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아이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욱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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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여사는 의미있는 이야기를 정말 섬세하게 잘 써낸다. 이 책도 그렇듯 의미있었지만 재미는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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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3-03-03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읽으셨네요. 몇 작품 제외하고는 미미여사의 작품을 많이 사 가지고 있는데, 현대물은 가끔씩 마음에 안드는게 있긴 하지만, 시대물은 거의 대부분 만족스럽더라구요. ㅎㅎ

다락방 2013-03-04 13:07   좋아요 0 | URL
저는 시대물을 하나도 안읽어봤어요. 어쩐지 읽기 싫더라고요. 지루할것 같고 어려울 것 같고...몇년전에 회사동료가 [외딴집] 빌려줬는데 그냥 꽂아두기만 하고 있어요. 하핫;;
 
자고 있어, 곁이니까 - 아이를 갖기 시작한 한 사내의 소심한 시심
김경주 지음 / 난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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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언어는 한없이 다정하지만 그 언어들이 그가 다정한 사람이란걸 보장하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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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3-01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쿠폰 안쓰시는 분 저 좀 주세요.

2013-03-02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03-04 13:07   좋아요 0 | URL
잘 볼게요!!
 
사고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양영란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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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뭐가 어떻게 된건지 궁금해서 끝까지 읽었건만 결국 뭐라는건지 모르겠다. 읽느라 고생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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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13-02-28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스마일 카다레!!!
[죽은 군대의 장군]은 정말 괜찮아요!

다락방 2013-03-04 13:08   좋아요 0 | URL
[죽은 군대의 장군]은 안읽어봐서 모르겠지만 저는 이 책 [사고] 보다는 [부서진 사월]쪽이 더 좋네요. 아..너무 어렵게 읽었어요.

dreamout 2013-02-28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반쯤 읽다가 멈춘 상태인데,
100자평에 쓴 말씀이 대략 무슨 뜻인지 감이 와요. ^^

다락방 2013-03-04 13:08   좋아요 0 | URL
끝까지 읽기위해 많은 인내가 필요했어요. 다 읽어도 시원해지진 않네요. -_-
 

사두고 안 읽은 책들 죄다 팔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까? 

이젠 읽을 수 있는 만큼만 사는걸로..그리고 다 읽고나서 또 사는걸로..


돈은 없고 안읽은 책은 많아...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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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3-02-26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덜 사는 저도 안 읽은 책이 천지삐까리(갱상도 버전ㅋ)인데
다락방님은 오죽할까요. 읽는 것 좋아하는 만큼 많이 사실 것 같다는...^^*
좀 덜 사고 다 읽기로 해야는데 잘 안 되네요. ㅠ

다락방 2013-02-26 17:46   좋아요 0 | URL
돈은 없고 안읽은 책은 많으니 이게 무슨 비효율적인 일인가 싶어지잖아요, 글쎄. 그런데 오늘 또 이것저것 사고 싶은 책 장바구니에 또 쓸어담고 ㅠㅠ 여튼 심각하게 생각해봐야겠어요. 이대로는 안되겠어요..

천지삐까리 ㅋㅋㅋ언제고 꼭 한 번 써먹어보고 싶어요!!

2013-02-26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7 1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 2013-02-26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생각이. 전 무려 책을 좀 정리해야겠다 싶어요 ㅜㅡ

다락방 2013-02-27 10:23   좋아요 0 | URL
전 이미 아주 많이 정리해서 책장이 남아요. 그런데 그 책장에 안 읽은 책이 너무 많이 꽂혀있다는 게 문제죠. 설에 외삼촌이 와서 저 책들 다 읽은거냐, 라고 묻는데 아니라고 대답하면서 짜증나더라고요. 다 읽은 책을 꽂아뒀어야지, 하는 생각이 스스로 들어서 말이지요. 흐음.

무스탕 2013-02-26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사두고 안 읽은 책들을 죄다 내다 팔고 다시 시작하는 날은 천지가 개벽하는 날일겁니다.
다락방님이 읽을 수 있는 만큼만 책을 산다면 상전이 벽해가 될겁니다.
다락방님이 책을 다 읽고나서 또 사는 날이 온다면 슈퍼맨이 팬티를 타이즈 속에 입는 날일겁니다.

전 플래티넘에서 일반으로 강등된지 무려 1년이 다 된다요. 그래도 집에 안 읽은 책은 수두룩 하다요 :)

다락방 2013-02-27 11:11   좋아요 0 | URL
저도 플래티넘에서 일반으로 강등되는게 소원이에요, 무스탕님. ㅠㅠ 그런데 일반이 되도 안 읽은 책이 수두룩하게 되나요? ㅠㅠ

안그래도 안읽은 책들을 내다팔려고 하니 마음이 쓰여서 못그러겠어요. 사두고 여태 안읽었다면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미련을 버려야하는데..막상 죄다 팔아버리자, 라는 생각으로 책장 앞에 서니, 그렇지만 죄다 읽고싶어! 란 생각도 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랜만에 무스탕님 뵈니 참 좋으네요!! 헤헷.
점심 맛있게 드세요, 무스탕님!!

자하(紫霞) 2013-02-26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시는군요.
돈은 없고 안 읽은 책은 많아요.ㅋ

다락방 2013-02-27 11:11   좋아요 0 | URL
그러니 안 읽은 책으로 돈을 만들면 얼마나 현명하단 말입니까! 그렇지만 마음먹은대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네요. 다 읽고 싶어서..ㅠㅠ

hnine 2013-02-26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던 책을 다 읽어야 다음 읽을 책을 사요. 그래서 쌓아놓고 안 읽는 책이 좀처럼 없어요.
알라딘동네에서 저는 참 이상한 사람이어요 ㅠㅠ

다락방 2013-02-27 11:1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었는데..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요? 저는 사두고 안 읽은 책들을 죄다 읽고 다시 사려면 1년이상 걸릴 것 같아요. 그러는동안 신간은 끊임없이 나오고 또 나오고...그치만 이제는 자제하겠어요. 불끈! 저도 언젠가는 읽던 책을 다 읽어야 다음 읽을 책을 사는, 그런 사람이 되고야 말겠어요!!

카스피 2013-02-27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열심이 팔고 있어요^^

다락방 2013-02-27 11:13   좋아요 0 | URL
저도 읽었던 책들에 대해서라면 엄청 팔아제끼고 있습니다. 책장이 여유로울 정도로요.

비로그인 2013-02-27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다 못 읽은 책들이 수두룩한데도 또 어찌보면 읽을만한 책이 너무 없는 것 같아요. 읽는 속도와는 상관없이 자꾸만 좀 더 사야 될 것 같고...ㅠㅠ

다락방 2013-02-27 11:59   좋아요 0 | URL
저는 막상 팔려고 생각하니 죄다 읽고 싶은 책들인거에요! 이걸 안읽고 어떻게 팔아,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장 앞에 서서 실물을 보기 전에는 '일단 팔고 읽을 때 다시 사면 되잖아' 라고 생각했는데 실물을 보고나니 팔 수가 없었....orz

부지런히 읽어야겠어요. ㅠㅠ
그런데 저 내일도 박스 하나가 도착할 예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프레이야 2013-02-27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숫한 고민 ^^
죄다 팔든지 구워먹든지 해야할까 봐요.
다락방님 으샤으샤 힘내세요!

다락방 2013-02-27 12:00   좋아요 0 | URL
전 팔아서 현금을 만지고 싶........쿨럭. ㅎㅎ

프레이야님, 곧 점심시간이에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아무개 2013-02-27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만 벌써 서른권 가까이 책을 샀어요. 전 책장이 몇칸 안되는데 늘 꽉차기 전에 가능한 다 읽고 중고서점에 팔고 그렇게 해서 조절했었는데 올해 초는 완전 지르고 보자라는 미친심보가 작동을 해서는 책 둘곳이 없어 쌓아두고 있어요. 앞으론 절대 이러지 말아야지 ....그러고 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라도 좀 진도가 빨리 나가면 좋을텐데 그렇지도 않고
제 책들이 제 어깨에 놓여져 있는듯 무겁게만 느껴지네요. 바보 멍충이 해삼 멍게 말미잘 같아요 힝~

다락방 2013-02-27 12:01   좋아요 0 | URL
마중물님, 저는 내일 박스 하나가 또 도착해요. 정신을 못차리는거죠. 이제 그 박스만 받고 올해는 책을 사지 말아야겠어요. 일단 쌓아둔 것좀 해결하고 그리고나서 다시 지르든가 해야지, 이건 원 ㅠㅠ 책장을 비워냈지만 그자리를 안 읽은 책이 채우다니..뭔가 찜찜한 기분이란 말이죠. 흑흑.

해삼 멍게 말미잘 넣고 국 끓여 드세요, 마중물님! ㅎㅎㅎㅎㅎ

관찰자 2013-02-27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에 접속을 안(적어도 덜) 하고,
그 시간에 책을 많이(적어도 더) 읽으면 될 줄 알았는데,
'책 속의 책'이 자꾸만 등장하고,
특히 평론집 같은 걸 읽고 있으면 그냥 결제하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하는 거죠.ㅠ

저는 새 책을 전부 가게로 받으니까 가게에 있는 책꽂이가 이제는 더이상 인테리어가 아니라
무슨 책대여점 수준이라 '다 읽은 책은 집으로, 안 읽은 책은 가게로' 뭐 이런 이사를
매일 밤 반복하고 있어요.ㅠ

이쯤되면 이건 어쩌면 '의지'의 문제가 아닐지도 몰라요.ㅠㅠ

다락방 2013-02-27 15:06   좋아요 0 | URL
저도 책 배송은 회사로 하거든요. 그래서 회사 책상 밑에 박스째 두거나 캐비넷 열고 넣어두거나 하다가 자리 없으면 다시 몇 권씩 집으로 들고가요. 무거워요. 그래서 가져갈 때마다 짜증이...
집으로 배송 시켜보기도 했지만 괜히 눈치보여서. 쿨럭. --;;

전 이제 제 의지로 구매를 줄여보고자 최선을 다해볼겁니다. 물론 이건 몇 년째 스스로에게 반복하는 약속이지만요. ㅠㅠ

2013-02-27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7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1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4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민해연(진산)'의 소설 『가스라기』에는 이름이 '한입이' 인 토끼가 나온다. 주인공 가스라기가 언제고 잡아먹기 위해 이름을 '한입이'라고 지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이름을 가진 한입이는 가스라기의 식량이 되지 않고 친구가 된다. 한입이란 이름이 색다르게 느껴져서 나는 언제고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게 된다면 그 이름을 한입이로 지을테다, 라고 생각했었다. 잔인하게 느껴지지만 실상은 잔인하지 않은, 이름. 그리고 나는 이름이 '기린'인 몰티즈 강아지를 이 책에서 만난다.
















제일 처음에 실린 단편 '김연수'의 「깊은 밤, 기린의 말」이 바로 강아지 기린(!)이 등장하는 소설. 등장인물인 자폐아 태호는 다른 모든것에 반응하지 않지만 유독 '기린'에 대해서만큼은 예외다. 기린이란 단어에 웃는다. 그런 태호가 애완견센터의 몰티즈를 보고 좋아한다. 그 몰티즈를 태호의 엄마는 집으로 데리고 오고 당연히 이름을 '기린'이라 짓는다. 오, 색다른데. 나도 앞으로 강아지와 함께 살게 된다면 이름을 기린이라 지을까? 그리고 책장을 넘기다가 이런 문장을 읽었다.



청소기 돌리는 소리가 나면 기린은 어쩔 줄을 모르고 덜덜 떨다가 구석으로 도망갔다. (p.33)



이 문장을 읽고 내가 떠올리는건 진짜 기린이었다. 목이 아주아주 긴, 그 기린. 청소기와 기린이라니, 기린이 거실의 구석으로 도망가는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리다가, 어떻게 그 커다란 기린이 거실에서 구석으로 도망간단 말인가, 하다가, 아뿔싸, 이 기린은 그 기린이 아니지, 내가 생각해야 하는건 강아지지! 하게 됐던것이다. 아, 이름이 가진 강력한 힘이여. 내 머릿속의 기린은 너무도 선명하게 기린으로 박혀있어 책 몇장으로는 쉽게 그 이미지가 바뀌지 않는것이다. 지금도 기린, 이라고 하면 강아지보다 길고 긴 기린 생각이 먼저 난다. 기린이라니!


그렇게 이 소설을 읽다가 나는 그만 이런 문장에서 포스트잇을 붙이고 말았다.


시라는 건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다. 바람개비의 푸른 원 안에 든 하늘이라는 건 그날 밤, 북상하던 제4호 태풍을 뜻하는 것일까? 아이가 석류처럼 웃는다는 건 또 무슨 소리일까? 그리고 왜 보이지 않는 소망만 진짜 소망이란 말일까? 우리는 마트에 가서 석류까지 사서 먹었지만, 석류처럼 웃는다는 게 어떻게 웃는 것인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대신에 우리는 그 석류가 이란에서 온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입에 넣고 석류 알을 하나하나 터뜨리며 그 먼 나라를 상상했지만, 이란에 대해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다. (p.27)


시라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서가 아니라, 석류처럼 웃는 아이 때문이 아니라, '석류 알을 하나하나 터뜨리며' 라는 문장 때문에. 마치 내 입안에서 석류알이 터지는 것만 같아서. 석류 알을 터뜨리며 머언, 나라, 이란에 대해 생각하는 골똘한 표정, 같은 것들이 머릿속에 떠올라서. 그 장면이 마치 손에 잡힐듯해서. 아주아주 잘 읽히는 단편이었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대부분 좋다. 대부분의 소설들이 보통 이상으로 잘 쓰여졌다. 물론, 내 기준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소설이 한 편 있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겠다. 어쨌든 마지막의 단편 하나만을 읽지 못하고 남겨둔 현재, 다 좋다. '권지예'의 「퍼즐」은 무섭고 소름이돋아, 으윽, 이걸 마지막으로 읽고 잠든다면 바로 악몽을 꿀것같군, 생각하고는 그 다음 단편인 이승우의 「한 구레네 사람의 수기」도 읽었다. 늦은 밤이었다. 그런데 읽기를 잘했다. 아, 평온해졌어. 그동안 내가 읽어왔던 이승우의 작품들과는 달랐지만 달랐다고해서 나쁜게 아니었다. 좋았다. 간혹 이승우 특유의 반복적인 문장들이 보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아, 이야기 자체가, 마치 잘 쓰여진 성경을 읽는 느낌이었달까. 가장 좋은게 어떤 단편이었냐고 물어보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다. 이승우 것이라고 할까, 권지예 것이라고 할까, 아니 박완서도 좋았는데, 김연수도 괜찮았어! 아, 모르겠다. 이토록 좋은 단편집이 알라딘에서 현재 반값이다. 이 좋은 책의 가격이 고작 6,000원이다. 6,000원으로 이 단편들을 만난다니 이 얼마나 좋은일인가, 에 앞서, 어쩐지 좀 서운하다. 그보다 더한 돈을 들여서라도 읽을 가치가 있는데. 이승우와 권지예, 박완서와 김연수의 단편이 있다니까!!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다. 철저히 내 기준으로 타인을 판단하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그들의 그 자유로움이 놀라웠고, 그것을 이해하는 상대방들에 대해서 또한번 놀라웠다. 그러다 그건 그들 모두가 개인적으로 기준이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물론 내 스스로 내린 결론이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이런거다. 연인이 아닌 사람과의 섹스는 절대 안되는 일이라고, 그건 상대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상대가 나와 사귀면서 다른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고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는 걸 알게 됐을때 미쳐버리게 될 것이다.


'나는 너 아니면 누구와도 자지 않아, 그런데 너는 어떻게 그럴 수 있니?' 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으니까. 여기엔 '나의 기준'이 적용되는거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그런데 '너는 어떻게 그럴수 있어?' 라고. 그러나 상대의 기준이 나와 다르다면? 상대는 섹스를 '사랑하는 사람과만 나누어야 할 은밀한 접촉' 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욕망의 해소방법 그러나 크게 의미는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들의 행동 자체도 달랐을 것이고 이에 따라 상대에게 반응하는게 달랐을 것이다. '야, 그게 뭐 별거라고 그렇게 난리를 쳐? 다른사람하고 하룻밤쯤 잘 수도 있지' 라면서. 


이 영화속의 등장인물들에게 섹스와 사랑은 자유로움, 그 자체인것 같았다. 각자가 그것에 대해 가진 기준이 크게 다른것 같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곳 전체의 분위기가 그런것 같았다. 그 자유로움은 벅찰 정도였다. 뭐, 자유롭고 어쩌고간에 어쨌든 영화는 재미없었다. 프랑스영화는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완전 쐐기를 박았다고나 할까. 졸다 깨고 졸다 깨고를 반복해도 영화가 안끝나더라. 올해 본 가장 재미없는 영화가 아닐까. 게다가 상영시간은 두시간을 넘는다. 영화가 안끝나. 영화를 보는중에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보지말고 이 전화 받으러 나가서 들어오지 말까, 하고 잠깐 생각도 했다. 영화를 보다 참지 못하고 친구에게 재미없다고 귓속말을 했는데 친구도 졸았다고 했다. 어휴..







이 영화는 초반 10분만 봐도 끝까지 결말을 알 수 있는 아주 단순하고 뻔한 영화다. 그러니 딱히 재미있거나 하지도 않고 뭔가 가슴 깊이 울림을 준다거나 하는 일도 없다. 어쩌면 이렇게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예상대로 진행될까 놀라울 정도라니까. 이 영화는 이야기보다는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이탈리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야기를 강제로 집어넣었달까. 영화를 보는 내내 캡쳐하고 싶은 장면이 몇 번이나 나왔다. 와- 저긴 대체, 와- 엄청난데! 감독은 작정하고 카메라를 풍경으로 돌린걸까. 와 회사 때려치고 당장 이탈리아로 날아가고 싶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검색하니 몇 개 나오질 않는다. 그렇게 아름다운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고작 이정도밖에 검색이 안되다니!









이탈리아에 있는 피어스 브로스넌의 집에는 레몬나무 농장이 있다. 초록이 우거진 나무들 틈틈이 노란 레몬이 열려있는 풍경은 장관이다. 그런데 그 장면을 인터넷에서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바로 위의 사진은 그 이탈리아 집의 2층(이라기보다 더 높은 층 같긴한데..)인데, 여기에 이렇게 서면 그 농장이며 바다며 하는 풍경들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창이 방 마다 나있어서 이렇게 나와있을 때 옆 방 사람도 나와있으면 서로 인사를 할 수도 있다. 


하아- 그런데 돈이 없다. 회사를 때려쳐도 저기에 가서 머무르며 저 공간을 마음껏 즐길 돈이 없어. 왜 나는 늘 돈을 버는데 늘 돈이 없을까? 엿같다.





일요일인 어제 아침. 엄마는 찰밥을 하고 여러가지 나물을 요리하셨다. 그리고는 내게 여동생의 집에 함께 가지 않느냐고 물으셨다. 찰밥을 했더니 찰밥을 좋아하는 여동생 생각이 났다시며. 나는 토요일까지 잠시도 쉬지 못해 목이 잠길 정도로 피곤했지만, 찰밥을 받아 맛있게 먹을 동생을 보고 싶었다. 조카도 보고 싶었고. 그래서 알았다고 같이 가자고 했다. 그리고는 남동생에게도 같이 가자고 했다. 우리는 음식들을 싸들고 여동생 집으로 갔다. 우리가 간다고는 말해두었지만 우리가 무엇을 가지고 가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도착해서 커다란 가방에 든 밥과 반찬을 꺼내며 엄마가 너 생각나서 가져오신거야, 라고 말했더니 여동생은 '어머' 라고 감탄하다 이내 눈물을 글썽였다. 정말 먹고 싶었다고. 역시 엄마가 짱이구나. 이제 임신 6주째를 넘기고 있는 여동생은 이번에는 입덧이 없을 것 같다며 엄마가 가져온 밥과 반찬을 당장 그자리에서 맛있게 먹었다. 


남동생과 나는 집에서 찰밥과 나물을 먹고온터라 제부에게 우리 짬뽕이나 먹으러 가자고 했다. 옷을 입고 나갈 채비를 하는데 조카가 나를 보더니 곧 울것같은 표정으로 


이모 가지마


한다. 이모 안가, 라고 하니 또 그런다.


이모 가지마.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 조카야, 이모 가는거 아니야. 이모 밥 먹고 올게. 밥 먹고 금방 올게. 그제야 조카는 응, 한다. 짬뽕을 먹고 와서 조카랑 놀다가 집에 돌아가기 전에는 계속 조카에게 얘기해줬다.


이모는 내일 회사 가야되니까 지금 이모집에 갈거야. 그런데 우리는 또 만날 수 있어. 조카야, 네 밤자고 이모집에 와. 그러면 또 만나. 내가 이렇게 얘기하고 우리 엄마도 계속 할머니 또 만날거야, 네 밤자고 와, 라고 일러두었다. 조카는 울지않고 우리에게 안녕히 가시라며 인사를 했다. 




제부가 나와 남동생을 데리고 간 짬뽕집은 안산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었다. 사람이 바글바글 했는데, 와, 정말 맛있었다. 나는 너무 맛있어서 제부에게 그동안의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말 잘 먹었다고. 나는 최근의 식사중 오늘 이 짬뽕이 최고라며 짬뽕값을 내가 내겠다고 했다. 이렇게 맛있는 거 먹은것 만으로도 고맙다고. 그러자 제부는 여기는 자기 구역이니 자기가 내겠다며 계산서를 들고 가 계산을 했다. 참 훌륭한 제부다.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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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2-25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어스 브로스넌이 많이 늙었네요. 007의 모습이 보이질 않아요.(>_<)
그나저나 사진으로도 배경이 무척 아름다워요. 영상은 더 고왔겠지요.
저는 짬뽕을 먹지 않지만 다락방님의 만족감이 생생하게 느껴져요.
혼자 교무실을 지키는 점심, 저는 김밥이랑 누들면 먹었어요.
냄새 환기시키느라 문열어놨더니 엄청 춥네요. 점심 맛난 것 먹어요!!

다락방 2013-02-25 16:37   좋아요 0 | URL
피어스 브로스넌이 많이 늙어서 놀라긴했는데 늙으니 더 잘생겨진것 같아요. 아주 곱게 늙었다고 해야하나. 멋있어요! 늙은 피어스 브로스넌 한명은 웬만한 젊은남자 2천명에 비할바가 아닌듯요. 젊은 시절의 피어스 브로스넌에 대해서는 좀 느끼하고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나이든 피어스는 괜춘하네요. ㅋㅋㅋㅋㅋ

전 오늘 점심은 가츠나베를 먹었어요. 고기가 아주 실했어요. 굉장히 두꺼웠고 식사다운 식사를 했다며 만족했습니다. 그나저나 누들면이라니, 아, 전 누들면은 생긴것만으로도 슬퍼요. 너무 칼로리 없게 생겨서..orz

하루 2013-02-2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조카가....

다락방 2013-02-25 16:37   좋아요 0 | URL
11월달엔 제게 조카가 한 명 더 생깁니다, 하루님. 움화화핫!

레와 2013-02-25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영화 수잔 비에르 감독이죠!? [인어베러월드]의 그 감독!
영화 찜만 해두고 못봤는데 챙겨봐야지.. ^^

점심 뭐 먹었어요??
커피도 마셨어요? ^^


다락방 2013-02-25 16:39   좋아요 0 | URL
레와님 댓글 읽고 처음 알았어요, 저 감독이 수잔 비에르인거. 게다가 인어베러월드, 의 감독이라니. 흐음. 드라마를 만드는 데는 탁월하지만 로맨스를 만드는데는 그다지 탁월하지 않은것 같네요. 물론 인상깊은 대사들이 나오긴 하지만요. 여자가 남자에게 하는 대사중에 그런게 있어요.

"난 이제 더이상 당신과 아무것도 같이 하고 싶지 않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아주 잘 표현한게 아닐까 싶어요.

점심은 고기가 무척 두꺼운 가츠나베 먹었어요. 아주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샐러드와 반찬그릇까지 깨끗이 비워버렸죠. 후훗. 커피대신 녹차라떼를 마셨고요. 아직까지 배불러요. 이건 돈까스 때문이 아니라 녹차라떼의 우유탓인듯..

프레이야 2013-02-25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훌륭한 제부네요!!!
제가 본 짬뽕 중에선 최고로 먹음직스러워요.ㅎㅎㅎ

다락방 2013-02-25 16:39   좋아요 0 | URL
저도 짬뽕을 이렇게 맛있게 먹어보긴 처음인것 같아요. 정말 맛있었어요.
좋은 제부입니다. 하하하하하.

다다 2013-02-25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글 잘 쓴다. 다락방님은..
깊은 밤 기린의 말 주문 들어가요.
언젠가 다락방님께 나의 18번 짬뽕을 들려드려야 하는데...
졸리가 환하게 웃네요. 소리내어 웃어봐야지. 하하하하.

다락방 2013-02-26 17:30   좋아요 0 | URL
저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글을 잘 쓴다고 칭찬해주시니 고맙습니다. ㅠㅠ
그런데 18번 짬뽕이 뭐에요? 믹스된 노래를 말하는건가?
졸리 웃는거 보니까 기분이 참 좋아요. 웃고 삽시다!

dreamout 2013-02-25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삼촌인 저는 오늘, 졸업하는 조카를 위한 선물로 노트북 살 돈을 송금했더랬죠..
아.. 하지만 다 큰 애여서 그런지, 노트북 들고 기뻐할 얼굴은, 전혀 떠오르질 않는군요. ㅠㅠ

다락방 2013-02-26 17:32   좋아요 0 | URL
아, 드림아웃님. 노...노...노트북이라고요? 드림아웃님이 제 외삼촌이었으면 좋겠네요. 흑흑 ㅠㅠ
역시 조카는 작을때가 제일 예쁜걸까요? 저는 조카가 좋아하는 모습이 떠올라서 조카가 집에 오면 와플도 사가고 싶고 호떡도 사가고 싶고 막 그래요. ㅎㅎ

2013-02-26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6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3-02-26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복에 가리비에 짬뽕이 넘 푸짐하네요^^
진산의 가스라기 무협소설인줄 알고 구매해서 읽었는데 저랑 약간 취향이 맞지 않아 한번 읽고 팔아버렸네요ㅡ.ㅡ

다락방 2013-02-27 12:02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가스라기는 무협소설이라기엔 지나치게 로맨틱하죠. 에로틱하기도 하고. 하하하하.

코이 2013-02-2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전 기억력 좋은 사람들이 넘 좋아요.^^
뷔아이피 라고 해 주시니 뷔뷔아이피를 향햐 분발해 볼까요? ㅋ

다락방 2013-02-27 15:07   좋아요 0 | URL
vvip 를 향해 출! 동!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