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함을 넘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조그만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어이가 없는 상황들... 역사는 아마도 이 시기를 언어가 타락한 시기로 기록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가 무색하게 3대에 걸친 권력의 세습 앞에 '민주주의'는 어디 있으며 '인민'은 또 어디있고 '공화국'은 어디로 사라진걸까? 거기에 '사회주의'라는 말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  

북쪽에서는 전체주의를 넘어서 봉건제로 진입하는데 '사회주의'라는 말을 쓰고, 남쪽은 4대강을 죽이고 복지를 축소하면서 '녹색'과 '서민'을 강조한다. 이 모든 현실을 뒤엎고 포장하기 위해 쓰는 말들이 오염되고 썩어 문드러지는 시대.... 

권력은 자기재생산을 위해 저지를 수 있는 어떤 짓도 저지르기 마련이다. 이 권력을 제어하는 것은 권력을 위임했다는 개개인들의 성찰과 싸움일 것이고, 그 싸움에서 권력이 승리한다면 권력의 전횡을 막아설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주체의 나라'에서 주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내가 정말 궁금한건... 진보세력이 이 일련의 현상에 대해 얼마나 올바른 비판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같은 민족이라고 침묵한다면... 진보라는 말을 쓸 자격이나 있는 것인지... 이번 기회에 정말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정립했으면 한다.  

언제부터인지... 북한의 정권은 정말 진보의 걸림돌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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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10-09-29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은 수령과 출신성분의 대를 잇고, 남한은 자본과 재벌이 대를 잇는;;;
'한' 민족 맞는거 같아요 -_-;

머큐리 2010-09-29 22:55   좋아요 0 | URL
아..민족이라는 단어도 별로 안좋아해요...^^;

양철나무꾼 2010-09-29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과연 개혁이나 진보라는 말을 제대로나 쓰고 있는 걸까요?
개념 재정립을 위해 사전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이젠 뭐 화 낼 기력도 없고,우울한 하루 하루 입니다여~ㅠ.ㅠ

근데'우울한 편지'가 듣고 싶은 난 뭐냐구요~

머큐리 2010-09-29 22:56   좋아요 0 | URL
'우울한 편지'는 음악인가요?

마녀고양이 2010-09-29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큐리님..... 너무너무 공감되는 페이퍼입니다.
글 전체가 몽땅 제 마음 대변입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북한은 이제 김씨 왕권 체제가 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인정해야 할거 같습니다.
그리고 진보 세력은 일관성있게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집니다!
남한 정부는......... 음음................ 음.

머큐리 2010-09-29 22:56   좋아요 0 | URL
글게요..음음....음.

Mephistopheles 2010-09-29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반공, 주적, 온갖 상욕을 다 가져다 붙여도 그걸 또 교묘하게 이용하는 한 북한 정권이 붕괴하길 바라는 위정자는 아마도 없을 꺼라고 보여집니다..^^ 시대를 초월하며 계속해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빨갱이'란 단어를 그리 쉽게 포기하진 않겠죠.

머큐리 2010-09-29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 잡아먹고 싶지 않을까요? 욕도 하면서 두들겨 팰 수 있다면 더 좋을 듯해서 말이죠..^^;

쟈니 2010-09-3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맘같은 페이퍼네요.
북한 주민들은 조선왕조-식민 시기를 거쳐 세습제가 진행되어서, 선거를 통한 대표 선출이라는 개념을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튼 북한 지도부는 다른 나라 상황 알텐데 3대 세습이라니 답답합니다. 투표를 꽤나 해온 남한도 박정희 딸이라고 박근혜 지지하고 남경필도 아버지 지역구 물려받고, 기업은 기업대로, 교회는 교회대로 세습이 기정사실이니, 남북조 시대입니다.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