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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속의 산책 - [할인행사]
알폰소 아라우 감독, 키아누 리브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예전에 한 번 본 영화를 다시 본다.
가끔 난 영화를 보면, 주변적이고 지엽적인 문제에 나의 생각이 고착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전쟁 후 미국 사회에 대한 생각, 가족과 명예, 물질과 사랑, 전통과 현대....
두루두루 생각해 볼 수 있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들어있는 영화다.
그리고 우연 속에 사랑이 피어나는 로맨스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에 집중하기보단 이러저러한 잡생각만 한다는 것이다.
난 매트릭스의 키아누 리브스보다 이 영화에서 나온 키아누 리브스가 더 좋다.
초인적인 능력자보다 인간의 따뜻한 감정을 갈구하는 나약한 보통사람으로서의 그가 더 정감
있고 끌린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소소한 인간의 감정이 살아있는 영화들이
좀더 마음에 끌린다고 해야 하나?
전쟁 후 생계를 위해 초콜릿을 팔러 길을 떠난 폴은 혼전 임신한 빅토리아와 우연히 만나고
보수적인 아버지 때문에 고민하는 그녀을 위해 가짜 남편이 되어 그녀의 집에 방문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녀의 마을 이름은 '구름'. 포도농장을 운영하는 그녀의 집안은 보수적
이고 끈끈한 대가족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고...주인공 폴은 고아원 출신의 고아다.
여기에 가족주의의 열망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전쟁에 참여했다 귀향한 폴의 희망은 단란한
가족과 평화롭게 사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가족의 원형이 실재 존재했던 것이다.
'구름'마을에....
빅토리아를 돕기 위해 그녀의 아버지로 부터 무시당하는 폴... 결국 위기를 넘기위해 맺은
가짜부부 행세는 두 사람을 진실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시키고.... 그럼에도 이미 결혼한
폴은 그녀를 두고 다시 아내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아내는 다른 남자와 같은 침대를 쓰고
있고....기쁜 마음으로 빅토리아에게 돌아가는 폴.... 여기에 또한 낭만적 사랑에 대한 절대적
숭배가 깔려있다.
위의 가족주의나 낭만적 사랑에 대한 나의 감상은 솔직하게 다 쓰레기 같은 얘기고....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 영화의 한 장면 만큼 에로틱하고 기억에
두고두고 남는 장면을 다른 영화에서는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포도를 수확한 후 커다란 통에 수확한 포도를 넣고 여인네들이 포도를 맨발로 으깨는
장면...아... 그 아름다운 다리들과 여인들의 모습이란.... 그 장면 하나만으로 난 영화를
보는 모든 행위를 보상받았다 --;;
이 한 장면을 위해 난 한 편의 영화를 다시 보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