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겨진 눈 아래에 - 브릿G 단편 프로젝트
정도경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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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로지는 읽고 좋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앤솔로지 읽을 때마다 느끼게 되는 건 쓰고 싶어서 쓴 게 아니라 써야 되니까 쓴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잘 안읽는데 이 책의 단편 하나가 궁금해 읽었고 그 단편도 별로였고 역시 앤솔로지는 앞으로도 나는 좀..
앤솔로지 좀 싫어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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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0-14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엔솔로지 싫어합니다. 절대 내돈내산 안 합니다. ㅋㅋㅋㅋㅋ 반갑습니다!!!

다락방 2022-10-14 14:09   좋아요 0 | URL
아 저 앞으로도 안읽게 될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골드문트 님, 반갑습니다!!(손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난티나무 2022-10-15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거 사놓고 안 읽었는데 별로군요.ㅠㅠ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ㅎㅎㅎ

다락방 2022-10-17 09:46   좋아요 0 | URL
어느 순간 작가들이 다들 자기만의 82년생 김지영 쓰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제가 문학에 기대하는 것은 그 이상인데 말입니다.
 
죽어야 사는 여자 - [할인행사]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 / 소니뮤직(DVD)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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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연속성이라는 것은 어느날 나의 어린 조카들을 보고 깨달았더랬다. 한쪽이 늙어가고 그러나 한쪽은 태어나 성장하고 그렇게 삶은 연속되는 거라고. 영화속에서도 결국은 그걸 말해주지만, 그런데 어휴 영화 너무 무섭고 밥 먹을 때 보면 밥맛 떨어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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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아빠가 병원에 입원하셨다. 두 번의 큰 수술을 앞두고 계신다. 아빠의 입원도 그리고 수술도 처음은 아닌 터라 그렇게 걱정되거나 긴장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아빠를 두고 돌아다오는데에는 눈물이 나더라. 게다가 전신마취와 극도의 고통으로 인해 일시적 치매가 찾아올 거라는 간호사 선생님의 얘기도 들은 터라 걱정은 더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엄마는 내내 우셨다. 우리는 모두 남동생네 집으로 갔는데 남동생네 집에 가니 지난번과는 또 다르게 훌쩍 성장한 아가 조카가 방긋 웃으면서 제 할머니를 할미 할미 따라다녔다. 우리는 또 모두 함께 웃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누군가의 존재가 점점 작아지는 것 같은데 또 어느 누군가의 존재는 점점 커진다. 아빠가 수술을 무사히 받고 나오시길 바라고 회복되길 바라면서 그간 아빠에게 내가 너무 못된 딸이었던 것 같은 생각에 괴로워졌다. 그런 한편 내내 울던 엄마가 아가 조카의 존재에 웃는 걸 보면서 시간이 흐른다는 단일한 진실 앞에 오직 인간만이 저마다의 이유로 상실과 고통 그리고 행복과 축복을 느끼는구나 했다. 그리고 여기, 죽음을 앞두고 있는 윌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런 윌을 지켜보는 루이자의 이야기를 읽는다.



지난주 우리가 읽어야 할 분량에서 드디어 루이자가 윌의 안락사 결정을 알게 된다. 그리고 루이자의 마음은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찾아오며 괴로워진다. 영어로 천천히 읽었기 때문일까. 그간 나는 윌에게 정이 들어버려서, 이 결정을 알게 되는 루이자 때문에 울고 싶어졌다. 이제 어떡하지. 나보다 더 윌에게 정들었을 루이자를 어떡하지. 그런 한편, 오늘 출근하면서는 번역본으로 이번주 할당량을 시작했다. 윌의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자식의 사고와 그리고 안락사 결정을 마주하는 엄마의 마음.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지점이었다. 그러니까 자식의 죽음이 고통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이 자식이 나에게 그저 지금의 어른 윌로서만 보이는게 아니라 태어나서 성장하면서 마주쳤던 수많은 순간들과 그 순간들이 가져온 그 수많은 감정들, 그 모두가 윌이었던 거다. 윌의 엄마에게는. 그런 엄마가 윌의 안락사 결정을 듣고 그 결정을 허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때, 그 때는 어째야 하나. 나는 오늘 이어폰을 통해 이 책을 들으면서 또 울고 싶어졌다.




몇해 전 처음 읽었을 때는 이 책이 잘 쓰여진 책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재독을 하면서 '잘 썼구나' 했다. 무엇보다 내 팔과 다리를 내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의 고통과 불편은 내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다. 당사자가 아니면 이렇게나 멀리 떨어질 수밖에 없구나. 루이자는 윌을 지켜보면서 윌의 불면에 대한 걸 알게 된다. 다음날 피로가 겹겹이 쌓인 눈을 보며 루이자는 생각한다. 밤에 잠이 안와도 자신의 몸을 움직일 수 없어 그저 누운 그대로 그 밤을 지새야 하는 것에 대해서. 불면은 그 자체로도 불면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인데, 그런데 오로지 뜬 눈으로 그리고 움직일 수 없는 몸으로 불면을 맞이하는 것은 얼마만큼의 불편일까. 그러게, 미처 생각도 못했어.


어제 친구는 이 영화의 어느 한 클립을 보내주었다. 영상 속에서 루이자는 슬픔과 서운함으로 윌을 두고 돌아서고 있었다. 나는 남겨진 윌을 생각했다. 저기에 저렇게 저 사람 두고 가면 어쩌라는건가. 오늘 아침 읽은 책의 분량에서도 엄마가 윌을 두고 나오면서 자신은 자신의 마음대로 윌을 두고 나올 수 있음에 대해 언급한다. 그저 돌아서 나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조조 모예스가 보여주고 있다. 조조 모예스, 잘 썼구나.



이 책을 같이 읽는 친구와 윌의 선택에 대해 얘기 했었다. 윌의 입장에서는 안락사가 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데에는 우리 둘다 뜻을 같이했지만, 그리고난 후 뻗어나가는 생각들은 다른 방향이었다. 나의 경우에는, 윌의 선택을 이해하고 윌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장 아메리의 자유 죽음을 떠올렸다. 그리고 만약에 나라면? 을 내게 물었을 때, 나는 바로 단호하게, 고민 없이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택할 거야' 라는 답이 나왔다. 그러나 이 답은 나온 후에 그대로 머물지는 못했다. 그 다음에 대해서는 윌과 나의 상황이 달랐으니까.


윌은 부자였다. 자신이 일을 잘 해서 벌어들인 돈도 있지만 애초에 부자였다. 돈을 많이 가진 그리고 사회적 지위도 가진 부모로부터 태어났다. 윌이 치료받고자 한다면 그 모든 지원을 해줄 부모가 윌에게는 있었다. 지금도 윌의 부모는 간호사를 고용하고 그리고 이야기를 나눌 정신적 파트너인 루이자도 고용한다. 윌의 부모는 윌을 위해서 병원비도 대줄 수 있고 집에 별채를 마련할 수도 있고 윌을 위해서라면 최상의 도움을 줄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윌이 삶을 선택한다해도, 윌의 마음만 아니라면, 문제될 게 없는 거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달랐다. 내가 윌과 같은 상황에서 삶을 선택한다면, '그 다음은?'을 묻지 않을 수 없는 거다. 나는 윌의 부모와 같은 부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내가 윌만큼의 경제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쉽게 말해, 나는 돈이 없다. 윌이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지원을 나는 받을 수 없다. 나는 좋은 병원에 들어갈 수도 없고 나를 위해 일해줄 좋은 간호사나 보호사를 고용할 수도 없다. 설사 고용할 수 있다 해도 어느 순간 그만둬야 할 것이다. 내가 가진 돈은 윌만큼이 아니니까 윌만큼의 질적으로 좋은 간호나 케어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 주변 그러니까 가족 구성원중에 누군가가 나를 케어해야 할 것이다. 나를 케어할 돈도 나 대신 누군가가 벌어야 할 것이고. 내가 선택한 삶은 나 아닌 다른 가족 구성원의 돌봄 노동과 경제 노동을 필연적으로 불러올 것이다. 그것도 보통의 경우보다 더 심하게, 더 많이. 그렇다면 내가 선택한 삶은, 그것이 더 나은 결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내가 살고자 함으로써 다른 누군가에게 더 고통스러운 삶을 준 것은 아닌가. 아니 그래도 사랑하는 네가 살아있으니 그것만으로 감사해, 그렇게라도 살아줘, 라고 언제까지나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하다 보면, 내가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어지는 거다. 나는 나 아닌 사람들의 힘든 시간들을 지켜보면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내 결정에 후회하게 되진 않을까?

막상 다른 가족을 놓고 본다면 나는 기꺼이 돌봄노동과 경제노동을 자처하겠지만, 그러나 내가 돌봄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아득해진다. 마음이 몹시 불편해진다.

아 몹시 괴로워지는 것이다. 



예전에 원수연의 만화 <풀하우스>에서 여자주인공 '엘리'가 자신의 집에 이미 살고 있는 '라이더'(주인공들 이름 정확히 기억 안남)를 보며 이렇게 생각하는 장면이 있었다. '내 것을 찾는게 당신 것을 빼앗는 것이 되었네' 라고. 내 삶이 결국 다른 사람의 삶을 빼앗아 버리게 되는 거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은 소중하니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아 몹시 괴로워진다.



책 산 얘기나 해보자.

책을 샀다.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은 일전에 친애하는 알라디너의 평이 별로 좋지 않았던 걸 기억해 제껴두고 있었는데 최근에 이 책이 소설이라는 걸 알게 됐다. 오, 소설이었어? 흐음 그렇다면 읽어보자. 내가 생각하기에 내 독후감도 그 분과 별다를 바 없을 것 같지만(보면 소설 읽은 감상이 대체로 비슷했던 것 같다), 그래도 히틀러 관련 해서 하나씩 뽀개보자.


《가치 있는 삶》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마리 루티'의 책이다. 마리 루티의 책이라면 그간 두 권을 읽었고 지금은 마리 루티의 책 《남근 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을 읽고 있는데 정말 너무너무 좋다. 다만, 다소 온건한 것 같아.. 그 점이 살짝 아쉽지만...


《오늘을 잡아라》는 장바구니를 결제하기 바로 직전, 짧게 이 책을 읽다 감상을 남기신 알라디너 b 님 덕에 부랴부랴 구매하게 됐다. 평소 신뢰하는 리뷰어분이라 뭐 고민할 게 없었다. 


《정치적 올바름》은 강준만의 책. 그간 읽어본 강준만의 책들이 나는 좋았고 이번 책도 어쩐지 그럴 것 같다. 아직 읽어본 것도 아니지만, 내가 느끼는 불편함이나 짜증에 대한 언급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올바른'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러나 '이렇게나 정치적으로 올바른 나'에 취하는 건 너무 싫은데, 바로 그 지점을 얘기해주지 않을까 싶다. 나는 행동에서 보여지는 그 사람을 신뢰한다, 그렇게 '보여지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렇게 피씨한 나, 에 취한 인간들이 너무 싫다.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는 읽어보고 싶어서 샀다. 뭐, 다른 책은 안그랬냐마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은 일전에 읽고 아마도 뭔가 감상을 남겼을텐데, 내가 그 때 놓친게 있었던 것 같아서 다시 읽어볼라고 다시 샀다. 제기랄..


《숭배와 혐오》도 읽어보고 싶어서 샀다. 물론 다른 책들도 읽기 싫지만 산 건 아니다.


《어두운 시대의 삶》은 한나 아렌트 라서 샀다. 한나 아렌트 일단 닥치고 사고 있다. 




그리고 오랜만에 도서관엘 갔다. 내가 사려고 한 책들이 이미 품절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서는 이런 책들을 빌렸다.


















《감겨진 눈 아래에》는 여자가 군대에 가는 단편이 있다고 해 어떤 이야기를 하나 싶어 빌려왔다.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은 짐작하건대, 내가 요즘 생각하고 있는 악과 게으름 그리고 멍청함과 연관된 글일 것 같아서 빌려왔다.


《중독 사회》와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는 둘다 구매할 의사가 이천프로 였는데 품절이어서 빌려왔다.




그리고 또, 다른 책들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나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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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10-12 2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수술 잘 받으시고 빨리 건강 회복하시길 바래요!

다락방 2022-10-14 10:01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그레이스 님. 첫번째 수술 잘 마치셨고 두번째도 잘 이겨내실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따라쟁이 2022-10-13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도할게요.

다락방 2022-10-14 10:01   좋아요 3 | URL
여러분들이 기도해주신 덕분에 첫번째 수술 잘 마치신 것 같아요. 두번째도 잘 이겨내시라고 기도해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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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시가 아키라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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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포기) 맨 첫 장만 읽고 포기했다. 스마트폰을 주운 남자가 그 폰의 배경화면에 있는 커플중 여자쪽을 보고 탐스러운 머릿결, 너무 예쁘다, 폰이야 남자 것이니 안돌려줘도 그만이지만 이 여자랑 어떻게 알고 지낼 수 있을까 방법 생각하는게 너무 스트레스여.. 이런 남자의 마음 따위 안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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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10-08 14: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이 책은 왜 사신 것일지 궁금합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2-10-08 14:43   좋아요 1 | URL
문제는 저도 제가 이 책을 왜 샀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

라로 2022-10-08 1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책 제목이었군요,,,ㅎ

다락방 2022-10-08 15:32   좋아요 1 | URL
네 그렇습니다. 왜 샀능지능 모르겠지만 읽으려고 시도했다 포기했어요 ㅎㅎ
 

어제는 하루종일 히틀러를 생각했다. 유대인을 학살했던 잔인한 인간이라는 것 외에 그가 채식주의자이며 동물을 사랑했다는 것, 그림에 재능이 있었다는 것 말고는 아는게 없었는데,《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를 읽고 나자 그가 왜 그런 사람이 된건지 궁금해진거다.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으니 이래서일까 저래서일까 추측할 수도 없었지만, 나름대로 그가 '그러나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것만 나름의 결론으로 내릴 수 있었다. 내가 종종 글을 쓸 때 게으르고 멍청하면 악과 연결된다고 밝히곤 하는데, 이게 요즘 내가 아주 자주 생각하는 것이다. 하다못해 사소한 게으름-이를테면 쓰레기통 찾기 싫어 쓰레기를 길바닥에 버리는 것-같은 게으름도 길을 지저분하게 만들고, 그 상황은 '쓰레기를 길바닥에 버리면 길은 지저분해지고 다른 사람들은 쓰레기 때문에 불쾌해진다'까지 생각하지 않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하지 않으려하는 멍청함에 기인한다고 나는 보는 거다. 쓰레기를 만들어낸 사람이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면, 그건 누군가 다른 사람이 버려야 한다. 지금의 내 귀찮음과 내 기분 때문에 내가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 그것은 사소할지언정 게으름이고 멍청함이다. 악이다. 몇해전에 나는 '무지는 죄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밀란 쿤데라의 책을 읽고나서였다. 토마스는 다른 여자랑 섹스를 하고난 후였다면, 아내에게 돌아오기 전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어야 했다.


 무지는 죄다 (aladin.co.kr)


어제 하루종일 히틀러에 대해 생각하면서 그러나 한 나라의 지도자였으며 그를 따르는 추종자가 많았는데, 멍청하다는 내 생각이 맞는 것일까? 를 생각했다. 누군가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똑똑해야 하는게 아닌가?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영부인을 보면 그들은 똑똑한가?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똑똑해야 하지 않나? 멍청한데 어떻게 한 나라의 우두머리가 되고 다른 사람들을 지휘하고 또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따르게 하는거지? 여기에 대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된거다. 그렇다면, 히틀러는 똑똑한건가? 어제 걸으면서도 생각한거였다. 그러다 일전에 읽었던 소설 《낫씽맨》생각이 났다. 그리고 갑자기 불이 환하게 밝혀지는 것 같았다.



☞ 그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그녀가 옳았다. (aladin.co.kr)
















《낫씽맨》은 잡히지 않고 있는 연쇄살인범이 나온다. 아동일 때 연쇄살인범에게 가족을 잃은 주인공은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책으로 쓰게 되고, 그 책이 궁금해 사서 읽은 연쇄살인범은 성인이 된 작가를 역시 죽여버려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그러나 오히려 작가는 이 책을 씀으로써 연쇄살인범을 잡게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메세지가 나온다. 연새살인범은 결코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 사회에서는 커다란 악을 행한 범죄자에 대해 괴물이라니느 끔찍하다느니 하면서 주시하지만, 그러나 그가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게 된 건, 다른 식으로 업적을 이루어서가 아닌 누군가를 죽여셔야 가능했다는 것. 그가 범죄를 저지르기까지 그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다는 것이었다. 바로, 낫씽맨 이라는 것.



짐 도일의 삶을 짧게 축약하자면, 그는 전반적으로 별 볼 일 없는 남자였다. 그는 자신이 시도한 모든 일에 실패했다. 군대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경찰에서 진급에도 실패했고 경비로 일했던 슈퍼마켓에서조차 해고당했다. 내가 아는 한, 그가 죽은 날 아내의 얼굴에 난 상처들은 또한 그가 남편으로서도 실패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그리고 그의 딸이 남은 생을 그가 진정 누구였는지 알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또한 아버지로서의 실패도 보장한다. 그를 아는 모든 이가 그를 싫어했고, 육체적으로도 그는 전성기를 한참 지났다.

반대되는 정보가 부재하는 것으로 보아, 그의 범죄 동기는 전형적연쇄살인범 동기 1번, 여성 혐오인 듯하다. 그가 여자들을 싫어한 이유는 그들이 그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그조차도 평범하다. 닥터 위어가 지적했던 대로, 낫씽맨은 연쇄살인범에게 특히 잘 맞는 이름이다. "그를 찾아내면, 아마 그가 사실 얼마나 아무것도 아닌지에 대해 충격받게 될 거예요." 그녀는 내게 말했다. 그녀가 옳았다. -p.352



그녀는 이제 점점 더 크게 말하고 있었다. 더 강해 보였고, 자신의 요점을 명확히 하려고 팔을 휘둘렀다. "우리는 그들이 잡혔기 때문에 그 이름을 아는 겁니다. 이 남자들은, 그들은 살면서 다른 어떤분야에서도 무엇을 성취하거나 특별히 성공적이지 못했어요. 그들은 따분하고 별 볼 일 없는 실패자들이에요. 그리고 저는 그 점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낫씽맨 역시 그렇다는 걸요. 경찰은 그가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고 해서 그를 그렇게 부르지만, 저는 그것이 그의 실체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릅니다. 낫씽. 별 볼 일 없는 사람, 실패자. 그리고 저는 그의 정체를 밝혀서 그 점을 증명하고 싶어요." - P163



"연쇄살인범에 매혹되는 건 괜찮아요." 그녀는 수업이 끝나고 자신의 연구실에서 내게 말했다. "나도 그러니까요, 분명히. 그들은 매혹적이죠. 우리와 똑같이 평범해 보이는데 우리는 결코, 절대 하지못할 짓을 저지르니까. 하지만 그들은 특별히 지적이지 않아요. 경찰보다 더 똑똑하지도 않죠. 데이비드 버코위츠 알아요? 샘의 아들?

그는 자신이 저지른 한 범죄 현장에서 주차 딱지를 떼는 바람에 잡혔죠. 그들은 지루하고, 평범한 실패자들이에요. 우리 모두가 10대쯤이면 그럭저럭 익숙해지는 세계에서 제대로 생활하지도, 사랑하지도, 자기들 감정을 제대로 표출하지도 못하는 남자들 항상 남자들이지는 않지만 주로 남자들 - 이고요. 이들은 흑마술사가 아니에요. 특별한 기술이 있지도 않죠. 사람들은 그들이 잡혔기 때문에 우리가 그 이름들을 안다는 사실을 잊는 것 같아요. 사실, 그들에게서주목할 유일한 부분은 그들이 세상에서 앗아간 것들이죠. 그 희생자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건 그들의 이름이에요." - P293



나는 닥터 위어에게, 그녀가 아는 사실을 바탕으로 낫씽맨은 어떨 것 같은지 물었다.

"맙소사." 그녀는 말했다. "나한테 소위 ‘프로파일링‘을 시작하게하지 마요. 하지만 이 말은 할게요. 그는 지루할 거예요. 지루하고평범하고 별 볼 일 없고요. 친구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죠. 결혼생활도 대단치 않을 거예요.

정말로 잘하는 것도 없을 테고, 너무나 지루하고 성취감 없는 직업을가졌을 테고요. 그런 직업으로는 암 치료도 못 하겠죠. 근본적으로, 그는 사람들을 강간하고 살해했다는 사실 외에는 그다지 보잘것없을 거예요. 낫씽맨은 연쇄살인범에게 특별히 잘 들어맞는 이름이에요, 이브, 그를 찾아내면, 아마 그가 사실 얼마나 아무것도 아닌지에 대해 충격받게 될 거예요." - P297



나는 히틀러에 대해 모른다. 그러나 히틀러를 위의 낫씽맨에 적용해도 바로 들어맞지 않는가 싶어지는거다. 그가 유대인을 학살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의 이름을 모를 것이다. 그가 수많은 인간을 죽여서야 비로소 그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는 것은 무얼 말해주는가. 그는 결국 다른 사람들을 죽이기 전에는 가진게 없는 사람이었던 것이 아닌가. 소설 속 남자가 '여자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을 혐오하는' 여성혐오자였다면 히틀러는 그 개인적으로 단독적으로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죽인게 아닐까. 나는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죽일 수 있다, 열등한 인간을 죽인다는걸 보여줌으로써 그 잔혹성으로 사람들을 옆에 있게 만들고 그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그 잔혹함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옆에 있는 그런 사람. 자신의 힘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옆에 둘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힘이 사라지는 순간 옆에 있는 사람들도 없어질 사람이라는 것. 그렇다면 그는 결국 아무것도 아니지않나.



여성혐오자들 그리고 여성대상 범죄를 저지르는 남자들은 여자들이 자기를 무시해서, 자기들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위의 낫씽맨속 연쇄살인범은 좋은 남편도 좋은 아버지도 아니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길은 살인이었고. 여자들이 나를 안좋아한다고 생각한다면 좋아하게끔 자신이 노력을 했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할까, 내가 이런 모습이 되면 될까, '생각을 하고' 그런 모습을 갖추기 위해 '성실하게 노력'해서 지금의 아무것도 아닌 모습으로부터 좀 더 달라지는 걸 보여줘야 한다. 저 사람과 알고 지내고 싶고 친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건 무엇인지 파악하고 나도 그 책을, 영화를, 음악을 들어보면 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 얼마전에 SNS 본건데 누군가 짝사랑하는 상대와 어떻게든 대화하기 위해 그 사람이 언급하는 애니매이션이며 책을 다 보았더니 자기가 정말 그걸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사람이 되어 있더라고 했다. 그거다. 상대가 깔끔한 사람을 좋아한다면 나는 매일 씻으면 된다. 그 씻는 성실성을 보이면 설사 상대가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 해도 깔끔한 내가 남는다. 그러니까 내가 상대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설사 그 관계가 이어지지 않아도 성실하게 노력해서 이만큼이 된 내가 남는다는 거다. 그런데 이걸 안한다. 귀찮으니까. 저 사람이 뭘 좋아하는걸까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왜 나를 안좋아해!'라고 자기 기분만 생각하는 그 멍청함은 상대를 해한다. 


히틀러에 대해서 궁금해서 나는 앞으로 좀 더 읽어볼 참인데, 나는 히틀러도 결국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음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가 다른 식으로 이름을 날리기 위해서라면, 다른 식으로 사람들에게 자기를 인식시키기 위해서라면, 다른 식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옆에 있게 하려 했다면, 그는 '생각하고' '노력을 해야' 했을 거다. 이를테면 미친듯이 그림을 그린다든가 해서 예술에 자신을 들이붓는 일이 있을 수 있겠고 혹은 평소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약자의 편에 서고자 행동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밑에 사람을 부려 다 죽여버리는 일보다 결과는 사소하고 에너지는 더 드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는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톰 롭 스미스'의 《차일드 44》는 소련의 비밀경찰인 '레오'가 주인공이다. 진짜 살인범을 찾는것보다 살인 누명을 씌워 살인없는 나라로 만드는 비밀경찰들. 레오는 자신이 뿌듯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다가 눈을 감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지금과 다른 사람이 되고자 하고 진짜 범인을 찾고자 한다. 그런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데, 아내를 처음 만난 순간과 연애에서 결혼에 이르기까지, 그것은 레오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 좋아하고 회상하기 좋아하는 낭만적인 시간들이다. 그러나 나중에야 아내에게 그 때의 기억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내는 비밀 경찰인 레오에게 '아니'라는 말을 할 수 없어 데이트를 하고 결혼까지 하게된 것. 



나는 히틀러를 생각하면서 히틀러의 아내를 생각했다. 그는 레오의 아내처럼, 히틀러가 무서워서 결혼한걸까. 그러나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히틀러의 아내는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의 아내와 비슷한 포지션인것 같다. 바라보는 눈과 방향이 비슷한 사람. 



히틀러를 읽어야겠다.

아니 제기랄, 게으름과 무지와 악에 대해 꽂혀 있었는데(요즘 이 생각을 진짜 많이 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눈앞에 나타난 히틀러 어쩔... 인생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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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10-05 09: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차일드44 내용과 히틀러의 아내, 그리고 이장의 아내...소름입니다.
한나 아렌트가 그러더라구요.
‘유대인혐오에는 단지 유대인혐오만 있는게 아니다‘라고요.
여성혐오도 여성혐오 그 이상이 있겠죠. 혐오하는 사람들은
그 이상을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는 그 공간에 있는게 본인들이 생각하기에도 끔찍해서가 아닐까싶네요.

다락방 2022-10-06 07:38   좋아요 2 | URL
여성혐오를 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여성혐오만 하지는 않겠죠. 자신보다 약자를 혐오하는 마음은 다른 약자를 향할 때도 고스란히 드러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혐오야말로 멍청함의 상징이죠. 조금만 생각하면 다른 사람을 혐오해서는 안된다는 걸 알텐데 그저 자기 기분 내키는대로 저지르는 행동들은 저는 멍청함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과 그의 아내에 대해서라면 저는 이미 자기들 기분과 욕심 말고는 다른 생각은 전혀 할 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사건 있었을때도 걱정 하나도 없이 집에서 술이나 퍼마셨을 것 같아요. -.-

blanca 2022-10-05 1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하루종일 히틀러를 생각했다...아, 이 문장에서 역시 여긴 내가 있을 곳이야, 라고 생각했어요.

다락방 2022-10-06 07:39   좋아요 1 | URL
아이고 너무 좋네요, 블랑카 님. 저는 블랑카 님의 리뷰나 페이퍼 올라올 때마다 그게 너무 좋아서 아, 역시 문학을 읽는 사람은 이렇게 다른 글을 쓴다! 하고 감탄하는데 말이죠. 블랑카 님, 읽고 쓰기를 멈추지 마세요!!

- 2022-10-05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재자가 되는 법이라는 넷플릭스 시리즈가 있는 데 그거 1편이 히틀러예여. 전 히틀러에 대한 지식은 딱 그 영화 한편이 전부인데... 그는 분명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그냥 여성혐오자 였을 것 같아요. 다락방님 말대로. 근데 그런 종류의 인간을 옹호하는 논리도 되게 비슷하네요. 1차대전을 겪으면서 힘들어서 그래. 신자유주의 때문에 힘들어서 그래. 그리고 그런 선택적인 처지에 대한 이해력과 공감이 남성에 한정 된 것도 되게 웃기고요.
아, 역시 대단한 글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악의 게으름> 그리고 악을 옹호하는 이들의 게으름까지. 대 사상가 다락방!! 최고!!

다락방 2022-10-06 07:42   좋아요 3 | URL
히틀러에 대해서라면 저는 아는게 없지만 쟝님 말씀대로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면 가장 강한자가 누구인지 알아보고 그들의 편에 서서 약자를 어떻게든 혐오하는 사람이었을 거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누구나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상처들을 가지고 살아가잖아요. 그런데 왜 어떤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임을 잊지 않으려고 하고 왜 어떤 사람들은 악으로 표출될까요? 역시 저는 게으름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어요. 멍청함과 게으름으로 다 설명이 가능해지는 부분 같아요.

어제부터 마리 루티의 책 <남근 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좋네요. 자꾸 푸코가 나와서 미치겠어요. 그런데 마리 루티는 푸코 보다 라캉이 좋대요. 아니, 또 라캉은.. 뭐여... 하아-

- 2022-10-06 08:3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왜 그럴까요? 제게도 그게 궁금한 이유이고 제 공부가 시작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 프로이트에 기댔죠. ㅋㅋㅋㅋ 나는 왜 그것들을 참거나 두고볼 수가 없었나...ㅋㅋㅋㅋ 지금도 여전히 그 분노를 긍정적으로 풀기 위해 나를 다스리는가…. 어쨌든 저는 똑똑한 걸로 ^^
마리루티 책 저도 누가 선물해줘서 그 책을 살펴봤는데요, 엄청난 천재 대천재 더라고요. 라캉은 다락방님 즐겁게 읽으신 <여성괴물>에서 프로이트와 함께 바바라 크리드가 대차게 까는 프로이트의 적자인 것 같고… 루티는 정신분석학을 전공했으니 아무래도 라캉을 더 좋아할 거 같긴해요. 저도 라캉은 전혀 거의 몰라요. 그냥 상징계... 정도만 기억하고 있고… 저의 근본없는 직관에 의거하면 푸코는 사회학(권력)과 더 관련이 있고 라캉은 심리학(욕망)과 더 가까운 쪽인데 루티카 라캉이 더 좋다고 하면 정신분석 전공했기도 했겠지만… 뭔가 그 쪽이 더 자신의 삶을 해석하는 데 이로웠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루티 책 온 것 같은 데 몰아서 뜯으려고 안 뜯고 있어요…. ㅋㅋ
전… 라캉까지는 안갈래요. 크리스테바로 충분함…

다락방 2022-10-06 08:56   좋아요 1 | URL
‘책의 논점이 진행되면서 주인공이 푸코에서 라캉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 두면 좋을 수도 있겠다. 푸코는 첫 두 장에서 펼쳐지는 신자유주의 비판과 책 중간의 주요 주제인 (이성애) 여성 주체성의 무감각을 설명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되지만, 나는 언제나 푸코 보다는 라캉 쪽이다. 푸코보다는 라캉이 행위주체와 자기결정권self determination의 여지를 더 남겨두기 때문이다.
둘 다 포스트구조주의에 속한다고 아는 독자들에겐 의외일 수 있지만, 학계의 통념과 달리 라캉의 이론은 이성애가부장제를 매우 능란하게 비판한다. -남근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 마리 루티, p.56


저도 라캉 까지는 못갈것 같고요, 아니 어떻게 가, 나 히틀러 가야 돼 ㅋㅋㅋ 아무튼 근데 마리 루티가 저렇게 말했어요. 라캉의 이론은 이성애가부장제를 매우 능란하게 비판한대요. 이성애가부장제를 비판하는 프랑스 남자 철학자라니.. 좀 궁금해져 버리는 것. 안돼, 궁금해하지맛!! 그만 궁금해하잣!!

- 2022-10-06 09:04   좋아요 0 | URL
하,. 부장님은 어디까지 똑똑해질텐가....... 부장님은 심지가 굳세시기 때문에 히틀러.... <악의 게으름>에 대해서 더 탐구하셔야 할테니까, (악을 들여다 보다가 악을 닮을 것 같지 않으셔가지고요 ㅋㅋㅋ) 너무 멀리가지 말고.. 일단 악에 천착해주세요.... 욕망의 라캉은 단발님 드리도록 할까요? ㅋㅋㅋ 포트노이 좋아하시는 분이니까...
아 진짜 너무 책 읽고 싶어요. ㅜㅜ 너무 읽고 싶다. 미치겠다. (ㅠㅜ)
저 루티 신간 소개글 보고 눈물을 흘렸잖아요.... 한나 아렌트 나오는 거... ㅋㅋㅋㅋ 우리의 공부는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데 분명한 건 천재인 사람들도 다 우리가 보고 있는 뭔가를 알아보고 있다는 거예요. (그저 어려운 말로 조리있게 쓰셨을 뿐...)

프레이야 2022-10-05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미 부분, 대한민국의 아내 아니고 대한민국 대통의 아내. 오자 수정 바랍니다 다락방 님. ^^
쾅쾅! 좋아요 누르는 소리입니다.

다락방 2022-10-06 07:43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 님, 지적 감사합니다. 덕분에 얼른 수정했습니다. 후훗.

mini74 2022-10-05 1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큐멘터리에서 히틀러의 아내 본 기억이 나요. 동반자살하기 전에 정식으로 결혼했죠. 그의 블론디란 개보다 낮은 위치랄까 ㅠㅠ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이란 책도 재미있답니다. 일명 히틀러의 기미상궁들이라고 할까요 ㅠ

다락방 2022-10-06 07:45   좋아요 2 | URL
저도 찾아보니 히틀러의 아내와 히틀러가 같이 산 시간이 얼마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결혼하고 자살했다고.. 아니 .. 무슨일인가 싶어서 역시 히틀러를 좀 읽어봐야겠다 싶어요.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은 일전에 잠자냥 님 백자평에서 안좋은 감상 본 것 같은데, 잠깐만요, 찾아보고 올게요.

맞네요, 잠자냥 님이 별 셋 주셨던 책이네요. ㅎㅎ
앗, 저는 이 책 사실을 기술한 것인줄 알았는데 소설이었군요? 오오...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아놔.. ㅎㅎ

2022-10-05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6 0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6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6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