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데이지 밀러》는 '헨리 제임스'의 1878년 소설이다. 유럽 여성이 어떻게 말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만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지 수만개의 규칙이 있던 시절이었다. 데이지 밀러는 미국의 젊은 여성이고 스위스로 여행을 간다. 그녀는 여기저기 가보고 싶은 곳도 많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많다. 사람들과 두루두루 친해지고 싶다. 그러나 그녀가 샤프롱도 없이 남자와 단둘이 말을 하고 산책하거나 혹은 남자 여럿과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사람들에게 뒷담화 거리가 된다. 그녀는 천박하고, 상종 못할 인간이 되어있다. 배우지 못하고 욕먹을 여자. 그런 평판은 그러나 데이지에게는 뭐 크게 상관이 없다. 남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고 싶은 곳을 간다. '너 그러면 안돼, 남자랑 돌아다니지 말고 얼른 이 마차에 타고 나랑 함께가' 라고 오지랖을 부리는 귀부인에게 '싫다'고 말하는 여자다. 싫은데? 나 지금 이 남자랑 산책할건데?


이 평판이 데이지에게는 중요하지 않아서 크게 상관없었고 또 이 평판으로 인해 데이지가 우울했다거나 슬프다거나 그러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 평판은 데이지에게 첫 눈에 반한 '윈스턴'에게는 중요했다. 윈스턴은 데이지가 너무 좋고 마음에 들고 데이지랑 함께 있고 싶고 둘이 있고 싶은데, 자신의 '아주머니'(뭐 이모쯤 되는 것 같다)를 비롯해 친하게 지내는 귀부인들이 모두 그녀의 천박함을 욕한다. 게다가 이탈리아에서 재회한 데이지는 이탈리아 남자랑 허구한 날 돌아다녀. 윈스턴은 자신이 아닌 이탈리아 남자랑 돌아다니는 데이지를 보고는 어쩌면 저 여자는 사람들이 말한 그런 천박한 여자일런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여우의 신포도...


놀랍게도 데이지는 말라리아로 죽는다. 그녀는 사실 윈스턴에게 마음이 있었는데 딱히 윈스턴과 뭘 해보지도 못하고 그냥 열병에 걸려 죽어버려. 굳이 데이지가 윈스턴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를 바란건 아니지만 열병 걸려 죽게 만들다니, 헨리 제임스 너무해... 그리고 이 소설은 딱히 재미는 없다. 《테헤란에서 롤리타를 읽다》의 저자 '아자르 나피시'가 바깥에는 폭발이 일어나는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데이지 밀러를 읽길래 으앗, 뭘까뭘까 하고 읽었는데, 별로 재미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그러고보면 책을 만나는 시기도 정해져있는 것 같다. 헨리 제임스의 《데이지 밀러》를 사둔건 한참 전이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 주연의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에서 이 책을 보고 그 때 읽어보고자 사두었다. 아델라인은 책 읽는 걸 무척 좋아하는 여자인데, 그녀가 책 읽는 모습을 보고 반했던 남자가 그녀에게 만나서 꽃다발 대신 꽃 이름이 들어간 책들을 여러권 선물해주는데 그 중 하나가 데이지 밀러였던 거다.







나는 이렇게 오래전의 양반, 예의, 교양, 신분... 이런 것들로 가득찼던 배경의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 내가 과거에 태어났다면 나는 어떤 사람일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데이지 밀러가 살았던 시대의 나였다면, 나 역시 데이지 밀러 같았을 것 같다. 데이지 밀러는 신사들과 노는게 너무 좋다고 말한다. 아아, 젊은 시절의 나는 남자들과 노는 걸 얼마나 좋아했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도 그 시대에 살았다면 나 역시 교양있는 부인들로부터 욕을 디지게 먹었을 것 같다. 천박하다고. 그러나 항상 함께 놀 수 있는 신사들과(응?) 친구들은 있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동성의 친구들 중에서도 내가 신사들하고 하도 놀아제껴서 욕먹는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렇지만 그렇다해도 니가 범죄자인것도 아니고 나름 괜찮은 인간이니까, 하면서 나랑 항상 어울리고 수다 떠는 여자친구들은 있었을 것 같다. 나는 아마 사교계에 데뷔해도 월플라워 였을 것 같고 ㅋㅋㅋ 아마 아무도 춤 춰주지 않는 여자가 되어있었을 것 같긴한데, 뭐 그게 내 삶에 크게 우울함으로 작용했을 것 같진 않다. 춤은 누구랑 함께 춰서 맛이 아니라 내가 술마시고 둠칫 두둠칫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임에...(응?)



뭐 이것도 내가 귀족이나 돈있는 집에서 태어났다는 전제 하에 그렇다는거지 사실 나는 내가 딱히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양반이었을 것 같진 않다. 뭐랄까, 딱히 양반이 나한테 어울릴 것 같진 않다. 돈이라도 있는 집안이었으면 양반을 돈으로 샀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 아빠라면 굳이 돈주고 양반 안사고 '우리 이대로도 충분히 행복하잖아' 햇을것 같아... 아무튼 양반은....난 아니었을것 같다. 뭐, 그렇다는 거다.



데이지 밀러는 아주 얇은 책인데, 이 책이 시작하기에 앞서 <판본에 대하여>가 나온다. 잠깐 헨리 제임스가 데이지 밀러를 출간한 이후에 쓴 「바베리나 아가씨」(1884)가 언급되는데, 인용해보겠다.



헨리 제임스가 『데이지 밀러』를 출간하고 몇 년 후에 쓴 「바베리나 아가씨」(1884) 에서는, 어느 부유하고 젊은 미국인 의사가 영국 귀족 가문의 아름다운 딸에게 반하는데, 정식으로 청혼을 하기 전까지는 (심지어 청혼을 한 후에도)그녀를 제대로 알 기회가 없다는 사실에 몹시 당황한다. 마침내 한 파티에서 간신히 그녀 옆자리에 앉게 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영국에서는 결혼 전에 어떻게 서로를 알게 돼서 결혼을 하나요? 도대체 그럴 기회가 없는데."

"제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전 한 번도 결혼을 해본 적이 없는걸요."

바베리나 양이 대답했다. (p.1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뿜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베리나 양 유머감각 넘나 좋네요. 읽어보고 싶은데 국내에 바베리나 아가씨는 번역된 게 없는가보다. 슬픔...



"교양이 전혀 없긴 하더군요."

윈터본이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그 아가씨는 깜짝 놀랄 정도로 예뻐요. 게다가 간단히 말해서 아주 좋은 여자예요. 제가 그 사실을 믿고 있다는 증거로 저는 그 아가씨를 시옹 성에 데리고 갈 생각입니다."

"단둘이서 거기를 가겠다는 말이냐? 그건 오히려 네 생각이 그 반대라는 걸 증명해 주는구나. 하나만 물어보자. 도대체 네가 그 여자를 알게 된 지 얼마 만에 그 흥미로운 계획을 세운 거냐? 네가 이곳에 온 지 아직 스물네 시간도 안 지났는데."

"그녀를 안 지 반 시간 만이죠!" (p.81)




윈터본이여...

아니, 만난지 반시간 만에 '아주 좋은 여자'라고 파악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건 단지 처음부터 그녀가 무지하게 아름다웠다는 것에서 온 것이 아닌가. 예쁜 여자=좋은 여자, 이 공식을 온몸으로 체화한 사람 아닌가. 윈터본도 그냥 별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남자1중에 하나였다. 다른 남자들보다 좀 더 신사답고 좀 더 잘생겼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남자가 아닌 것은 아님에..

일전에도 한 번 썼던 것 같은데, 오래전에 봤던 미니시리즈에서 여자가 직장 선배 남자한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가 이미 다른 직장동료와 사귄다는 말에 실망하는 장면이 있다. 그가 사귄다는 직장동료 여성은 너무 예쁘기로 회사에 소문이 자자한 여자지만 그러나 싸가지 없기로도 마찬가지로 소문나 있었기 때문이다(실제로 싸가지가 없었는지는 초반을 보지 않아 잘은 모르겠다). 그러나 직장 선배는 평소에 이상형이 '착한 여자'였기 때문에 우리의 주인공은 용기 내어 고백했던 것. 다른 남자들은 다 그 예쁜 여자를 좋아해도 이 남자는 아닐 것이다, 착한 여자를 좋아하니까, 라고 생각했는데(평소 그는 여자에게 착하다고 말했더랬다)거절 당했고, 시간이 흐른 뒤에 여자는 그에게 묻는다. 네가 사귄다는 그 여자 어디가 좋은 거냐고. 그러자 그가 답한다.


"착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윈스턴이 데이지 밀러 겁나 아름답다고 미친듯이 얘기하는데 그러면서 좋은 여자라고 반시간만에 '믿고', 관광지에 '단둘이'가고자 하는 것은, 정말 그 여자가 '좋은' 여자이기 때문인가. 나는 오래전에 본 미니시리즈의 저 장면이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착해서 좋아, 그 예쁜 여자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쁜 여자 좋아하는 게 죄는 아니지만-우리는 누구나 다 저마다의 이상형을 품을 수 있지 않은가!- 예쁜 여자 좋아하면서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거(반시간 만나고 파악가능한 부분? 나는 이날까지 살아도 내가 나를 잘 모르겠는데?), 예쁜 여자 사귀면서 착해서 사귄다고 하는 거 너무... 참 너무다. 뭐 이쯤하자.




읽다가 내가 오래 반성한 장면도 있다. 스위스에서 만나 잠깐동안 알고 지냈을 뿐인데 윈스턴은 다른 도시인 제네바로 이동한다는 거다. 다음에 이탈리아에서 만나기를 기약하긴 하지만, 데이지는 그가 가는게 못내 서운하다. 그에게 무시무시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벌써 제네바로 돌아가다니. 아아, 데이지... 당신도 윈스턴과 헤어지기 싫은거구려.... 헤어지기 싫으면 어째야 한다? 헤어지기 싫다고 말해야 한다.



"마지막 순간이라니요!"

젊은 처녀는 소리쳤다.

"전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아예 당신을 여기 남겨 두고 혼자서 곧바로 호텔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드는군요."

그러곤 10분 동안이나 그녀는 그를 끔직스러운 사람이라고 투덜거리기만 했다. 가엾은 윈터본은 완전히 어리둥절했다. 지금까지 어떤 젊은 아가씨도 그가 떠난다는 말에 이토록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는 영광을 그에게 베풀어준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후로 그의 동반자는 시옹 성의 진기한 구경거리나 호수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신 제네바에 있는 그 수수께끼의 미인에 대해서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가 서둘러 제내바로 돌아가려는 건 당연히 그 여자 때문이라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p.105)



아아, 데이지... 나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내게 없는 면이에요. 헤어지기 싫다고, 가지 말라고 투덜대고 화내고 애원하는 거, 나도 그렇게 살았어야 했었던걸까.... 바짓가랑이 붙들고 갈테면 나도 데려가라고 했어야 했던 것인가...

아라리..

나는 가다가 발병나라고 했지.....

아라리....









책의 마지막에는 데이지 밀러를 읽은 부인과 헨리 제임스가 주고받은 편지가 실려있다. 카데나비아에 있다는 그 부인에게 편지를 쓰면서 말미에 헨리 제임스는 이렇게 쓴다.



카데나비아에 있는 당신이 배가 아플 정도로 부럽습니다. 당신이 곧 이곳으로 돌아오시든지, 아니면 겨울이 끝날 때까지 이탈리아에 머무르시면 좋겠습니다. 새해가 지난 후에 저도 그곳으로 가서 장기 체류를 할까 생각 중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어디 있든, 당신의 진실한 친구의 선한 의도를 믿어주십시오. H.제임스 Jr. (p.184)



아 이 편지의 마무리가 너무 좋다. 나도 저런 편지 써보고 싶다. 당신이 곧 이곳으로 오든지, 아니면 거기 좀 더 머물러 내가 가도록 할게, 나도 거기서 장기체류할게, 라고 편지 쓰고 싶다. 그 편지에 상대로부터 응답을 받고 그렇게 우리가 여기나 거기에서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편지가 너무 낭만적이다. 낭만적인 편지야. 편지는 자고로 낭만적인 것인가... 나도 저런 편지 쓰고 싶어 ㅠㅠ 그리고 가고 싶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면 니가 오란 말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저런 편지 쓰고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 자기 전에는 에코페미니즘을 조금 읽었고 이제 47페이지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0-06-10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파티에서 월플라워로 있다가 혼자 술마시고 둠칫 둠칫 벽보고 춤추는 다락방님 생각하며 아침부터 웃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6-10 10:15   좋아요 0 | URL
혼자서도 잘 노는 다락방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은 즐겁게 삽시다!!

비연 2020-06-10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헨리제임스의 <데이지 밀러>는 고등학교 때 영어공부한다고 읽었던 기억이.. 그러므로 제대로 읽었을리 없다는 생각이... 락방님 페이퍼 보니 다시금 절렬히 느껴지네요 ㅠㅠㅠ 철푸닥.. 다시 읽어야겠어요 쩝

다락방 2020-06-10 10:37   좋아요 0 | URL
엄청 짧은 분량이라 금세 읽으실거에요. 찾아보니 헨리 제임스 단편집 있던데, 그 단편집에도 이 단편이 실려있더라고요. 그정도로 짧은 작품입니다.
비연님, 화이팅!
그러니까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도 화이팅 둠칫 두둠칫도 화이팅... ( ˝)

hnine 2020-06-10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윈터본이여...아니, 만난지 반시간 만에 ‘아주 좋은 여자‘라고 파악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 반시간도 길어요 ㅋㅋ

저도 데이지 밀러 읽은 기억이 나서 예전 리뷰 쓴 것 다시 읽어보니 다른 분들의 리뷰가 궁금해진다고 썼더군요.

다락방 2020-06-10 13:25   좋아요 0 | URL
반시간도 긴가요? 최소 삼십오분은 필요한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

저 나인님 리뷰 읽고 왔는데 나인님도 별 셋 주셨네요. 저도 별 셋 구매자평 쓰려고 했었거든요. ㅋㅋㅋㅋㅋ 다른 분들 별점보니 별 셋이 많아요. ㅋㅋㅋㅋㅋ
 
나는 너를 본다 미드나잇 스릴러
클레어 맥킨토시 지음, 공민희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불법촬영, 스토킹, 데이트앱, SNS, 강간, 살인, 그리고 남자-아들, 남편, 애인, 직장동료-와 함께 살아가는 이 시대의 여자들이 미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게 더 안타깝다. 실질적인 위험이 닥쳐와도 '내가 예민한건가' 스스로 검열하고 다른 사람에게 말했다가 미친년 취급 당할까봐 걱정해야 하고. 게다가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오래 반복해야 하는걸까. 왜 위험에 노출되는 것도, 공포에 휩싸이는 것도, 죄책감에 가슴을 치는 것도, 네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하는 것도 여자들의 몫일까.


저자 '클레어 맥킨토시'는 12년간 경찰로 근무한 뒤 작가가 되어 이 소설을 썼다는데, 경찰로 근무하면서 얼마나 많이 억울하게 죽어간 여자들을 목격했을까. 여자가 자기 앞에 닥친 위험을 신고했는데 그냥 돌려보내는 경찰들이 영국에도 있다.


'조'는 퇴근길에 신문을 보다가 데이트앱 광고에 자신의 얼굴이 실린걸 보게된다. 자신은 애인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고 데이트앱은 사용해본 적도 없는데. 애인은 그저 사진이 도용당한 거라며 예민하게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조는 그럴 수가 없다. 게다가 그 뒤에 일어나는 여성을 향한 소매치기, 살인, 강간 사건들의 피해자가 그 광고속의 여성들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그래서 경찰에 이 일을 알린다. 담당형사는 그 제보를 크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녀의 말을 믿어준 여성경찰이 연관성에 대해 주장하며 사건 해결에 합류한다. 피해자들이 실렸던 데이트앱의 사이트는 암호를 넣고 들어가면, 여성들의 외모부터 하루 일과까지 다 공개되어있다. 그녀가 타는 지하철, 자주 앉는 자리,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 그리고 사진까지. 남자들은 돈을 내고 그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원하는 여성들의 자료를 다운받고, 그녀들의 동선 그 어디쯤에 느닷없이 나타나 그녀에게 마치 우연인듯 자연스레 다가간다. 그렇게 소매치기를 하고, 강간을 하고, 살인을 한다.


조에게 접근했던 남자는 그동안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버느라 데이트할 시간이 없었고, 이제 데이트를 좀 해보자 하니 여자를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할지 몰라 이 사이트를 이용한다. 게다가 여자로부터 호감을 얻기 위해 백기사 역할을 자초한다. 백기사 신드롬이란 말을 이 책에서 처음 보았는데, 이 남자가 백기사 신드롬에 빠져있는 장면에서 나는 어릴적에 내가 보았던 숱한 한국영화들을 떠올렸다. 왜, 우리도 그런 장면 다들 한 번 이상씩 보지 않았나. 한 여자에게 호감을 가진 남자가 그 여자로부터 호감을 얻기 위해 자기 친구나 지인들에게 부탁해 그녀를 둘러싸고 범죄를 저지르도록 시키는 장면, 그리고 그 때 남자가 그 자리에 딱- 나타나서 여자를 구해주는거지. 멋지게 구하면 멋져서 그 남자는 여자로부터 사랑을 받고 얻어 터지면 얻어터져서 동정심에 사랑을 획득하는 그런 장면, 우리 봤잖아. 책 속의 조가 위험에 노출됐다가 구해지는 연출된 장면으로부터 나는 한국영화의 그런 장면들을 떠올렸고, 어릴 적에 별 생각 없이 봤던 그 장면들이 얼마나 큰 여성에 대한 위협인지를 깨달았다. 결과적으로 남자랑 사귀게 되는 로맨스의 한 부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막상 낯선 남자들이 내 주위를 둘러쌌을 때 내가 느낄 공포는 무엇일까. 영화에서는 언제나 남자와의 로맨스로 끝맺었지만, 그 여자는 남은 인생에 수시로 악몽에 시달리고 그 두려움이 떠오를텐데. 남자들은 '여자를 얻기 위해' 대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아주 사소한 일로부터도 여성들은 공포를 느낀다. 내 허락 없이 내 얼굴을 촬영하는 것(심지어 어디다 전송까지 했단다), 뒤에서 나를 따라오는 발소리 같은 것들. 그게 이 책안에서 여성들의 출퇴근길에, 일을 하려는 데에 벌어지는 일상적인 일들이다.



사람은 다 달라서 하나의 사건에 대해 느끼는 바도 그리고 영향을 받는 바도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책 속에서 언니는 동생이 당한 강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동생이 그 일로 아플까봐, 트라우마에 시달릴까봐, 자신이 더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나 동생이 강간범에 대해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걸 알고 혼란스러워한다. 왜, 그 놈을 잡아야지, 그 놈을 잡아 족쳐야지, 어째서 너는 그 일이 있는데도 마치 없는것처럼 살아가려는거야. 이 일로 사이좋은 자매는 수시로 긴장감을 형성하는데, 시간이 흐른 후에 비로소 언니는 우리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어떤 사람은 끝까지 범죄자를 쫓으려하고 어떤 사람은 자기 인생에 더 기쁜 일들을 떠올리며 그 일을 잊고 싶어한다는 것을. 서로에게 상처인 이 일에 대해 받아들이고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어쩔 수 없이 울면서 눈물을 닦았다. 강간을 저지른 건 강간범인데 미안하다고 말하는 건 동생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생각한 언니여야 한다는 건,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거 아닌가.




등장인물인 조의 성격이 좀 짜증나서 초반에 읽기가 힘들었지만, 다 읽으면서는 경찰로 일했던 여성이 쓴 책이라는 게 너무 좋았다. 여성이 느끼는 공포와 불안 그리고 의심과 피해의식까지, 모를 수가 없는 사람이 썼으니까.



드라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서 강간피해자인 여성이 강간범을 만나면 묻고 싶다고 했다. '왜 나였냐'고, 자신의 어떤 점이 강간범을 자극한거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 다시 살 거라고. 자신의 하루 일과중에 그 부분을 바꾸겠다고.

피해자들은 모두 자기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특별히 어떤 행동을 한 게 아니라 아침이면 일어나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저 자기 삶을 사는 사람들. 그것들 중에 어떤 것이 범죄자를 자극한 게 아니라, 범죄자는 그저 범죄를 저지르고자 하는 욕망이 있던 거였다. 조의 동생도 조에게 말한다. 언니가 나를 지켜주지 못한 게 아니라,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르고자 작정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클레어 맥킨토시는 지금을 사는 작가이고 그래서 현재를 말한다. 데이트앱, 인터넷, 페이스북, 페이팔.. '여자를 찾고 싶어' 컴퓨터 앞에 앉거나 태블릿을 손에 쥔 남자들은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당신의 아들이거나, 남편이거나, 남자친구이거나, 회사 동료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정말 그러하니까.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06-09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09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09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09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0-06-1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가 12년간 경찰이었다는 점과 현재 사회를 잘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저도 읽어볼게요.

다락방 2020-06-12 12:15   좋아요 0 | URL
고전은 고전의 의미가 충분히 있지만 현재를 말하는 작가는 또 그대로의 의미가 있는것 같아요. 경찰 생활 했던 사람이라 경찰의 부족한 면이나 집착에 대해서도 잘 써냈어요.
 
드립백 에티오피아 시다모 디카페인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카페인 금단현상으로 머리가 아픈 것 같다는 임신한 여성에게 이 커피를 선물해줬다. 내가 먹어보지 않아 혹여라도 커피 같지 않은 커피면 어쩌나 했는데, 맛도 향도 좋고 ‘완전 커피‘라고 받는이가 즐거워했다. 또 사줄거다.

아무튼, 내년엔 고모가 되어 있을 예정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0-06-08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음엔 드립백 말고 원두를사주세요. 제가 이 원두 사서 갈아먹어봤는데, 이거 정말 카페인 있는 커피랑 맛 똑같아요!!

다락방 2020-06-08 15:16   좋아요 0 | URL
원두를 사면 드리퍼도 필요해져서 말이죠. 드리퍼까지 함께 원두 사줄까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드립해서 내려마실 것 같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다음엔 이 원두를 사봐야겠어요. 블렌드 수국 다 마셔가거든요. 후훗.

Falstaff 2020-06-08 17:19   좋아요 0 | URL
저도 시다모 원두 무지 좋아합니다. 단, ‘디카페인‘ 말고 카페인 왕창인 걸로요. ㅋㅋㅋ

다락방 2020-06-08 17:25   좋아요 0 | URL
저도 알라딘 커피 마셔본 것 중에 카페인 포함된 시다모가 제일 좋았어요! ㅎㅎ

moonnight 2020-06-08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축하합니다 다락방(예비) 고모님^^ (이미 14년차) 고모로서 말씀드리자면 고모도 참 행복해용^^ (이모는 못 되어봐서 모름ㅎㅎ)

다락방 2020-06-09 07:49   좋아요 0 | URL
저는 무슨 복을 받아서 이모도 되어보고 고모도 되어보고 ㅠㅠ 행복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근 유치원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힘만 센 선생님에서 힘도 센 선생님이 되어가는 모든 시간들이 다 너무 좋지만, 힘만 센 선생님이 힘도 센 선생님이 될 수 있었던 건, 퇴근 길에 풉- 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바로 그 지점에 있었던 것 같다. 퇴근길에 웃는 모습이 제일 좋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20-06-0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너무 행복하게 읽었어요. 참 귀엽죠>.<

다락방 2020-06-09 07:50   좋아요 0 | URL
흙과 똥장면도 명장면이죠!!! >.<
 

- 글 쓰고 싶은 욕망이 전혀 일지 않을 때 쓰는 글은 글의 질이 현저히 낮다. 원하는대로 써지지 않는데 이 말 자체가 틀린게, 원하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어제 리뷰 한 편을 쓰면서, 아, 진작 쓸 걸, 쓰기 싫다고 미루다보니 엉망인 글이 나왔다,고 후회했다. 그렇다면 어제도 쓰지말걸, 쓰는 걸 놓지말자, 하고 억지로 썼더니 영 마음에 들질 않아. 뭐, 다시 막 쓰고싶어질 때가 오겠지.



- 어제 리뷰 하나, 페이퍼 하나로 연달아 두 개의 글을 썼는데, 이렇게 연달아 두 개의 글을 올릴때마다 느꼈던 바지만, 나중 쓰는 글은 읽히되 먼저 올린 글은 잘 안읽히는 것 같다. 추측인가 사실인가... 글을 쓸때는 연달아 두 편의 글을 쓰지말자, 고 생각했다. 한 편씩만 써, 한 편씩만.....



- 아침에 출근하고나서 리셋 팀에 후원금을 보냈다. 처음부터 후원금을 보내고 싶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찾아온 것.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정말 좋다. 가장 편하게 지지하고 후원하는 방법이다. 돈을 버는 건 이래서 좋다고 생각했다. 아침부터 후원으로 시작하는 상큼한 하루.





- 책을 샀다. 강간의 역사는 중고로 살 수밖에 없었는데, 중고로라도 살 수 있는게 어딘가 싶다. 테헤란에서 롤리타를 읽다는 중고로 살 수도 없어. 개인판매자들은 비싸게 내놨고, 나는 그렇게 가격 후려치는 걸 참을 수가 없다...



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친구 한 명이 대박이라고 했다. 자신도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을 샀다는 거다. 아니, 이렇게 많고 많은 책들 가운데 신간도 아닌 책을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을 친구도 나도 동시에 살 확률은 얼마나 될까.




- 책이 왔다. 도선생의 책들은 문학동네 트윗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았고, 주군의 여인은 창비 리뷰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았다. 최근에 저런 비슷한 드라마 있지 않았나?  커피는... 내가 내돈 주고 샀다.





- 어제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6월의 도서인 《에코페미니즘》을 읽기 시작했다. 두꺼운 책들은 서문도 길기 마련인데, 이 책을 먼저 시작한 친구들이 이 책의 서문도 만만치않음을 말해주었다. 자, 읽기 시작, 했는데, 아..원망스런 공저여... 서문은 다 읽고 책장을 덮으려 했건만, 반다나 시바의 서문이 끝나자 마리아 미스의 서문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공저는 이게 나쁘구먼..나는 더 읽지 못하고 책장을 덮었다.


















- 여행을 가지 못하는 게 너무 속상하다. 4월의 여행도 8월의 여행도 취소했고 9월은 아직 남겨두었는데, 가족들은 괜한 기대말고 9월 것도 취소하라고 한다. 9월은 내가 올해 계획한 여행중에서 유일하게 혼자 가는 여행이라 더더욱이 포기하기가 싫다. 너무 가고 싶어. 금요일밤에는 술을 마시면서 대리만족으로 여행 프로그램을 찾아서 보다가 너무 여행 가고 싶어서 울고싶어졌다. 공항으로 향하는 리무진 버스도 타고 싶고, 공항에 도착해 라운지에도 들어가 뷔페도 먹고 싶다. 비행기를 타고 싶고 비행기 좌석 불편하다고 꼼지락거리다가 낯선 나라의 공항에 도착해 으앗, 새로운 곳이다,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그렇게 호텔에 도착해 호텔 침대에 드러눕고 늦잠을 자고 이국의 거리를 걷고 땀도 흘리고 그렇게 밤이 되면 술을 꺼내놓고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 풍경을 바라보고 싶다. 한낮에는 까페에 들어가 그리운 친구들에게 엽서도 쓰고 싶다.이 모든 걸 할 수 없이 계속 포기하게 되어서, 그리고 또 포기해야 할까봐 너무 속상해. 너무 가고 싶다, 너무 가고 싶어. 혼자 여행은 내가 얼마나 기다리던 것인데. 엉엉 울고싶다 진짜. 나 호텔도 좋은 걸로 예약해놨는데. 이렇게 너무 가고 싶어져서 미칠것 같으면, 갔다왔던 장소들을 떠올린다. 특히나 미국은 아마 향후 몇 년간 여행이 불가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전에 다녀올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MOMA 를 재방문 해야지 마음먹고 갔다가 리모델링 중이라 가지 못했었는데, 그래서 다음을 기약했는데, 그 다음이 언제가될지 모르겠다. 그렇게 속상하면 휘트니 뮤지엄을 갔다와서 다행이라고, 구겐하임을 다녀와서 다행이라고 다시 마음을 바꿔먹고 있다. 그래도 다시 더 해보고 싶고, 더 가보고 싶고, 또 가보고 싶어서 애가 탄다.

여행에 대해서라면 언제나 갈 수 있을 때 충분히 가보도록 하자, 는 생각으로 대하고 있었는데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몸이 더 약해지면 가기 힘들 것이고 돈을 벌지 않는다면 역시나 가기 힘들것이다. 전염병 때문에 내가 여행을 못갈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미래는 예측불허. 그래, 언제 무슨 일이 닥쳐서 내가 여행을 못가게될지 모르니 갈 수 있을 때 역시 가는게 답이야.

9월 여행은, 포기해야 하는걸까.




- 쓰기 욕망이 사라진 것처럼 읽기 욕망도 사라져서 6월 현재까지 읽은 책이 고작 단 한 권뿐이다. 이번 달에는 어쩌면 고작 2,3권의 책만 읽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억지로 나를 다그치지 말자고 생각한다. 이럴 때가 있더라고. 이러다가 다시 또 읽고 싶어질 때가 오더라고.




- 빵 사러 나가고 싶다. 빵 먹고 싶다. 방금 떡을 먹었는데도 그렇다. 빵하고 떡은 다른거니까, 뭐.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0-06-08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글쓰기 욕망 사라졌다 해놓고 글 겁나 많이 썼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끄럽기 짝이없다....

단발머리 2020-06-08 11:07   좋아요 1 | URL
글쓰기 욕망이 사라졌을 때 요정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쓰기 욕망 돌아오면? ㅋㅋㅋㅋㅋㅋㅋㅋ 다 죽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6-08 11:09   좋아요 1 | URL
욕망도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부끄럽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0-06-09 22:23   좋아요 0 | URL
ㅋㅋㅋ 요정도..?

다락방 2020-06-10 07:38   좋아요 0 | URL
요정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20-06-08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여행계획 다 취소하고 우울한 참입니다.
매년 버킷리스트 실현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말이죠... 으앙....

다락방 2020-06-08 15:19   좋아요 0 | URL
저는 혼자 가는 여행을 정말 벼르고 별렀단 말이에요. 얼마나 기대했는데, 그 날이 저의 희망이었는데 이렇게 꺾인다고 생각하니 미치겠어요. ㅠㅠ
오늘 보니 뉴질랜드는 종식됐다고 하던데, 뉴질랜드에서 저를 받아주지 않겠죠? ㅜㅜ