뭐가 있는지, 모두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 연망은 그들이 나아가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 방향에 또다른 전기로봇 같은 무리들이 있었다. 그 쪽의 무리들도 고정간격으로 이쪽에 있는 전기로봇 같은 곳이 있는 곳으로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두 무리간의 사이가 점점 좁혀졌다. 연망은 그곳을 계속 바라보았다. 그들이 서로 뒤엉켰다. 어떤 건 쓰러지고, 어떤 건 뒤집혀졌다. 연망은 그곳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살링과 떠린과 별른을 찾으려면 그곳에 들어가야 했다. 연망은 그러다가 아차, 싶었다.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지? 내가 왜 살링과 떠린과 별른을 찾으러 온 거지? , 시합에 뛰어야 하고, 살링과 떠른과 별른이 빨리 오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 내가 살링과 떠린과 별른을 찾는 거지? 연망은 이해 못하는 이 상황들이 몹시 당황스러웠다. 초록빛의 햇살이 연망을 데려다 주었다. 그런데, 하필전기로봇 같은 곳이 싸우고 있는 곳의 한가운데로 향하고 있었다. 연망은 초록빛의 햇살에게 통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얘들아, 얘들아, 제발 저리로는 데려가지 말아줘. 왜 하필 저기니? 제발, 다른 데로 데려다줘! 그러나 초록빛의 햇살은 연망의 말을 듣지 못하는 듯 했다. 초록빛의 햇살은 연망의 말을 무시하고 엉켜 쓰러지고 있는 그 지점으로 연망을 데려다놓았다. 연망이 전기로봇 같은 곳이 있는 곳의 한가운데에 놓여졌다. 서로 뒤엉켰던 전기로봇 같은 것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 너 뭐야?”

, , 그러니까

, 너 뭔데, 거기서 버팅기고 있어? 너 어느 쪽 사람이야?”

, 저는 연못팀인데요?”

연못팀? 그게 뭐하는 팀인데?”

그냥, 운동하는 팀이요!”

, 너 죽고 싶지 않으면 빨리 꺼져!”

죽고는 싶지 않은데, 꺼질 수가 없어요. 제 맘대로 온 게 아니라서!”

아참, 쟤 저기 어떻게 왔어?”

그러게? 어떻게 왔지?”

, 초록빛의 햇살을 타고 왔는데요?”

, 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꺼져! 너 몇 살이야?”

열 여덟살인데요?”

, 어린애잖아. 빨리 안 꺼져! 다친다!”

, 너도 꺼지고 싶은데요, 그게 저도 어떻게 꺼져야 하는지를 몰라서.”

, 쟤 때문에 미치겠네.”

저기, 로봇님들이신가요?”

우리가 왜 로봇이야? 우리 사람이야!”

사람이 뭐에요?”

, 사람이 뭔지 몰라? 어디서 왔어?”

숭어시에서요

숭어시는 또 어디야?”

숭어시 모르세요?”

, 쟤 미친 앤가 보다. 우리 이동!”

로봇님들, 어디 가세요?”

, 우리 로봇 아니라니까!”

사람님들, 어디 가세요? 저를 다시 빛에 태워주서야죠!”

, 너 자꾸 헷소리하지 말고, 우리 하는 거 방해하지 마!”

사람님들, 저 좀 빛에 태워다 주세요!”

,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저리 좀 꺼져!”

, 어디로요?”

비키라고!”

 

사람들의 소리에 연망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렇게 크게 낸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분명, 그들은 연망에게 안 좋은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연망은 그들의 말대로 비킬 공간이 있는지 둘러보았다. 연망이 살짝 옆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전기로봇 같은 것들은 다시 엉키기 시작했다. 연망은 옆으로 계속 이동했다. 그들은 엉켜서 쓰러지기도 하고, 정신을 잃기도 했다. 연망은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서로 치고박고 싸우는지. 연망은 여기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연망을 태운 초록빛의 햇살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연망은 길을 몰랐다. 그저, 그들 싸움의 한복판에서 벗어날 길을 찾아야만 했다. 연망이 계속 옆으로 이동했고, 드디어 전기로봇 같은 사람들의 싸움터에서 벗어났다. 그곳에 바다 같은 곳이 있었으나, 바다는 아니었다. 연망은 그 넓은 바다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 그 바다 같은 곳에 은빛 물결이 출렁이고 있었다. 은빛 물결 사이로 하늘의 구름이 떠나니는 것도 보였다. 연망은 그 구름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길을 알려주기를 청했다. 초록빛의 햇살이 연망을 데려다놓았다면, 이 바다 같은 곳에 비춘 구름이 길을 알려줄 것만 같았다. 연망이 한참을 바라보며 청하자, 바다 같은 곳에 비춘 구름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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