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 책이 어떻게 시작하는지는 대부분 알고 있을 것 같다.

대학 교수인 '도이치'는 아내와의 결혼기념일에 아내, 딸과 함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마시게 된 차tea 티백 꼬리표에서 이런 문구를 발견한다.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p.19


책 속에 나온 이 구절의 번역은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p.44


이다.


티백 꼬리표의 이 구절에는 괴테가 한 말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괴테 연구자의 일인자로 일본에서 잘 알려진 도이치인 만큼, 이 구절의 출처가 어디냐는 딸의 물음에 아마도 이것일 것이다, 라고 짐작해 말해주지만, 그 때부터 도이치는 이 말을 정말 괴테가 했는지, 그렇다면 어디에서 했는지 궁금해져 알고싶어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괴테 관련 책들을 훑어보고, 또 자기가 썼던 괴테 관련 연구서도 찾아보지만, 이 구절의 출처를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아는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혹시 괴테가 했다는 이 말을 아느냐, 안다면 출처를 알려달라 고 요청한다. 도착하는 답신들 중에서 그 구절의 출처를 정확히 밝혀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 말 괴테가 할법한 말이네, 라는 답을 들었다. 결국 그는 이 구절의 정확한 출처를 알지 못한채, 티비 방송에 나가서 괴테가 한 말이라며 이 구절을 말해버리고, 그리고는 정확한 출처를 모른다는 학자적 양심에 괴로워한다.



제목이 자기계발서 같아서 읽을 생각도 안했던 책인데, 나중에 이 책이 소설이라는 걸 알게 됐고, 아 소설이구나 하면서도 딱히 읽고싶어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금희가 한 유튜브 프로그램에 나와 이 책 얘기를 하면서, 괴테를 향한 집착에 시달리는 이 주인공을 매력적이라고 하는거다. 당시 다른 패널들은 '집착 너무 싫어!' 하고 끔찍하게 여겼지만, 나는 이금희의 그 말이, 이 책을 읽은 맥락 속에서 나온 것이었으므로,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냥 들으면 집착하는 남자, 집착하는 인간 에서 훅, 비호감이 오지만, 그러나 이금희가 이 책을 읽고 그 집착을 좋다고 말했다면, 거기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그러니까 그 맥락을 안다면 나 역시도 이금희의 말에 동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니 역시나 단순하게 '집착하는 사람 싫어'로 말할 수는 없었다. 책 속에서 괴테를 향한 연구를 계속해온 사람인만큼, 자신이 알지 못하는 괴테의 어떤 말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그리고 그것의 출처를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그 집착은, 학자의 지적 욕망과 또 학자의 양심에서 온 것이었다. 막상 뱉어놓고도 이것은 출처를 모르는데, 하고 괴로워하는 지점에서는 그야말로, 모름지기 학자란 이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던거다. 무언가를 알고 싶고, 그래서 알고 싶은 걸 알기 위해 책을 뒤져보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그 집착을, 나는 싫어하지 않았다. 나는 이금희의 그 '좋다'는 말이 이해되었다.


게다가 나 역시 정말 이 문장이 괴테로부터 온것인지, 그렇다면 그 출처가 어디인지 같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책장을 넘길수록 어서 빨리 출처가 나오기를 혹은 그것이 괴테로부터 온 것은 아니었다, 라는 말이라도 나오기를 바랐다. 끝내 찾지 못하다가 티백 회사에 전화를 걸고, 명언 사이트도 들어가보고, 그러다 결국 독일로 넘어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집착이었지만, 그렇게해서 답을 찾아낸다면 그것은 의미가 있지 않은가!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건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학자 가족이다.

도이치의 장인 어른 역시 연구하고 논문을 쓰며 대학교수였던 사람이고, 그는 자신의 딸을 제자에게 소개시켜주어 그들이 결혼을 하게 된거다. 그런 도이치와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딸 역시 대학원생이고 논문을 써서는 할아버지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학자 가족, 지식인 가족은 사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이었으므로, 나는 항상 이런 이야기가 인상깊고, 또 그들의 생활에 대해 상상해보게 된다. 그것은 어떤 삶일까. 자라면서 공부 못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을까?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처럼, 부모가 외국어로 된 서적을 읽고, 하루중 어느 한 때는 다같이 모여 책을 읽기도 하고, 다른 연구생들을 지원하기도 하는 그런 삶속에서, 소년은 자연스레 음악 공부를 아무때고 하곤 했다. 그런 삶은 내가 살아본 적 없는 삶이어서 궁금했고, 내가 책 읽고 글쓰는 어른이 된만큼 어쩌면 내 자식에게 공부하는 어른의 모습을 실생활에서 보여줄 수도 있었을테지만, 그런데 자식이 없다.


두번째는, 사실 이게 더 중요한데,

괴테의 쓸모는 무엇인가, 하는 거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괴테를 연구하는 것의 쓸모는 무엇인가,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괴테를 그렇게나 깊이 연구하는 쓸모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것을 생각했다. 그것이 궁금했다. 도이치가 알고 싶어하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질문하고 자료를 찾아보고 그리고 독일까지 날아가는 과정 모두 이해할 수 있다. 만약 같은 입장이었다면 나 역시 그렇게 대응했을 거다. 그런데, 굳이 왜 그래야 하는가이다. 이건 그것이 쓸모 없다고 말하려는게 아니다. 그러니까, 


인간에게는 빵만 필요한게 아니다. 장미도 필요하다. 안다. 인간에게는 밥만 필요한게 아니라, 노래도 필요하고 그림도 필요하다. 그러니까 안단 말이다.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다양해서 어떤 사람은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어떤 사람들은 밥을 먹고 또 서핑을 하러 가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숲속의 벌레를 연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하루종일 춤을 춘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괴테를, 버지니아 울프를, 셰익스피어를 연구한다. 그러니까, 왜, 왜 연구하느냔 말이다. 왜 어떤 사람들은 지젝을, 아감벤을 연구하느냐 말이다. 왜 그토록이나 깊게 연구하느냐고. 평생을 읽고 쓰면서 한 학자에 대해 혹은 하나의 학문에 대해 왜 그토록 깊이 연구하고 몰두하느냐 말이다. 그것의 쓸모는 어디있느냐 말이다. 괴테를 연구하면, 괴테를 아주 깊게 연구해서 괴테가 한 모든 말들을 알고 또 그 말들의 출처를 알고 있다면, 그것이 인생에 어떤 도움을 주느냔 말이지. 물론, 같이 연구하는 사람들과 풍부한 대화를 할 수 있다. 세미나 같은 공식적 만남에서도 그렇지만, 사적인 대화속에서도 서로 의견을 나누고 지식을 나누면서 풍부하고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다. 풍부하고 깊은 지적인 대화는,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며 사실 꽤 좋다. 나를 채우는 느낌. 그렇다면, 이것 때문에, 괴테를 그토록이나 깊게 연구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깊은 기쁨을 느끼기위해, 충만함을 느끼기 위해 누군가는 버지니아 울프를 연구하고 누군가는 셰익스피어를 연구하는 걸까? 나는 이게 궁금한거다. 다시 한번 노파심에 말하지만, 그것이 쓸모없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하려는 말은 그게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굳이, 왜 인간은, 그토록 지적으로 가려고 하느냐, 그것이 궁금하다는 거다. 그렇게까지 지적이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는데, 굳이, 왜? 나는 그게 궁금한거다. 그 답을 듣고 싶고 찾고 싶고 알고 싶다. 그것이 쓸모 없어서가 아니라, 그 쓸모가 어디에 있는지, 그게 궁금한거다. 



그것은 이 책의 작가 스즈키 유이가 이 책을 쓴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2001년 생의 이 젊은 일본 작가 스즈키 유이는, 연간 1,000권의 책을 읽는 독서광이라는데, 도대체 왜 그토록 많은 책을 읽고 또 이렇게 괴테의(그리고 다른 학자들의) 말을 잔뜩 인용한 이 책을 기어코 써냈는가 말이다. 



인간, 참 신기하지 않은가. 

인간, 참 신비롭지 않은가.



내가 이 책을 읽고 괴테 연구의 쓸모는 바로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결국 그 답을 알아내지 못했어도, 이런 의문을 가진 것만으로도 역시 책읽기는 좋다는 생각을 했다. 책읽기를 멈출 수 없는 이유는 계속해서 질문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바로 당장 답을 얻지는 못해도, 언젠가 어느 순간에 답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책을 계속 읽어야한다. 



그나저나 도이치는 책 속에서 일본의 괴테 연구 일인자라는데, 나도 일인자 같은거 하고 싶다. 과연 무엇으로 하게 될까. 뭐가 됐든 하고 싶다. 흠흠.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alstaff 2026-06-21 22: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아쿠타가와 상을 받은 책 읽고 독후감을 썼는데요, 앞으로 그 상 받은 책은 안 읽기로 했습니다.

다락방 2026-06-21 22:5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이 책도 상찬이 과하더라고요. 딱히 재미도 없었고요..

blanca 2026-06-22 10:06   좋아요 0 | URL
저는 일본 서점대상과 나오키상을 따라 읽기로 했습니다.

다락방 2026-06-22 10:17   좋아요 0 | URL
이거 완전 베스트셀러고 남들 다 읽는 것 같았는데, 그 현상 자체가 만들어진걸까요.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인지, 왜 책 좀 읽는다는 평론가들이 극찬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잠자냥 2026-06-22 11:00   좋아요 0 | URL
폴스타프 님 그 책은.. 혹시 헌치백? ㅋㅋㅋ

Falstaff 2026-06-22 11:54   좋아요 1 | URL
넵! 헌치백 포함 세 권 중에 두권 폭망, 한권 미달. 팔자소관입니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6-06-21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언가를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 너머에도... 인간 본연의 존재 증명과 인정 투쟁의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궁금증의 해소를 위해 쏟아내는 그 에너지가 자신의 생존에 필요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궁금한 게 적어지면 혹은 없어지면, 세상 모든 일에 심드렁해지면, 늙은거라 하잖아요. 살아 있고, 살고 싶은 마음의 표현 중 하나가 이금희씨가 말했던 ‘집착‘으로 표현된 거 같아요.

이 책이 소설인지 몰랐어요 ㅎㅎ 저도 오늘 하나 알고 갑니다^^

다락방 2026-06-22 10:22   좋아요 1 | URL
인간이란 무엇인가, 정작 저도 인간이면서 여전히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Why am I here‘ 라는 질문을 마주했는데, 그 답을 알 수 없지만,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왜 내가 여기에 있는가를 찾아가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결국 모든 학문은 철학으로 이어지는 것일까요?

blanca 2026-06-22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초창기에 구입해서 저는 완독하지 못했어요. 독자에 대한 소구력을 지니는 지점을 저는 찾지 못하고 일부만 읽어서 뭐라 말할 처지는 못되지만, 다락방님의 진지하고 좋은 리뷰 잘 읽고, 이런 내용이었구나, 하고 갑니다.

다락방 2026-06-22 10:18   좋아요 0 | URL
저는 주인공 도이치가 결국 그 출처를 찾아내는지가 너무나 궁금해서요, 그래서 끝까지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말(?)이 마음에 들었어요. 오호라, 이걸 이렇게 풀어낼 수 있구나, 하고 말이지요. 그러나 거기까지.. 딱히 재미는 없었습니다. 음.. 제가 생각하기에, 이 책 보다 제 리뷰가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흠흠. (먼 산)

잠자냥 2026-06-22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길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이 페이퍼 보고 그 후로.... 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괴테가 정말 저런 말을 했나 싶어서 저런 말이 나올 법한 작품들.......
베르테르, 수업시대, 편력시대, 친화력, 시와 진실, 괴테와의 대화 등등 찾아봤는데....
괜히 찾아봄 안 나오잖아! 제길.....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생각엔 왠지 저거 일본 특유의 그 짜깁기 책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저런 원서를 2차 가공하는 그런 책에서 괴테를 인용하면서 저자가 제멋대로 바꾼 문장을 읽은 게 아닌가 싶기도.

저 문장만 보면 포춘쿠키 안에 들어가 있는 문장 같기도 ㅋㅋㅋㅋ

독서괭 2026-06-22 12:00   좋아요 2 | URL
집착냥….
카라바조 부터 알아봤다..

잠자냥 2026-06-22 12:0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착 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이 페이퍼 어제 오후에 봤는데.... 사실 글도 다 안 읽고, 좋아요도 안 누르고 댓글도 안 달고 찾아보기 시작... 내가 기어이 찾아보고 말리라~!! ㅋㅋㅋㅋㅋㅋㅋ 이 페이퍼만 안 읽었어도 내가 어제 칸트 다 읽을 수 있었는데.....-_- ㅋㅋㅋㅋㅋㅋ

제길........ 아무튼 베르테르, 친화력,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중 하나에서 뽑아서 일본 저자가 멋대로 번역한 문구 아닐까 (나 혼자) 생각하기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6-06-22 12:53   좋아요 1 | URL
소설에서 괴테전문가가 못 찾을 정도면 진짜 없는 거 아닐까요 ㅋㅋㅋ 잠자일보 퀴즈대회가 잠자냥이 낸 것만 아니었어도 젤 열심히 풀었을 사람 같으니..

다락방 2026-06-23 08:51   좋아요 1 | URL
이 책을 읽는다면 답을 알 수 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음 힌트를 드리자면, 이 문장의 출처는 괴테의 책은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스포일러가 될 것이므로 여기까지만... 저도 그게 알고 싶어서 이 책을 끝까지 읽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6-06-23 10:46   좋아요 1 | URL
우웅... 이제 안 궁금해졌어요. ㅋㅋㅋㅋㅋ
저는 사실 이 책.... 괴테도 싫어하고, 아쿠타가와상 수상작도 (윗분들 말씀처럼) 심드렁해서
영원히 안 읽는다에 천 원 걸 수 있어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6-06-22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모라.. 진짜 사람은 왜 당장 쓸모있지 않은 일에 이렇게 생애를 바치기도 할까요! 저도 궁금해지네요.
다락방님 북플에서는 일인자 많이 하고 계시지 않나요? 여성주의, 잭리처 등ㅎㅎ
저 책 누가 추천하는 걸 봤지만 관심이 별로 안 갔는데 역시 다락방님 글 보니 안 읽어야겠다 싶구만요

다락방 2026-06-23 08:53   좋아요 1 | URL
저는 그 지점이 인간의 신비로운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당장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데도 굳이, 부득이 그것을 한다는 거요. 그러고보면 정말로 인간은 고차원적인 동물이 아닌가 싶고요. 그래서 재미있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살아가는데 딱히 도움되는거 아닌데도 잭 리처를 읽잖아요? 아니다, 이건 도움이 되네요. 즐겁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을 처음 발견했으나 당국에 검열당했던 의사 리원량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었다. 중국의 첼시 매닝이나 에드워드 스노든쯤에 해당하며, 따라서 그의 죽음이 대대적 분노를 유발했던 것은 놀랍지 않다. 중국정부가 감염병에 대처한 방식에 대한 뻔한 반응은 홍콩에 기반을둔 언론인 베르나 유의 논평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중국이 언론의 자유를 숭상했다면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없었을 것이다. 중국 인민에게 표현의 자유와 다른 기본권들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위기들은 언제고 다시 벌어질 것이다. 중국의 인권 문제는 세계의 다른 지역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는데, 이번 위기에서 보았듯 중국이 자국 인민들의 자유를 억누를 때 재난이 생겨날 수 있다.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때다." - P23

요즘 나는 때로 바이러스에 걸리고 싶어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렇게 되면 차라리 저 기운 빠지는 불확실성은 끝날 테니까. - P107

케이트 존스가 지적했듯, 야생에서 인간으로 병이 전이되는 일은 "인류의 경제적 발전의 숨겨진 비용이다."


그저 모든 환경에서 우리 인간이 그저 너무나 많이 존재할 따름이다. 우리는 사람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곳에 들어가 [바이러스에] 점점 더 노출되고 있다. 바이러스가 전염되기 훨씬 쉬운 장소에 주거지를 만들며, 그러고 나서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생겼다고 놀라워한다. - P111

환경자원경제학자 마셜 버크는 열악한 대기질과 그 공기를 호흡함으로써 발생하는 조기사망 간의 연관성이 입증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고려했을 때 떠오르는 자연스러운-이 표현은 여러모로 이상하지만-의문은 코로나19가 불러온 경제적 혼란으로 인해 공해가 줄어드는 바람에 구하게 된 목숨들이 바이러스 자체로 인한 사망자들을 능가하는지 여부"라고 말한다. "아무리 줄여 추정해보아도 내 생각에 그 대답은 분명 ‘그렇다‘다." 그는 단 두 달 동안의 오염 감소만으로도 중국에서만5세 이하 어린이 4000명의 목숨과 70세 이상 성인 7만3000명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 P113

우리는 주식시장과 이윤이라는 좌표들 바깥에서 사유하는 법을 배워야 하며, 그야말로 필요한 자원들을 생산하고 조달하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 P114

단지 격리하고 생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 조치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공공서비스가 계속해서 기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기, 수도, 식량, 의약품 들이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곧 우리는, 병에서 회복되어 적어도 당분간 긴급한 공공노동에 동원될 수 있을 정도로 면역이 생긴 사람들의 명단이 필요할 것이다. 이는 유토피아적 공산주의의 전망이 아니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실행되는 공산주의다. 애석하게도 이 공산주의는 1918년 소비에트연방에서 "전시 공산주의warCommunism"라고 불렀던 것의 변종이다. - P115

게다가 강제된 격리가 정말 탈정치적 생존주의를 뜻할까? 나는 캐서린 말라부의 의견과 훨씬 더 가깝다. 그는 이렇게 썼다. "유보epoché, 중단, 사회성을 괄호에 넣는 것이 때로는 타자성에 이르는 유일한 통로, 지구상에 고립되어 있는 모든 사람과 가깝게 느끼는 한 방법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나는 외로워하며 가능한 한 고독한 상태로 있기 위해 노력한다." - P122

복지국가 해체를 중심축으로 돌아가는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거시적으로 볼 때 다음과 같은 면에서 책임이 있다. 즉 많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스스로 바이러스보다 가난을 더 큰 위협으로 느낄 만큼 끔찍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둘째, 실제로 "일터로 돌아가게 될 사람들은 빈자들인 반면 부자들은 격리 상태에서 편안히 머물 것이다. 나머지 모두가 자가격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작 본인은 자가격리하지 못하는 사람들, 즉 보건의료 노동자들, 음식을 만들고 배달하는 일을 책임진 사람들, 전기와 수도의 지속적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자가격리를 위해 머물 ‘집‘이라고 부를 만한 거처가 전혀 없는 난민들과 이민자들이 있다.난민 캠프에 발이 묶인 수천 명 속에서 어떻게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집할 수 있겠는가? - P147

하나의 권위주의적 체제가 마지막 위기에 가까워지면,해체는 대체로 두 단계를 밟는다. 실제로 무너지기 전에 종잡을 수 없는 균열이 발생한다. 그리고 한순간 사람들은 게임이 끝났다는 것을 알고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체제가 정당성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권력 행사가 그 자체로 무기력하고 공포에 차나 반응이라는 점을 느끼게 된다. - P149

이 점이 바로 프랑스 파리의 가난한 북부 교외 지역에서 부자들의 삶에 봉사하는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킨 이유다. 이 점이 바로 최근 몇 주 동안 싱가포르의 외국인 노동자 숙소들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들이 극적으로 폭증한 이유다. "싱가포르는 주로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건너 온 140만 명에 달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보금자리다. 가사도우미, 집사, 건설 노동자와 육체 노동자로 일하는 이 이주민들은 싱가포르가 계속 돌아가게 하는 데 필요불가결하다. 그렇지만 또한 그 도시에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가장 취약한 계급이다.‘ ‘이 새로운 노동계급은 예전부터 여기 쭉존재했고, 감염병이 이들을 들쑤셔 드러나게 만든 것일 뿐이다. - P184

그 누구도 바이러스에서 안전하지 않다. 주판치치가 지적했듯, 나의 안전이 그들의 생존에 달려 있는 시스템, 그들의 노동을 "갈아넣어야만 유지되는 시스템은 무언가 크게 잘못되어 있다. - P191

아감벤의 우려만큼이나 지젝이 새로운 공산주의를 들먹이는 까닭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지젝이 뜻하는 공산주의는 막연한 꿈이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실행 가능한 정치 원리다. 개인을 버리고 공동체의 집단성을 내세우는 권위주의의 논리가 아니다. 오히려 "이미 진행되고 있고" 또한 "많은 사람이 필수적이라고 느끼는" 조치, 더러는 이미 "시행되기도 한 조치들을 지칭하는 명칭"으로서의 공산주의다. - P194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장밋빛 미래를 밝혀줄 비전이 아니라 재난 자본주의의 해독제로 쓰일 ‘재난 공산주의‘ 전망에 가깝다. 마스크, 진단키트, 산소호흡기 같은 의료장비부터 곡물 생산과 실업 등 생명과 생존에 관련된 물품의 생산과 공급을 시장 메커니즘에 의탁하지 않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조절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책은 코로나19 이후 인류가 맞게 될 상시적 바이러스 사회에서 국가의 공적 기능이 커지고 우리의 생명과 생존이 함께 추구될 수 있는 평등한 공동체를 그리는 일에 많은 논의가 할애되어 있다. 지젝은 방역과 경제가 공존하는 이 사회를 거침없이 공산주의라 명명하고, 이를 현재 중국의 ‘국가자본주의적 사회주의 체제나미국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시스템과 확연히 구분한다. 이 새로운 공산주의는 한 국가의 정치 시스템이 아니라 전 지구적 협력으로 탄생할 초국가적 지구정치의 모델이다. 지젝 말대로 바이러 - P19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팬데믹 패닉 - 코로나19는 세계를 어떻게 뒤흔들었는가 팬데믹 시리즈 1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슬라보예 지젝은 재난 상태에서의 국가 개입을 뜻하는 공산주의를 주장한다. 이데올로기로써가 아닌, 정치적 시스템 이랄까.
재미있게 읽었다. 지젝을 좀 더 읽어보고 싶고, 한병철은 다시 읽어봐야겠다 싶었고, 아감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왜 읽을수록 더 읽고싶어지는가. 하여간, 지젝 읽음.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6-06-20 16: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절판인데 이 책 몇년전에 미리 사뒀던 나 칭찬해! 역시 책은 닥치고 사고 보자. 나중에 절판 되면 구할 수도 음슴. 일단 사자!

단발머리 2026-06-20 20:10   좋아요 1 | URL
저도 칭찬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일단 사자!

잠자냥 2026-06-22 11:01   좋아요 0 | URL
읽고 이미 팔아버린 자도 여기 있지롱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6-06-20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상황에서 국가의 개입이 필요한 건 맞는데, 이후에 국가 권력이 정보와 시스템(동네 골목 골목의 CCTV)을 무한으로 활용하게 둘 수는 없어서요. 그게 참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인거 같아요. 한 발만 더하면 전체주의로 갈 수도 있을 거 같구요.

다락방 2026-06-21 21:47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과 같은 의문, 의심을 아감벤이 한 것 같아요. 제가 아직 아감벤을 읽지 않아서 정확히 그렇다고 할 순 없지만, 제가 이 책을 읽고 한병철도 아감벤도 궁금해서 채경이한테 물었었거든요. 아감벤은 지젝과 의견을 달리하고, 그렇다면 또 그런 아감벤에게 지젝은 답을 할테고, 결국 지젝이 주장하는 공산주의가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가질지, 단발머리 님이(그리고 많은 다른 사람들이)걱정하는 그 지점에 대해서도 지젝은 할 말이 있지 않을까 싶고요. 그래서 아감벤을 지젝을 읽고 싶어졌어요!

하.. 맨날 읽고 싶은것만 많아져서 큰일입니다..

그렇게혜윰 2026-06-21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병철은 일단 얇아서 접근은 쉬운데 읽는 건 어렵고 또 그렇지만 공감이 많이 가서 저도 좋아해요. 뭐 다 이해해야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ㅋㅋ

다락방 2026-06-21 21:47   좋아요 0 | URL
저도 한병철 얇아서 두 권인가 읽은것 같은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 안나요. 다시 한 번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시 읽어도 어쩐지 한병철 보다는 지젝일 것 같긴해요. 그런데 아감벤을 읽는다면 그 때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하하하핫.

그렇게혜윰 2026-06-23 23:32   좋아요 0 | URL
지젝 바우만 읽을 때 열심히 읽었는데 왜 이해는 하나도 못한 거 같은지 ㅠㅠ
 

하-

어제 잠자냥 님 덕분에 짝사랑을 생각하게 됐고, 그러자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이 노래가 떠올랐다.





5th of November
When I walked you home
That's when I nearly said it
But then said "Forget it, you fool"
Do you remember?
You probably don't
'Cause the sparks in the sky
Took a hold of your eyes while we spoke
Yesterday, drank way too much
And stayed up too late
Started to write but I wanna say
"Deleted the message"
But I still remember it said
I wish I was who you drunk texted at midnight
Wish I was the reason you stay up till 3
And you can't fall asleep
Waiting for me to reply
I wish I was more than just someone you walk by
Wish I wasn't scared to be honest and open
Instead of just hoping
You'd feel what I'm feeling inside
April the 7th
And nothing has changed
It's hard to get by
When you're still on my mind every day
Sometimes I question
If you feel the same?
Do we make stupid jokes?
Tryna hide that we're both too afraid to say
I wish I was who you drunk texted at midnight
Wish I was the reason you stay up till 3
And you can't fall asleep
Waiting for me to reply
I wish I was more than just someone you walk by
Wish I wasn't scared to be honest and open
Instead of just hoping
You'd feel what I'm feeling inside
Oh, and here we go again
Destroying myself to keep my friend
Hiding away 'cause I was afraid you'd say no
I wonder if I cross your mind
Half as much as you do mine
If I tell you the truth
What will I lose?
I don't know
I wish I'd sent you that drunk text that midnight
I was just scared it would ruin our friendship
But I really meant it
I wonder how you would reply

채경이가 번역해주었다.

11 5

내가 너를 집까지 데려다주던 날

그때 거의 말할 뻔했어

하지만 결국

"관둬, 바보야."

라고 스스로에게 말했지.

기억나?

아마 기억 못 할 거야.

우리가 이야기하는 동안

하늘의 불꽃놀이가

네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으니까.

 

어제는

너무 많이 마셨고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었어.

하고 싶은 말을 쓰기 시작했다가

결국 메시지를 지웠어.

하지만 아직도 기억나.

그 메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어.

네가 자정에 술 취해서 문자를 보내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어.

네가 새벽 3시까지 깨어 있으면서

내 답장을 기다리는 이유가 나였으면 좋겠어.

잠도 못 이루면서 말이야.

 

난 네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좀 더 특별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솔직하게 내 마음을 털어놓을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어.

그저 네가 내 마음과 같은 마음이길 바라기만 하는 대신에.

 

4 7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

여전히 매일 네 생각을 하며 사는 건

참 힘든 일이야.

가끔은 궁금해.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우리가 바보 같은 농담을 하는 건

사실 둘 다 두려워서

진심을 숨기려는 건 아닐까?

 

(후렴 반복)

 

, 또 시작이네.

친구 관계를 지키려고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있어.

네가 거절할까 봐

숨어 버리고 말았어.

 

가끔 궁금해.

내가 네 생각을 하는 만큼

너도 나를 생각할까?

만약 내가 진실을 말한다면

무엇을 잃게 될까?

모르겠어.

 

그날 밤 술김에 그 문자를 보냈더라면 좋았을 텐데.

우정이 망가질까 봐 무서웠을 뿐이야.

하지만 그 말은 진심이었어.

네가 뭐라고 답했을지 궁금해.



사실 이 노래를 처음 알게 되고 기억하게 된건 I wish I was who you drunk texted at midnight 라는 가사였는데, 이 가사를 전체보기 하다보니, Destroying myself to keep my friend Hiding away 'cause I was afraid you'd say no 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의 친구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 자신을 파괴하고, 노 라는 말을 들을까봐 두려워 숨기고. ㅋ ㅑ ~ 어제 소주랑 맥주 마셨는데, 진짜 소주랑 맥주 감성 아니냐.. 


나는 이성애자 여자와 이성애자 남자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그러나 그들 사이에는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잠재해있을 수도 있다는 것 역시 안다. 그러니까 어느 한쪽이, 혹은 양쪽다 우정이 깨지는게 싫어 감추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 말이다. 음, 내 경우에는.. 친구로 지내는 걸 못하겠어서.. 도저히 그게 안돼서 상대를 잃었던 경험도 있다. 어떤 친구 사이는, 감정을 숨겼기 때문에 유지되기도 한다.



경우는 다르지만, 짝사랑이라고 하면, 어김없이,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가 떠오른다.













무디는 자신이 누구보다도 펄에게 가장 실망했다고 생각했다. 결국에는 펄도 하고 많은 사람 중에 트립을 택할 정도로 경박했다. 물론 펄이 자기를 택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자신은 여자아이들이 반할 유형이 아니었다. 하지만 트립이라니, 그 점은 용서할 수 없었다. 깊고 맑은 호수로 알고 뛰어들었다가 그것이 무릎까지 차는 얕은 연못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 같았다. 그래서 무엇을 했나? 그래, 일어섰다. 진흙이 묻은 무릎을 씻고 진창에서 발을 빼냈다. 그 뒤에는 더욱 조심했다. 그때부터 무디는 세상이 예상보다 작은 곳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대수학 수업 중에 펄이 화장실에 가자 무디는 아무도 보지 않는 틈을 타 펄의 책가방을 열고 몇 달 전에 자신이 펄에게 준 조그마한 검은색 몰스킨 수첩을 꺼냈다. 의심했던 대로 책등은 갈라진 자국 없이 말짱했다. 그날 저녁, 무디는 방에서 홀로 수첩을 한 움큼씩 찢어내 꼬깃꼬깃 구긴 다음 휴지통에 던져 넣었다. 휴지통이 구겨진 종이로 수북해지자 무디는-옥수숫대에서 벗겨낸 겉껍질처럼 이제 속이 텅 비어 축 늘어진-수첩의 가죽 표지를 맨 위에 떨어뜨리고는 휴지통을 발로 차 책상 밑으로 집어넣었다. 펄은 수첩이 없어진 사실을 알아채지도 못했는데, 왠지 그것이 무디 마음을 가장 아프게 했다. (p.407)



무디와 펄은 정말 친한 친구였는데, 그런데 펄이 양아치같은 무디의 형 트립을 사귀고 있다는 걸 알게된 후, 무디가 실망한다. 무디는 펄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서 펄에게 몰스킨 수첩을 선물로 주었는데, 펄은 사실 그걸 사용한 적도 없고, 너무 화가 나서 다시 몰래 가져와 버렸는데도, 그 사실조차 펄이 알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아파했다. 나의 세심한 생각과 배려가 그리고 복수까지도, 사실 상대에겐 안중에도 없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짝사랑의 가장 큰 슬픔이 아닐까. 나만큼 신경을 쓰지 않는게 아니라, 아예 신경쓰지 않는 것.



나의 배려, 나의 관심, 그리고 나의 복수는 어디로 갔는가... 



저 책의 인용문 찾으려고 했다가, 나는 오래전에 이런 글을 써둔걸 보게 됐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10963802


ㅋ ㅑ ~ 2019년 이었네.. 그 때 샀던 잡지와, 우리가 만났던 장소가, 그 앞에서 웃던 내가 생각난다. 크 - 우린 항상 거기에서 만났었지. 지금도 그곳에, 그 가게가 있을까. 아마 .. 없어졌을 것 같은데. 그 사람을 만날 일이 없으니 그곳에 간지도 한참 되었네. 


그런 일이 있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6-06-17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 생각 좀 그만 해…😮‍💨


🤣🤣🤣

독서괭 2026-06-17 14:29   좋아요 0 | URL
🤣🤣🤣🤣🤣

다락방 2026-06-20 16:01   좋아요 0 | URL
자꾸 생각해서 그리고 꿈까지 꾸기도 해서 미안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6-06-17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첨 보는 노래네요. 찾아봐야겠어요. (북플에서 재생이 안 됨..;)
다락방님 옛날 글도 북플에서 클릭이 안 됨..북플은 바보얏!!
그 사람을 잃고싶지 않은 마음에 친구로 옆에 남아있는 그 심정~ 그 안타까움 때문에 친구에서 연인 서사가 인기가 있나봐요. 저도 좋아하는 편ㅋ 하지만 서로 1도 이성으로서 호감이 없으면서 절친이기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독서괭 2026-06-17 15:10   좋아요 0 | URL
오오 노래 좋네요..!!!

다락방 2026-06-20 16:02   좋아요 1 | URL
노래가 아주 사춘기 감성에 딱 아닙니까? 제가 이 노래 타미한테 보내주면서 너의 사춘기 감성에 딱 맞지 않니? 라고 물었더니, ‘나 사춘기 지났어‘ 라고 하더군요. 흠흠.

단발머리 2026-06-17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절친은 커녕 친구도 불가능하죠. 크흐~~~ 이 글도 좋지만, 2019년 글도 좋으네요. 사랑은 추억을 담고~~

다락방 2026-06-20 16:02   좋아요 0 | URL
좋은 사람과 함께했던 추억들이 있다면, 사람은 추억을 뜯어먹으면서 즐겁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여간 베스트 프렌드는 굿입니다!

감은빛 2026-06-18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 좋네요. 이 글과 노래 그리고 2015년 오늘 제가 썼던 글 덕분에 저도 오늘 아침에 잊고 있었던 아주 오래전 인연이 떠올랐어요. 조금 기분이 묘한 아침이네요.

다락방 2026-06-20 16:03   좋아요 0 | URL
벌써 월 20일이 되어버렸네요. 조금 기분이 묘한 아침은 지금 어떤 오후가 되어있을까요?
 

내가 원래 쓰려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방금 잠자냥 님 서재에서 짝사랑.. 이란 단어를 보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 역시 왕년에 짝사랑 좀 해봤던 사람이다. 아마도 내 짝사랑 경험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나는 이 세상에 모든 '사랑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의 편이다. 나는 사랑을 이룬 사람에게는 크게 관심을 주지 않았고, 언제나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가슴앓이 하는 사람에게 공감하곤 했다. 음, 어쩌면 이것은 내 짝사랑 경험이 없었어도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짝사랑, 정말.. 마음 쓰이는 일이야.


짝사랑은 정말 가슴 아프고, 일희일비 하게 되지만, 그러나 짝사랑이야말로 가장 깔끔하고 완벽한 사랑인 것 같다. 끝내고 나면, 아무것도 지저분하지 않고, 그저 나 혼자만 정리하면 되는거니까. 사랑하다 헤어진 이별의 슬픔도 언제나 가슴 아프지만, 짝사랑은 진짜루 가슴 아프다구... 나도 짝사랑하다 그냥 마음을 접은 적도 있지만, 짝사랑했다가 고백하고 대차게 까인 적도 있다. 아, 슬픈 어린 시절의 나여... (어린 건 아니었음)


아침부터 커피랑 빵 먹으면서 짝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슬픈 나....


그런데 언젠가부터 짝사랑과 거리가 멀어진 나.. 아니, 왜 짝사랑도 안해. 이건 또 이것대로 슬프네? 껄껄. 하여간 짝사랑 안한지 오만년 됐다.



각설하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버스를 기다리면서 영화를 봤다. 요즘엔 영어를 좀 더 접해보자 싶어서 걍 영어 자막 틀어두고 영화를 보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어렵고 심각한 영화 혹은 추리물은 선택하지 않게 된다. 내가 디테일하게 이해할 자신은 없으므로.. 아무튼 그래서 선택한 영화중에 하나가 오늘 보게 된 <샴페인 프라블럼> 이다. 아.. 제목 기억 안나서 다시 보고 왔다. ㅋㅋㅋ 



일단 줄거리를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뉴욕의 인수합병 전문가가 프랑스의 샴페인 회사를 인수하러 갔다가 남자를 만나게 된다, 는 것이란다.  샴페인 브랜드로 유명한 누군가를 만나러 파리로 가는건 알았는데 그게 인수합병인지는 이해못했었다. 하여간 그렇게 뉴욕의 커리어 우먼 '시드니(민카 켈리)'는 일을 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로 날아간다.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 15살에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빠는 어릴 때 집을 나가서, 시드니에게 가족은 여동생이 전부다. 여동생과 시드니는 어릴 적부터 새끼 손가락을 걸고  '핑키 프라미스'라는 것으로 약속을 하면,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그들만의 전통이 있다. 동생은, 워커홀릭인 언니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파리까지 가서 일만 하고 올 것을 생각하니 너무 답답해서 '단 하룻밤 만이라도 일과 떨어져 파리를 즐겨라' 고 권유한다. 그리고 그것을 핑키 프라미스 하자고 하는거다. 그래서,


파리에 도착해서 에펠탑뷰의 호텔 룸에서 열심히 일하던 언니 시드니는, 아, 동생하고 약속을 지켜아지, 하고 룸을 나선다. 호텔 프런트에 영어책을 파는 서점을 물어본다. 직원은 어디라고 알려주고, 그래서 구글맵을 보아가며 그 서점에 도착. 그녀는 이 넓고 분위기 좋은 서점에서 자기가 원하는 책이 어디 있는지를 알 수 없으니, 직원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묻는다. 실례하지만, 자기계발서적은 어디에 있니? 그 남자 '헨리(톰 보즈니치카)'는 자신을 따라오라며 자기계발 서적이 있는 곳으로 안내한다. 여자는 그에게 이 책은 자기 동생을 위한 선물이라고 말하면서 자기계발서적을 고른다. 나는 이 때 남자가 소설 한 권을 추천해주길 개인적으로 바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ㅋㅋ 아무튼, 그런데 이 서점이 너무 .. 어 독특하다. 세상에, 자기계발 서적을 파는 윗층에는 라이브 무대가 마련되어 있어서 누군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거다. 서점과 라이브 무대라니.. 독특하네요. 하여간 서점이 크고 좋아서, 갑자기 파리 가고 싶은 충동 같은거 생겨버렷..


이 서점이 <레 제 투알> 이라는 곳인데, 이 서점이 정말 있는 곳인지 채경이에게 물어보니, 실존하는 서점이 아니라 영화를 위해 만든 곳이라고 한다. 네, 그렇군요. 자, 그래서 어떻게 되냐면, 세상에, 이 남자가 자신이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니라는 거다! 어? 너 아까 다른 사람에게 책 알려주지 않았어? 그래서 직원인줄 알았는데? 아니야. 난 이 서점을 너무 좋아해서 자주 오거든. 내 서점을 갖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잘 알아서 알려준거야, 라고 말한다. 서로 몇 마디 대화로 인상이 좋았지만, 시드니는 이제 가봐야겠다고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남자는 시드니를 쫓아와서 불어로 샬라샬라 얘기를 한다. 그것은, 미친소리로 들릴테지만, 나는 너랑 시간을 좀 더 보내고 싶다.. 인 것이다. 게다가 에펠탑을 보려는 시드니에게, 더 전망 좋은 곳이 있고 더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을 자기가 안내해주겟다고 하는거다. 여기까지 보고 나는 멈춤을 했다.


나는 이 영화를 아마도 채 이십분도 안본것 같은데, 최근에 본 영화들 중에 현재까지 가장 좋았다. 일단 여자의 단발머리 마음에 들어버려..



내가 숏컷이었다가 지금 머리가 많이 자랐는데 자르러 가지를 못하고 있다. 예약하고 그 시간에 맞춰 미용실 가기도 싫고, 뭔가 다른 미용실을 찾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가 지금 애매한 단발이 되어버렸는데, 자르러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가게 되지는 않던 터에, 이 여자 단발머리 보니까, 그냥 나도 좀 더 길려서 이렇게 단발머리 해버려? 하게 되는거다. 뭐, 이 여자나 나나 다를게 뭐여? 해가지고 ㅋㅋㅋㅋ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이 서점에서 만나는게 너무나 좋다!

요즘 서점 만남이.. 하아- 교보문고 번따남들 때문에 후져지긴 햇지만, 이국의 크고 멋있는 서점에서 책을 통해 만나다니, 너무 좋지 않나. 아, 너무 좋다, 이 서점 가고 싶다(실존 서점 아님 주의), 하면서 이 만남이 좋은 거다.

그리고 에펱탑 앞에서 그걸 바라보는 여자를 보는데, 와, 나 갑자기 파리 가고 싶네?


내가 여행을 그렇게나 좋아하지만, 이상하게도 딱히 가보고싶다는 생각이 안드는 곳이 일본하고 프랑스였다. 간혹 일본은 와규 먹으러 가볼까, 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까지 강렬하지 않아서, 그렇게나 돌아다니면서도 일본을 한 번도 안가봤다. 파리는 잠깐 1박2일 가서 셰익스피어 서점도 보고왔고 센강 주변을 걸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그렇다고 파리 .. 낭만.. 막 이러진 않았단 말이야? 나는 유럽을 가고 싶고 유럽의 많은 나라, 도시가 가고 싶지만 그게 프랑스는 아니었단 말이지. 그런데 이거 보니까 한 번 가봐? 막 이런 생각도 드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재미있는건, 


이 남자의 플러팅이었다.


하-


그는 그녀를 처음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누었고, 그런데 그녀랑 좀 더 있고 싶다보니, 너랑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다(spend time with you), 미칫짓으로 들리겠지만(crazy) 이라고 말하는거다. 나는 이 부분에서 진짜 빵터졌는데 하하하하하. 이거 무슨 공식같은 건가... 얘들아, 이거 볼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작년 8월 앤드류와 처음 만난 날, 앤드류가 나랑 헤어지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서 보낸 톡 되시겠다. 영화속에서 헨리가 시드니에게 말하는 거 보고, 와 너무 똑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했네.  아무튼, 앤드류는 지금 여자친구를 사귀었고,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영화 보면서 뭐야, 서점에서 저런 근사한 로맨스 같은거 여행 천 번 다니는 나는 안생겼는데! 하고 보고 있었는데 ㅋㅋ 저 멘트들 나오는 순간 아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저 멘트들을 들었었구나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미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여간 즐거운 영화감상 시간이었다.



영화는 아마도 저 서점의 남자가 사실 그 샴페인 회사의 상속자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갈등을 겪다가 다시 사랑을 이루는 것으로 끝날 것이다. 그렇지만 끝까지 볼 의향이 있다. 파리 보는 게 너무 좋고, 하여간 이들의 국제적인 사랑이(응?)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므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앤드류야, 사적인 톡 공개해서 미안..)


아, 이 와중에 내가 쓴 문장 to 도 안쓰고.. 에휴.. 어려운 영어의 길이다.



다음 여행이나 예약하러 가야겠다.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잠자냥 2026-06-16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안해.... 아침부터 슬프게 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앤드류는 싱가포르에서 썸탄 거 맞다니까요. 아마도... 원나잇까지 생각했을지도 ㅋㅋㅋㅋㅋㅋㅋ
롱디하기 싫어서 호주에서 그냥 여자 만난 듯.

암튼 그나저나 다음엔 단발머리 다락방 만나나요? ㅋㅋㅋ

근데 일본 한번 가서 와규 구워먹어보세요. 화로에 굽는 걸로...
가게 되면 후쿠오카에 있는 진짜 맛난 집 추천해줄게 ㅋㅋㅋㅋ
근데 왠지 일본은 다락방 취향 아닐 거 같으네요. 일단 호텔방이 다 너무 좁아터짐ㅋㅋㅋㅋㅋ 그 돈이면 어휴 베트남에서 아주 큰 방 얻을 텐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6-16 12:02   좋아요 0 | URL
ㅋㅋ 앤드류가 싱가폴에서 저랑 데이트한건 맞고요 그러나 그가 원나잇을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그건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에게도 마찬가지였어요. 드물게도 원나잇을 기피하는 남자였습니다. 그리고 싱가폴에서 데이트를 여러차례 하면서도, 그는 롱디스턴스는 하지 않겠다, 라고 상대에게 밝혔었고요. 그러니 가까이 사는 사람과 연애하게 되어 다행이지요. 하여간 즐거운 데이트였습니다. 인생을 살다보니 또 그런 일도 있고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ㅋㅋ 저는 여자친구 사귀게 됐다는 그의 소식에 축하한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그토록 바라오던 일이었으니까요.

저는 이미 단발머리에 가깝습니다. 아름다운 단발머리로 잠자냥 님과 만나게 되겠군요.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일본이 진짜 안땡기거든요? 가끔 와규 .. 때문에 가볼까? 하다가 이내 아니야.. 하게 돼요. ㅋㅋ 왜 일본은 이렇게 아무 욕망이 안생기는지 모르겠지만, 안생기는데 굳이 갈 필요가 무엇... 이래서 안가고 있습니다. ㅋㅋ 지금 여름 휴가 장소를 계속 고민중입니다. 저는 호텔방은 무조건 넓어야 합니다. 넓어야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님, 8월초에 베트남에서 한 번 만나는 거 어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6-16 12:07   좋아요 0 | URL
8월의 베트남은 너무 습하고;; 너무 뜨겁다;;;

다락방 2026-06-16 12:09   좋아요 0 | URL
땀흘리면서 만나자..

건수하 2026-06-16 16:35   좋아요 0 | URL
일본 라멘도 맛있는데... 우동도 맛있는데... 그런 건 안 좋아하시나요?
(33도 여름에 국물 요리만 땡기는 자)

방은 좁아도 됩니다. 어차피 잠만 잘 거니까?

베트남... 8월에... 음... (안 가봤지만) 근데 8월엔 일본도 만만치 않습니다;

다락방 2026-06-16 16:4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라멘하고 우동을 별로 안좋아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 가게 된다면 어떤 음식들을 맛있게 먹기는 하겠지만, 딱히 가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베트남에 가면 땡볕에 쌀국수 먹는답니다? 그러면서 좋아해요!!

베트남은 사실 제가 그동안 가본 경험에 의하면, 5,6월이 제일 덥고요, 7,8월은 우기라서 오히려 괜찮습니다!!

독서괭 2026-06-16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드류 플러팅 💓💓💓 이미 플러팅 받을만큼 받아봤으면서 안 받아봤다고 생각하는 다락장님 은근 철벽녀 아니신지..?
근데 교보문고 번따남이 많은가요! ㅋㅋㅋ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책 들고 주변만 살폈다는 그 남자랑 비슷한 부류인가…

잠자냥 2026-06-16 14:00   좋아요 2 | URL
저기 문자에서도 피곤하다고 단칼 거절하는 거 좀 봐봐…. *소곤소곤*

잠자냥 2026-06-16 14:01   좋아요 2 | URL
응 그런 듯 ㅋㅋㅋㅋ 이번엔 도서전 번호 따러 간다는 그남들도 많은 듯한데…. ㅋㅋㅋㅋㅋㅋㅋ 도서전 안 가본 티 남요. 아니 그 인파에서 무슨 번호 🤣

독서괭 2026-06-16 14:12   좋아요 1 | URL
로맨스영화 소설 그렇게 즐기시면서 정작 자신이 받는 플러팅은 기억도 못하는 그사람… 다.락.방.
도서전에 번호 따러 ㅋㅋㅋ 왜죠? 왜…?? 뭐 다른 곳보다 건전하긴 한데…

잠자냥 2026-06-16 14:15   좋아요 1 | URL
일단 서점이나 도서전이나 여자들이 많이 모이고, 책을 보느라 정신 없는 여자들을 훔쳐보기 좋은 구조이고... 그놈들 주장에 따르면 클럽이나 포차 가서 노는 여자보다 책 보는 여자들이 건전해서 좋다는데...(미친 것들 ㅋㅋㅋㅋ 지들 주제를 좀 파악하라고 어디서 건전운운인지...) 아이구야
그 여자들은 니들이 싫어하는 꼴페미 책 본다!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6-06-16 14:22   좋아요 1 | URL
술먹고 노는 여자 말고 책 보는 여자 많이 모이는 곳~ 아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ㅋㅋ
꼴페미 책 본다 🤣🤣🤣

다락방 2026-06-16 16:3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원래 남의 것을 보는 사람은 제것을 못보는 법이죠. 뭐냐, 더 오랜 세월 여행 다녔는데 나는 이런 일 없었다... 하다가 spend time with 에서 앗?!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있네?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점심 시간에도 영화 조금 봤는데 ㅋ ㅑ ~ 이 위험한 여자, 겁없는 여자... 원나잇 해버렸어. 하아- 나처럼 첫날엔 철벽 처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책 읽는 여자 번호따는 남자들이 너무 한심해요. 잠자냥 님 말씀처럼, 지들이 책을 읽고 책에 대한 대화를 하고 싶어서 찾는게 아니라 ㅋㅋ 그냥 책 읽는 여자를 만나고 싶은 거잖아요. 등신들. 너무 머저리들 같아요. 지들이 책 읽는 사람이 되면 자연히 주변 사람들도 책읽는 사람들로 채워질텐데, 하여간 상빠가들입니다. 돌머리들.. 으이그.............

건수하 2026-06-16 16:37   좋아요 1 | URL
도서전 그래서 그렇게 예매하기 힘들었던 건가요!!
(사실 마감되고 알았지만)

얘들아 차라리 교보에서 따...

다락방 2026-06-16 16:41   좋아요 1 | URL
저는 최근에는 도서전에 안갔는데 예전에 갔을 때만 해도 예매 같은거.. 필요 없었는데 말입니다.. 히융-

잠자냥 2026-06-16 16:52   좋아요 1 | URL
예매할 때 보니까 뭐 대기 3만번째다 막 이랬답니다?
(저희는 관련 직업군이라 미리 나눠줬는데 회사 사람들 서로 가기 싫어서 기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도서전이 이렇게 부흥한 계기도... 인스타가 한몫한 거 같더라고요. ㅋㅋㅋㅋ
지난해 도서전 다녀온 직원들 이야기 들어보니 책보다 굿즈 잔치고 굿즈 사서 인증하기들 바쁘더라고 ㅋ

다락방 2026-06-20 16:04   좋아요 0 | URL
아? 도서전에서 책만 사왔던 저로서는 ㅋㅋ 굿즈 인증이라니.. 흠흠. 쓸모가 있는 굿즈라면 저는 사기는 하겠지만.. 쓸모가 저에겐 무척 중요합니다! ㅎㅎ

그렇게혜윰 2026-06-17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세포 죽은 지 오백년 된 거 같아요. 멋진 한국 남자 보면 아들삼고싶다가 먼저 작동....그나마 외국 남자보면 쬐끔 세포 소생....그나저나 저도 저 단발 넘 탐나네요. 젊을 때 나도 저러고 서점을 싸돌아다녔어야 하나 후회가 되기도 하네여. 넘 집순이었다 ㅠㅠ

다락방 2026-06-20 16:04   좋아요 0 | URL
윽.. 저는 아들은 갖고 싶지 않으므로 ㅋㅋ
저 단발 예쁜데, 지금 단발로 길리자니 너무 더운거에요. 그래서 그냥 숏컷을 칠까..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 그리고 흰머리도 너무 많고.. 이건 어째야할지..

그렇게혜윰 2026-06-20 16:07   좋아요 0 | URL
염색말자 다짐하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해요. 저도 중단발 펌이나 하고 염색은 말까 고민중이에요

다락방 2026-06-20 16:09   좋아요 1 | URL
염색을 한 번 하기 시작하면 그 다음엔 계속해야 할 것 같아서 여태 안하고 있는데, 흰머리가 너무 많아지니까 이걸 어쩌나 싶어지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흰머리와 더불어 살아가는게 답일것 같긴 한데 말입니다..

단발머리 2026-06-17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글의 핵심 소재가 단발머리인줄 알았어요. 단발, 단발머리, 단발머리, 단발 ㅋㅋㅋㅋㅋㅋㅋ 아니었답니다. 핵심 소재는 앤드류~~
저런 문자 받으면 진짜 콩닥콩닥할 거 같은데, 어휴~~ 다락방님 어쩜 이렇게 요건만 간단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일상이 영화고, 일상이 소설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6-20 16:05   좋아요 1 | URL
일상이 영화고 일상이 소설이고... 는 아닌 것 같고요. 일상이 시트콤에 가깝지 않나..
그런데 저.. 은근 철벽녀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때 처음 만남이어서 나름 철벽 치느라. 긴장긴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철벽 치는 중년의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