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 Avata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서양에서 생태적 가치가 증가하는 만큼 동양의 사상에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음을 종종
느끼게 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것이 얼마나 대중화 되고 있는지에 대한 느낌..
비슷한 것이 왔다.

꼭 동양이 아니더라도 고대로 부터 번창해 왔다가, 서양에서 사라져 버리고 동양에서
잔존했던 생태적 사고가 이제 다시 서양으로 건너가 나름 꽃을 피우는 모양이다.
우리가 느끼기에 잡탕같은 아바타의 서사적 구조는 어쩌면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친숙한 이야기들... 더구나 서양의 무력 앞에 그저 힘없이 당하기만
했던 현재까지의 역사는 아바타의 이야기가 단순하게 외계 행성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만은
아니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진행되는 매우 적나라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 

서양의 발달된 과학과 합리적 이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받아들이고 공감해야 하겠지만
그 저변에 도사리는 비합리적 파괴와 무분별한 이윤추구는 분명히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서구모델를 지향하는 우리는 아직도 그에 대한 분명한 대안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영화를 통해서 무언가 새로운 영적 각성을 희구하는 것 밖에
없는 것인지... 어쩌면 아바타의 서사에 대한 회의는 그러한 영적 각성이 제3세계에
일종의 미신으로 폄하되었던 과거와 연관이 있을 지 모르겠다. 
그것은 일종의 진실된 희망보다는 허망에 가까와 보이는 것이다.

영상이야 비교 대상이 없으니 당연 찬사가 터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조조임에도 몰려드는 관객들을 보면서,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사실 아리송했다.
무엇보다도 영상일 것이다. 새로운 영상은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재미도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는 큰 아들의 말에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나고
물었더니 역시 전투씬을 이야기 한다.
사람들은 전쟁의 발발 원인이나 전쟁이 후 나타나는 참상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싸우는 모습에 흥분하고 (당사자가 아니니) 즐거울 뿐이다.
(하기사 구경 중에 제일 재미있는 것이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 하지 않는가?)

생태와 동양적 사고...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과연 그런 것이나 있을까?
어쩌면 빈곤한 소재를 메우기 위해 좀 더 이국적인 무언가를 끌어들인건 아닐까?
단순하게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애들의 모습에서 난 이 영화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 식상한 서사지만  내 나름대로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화려한 영상과 웅장한 전투씬에 크게 나타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등장에 감탄하면서도 우려스럽다.  

사실 이 영화보다 다른 영화들을 보고 싶었다. 
시류에 뒤떨어졌다고 투덜대는 아들들 때문에 짬을 내서 본 영화였고 결국 중간에 살짝
졸고 말았다. (이게 조조의 휴유증?) 그리고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잠깐 졸았다는 말을
하고 나서 이상한 놈(?)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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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26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는 동안에는 빨려 들어갔거든요. 영상이 화려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극장을 나오고나니 이 영화에 대한건 별로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저 그때뿐이랄까요.

저는 전쟁장면이 힘들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전쟁의 발발원인이나 전쟁후의 참상 때문이라기 보다는 명목있는 전쟁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남의 것을 빼앗고 또 내것을 지키기 위해 피흘리며 싸운다는게 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는게, 제게는 단 한번도 합리적으로 보인적이 없어요. 그런데 또 그렇다면 무엇으로 해결해야 하는가, 라고 하면 또 답을 내릴 수도 없고...

어쩌면 제 이런 생각은 머큐리님께서 밑의 페이퍼에 쓰신 것처럼 '일상에서의 비합리성'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네요.

머큐리 2010-01-26 23:4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뭔가 음악과 춤이 있는 영화나 로맨틱한 영화 그리고 뭔가 묻어나오는 영화(응?)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다락방 2010-01-27 09:04   좋아요 0 | URL
아 머큐리님!!
뭐요, 뭐가 묻어 나오는데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지저분한 생각중 ㅋㅋㅋㅋㅋ)

머큐리 2010-01-27 09:4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뭐라 말할 수 없어도 느낌으로 아는 그런 삶의 어떤 것들이요..제가 표현력이 좀 어눌해서... 어떤 아련한 향기 같은 거죠...콧물이나 등등의 것과는 많이 거리가 있는 어떤것..인데요..흠...(근데 삼겹살 굽는 냄새는? 응?)

털짱 2010-01-27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주 이 영화를 봤는데 글쎄요... 스토리에 있어서 새로운 무엇이 있었던가 싶어요. '전우치'의 발랄한 상상력이나 '여배우들'의 당돌한 솔직함에 전 더 끌렸던 것 같아요.^^

머큐리 2010-01-27 09:47   좋아요 0 | URL
전우치는 몰라도 '여배우들'은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말입니다..ㅎㅎ

2010-01-27 0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8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1-28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일단 졸수도 있다는 걸 이해합니다 ㅎ

머큐리 2010-01-28 09:35   좋아요 0 | URL
휘님은 이해해 줄지 알았어요...ㅋㅋ 우린 별종(?)들인가?
예전에 트랜스포머 보다가 졸았는데...왜 그런거지요???

프레이야 2010-02-06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졸릴 수 있었다는 점에 저도 동감합니다.^^
한참 막바지 전투장면 중에 화장실 다녀오느라 나았지만요.
(커피를 대짜로 마셨더니만..ㅋ)
3D체험이 남달랐던 아날로그맨이었지만 생각보다는 괜찮았어요.
작은아이랑 봤는데 아이도 의외로 괜찮네, 이러더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